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종실록100권, 중종 38년 1월 2일 丁未 2/6 기사 / 1543년 명 가정(嘉靖) 22년
간원이 양계의 이주민은 죄인을 입거시키라고 아뢰다
국역
간원이 아뢰기를,
"근년 이래로 양계(兩界)의 인민이 날로 줄어서 변방이 텅 비었으니 변방을 채우는 계책은 마땅히 거행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사민(徙民)은 국가의 중대한 일이니 시기를 보고 사세를 참작하여 계책을 잘 세우지 않는다면 계책이 잘 시행되지 않아서 백성의 원망만을 불러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삼도(下三道)는 해마다 흉년이 들어 민생이 아우성치면서 고향을 떠나는 자들이 많습니다. 그리하여 전날의 부잣집이 지금은 겨우 살아가고 있는 형편인데 이 무고한 백성을 몰아 강제로 황막한 양계에 이주시킨다면 울부짖고 원통해 하는 괴로움이 화기(和氣)를 손상시켜 재변을 부르게 될 것이니, 참으로 작은 걱정이 아닙니다.
근래 인심과 풍속이 날로 야박하여져서 부모를 시해하는 자가 서로 잇따라 나오는가 하면 그 외에도 이륜(彝倫)을 상패시켜 그 죄가 전가 사변(全家徙邊)에 해당하는 자들이 어찌 한이 있겠습니까. 그러니 먼저 죄 있는 자를 가려서 들여보낸다면 한편으로는 악을 징계하고 한편으로는 변방을 채우는 효과가 있게 되어 한 번에 두 가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며, 전가 사변되는 자도 감히 원망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예사로 여겨 엄격하고 명백하게 가리지 않는다면 죄 있는 자가 혹 누락되고 도리어 죄 없는 자에게 해가 미치게 될 것입니다. 바라건대 종사관을 택차(擇差)하여 먼저 죄 있는 자를 뽑아 입거(入居)시키되, 강제로 시행하는 일은 우선 풍년을 기다려서 하게 하소서.
그리고 요즘 법금(法禁)이 해이하여 관리가 법령을 봉행하지 않기 때문에 전날 사민이 거의 다 도망해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허접(許接)002) 한 절린(切隣)들은 그들의 죄가 가볍지 않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굳게 숨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망한 고을의 수령도 죄책이 있기 때문에 숨긴 채 적발하지 않고 있으니 비록 쇄환(刷還)003) 하는 법이 있어도 겉치레일 따름입니다. 지금 이 폐단을 먼저 고치지 않는다면 해마다 강제로 전가 사변시킨다 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각별히 거듭 밝혀서 일체 쇄환시키소서."
하니, 답하였다.
"죄 있는 사람을 이주시켜 변방에 채우는 일은 이것이 바로 조정의 본뜻이다. 그러나 죄 있는 자가 외로이 입거된다면 편안히 생업을 해갈 수 없기 때문에 강제로 입거시키는 일은 사세상 부득이한 일이다. 이주할 적에 울부짖으며 원통해 하는 괴로움을 상하(上下)가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들으니 중국에서 청병(請兵)하는 기별이 있을 것 같다는데, 그렇다면 큰일을 일시에 아울러 거행할 수 없으니, 마땅히 대신들과 의논한 뒤에 결정해야 한다. 쇄환하고 입거시키는 일을 거듭 밝히는 일은 아뢴 대로 하라."
- [註 002] 허접(許接) : 도피하는 사람을 자기집에 붙여 있도록 하는 것. 즉 변방에 입거(入居)했다가 도망해 온 사람이나, 군역(軍役) 등을 피하는 사람을 자기집에서 숨겨주는 것.
- [註 003] 쇄환(刷還) : 외국에서 유랑하는 동포를 데리고 돌아옴. 또한 도망한 노비(奴婢)를 찾아서 본관(本貫) 또는 본주(本主)에게 돌려보내는 것.
원문
○諫院啓曰: "近年以來, 兩界人民, 日就凋耗, 邊圉空虛。 實邊之策, 在所當擧, 然徙民乃國家重事。 若不觀時參勢, 善爲之規畫, 則策未必善施, 而徒致民怨而已。 下三道年歲凶歉, 民生嗷嗷, 流移者居多, 而前日之富戶, 今僅存活。 驅此無辜之民, 勒移荒遠之界, 呼號(怒)〔怨〕 痛之苦, 足以傷和召災, 誠非細慮。 近來人心風俗, 日漸薄惡, 弑父弑母者, 相繼而出, 其他傷敗彝倫, 罪當徙邊者何限? 先抄有罪者入送, 則懲惡實邊, 一擧兩得, 而徙者亦不敢怨。 若委諸尋常, 而不嚴明抄出, 則有罪者或漏, 而反及於無辜。 請擇遣從事官, 先抄有罪入居, 而勒令之擧, 姑待豐稔。 且近者法禁解弛, 吏不奉行, 故前日之徙民, 逃還殆盡。 許接切隣, 其罪非輕, 故至死固諱, 見逃守令, 亦有罪責, 故匿不以發。 雖有刷還之法, 徒爲文具而已。 今不先革此弊, 則雖逐年勒徙, 何益? 請各別申明, 一切刷還。" 答曰: "徙有罪之人, 以實邊地, 此乃朝廷之本意, 而但有罪者, 孤單入居, 不得安業, 故勒令之擧, 勢不獲已。 移徙之際, 呼號怨痛之苦, 上下非不知矣。 今聞中原有請兵之奇。 果然, 則大事不可一時竝擧, 當議于大臣而後發落。 申明刷還居人事, 如啓。"
중종실록100권, 중종 38년 1월 2일 丁未 2/6 기사 / 1543년 명 가정(嘉靖) 22년
간원이 양계의 이주민은 죄인을 입거시키라고 아뢰다
국역
간원이 아뢰기를,
"근년 이래로 양계(兩界)의 인민이 날로 줄어서 변방이 텅 비었으니 변방을 채우는 계책은 마땅히 거행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사민(徙民)은 국가의 중대한 일이니 시기를 보고 사세를 참작하여 계책을 잘 세우지 않는다면 계책이 잘 시행되지 않아서 백성의 원망만을 불러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삼도(下三道)는 해마다 흉년이 들어 민생이 아우성치면서 고향을 떠나는 자들이 많습니다. 그리하여 전날의 부잣집이 지금은 겨우 살아가고 있는 형편인데 이 무고한 백성을 몰아 강제로 황막한 양계에 이주시킨다면 울부짖고 원통해 하는 괴로움이 화기(和氣)를 손상시켜 재변을 부르게 될 것이니, 참으로 작은 걱정이 아닙니다.
근래 인심과 풍속이 날로 야박하여져서 부모를 시해하는 자가 서로 잇따라 나오는가 하면 그 외에도 이륜(彝倫)을 상패시켜 그 죄가 전가 사변(全家徙邊)에 해당하는 자들이 어찌 한이 있겠습니까. 그러니 먼저 죄 있는 자를 가려서 들여보낸다면 한편으로는 악을 징계하고 한편으로는 변방을 채우는 효과가 있게 되어 한 번에 두 가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며, 전가 사변되는 자도 감히 원망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예사로 여겨 엄격하고 명백하게 가리지 않는다면 죄 있는 자가 혹 누락되고 도리어 죄 없는 자에게 해가 미치게 될 것입니다. 바라건대 종사관을 택차(擇差)하여 먼저 죄 있는 자를 뽑아 입거(入居)시키되, 강제로 시행하는 일은 우선 풍년을 기다려서 하게 하소서.
그리고 요즘 법금(法禁)이 해이하여 관리가 법령을 봉행하지 않기 때문에 전날 사민이 거의 다 도망해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허접(許接)002) 한 절린(切隣)들은 그들의 죄가 가볍지 않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굳게 숨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망한 고을의 수령도 죄책이 있기 때문에 숨긴 채 적발하지 않고 있으니 비록 쇄환(刷還)003) 하는 법이 있어도 겉치레일 따름입니다. 지금 이 폐단을 먼저 고치지 않는다면 해마다 강제로 전가 사변시킨다 하더라도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각별히 거듭 밝혀서 일체 쇄환시키소서."
하니, 답하였다.
"죄 있는 사람을 이주시켜 변방에 채우는 일은 이것이 바로 조정의 본뜻이다. 그러나 죄 있는 자가 외로이 입거된다면 편안히 생업을 해갈 수 없기 때문에 강제로 입거시키는 일은 사세상 부득이한 일이다. 이주할 적에 울부짖으며 원통해 하는 괴로움을 상하(上下)가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들으니 중국에서 청병(請兵)하는 기별이 있을 것 같다는데, 그렇다면 큰일을 일시에 아울러 거행할 수 없으니, 마땅히 대신들과 의논한 뒤에 결정해야 한다. 쇄환하고 입거시키는 일을 거듭 밝히는 일은 아뢴 대로 하라."
- [註 002] 허접(許接) : 도피하는 사람을 자기집에 붙여 있도록 하는 것. 즉 변방에 입거(入居)했다가 도망해 온 사람이나, 군역(軍役) 등을 피하는 사람을 자기집에서 숨겨주는 것.
- [註 003] 쇄환(刷還) : 외국에서 유랑하는 동포를 데리고 돌아옴. 또한 도망한 노비(奴婢)를 찾아서 본관(本貫) 또는 본주(本主)에게 돌려보내는 것.
원문
○諫院啓曰: "近年以來, 兩界人民, 日就凋耗, 邊圉空虛。 實邊之策, 在所當擧, 然徙民乃國家重事。 若不觀時參勢, 善爲之規畫, 則策未必善施, 而徒致民怨而已。 下三道年歲凶歉, 民生嗷嗷, 流移者居多, 而前日之富戶, 今僅存活。 驅此無辜之民, 勒移荒遠之界, 呼號(怒)〔怨〕 痛之苦, 足以傷和召災, 誠非細慮。 近來人心風俗, 日漸薄惡, 弑父弑母者, 相繼而出, 其他傷敗彝倫, 罪當徙邊者何限? 先抄有罪者入送, 則懲惡實邊, 一擧兩得, 而徙者亦不敢怨。 若委諸尋常, 而不嚴明抄出, 則有罪者或漏, 而反及於無辜。 請擇遣從事官, 先抄有罪入居, 而勒令之擧, 姑待豐稔。 且近者法禁解弛, 吏不奉行, 故前日之徙民, 逃還殆盡。 許接切隣, 其罪非輕, 故至死固諱, 見逃守令, 亦有罪責, 故匿不以發。 雖有刷還之法, 徒爲文具而已。 今不先革此弊, 則雖逐年勒徙, 何益? 請各別申明, 一切刷還。" 答曰: "徙有罪之人, 以實邊地, 此乃朝廷之本意, 而但有罪者, 孤單入居, 不得安業, 故勒令之擧, 勢不獲已。 移徙之際, 呼號怨痛之苦, 上下非不知矣。 今聞中原有請兵之奇。 果然, 則大事不可一時竝擧, 當議于大臣而後發落。 申明刷還居人事, 如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