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일기[중초본]62권, 광해 14년 8월 8일 辛未 5번째기사
1622년 명 천계(天啓) 2년
문희현에게 모장이 곧 돌아간다는 말로 오랑캐를 회유토록 명하다
비변사가 전교로 인하여 아뢰기를,
"문희현이 지금 들어가려고 하는데, 적의 우두머리가 만약 ‘너희 나라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손상시키지 않고 단지 가서 모 도독(毛都督)과 양 감군(梁監軍)만을 잡아오려 한다.’고 한다면, 의당 대답하기를 ‘우리 나라가 당신들에게 명나라 장수를 잡아줄 수 없는 것이 당신들을 명나라 장수에게 잡아줄 수 없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더구나 명나라 장수는 배를 강 언덕에 대고 있다가 급한 일이 있으면 바다로 들어가고 아무 일이 없으면 뭍으로 내려오니, 당신들이 비록 잡으려고 하나 반드시 잡을 방도가 없을 것이다. 이런 말을 하여 우호적인 관계가 잘못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적들이 비록 흉포하더라도 반드시 생각하는 바가 있을 것이니, 이러한 뜻을 지시해 주어 보내는 것이 무방할 것입니다."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모 도독이 금년 겨울에 해도(海島)로 옮겨갈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에게 중원(中原)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고 있는데 그가 어찌 감히 우리 나라에 여러 해 동안 머무르겠는가. 당신들은 마음을 놓으라.’는 뜻으로 말을 만들어 잘 타이르라고 각별히 말하여 보내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2책 62권 39장 A면【국편영인본】 31책 151면
- 【분류】외교-명(明) / 외교-야(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