영조실록31권, 영조 8년 1월 9일 丁卯 1/1 기사 / 1732년 청 옹정(雍正) 10년
판중추부사 민진원이 교외로 돌아가려 하므로 불러 보니, 후사를 걱정하다
국역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 민진원(閔鎭遠)이 장차 교외(郊外)로 돌아가려 하므로, 임금이 청음정(淸陰亭)에서 불러 보았다. 민진원이 아뢰기를,
"지난번에 비절(悲切)한 전교를 받았는데, 소나무를 길러 정자를 구경하겠다는 비유에 이르러서는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국가의 형세가 외롭고 위태로움이 옛날부터 오늘날과 같은 적이 없었습니다. 숙종(肅宗)의 혈속(血屬)이 비록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효종과 현종의 혈속이 있을 것 같으면, 진실로 곧장 세자로 세우도록 청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지금은 이미 지향(指向)할 곳이 없으므로, 형세가 장차 성사(聖嗣)의 탄생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르고 늦어지는 것은 점칠 수 없으니, 종묘와 사직을 장차 어디에다 의탁하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반드시 마음속에 잠자코 운영함이 있겠지만, 만약 명종조(明宗朝)의 고사(故事)를 본받아 수자(數字)의 친서(親書)를 은밀하게 내전(內殿)에다 붙이고, 뒷날 성사(聖嗣)가 탄생하기를 기다린 뒤에 내전에서 그 친서를 없애도록 한다면, 거의 일맥(一脈)이나마 의뢰하는 방법이 있게 되고, 인심이 위태롭고 두렵게 여김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경이 진달한 바가 국가를 위하는 마음에서 나왔으나, 오늘날의 세도(世道)가 옛날과 달라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하늘에 맡기고 조용하게 진정시킬 뿐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4책 31권 2장 B면【국편영인본】 42책 294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친(宗親) / 왕실-비빈(妃嬪)
원문
○丁卯/判府事閔鎭遠將歸郊居, 上召見于淸陰亭。 鎭遠奏曰: "頃承悲切之敎, 至於養松觀亭之喩, 尤爲傷痛。 國勢之孤危, 自古未有如今日者。 肅廟血屬, 雖不在, 而孝、顯兩廟血屬, 若在, 則固當直請建儲, 而今旣無指向處, 勢將待聖嗣之誕生。 然早晩未可卜, 宗社將何所托? 殿下必有默運於中者, 若倣明廟朝故事, 親書數字, 密付內殿, 俟他日聖嗣誕生後, 自內去其書, 則庶有一脈依賴之道, 可定人心之危懼矣。" 上曰: "卿之所達, 出於爲國之心, 而今日世道, 有異於古, 修人事待天命, 靜而鎭之而已。"
- 【태백산사고본】 24책 31권 2장 B면【국편영인본】 42책 294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친(宗親) / 왕실-비빈(妃嬪)
영조 8년 (1732) 1월 9일
영조실록31권, 영조 8년 1월 9일 丁卯 1/1 기사 / 1732년 청 옹정(雍正) 10년
판중추부사 민진원이 교외로 돌아가려 하므로 불러 보니, 후사를 걱정하다
국역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 민진원(閔鎭遠)이 장차 교외(郊外)로 돌아가려 하므로, 임금이 청음정(淸陰亭)에서 불러 보았다. 민진원이 아뢰기를,
"지난번에 비절(悲切)한 전교를 받았는데, 소나무를 길러 정자를 구경하겠다는 비유에 이르러서는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국가의 형세가 외롭고 위태로움이 옛날부터 오늘날과 같은 적이 없었습니다. 숙종(肅宗)의 혈속(血屬)이 비록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효종과 현종의 혈속이 있을 것 같으면, 진실로 곧장 세자로 세우도록 청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지금은 이미 지향(指向)할 곳이 없으므로, 형세가 장차 성사(聖嗣)의 탄생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르고 늦어지는 것은 점칠 수 없으니, 종묘와 사직을 장차 어디에다 의탁하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반드시 마음속에 잠자코 운영함이 있겠지만, 만약 명종조(明宗朝)의 고사(故事)를 본받아 수자(數字)의 친서(親書)를 은밀하게 내전(內殿)에다 붙이고, 뒷날 성사(聖嗣)가 탄생하기를 기다린 뒤에 내전에서 그 친서를 없애도록 한다면, 거의 일맥(一脈)이나마 의뢰하는 방법이 있게 되고, 인심이 위태롭고 두렵게 여김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경이 진달한 바가 국가를 위하는 마음에서 나왔으나, 오늘날의 세도(世道)가 옛날과 달라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하늘에 맡기고 조용하게 진정시킬 뿐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4책 31권 2장 B면【국편영인본】 42책 294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친(宗親) / 왕실-비빈(妃嬪)
원문
○丁卯/判府事閔鎭遠將歸郊居, 上召見于淸陰亭。 鎭遠奏曰: "頃承悲切之敎, 至於養松觀亭之喩, 尤爲傷痛。 國勢之孤危, 自古未有如今日者。 肅廟血屬, 雖不在, 而孝、顯兩廟血屬, 若在, 則固當直請建儲, 而今旣無指向處, 勢將待聖嗣之誕生。 然早晩未可卜, 宗社將何所托? 殿下必有默運於中者, 若倣明廟朝故事, 親書數字, 密付內殿, 俟他日聖嗣誕生後, 自內去其書, 則庶有一脈依賴之道, 可定人心之危懼矣。" 上曰: "卿之所達, 出於爲國之心, 而今日世道, 有異於古, 修人事待天命, 靜而鎭之而已。"
- 【태백산사고본】 24책 31권 2장 B면【국편영인본】 42책 294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사상-토속신앙(土俗信仰) / 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친(宗親) / 왕실-비빈(妃嬪)
원본
영조 8년 (1732) 1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