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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94권, 선조 30년 11월 9일 丙申 1/5 기사 / 1597년 명 만력(萬曆) 25년

유성룡·윤두수·이원익 등 중신들이 왕의 사위 전교의 부당함을 간하다

국역

영의정 유성룡(柳成龍), 행 판중추부사 윤두수(尹斗壽), 우의정 이원익(李元翼)이 아뢰기를,

"신들이 삼가 어제 승문원에 내리신 전교를 보고 경황없는 마음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이처럼 위급한 때를 당하여 매번 이와 같은 전교를 내리시니 신들은 계달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황제의 칙서가 진실로 엄절한 만큼, 온 나라가 걱정하고 두려워 하는 마음이야 어찌 한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나라가 이로 인하여 정령(政令)이 개선되고 폐습이 진작되어 부적격한 신하가 내쫓기고 시행할 만한 정령이 잘 거행됨으로써 황제의 명을 받들어 마음을 새로이 가다듬는 뜻을 보인다면, 위로는 황조(皇朝)의 견책을 풀 수 있고 아래로는 기울어질 것 같은 국사(國事)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니,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급선무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갑자기 해위(解位)의 청을 명조(明朝)에 주문(奏聞)한다면 명조도 반드시 이번 계칙(戒勅)의 명으로 인하여 이같이 불순한 거조를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니, 견책이 한결 더 심하여 일의 난처함이 오늘날에 그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신들은 황제의 칙서가 있은 이후 밤낮으로 우려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또 이러한 전교를 받드니 더더욱 황공합니다. 삼가 바라건대 성명께서는 더 깊이 생각하시어 또 다시 전교를 내려 성 안의 중국 관원으로 하여금 전해 듣지 않도록 하신다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천하의 일은 본말(本末)이 있는 법이다. 예로부터 혼렬(昏劣)한 인군(人君)이 물러나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나라가 어지럽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 반드시 이와 같은 임금은 속히 물러나도록 놔둔 뒤에야 온갖 일이 다스려지고 온갖 폐단이 제거될 수 있을 것이니, 정령을 개신하고 폐습을 진작시키는 데도 이보다 나은 일이 없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고 한갓 한 일, 한 사람에게만 얽매인다면 마침내는 반드시 복망(覆亡)이 뒤따를 것이니,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이제 황제의 칙서로 인하여 대신을 보내어 사위(辭位)를 하는 것은 곧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내 죄과를 사과하는 뜻이다. 이와 같이 한다면 왜적도 물리칠 수 있고 시사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니, 실로 천하의 안위(安危)에 관계된다. 어찌 안 될리가 있겠는가. 청하노니 경들은 속히 시행하여 황조의 처분을 지켜보라. 이번에 속히 시행하지 않으면 뒤에 반드시 후회가 있을 것이다. 오늘날 국사가 여기에 이르게 된 것도 경들이 지난날에 머뭇거린 때문이다. 일에 임하여 머뭇거리고 결단하지 못하는 것은 모든 일에 해가 된다."

하였다. 다시 아뢰기를,

"성상의 비답이 이와 같으시니, 신들은 아픔이 마음속에 사무쳐 우러러 계달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다른 일은 지금 갖추어 계달할 경황이 없고 가까운 일로써 우러러 말씀드리겠습니다. 비유하건대 어느 집안의 부모가 자기 아들에게 집안 일로 문책했을 때 아들이 사과하고 힘써 집안 일을 더욱 잘 다스린다면 부모의 노여움을 풀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고 직분을 사피(辭避)하며 당연히 해야 될 일까지 주관하려 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부모의 노여움을 다시 더 보태게 되어 마침내 노여움을 풀 날이 없게 되지 않겠습니까. 오늘날의 사세는 수많은 어려움이 놓여 있으니 신들이 다 말하지 않는다 해도 주상께서 어찌 생각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한번 실수하면 후회하여도 바로잡을 수 없습니다. 신들의 구구한 뜻도 되풀이하여 생각하고 헤아려보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의 이 일은 결단코 시행하여서는 아니 되는 만큼, 머뭇거리다가 일을 해치는 유형에 비유할 바가 아닙니다. 삼가 바라건대 다시 세 번의 생각을 더 하시어 다시는 전교를 내리지 마소서."

하니, 답하기를,

"부자와 군신은 그 의리가 각기 다르다. 아들은 사피하거나 물러날 수 있는 의리가 없지만 군신의 사이에는 신하가 직분을 잃게 되면 물리치는 것이니, 임금이 물리칠 뿐만 아니라 신하가 또한 어떻게 감히 무릅쓰고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어찌 그런 이치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부자유친(父子有親)·군신유의(君臣有義)라고 한 것이니, 이번 일에 끌어다 비유한 것은 역시 잘못이 아닌가. 당초에 밖에서는 전에 나갔던 사신을 그대로 보내려고 하였는데, 반드시 대신을 보내는 것은 깊은 뜻이 있어서이다. 오늘날의 일은 결코 시행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만 하면 명조에서 반듯시 조처하는 바가 있을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라."

하였다. 또 아뢰기를,

"신들이 오늘 여러 차례 계사를 올리는 것도 너무 번거롭고 미안한 노릇이나, 일이 계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감히 이처럼 여러 차례 계달하는 바입니다. ‘인 신이 직분을 잃게 되면 물리치는 것이니 임금이 물리칠 뿐만 아니라 신히가 어찌 감히 무릅쓰고 있겠는가.’라고 하신 말씀은 신들의 입장으로 말할 때 실로 이와 같은 것이고 주상께서 비유하실 일이 아닙니다. 대개 인군은 사직의 부탁이 있고 국가의 중임이 있는데 어떻게 사피하고 물러날 수 있는 의리가 있겠습니까. 지금 대병(大兵)이 막 나오고 있고 적을 토벌하고 국가를 부흥시키는 일이 한창 급한데 황제의 계칙을 한번 들었다 하여 다른 거조는 없이 서둘러 석위(釋位)를 청한다면 사리에 있어 어떻게 되겠으며, 명조는 또한 어떻게 여기겠습니까. 대체로 오늘날의 일은 죄가 뭇 신하에게 있으니 명조에서 견책을 하게 만든 것도 모두가 다 신들의 죄입니다. 그런데 주상께서는 그 죄를 다스려서 경계하여 개신하는 정사를 보이지 않고 도리어 이처럼 미안한 전교만 내리시니, 신들은 걱정과 두려움에 경황이 없어서 죽고자 하여도 죽을 곳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빌건대 다시 깊이 생각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내가 만약 무릅쓰고 물러나지 않는다면 이 적을 끝내 토벌하기 어렵다. 내가 이 점에 대해 느낀 것이 있어서 국가를 위하여 크게 두려워하고 천하를 위하여 한심해 하는 것이니, 명조도 반드시 내가 스스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기다릴 것이다. 속히 시행하여 뒷날의 후회를 남기지 말라. 경들이 따르지 않는다면 내가 경략·경리·어사·제독 앞에 친히 글을 올리겠다."

하였다.

원문

○丙申/領議政柳成龍、行判中樞府事尹斗壽、右議政李元翼啓曰: "臣等伏覩昨日下承文院之敎, 不勝隕越之至。 當此國事危迫之際, 每下如此之敎, 臣等不知所達。 皇勑固爲嚴切, 擧國憂懼, 寧有紀極? 然我國因此改紀, 政令振擧壞弊, 臣下之不職者黜斥, 綱條之可行者修擧, 以示承命惕厲之意, 則上可以解皇朝之譴責, 下可以扶國事之將傾, 此乃今日急務。 若不然而遽以解位之請, 奏聞天朝, 則天朝必以爲因戒勑之命, 而有此不平之擧, 竊恐譴怒益甚, 而事之難處, 不但今日而已也。 臣等自有皇勑以來, 晝夜憂慮, 不知何以爲計, 又承此敎, 益切惶駭。 伏望聖明, 更加深思, 勿更下敎, 使城中唐官, 有所傳聞, 不勝幸甚。" 答曰: "天下之事, 有本有末。 自古未有人君昏劣, 冒居不退, 而其國得以不亂者。 必須如此之君, 速許其退, 然後萬事可理, 萬弊可祛。 改紀修擧, 無過於此。 若不此之爲, 而徒規規於一事一人, 終必覆亡隨之, 其何益之有! 今因皇勑, 遣大臣辭位, 此政畏天之威, 自謝其罪之意。 如此則倭賊可退, 時事可爲, 實關天下之安危。 寧有不可之理哉? 請卿等速施, 以觀皇朝之所處。 今不速行, 後必有悔。 今日國事至此, 亦卿等前日狐疑之致。 凡臨事狐疑, 不能斷之, 萬事之害也。" 再啓曰: "聖批如此, 臣等至痛在心, 不知仰達之辭。 他事, 今不暇具達, 請以近事仰喩。 譬如人家父母, 責其子以家事, 其子謝過奔走, 益治家事, 則可以解父母之怒, 不然而辭避職分, 所當爲事, 不欲主管, 則無乃更益父母之怒, 終無得解之期乎? 今日事勢, 有千難百艱, 臣等雖不盡言, 自上何所不思乎? 處置一失, 後悔難追。 臣等區區之意, 非不反覆思度, 而在今日, 此事斷不可爲, 非狐疑害事之類也。 伏乞更加三思, 勿再下敎。" 答曰: :父子、君臣, 其義各異。 子無可辭可退之義, 君臣之間, 則其臣失職則退之, 非但其君退之, 其臣亦何敢冒居? 豈有此理哉? 故曰父子有親, 君臣有義。 今引而爲譬, 不亦誤乎? 當初自外, 欲仍遣前出使臣, 而必遣大臣者, 蓋有微意。 今日之擧, 決不可不爲。 第爲之, 天朝必有所處, 勿懼也。" 又啓曰: "臣等在今日, 屢爲啓辭, 亦甚煩瀆未安, 而事不得不達, 故敢此屢達。 人臣失職則退之, 非但其君退之, 其臣亦何敢冒居? 此自臣等之身言之, 實爲如此, 非自上所當爲諭也。 蓋人君有社稷之寄, 國家之重, 豈有辭退之義? 今大兵方出, 討賊興復之事方急, 一聞皇勑戒諭之辭, 無他擧, 而遽以釋位爲請, 則其於事理何如, 而天朝亦將以爲如何也? 大抵今日之事, 罪在群臣, 其致責於天朝, 節節皆臣等之罪, 而自上不治其罪, 以示警省改紀之政, 而反有此未安之敎, 臣等憂懼隕越, 欲死無地。 伏乞更加三思。" 答曰: "予若冒處不退, 此賊終難致討。 予有見乎此, 爲國家大懼, 爲天下寒心。 天朝亦必姑待予自處之如何耳。 宜速施行, 毋貽後悔。 卿等若不從, 則予當於經略、經理、御史、提督前, 親呈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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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94권, 선조 30년 11월 9일 丙申 1/5 기사 / 1597년 명 만력(萬曆) 25년

유성룡·윤두수·이원익 등 중신들이 왕의 사위 전교의 부당함을 간하다

국역

영의정 유성룡(柳成龍), 행 판중추부사 윤두수(尹斗壽), 우의정 이원익(李元翼)이 아뢰기를,

"신들이 삼가 어제 승문원에 내리신 전교를 보고 경황없는 마음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이처럼 위급한 때를 당하여 매번 이와 같은 전교를 내리시니 신들은 계달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황제의 칙서가 진실로 엄절한 만큼, 온 나라가 걱정하고 두려워 하는 마음이야 어찌 한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 나라가 이로 인하여 정령(政令)이 개선되고 폐습이 진작되어 부적격한 신하가 내쫓기고 시행할 만한 정령이 잘 거행됨으로써 황제의 명을 받들어 마음을 새로이 가다듬는 뜻을 보인다면, 위로는 황조(皇朝)의 견책을 풀 수 있고 아래로는 기울어질 것 같은 국사(國事)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니,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급선무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갑자기 해위(解位)의 청을 명조(明朝)에 주문(奏聞)한다면 명조도 반드시 이번 계칙(戒勅)의 명으로 인하여 이같이 불순한 거조를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니, 견책이 한결 더 심하여 일의 난처함이 오늘날에 그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신들은 황제의 칙서가 있은 이후 밤낮으로 우려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또 이러한 전교를 받드니 더더욱 황공합니다. 삼가 바라건대 성명께서는 더 깊이 생각하시어 또 다시 전교를 내려 성 안의 중국 관원으로 하여금 전해 듣지 않도록 하신다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천하의 일은 본말(本末)이 있는 법이다. 예로부터 혼렬(昏劣)한 인군(人君)이 물러나지 않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나라가 어지럽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 반드시 이와 같은 임금은 속히 물러나도록 놔둔 뒤에야 온갖 일이 다스려지고 온갖 폐단이 제거될 수 있을 것이니, 정령을 개신하고 폐습을 진작시키는 데도 이보다 나은 일이 없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고 한갓 한 일, 한 사람에게만 얽매인다면 마침내는 반드시 복망(覆亡)이 뒤따를 것이니,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이제 황제의 칙서로 인하여 대신을 보내어 사위(辭位)를 하는 것은 곧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내 죄과를 사과하는 뜻이다. 이와 같이 한다면 왜적도 물리칠 수 있고 시사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니, 실로 천하의 안위(安危)에 관계된다. 어찌 안 될리가 있겠는가. 청하노니 경들은 속히 시행하여 황조의 처분을 지켜보라. 이번에 속히 시행하지 않으면 뒤에 반드시 후회가 있을 것이다. 오늘날 국사가 여기에 이르게 된 것도 경들이 지난날에 머뭇거린 때문이다. 일에 임하여 머뭇거리고 결단하지 못하는 것은 모든 일에 해가 된다."

하였다. 다시 아뢰기를,

"성상의 비답이 이와 같으시니, 신들은 아픔이 마음속에 사무쳐 우러러 계달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다른 일은 지금 갖추어 계달할 경황이 없고 가까운 일로써 우러러 말씀드리겠습니다. 비유하건대 어느 집안의 부모가 자기 아들에게 집안 일로 문책했을 때 아들이 사과하고 힘써 집안 일을 더욱 잘 다스린다면 부모의 노여움을 풀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고 직분을 사피(辭避)하며 당연히 해야 될 일까지 주관하려 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부모의 노여움을 다시 더 보태게 되어 마침내 노여움을 풀 날이 없게 되지 않겠습니까. 오늘날의 사세는 수많은 어려움이 놓여 있으니 신들이 다 말하지 않는다 해도 주상께서 어찌 생각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한번 실수하면 후회하여도 바로잡을 수 없습니다. 신들의 구구한 뜻도 되풀이하여 생각하고 헤아려보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의 이 일은 결단코 시행하여서는 아니 되는 만큼, 머뭇거리다가 일을 해치는 유형에 비유할 바가 아닙니다. 삼가 바라건대 다시 세 번의 생각을 더 하시어 다시는 전교를 내리지 마소서."

하니, 답하기를,

"부자와 군신은 그 의리가 각기 다르다. 아들은 사피하거나 물러날 수 있는 의리가 없지만 군신의 사이에는 신하가 직분을 잃게 되면 물리치는 것이니, 임금이 물리칠 뿐만 아니라 신하가 또한 어떻게 감히 무릅쓰고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니 어찌 그런 이치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부자유친(父子有親)·군신유의(君臣有義)라고 한 것이니, 이번 일에 끌어다 비유한 것은 역시 잘못이 아닌가. 당초에 밖에서는 전에 나갔던 사신을 그대로 보내려고 하였는데, 반드시 대신을 보내는 것은 깊은 뜻이 있어서이다. 오늘날의 일은 결코 시행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만 하면 명조에서 반듯시 조처하는 바가 있을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라."

하였다. 또 아뢰기를,

"신들이 오늘 여러 차례 계사를 올리는 것도 너무 번거롭고 미안한 노릇이나, 일이 계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감히 이처럼 여러 차례 계달하는 바입니다. ‘인 신이 직분을 잃게 되면 물리치는 것이니 임금이 물리칠 뿐만 아니라 신히가 어찌 감히 무릅쓰고 있겠는가.’라고 하신 말씀은 신들의 입장으로 말할 때 실로 이와 같은 것이고 주상께서 비유하실 일이 아닙니다. 대개 인군은 사직의 부탁이 있고 국가의 중임이 있는데 어떻게 사피하고 물러날 수 있는 의리가 있겠습니까. 지금 대병(大兵)이 막 나오고 있고 적을 토벌하고 국가를 부흥시키는 일이 한창 급한데 황제의 계칙을 한번 들었다 하여 다른 거조는 없이 서둘러 석위(釋位)를 청한다면 사리에 있어 어떻게 되겠으며, 명조는 또한 어떻게 여기겠습니까. 대체로 오늘날의 일은 죄가 뭇 신하에게 있으니 명조에서 견책을 하게 만든 것도 모두가 다 신들의 죄입니다. 그런데 주상께서는 그 죄를 다스려서 경계하여 개신하는 정사를 보이지 않고 도리어 이처럼 미안한 전교만 내리시니, 신들은 걱정과 두려움에 경황이 없어서 죽고자 하여도 죽을 곳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빌건대 다시 깊이 생각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내가 만약 무릅쓰고 물러나지 않는다면 이 적을 끝내 토벌하기 어렵다. 내가 이 점에 대해 느낀 것이 있어서 국가를 위하여 크게 두려워하고 천하를 위하여 한심해 하는 것이니, 명조도 반드시 내가 스스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기다릴 것이다. 속히 시행하여 뒷날의 후회를 남기지 말라. 경들이 따르지 않는다면 내가 경략·경리·어사·제독 앞에 친히 글을 올리겠다."

하였다.

원문

○丙申/領議政柳成龍、行判中樞府事尹斗壽、右議政李元翼啓曰: "臣等伏覩昨日下承文院之敎, 不勝隕越之至。 當此國事危迫之際, 每下如此之敎, 臣等不知所達。 皇勑固爲嚴切, 擧國憂懼, 寧有紀極? 然我國因此改紀, 政令振擧壞弊, 臣下之不職者黜斥, 綱條之可行者修擧, 以示承命惕厲之意, 則上可以解皇朝之譴責, 下可以扶國事之將傾, 此乃今日急務。 若不然而遽以解位之請, 奏聞天朝, 則天朝必以爲因戒勑之命, 而有此不平之擧, 竊恐譴怒益甚, 而事之難處, 不但今日而已也。 臣等自有皇勑以來, 晝夜憂慮, 不知何以爲計, 又承此敎, 益切惶駭。 伏望聖明, 更加深思, 勿更下敎, 使城中唐官, 有所傳聞, 不勝幸甚。" 答曰: "天下之事, 有本有末。 自古未有人君昏劣, 冒居不退, 而其國得以不亂者。 必須如此之君, 速許其退, 然後萬事可理, 萬弊可祛。 改紀修擧, 無過於此。 若不此之爲, 而徒規規於一事一人, 終必覆亡隨之, 其何益之有! 今因皇勑, 遣大臣辭位, 此政畏天之威, 自謝其罪之意。 如此則倭賊可退, 時事可爲, 實關天下之安危。 寧有不可之理哉? 請卿等速施, 以觀皇朝之所處。 今不速行, 後必有悔。 今日國事至此, 亦卿等前日狐疑之致。 凡臨事狐疑, 不能斷之, 萬事之害也。" 再啓曰: "聖批如此, 臣等至痛在心, 不知仰達之辭。 他事, 今不暇具達, 請以近事仰喩。 譬如人家父母, 責其子以家事, 其子謝過奔走, 益治家事, 則可以解父母之怒, 不然而辭避職分, 所當爲事, 不欲主管, 則無乃更益父母之怒, 終無得解之期乎? 今日事勢, 有千難百艱, 臣等雖不盡言, 自上何所不思乎? 處置一失, 後悔難追。 臣等區區之意, 非不反覆思度, 而在今日, 此事斷不可爲, 非狐疑害事之類也。 伏乞更加三思, 勿再下敎。" 答曰: :父子、君臣, 其義各異。 子無可辭可退之義, 君臣之間, 則其臣失職則退之, 非但其君退之, 其臣亦何敢冒居? 豈有此理哉? 故曰父子有親, 君臣有義。 今引而爲譬, 不亦誤乎? 當初自外, 欲仍遣前出使臣, 而必遣大臣者, 蓋有微意。 今日之擧, 決不可不爲。 第爲之, 天朝必有所處, 勿懼也。" 又啓曰: "臣等在今日, 屢爲啓辭, 亦甚煩瀆未安, 而事不得不達, 故敢此屢達。 人臣失職則退之, 非但其君退之, 其臣亦何敢冒居? 此自臣等之身言之, 實爲如此, 非自上所當爲諭也。 蓋人君有社稷之寄, 國家之重, 豈有辭退之義? 今大兵方出, 討賊興復之事方急, 一聞皇勑戒諭之辭, 無他擧, 而遽以釋位爲請, 則其於事理何如, 而天朝亦將以爲如何也? 大抵今日之事, 罪在群臣, 其致責於天朝, 節節皆臣等之罪, 而自上不治其罪, 以示警省改紀之政, 而反有此未安之敎, 臣等憂懼隕越, 欲死無地。 伏乞更加三思。" 答曰: "予若冒處不退, 此賊終難致討。 予有見乎此, 爲國家大懼, 爲天下寒心。 天朝亦必姑待予自處之如何耳。 宜速施行, 毋貽後悔。 卿等若不從, 則予當於經略、經理、御史、提督前, 親呈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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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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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입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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