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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72권, 중종 26년 11월 19일 己巳 4/5 기사 / 1531년 명 가정(嘉靖) 10년

임금이 권병을 장악하여 정령을 세울 것을 청한 심언경·권예 등의 상소문

국역

대사헌 심언경(沈彦慶)과 대사간 권예(權輗) 등이 상소하였다.

"복(福)은 근본이 있는 데서부터 반드시 커지고 화(禍)는 조짐에서 시작하여 반드시 만연됩니다. 화가 작을 때 삼가지 못하고 커진 다음에도 다스리지 못하면, 나라가 나라 꼴이 되지 못하고 끝내는 망하게 됩니다. 전하께서 임어(臨御)하신 이래 아침 일찍부터 밤 늦도록 부지런히 정신을 가다듬고 다스리기를 도모하시어 강구하지 않은 방법이 없었으니, 응당 나라가 편안하고 음양이 조화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근년 이래 조정이 화합하지 못하고 사습(士習)이 착하지 못하고 인심이 안정되지 못하여 음양이 뒤바뀌어 재변을 부르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참으로 위복(威福)의 권한이 아랫사람에게로 옮겨지고 권병(權炳)이 다른 데로 옮겨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해에 따라 추향을 달리하는 데에 기인된 것입니다.

대체로 위복이란 임금의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도구입니다. 임금의 자리에 있으면서 그 자루를 잡고 있어야 하고 잠시라도 남에게 빌려 주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근본을 잃으면 위에서는 허기(虛器)만을 안고 있을 뿐 아래로 권간(權奸)을 붙좇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화가 곧 닥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충신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말을 다하면 명주(明主)가 곧 깨달아 권병을 총람(總攬)하는 데에 그 관건이 달려 있습니다.

지난번 이항과 김극핍 등은 본래 흉악한 자질로 경상(卿相)의 자리를 차지하여 박씨에게 빌붙어 세자[國本]를 위태롭게 할 비밀스런 음모를 거리낌없이 꾸몄습니다. 작서(灼鼠)의 변에 이르러서 그들의 정상이 드러났고 일이 종묘 사직에 관계되었으므로 전하께 죄를 얻었습니다. 그러자 자신이 죄의 괴수로서 거점 잃는 것을 분하게 여겨 위로는 전하를 원망하고 아래로는 공론을 두려워하더니, 마침내 위복(威福)을 몰래 펴고 언로(言路)를 막고자 하여 먼저 ‘조광조(趙光祖)의 여습(餘習)이 있다.’는 말을 꺼내어 전하의 마음을 시험해 본 것입니다.

이는 지론자(持論者)를 일망 타진하여 그들로 하여금 묵묵히 말을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는데, 당시 대신들이 시비를 분별하지 않고 비호해 주어 그들의 형세를 가중시켰습니다. 김극핍은 시세를 엿보고는 기회를 틈타 독기를 부려서 자기를 논박한 사람들을 드러내어 배척함으로써 위세가 성한 것을 보였습니다. 심정은 몰래 뇌물을 받고 기꺼이 그들과 교결하여 잇몸과 광대뼈처럼 서로 보존하는 형세를 이루어 간사한 무리의 괴수가 되었습니다. 세 사람이 솥발처럼 자리잡아 그 기세가 하늘을 흔드니 충량(忠良)한 사람은 기개를 앗기고 간사한 사람은 영합하여 전일에 사류라는 사람들조차 종처럼 굽실거리며 그들의 사주를 받아 미처 못하면 어쩌나 하는 식으로 분주히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제 그들의 심복(心腹)이 내외에 널려 있고 우익(羽翼)과 조아(爪牙)가 현요직(顯要職)에 바둑알처럼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지방 관원들의 전최(殿最)를 마음대로 하고 가까운 도(道)의 사나운 도적(盜賊)들과 교통하여 보호해 주었습니다. 【심정이 형조 판서로 있을 때 살려준 대도(大盜)가 많았다.】 이들을 탄핵하려 하면 대간이 거짓으로 놀라는 척하고, 글을 올려 저지하려 하면 간관이 승낙하지 않는 반면, 자기들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제거하려 도모하면 시종(侍從)이 바람에 쓸리듯 하였습니다. 위권(威權)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하들은 짓눌려 말을 못하고 전하는 고립되어 못듣게 되었으므로 위복의 큰 권한이 모두 세 간인(奸人)의 손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종묘 사직의 영령의 은밀한 도움과 전하의 예지와 성명에 힘입어 간사한 모의가 저절로 드러나 잇따라 외방으로 내쫓기니, 나라의 신민(臣民)들이 모두 쾌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위복의 권한은 전하의 소유가 되지 못하고 또 다른 데로 옮겨졌습니다. 때문에 조정이 날로 화합하지 못하고 사습이 날로 아름답지 못하고 인심이 날로 정해지지 않아서 군상(君上)의 정령(政令)을 허구(虛具)로 보게 됨에 따라 권간의 위복은 후일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지난날의 파리나 개같은 무리와 물여우나 독사같은 무리가 그 소굴을 잃고 뼈에 사무치는 분심을 품고, 임금이 널리 살려준 은혜는 망각한 채 권간들이 돌보아 감싸준 은혜만 생각하여 교묘한 말로 헐뜯고 백 가지로 헤아려 흉모부릴 틈을 엿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이행은 자기를 논박한다는 유언 비어를 듣고 자기의 지위를 잃지 않을 비루한 계책으로 문족(門族)들을 두루 돕고 간악한 무리들을 옆에서 도와 정부(政府)를 턱끝으로 부리고 육조를 기세로 모아서 사림을 무함하여 자기의 터전을 다지려 하였으니, 어찌 마음만 참혹할 뿐이겠습니까? 역시 위복(威福)의 권한이 자기들에게 있는 것을 믿어서 입니다.

이제 성명께서 이를 통찰하여 그들을 차등있게 죄주는데 대소의 신료(臣僚)들은 흉악한 무리가 두려워 미리 뒷날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입을 다물고 묵묵히 바라만 볼 뿐, 감히 시비하지 못하고 서로 경계하기를 ‘전후 권간의 흉악한 모의가 밝게 드러났으니, 그들의 정상으로 보면 죽여야 하고 그 죄는 징계해야 한다. 그러나 더없이 악하고 교활한 심정과 이항이 오히려 서북(西北)에 웅거하여 있으며, 저토록 많은 이행의 문당(門黨)이 조정에서 분심을 품고 있으며, 조계상은 잇따라 왕실(王室)과 혼인을 맺었으며, 김극성은 오랫동안 병권(兵權)을 잡고 있으니, 모두 난을 일으킬 수 있다. 심정과 이항 두 사람만으로도 조정을 다시 어지럽힐 수 있는데, 더군다나 심정·이항보다 배나 많은 숫자인데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이런 때를 당하여 대신으로서 구제하지 않는다면 훗날 원망이 돌아올 것이고 소신(小臣)으로서 과감하게 말한다면 후일 멸망될 근본이 될 것이니, 차라리 나라를 저버릴지언정 어찌 감히 권신의 비위를 건드릴 수 있겠는가?’ 하고는 친척들에게만 이런 말로 경계할 뿐만 아니라 붕우(朋友)에게도 이런 말로 뒤에서 말립니다. 심지어는 동료들과 일을 의논할 때에도 일단 권간이 노여워한다는 말을 들으면 뒷날의 처지를 두려워한 나머지 몸을 사려 얼굴빛을 잃고 망설이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아! 전하의 위복의 권한이 이미 이렇게 옮겨갔으니, 국가의 대세(大勢)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데 어떻게 조정이 화합할 수 있고 사습이 아름다와질 수 있고 인심이 안정될 수 있겠습니까? 양호(陽虎)가 큰 활을 훔치자 《춘추(春秋)》에서 이를 미워하였고221) 중해(仲奚)가 번영(繁纓)을 청하자 공자(孔子)가 이를 중하게 여겼습니다.222) 보기(寶器)는 하찮은 물건인데도 옛사람들이 오히려 이처럼 삼갔는데, 더군다나 임금의 권병(權柄)을 앗아다가 권신에게 맡겨 사용하게 하는 것이겠습니까? 유식한 선비들은 모두 ‘조정에 사람이 없어 전하를 고립시켰다.’고 하니, 심히 통곡할 일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빨리 위복의 권한을 잡으시어 전하의 형상(刑賞)을 만드시고 명분을 바루어 군신의 계급(階級)을 분명히 하시고, 천지(天地)의 인(仁)을 넓히시어 충후(忠厚)의 체(體)를 삼으시고 자강(自强)의 용기를 분발하여 강대(强大)의 용(用)을 삼으소서.

재상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임무를 다하도록 책임지우되 전하께서 머리가 되어 운용하시고, 대간에게 이목(耳目)의 규찰을 다하도록 책임지우되 전하께서 주사(主司)가 되어 운용하소서. 문의(文義)의 말단에 견제받지 마시고, 평상적인 것에 구애되어 우유 부단하지 마소서. 죄에 알맞게 처벌하시면 위엄이 우레같이 울리고 공(功)에 맞게 상을 주시면 자애가 봄볕처럼 따뜻해져서, 벌과 상이 알맞게 되어 기강(紀綱)이 확립될 것입니다. 위복(威福)의 권한이 모두 상에게 있게 되면 장차 정부가 도를 논하고 육경이 직임을 잘 수행하고 대간이 바른 말하기를 좋아하고 시종(侍從)이 임금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책임을 다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어 비로소 권병이 전하의 것이 되면 조종(祖宗)의 성업(盛業)을 다시 떨치게 될 것이요, 저 권간들의 옷깃에 빌붙어 정사를 어지럽히던 무리들도 마땅히 마음을 고쳐 전하의 형상(刑賞) 안에서 분주히 봉명하기에 겨를이 없을 것이므로 조정은 화합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화합되고 사습은 착하게 하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착해지고 인심은 안정시키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안정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크게 교활한 사람이 조정에 말을 붙여 위복의 권한이 끝내 상께 돌아갈 때가 없어 망할 날이 곧 닥치게 됩니다. 옛날 자가기(子家羈)의 계책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계씨(季氏)와 맹씨(孟氏)가 전횡했고,223) 안영(晏嬰)의 계책이 쓰이지 않아 여러 전씨(田氏)들의 세력이 커지게 되었고,224) 왕장(王章)과 매복(梅福)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왕씨(王氏)가 성해졌으니,225) 서리가 내리면 얼음이 얼 징조인데 두려운 일이 아니겠으며 경계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태종 대왕(太宗大王)께서는 손흥종(孫興宗) 등이 권신에게 빌붙은 죄를 다스릴 때 무거운 법으로 처단하려 하였습니다. 이는 조종께서 큰 권병을 잡으시고 미리 은미한 조짐을 막으려는 뜻이었습니다. 신들은 모두 보잘것없는 사람들이지만 언관(言官)의 직책에 있습니다. 전하의 고립됨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종묘 사직이 위태로와진 것을 민망하게 여긴 나머지 말이 여기에 이른 것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전하께서는 유념하소서."

답하였다.

"이제 상소를 보니 지금의 병통을 잘 말하였다. 마땅히 심중에 품어 두고 유념하겠다. 근래 국시(國是)가 완전히 정하여졌는데도 시끄러운 논의가 그치지 않고 있으니 재변이 생기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가? 이 상소를 마땅히 가까이에 두고 더욱 더 성념(省念)해야 되겠다."

  • [註 221] 양호(陽虎)가 큰 활을 훔치자 《춘추(春秋)》에서 이를 미워하였고 : 양호는 춘추 시대 노(魯)나라 권신인 계손씨(季孫氏)의 가신(家臣)이다. 양호는 후에 그의 주인 계손씨를 대신하여 노나라의 권력을 잡았는데, 그가 노나라의 보옥(寶玉)과 대궁(大弓)을 훔치자 공자(孔子)는 《춘추(春秋)》에다 "도둑이 보옥과 대궁을 훔쳤다." 하고 크게 써서 그의 죄를 밝혔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정공(定公) 8년 9월.
  • [註 222] 중해(仲奚)가 번영(繁纓)을 청하자 공자(孔子)가 이를 중하게 여겼습니다. : 중해는 춘추 시대 위(衛)나라 대부 중숙우해(仲叔于奚)를 말한다. 위나라와 제(齊)나라의 싸움에서 위급하게 된 손환자(孫桓子)를 중숙우해가 구해 주었다. 위나라에서는 그 공으로 고을을 떼어 상으로 주려하자 중숙우해는 사양하면서 번영(繁纓)을 청했다. 번영이란 제후(諸侯)들이 쓰는 말의 뱃대끈이다. 그래서 그 청을 들어주었는데, 공자는 그 말을 듣자 "애석한 일이다. 많은 고을을 떼어줄 지언정 명기(名器)는 남에게 빌려줄 수 없는 것이다. 남에게 빌려주면 정치가 어지럽게 되고 따라서 나라도 망하게 될 것이다." 하였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公) 2년.
  • [註 223] 자가기(子家羈)의 계책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계씨(季氏)와 맹씨(孟氏)가 전횡했고, : 자가기는 노(魯)나라의 어진 대부(大夫)다. 계손씨가 정권을 마음대로 휘두르자 노 소공(魯昭公)은 계씨를 치기로 하였다. 궁지에 몰린 계씨가 소공에게 조건을 내걸면서 포위를 풀어줄 것을 청했다. 그러자 자가기는 그 조건을 들어주라고 권하였다 그러나 소공은 이를 거절하고 싸우다가 패하여 제(齊)나라로 쫓겨 가야만 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조공(昭公) 25년.
  • [註 224] 안영(晏嬰)의 계책이 쓰이지 않아 여러 전씨(田氏)들의 세력이 커지게 되었고, : 안영은 춘추 시대 제(齊)나라 대부인데 안평중(晏平仲)이라고도 한다. 제의 집권자 경봉(慶封)이 진씨(陳氏:후에 전씨(田氏)가 됨)와 포씨(鮑氏)의 세력을 꺾는다며 안영에게 군사를 청했다. 그러나 안영은 이에 반대하였는데, 경봉은 고집하다 패하여 노나라로 피하고 이 때부터 제나라에 전씨(田氏)의 세력이 강성해졌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8년.·조공(昭公) 10년.
  • [註 225] 왕장(王章)과 매복(梅福)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왕씨(王氏)가 성해졌으니, : 왕장은 한(漢)나라 때 사람으로 외척(外戚) 왕씨(王氏)들의 횡포를 배척하다가 왕봉(王鳳)의 미움을 받아 죽음을 당했다. 매복(梅福) 역시 한나라 때 사람으로 왕씨들이 권력을 잡자 벼슬을 버리고 은거하여 후에 신선이 되었다 한다. 그후 마침내 왕망(王莽)이 신(新)나라를 세웠다.

원문

○大司憲沈彦慶、大司諫權輗等上疏曰: "

福因基而必大, 禍有漸而必蔓。 旣不能謹之於微, 而又不能治之於後, 則國非其國, 而終至於亂亡矣。 殿下臨御以來, 宵旰孜孜, 礪精圖治者, 無所不用其極, 宜乎國家寧謐, 陰陽調和, 而近年以來, 朝廷不和, 士習不淑, 人心不定, 以至干陰陽而召災沴者, 良由威福下移, 而柄有所歸, 利害懸殊, 而人有所趨也。 夫威福者, 人主之所以生殺與奪, 而率厲一世之具也。 居其位、操其柄, 不可斯須, 而假人也。 苟失其本, 則上擁虛器, 下附權奸, 危亡之禍, 可立而待也。 唯在忠臣不愛死而盡言, 明主(及)〔乃〕 覺悟而總攬耳。 頃者李沆、金克愊等, 本以虺蜴之資, 濫居卿相之位, 黨附朴氏, 圖危國本, 陰謀密計, 無所不至。 及灼鼠變發, 情狀敗露, 事關宗社, 得罪殿下, 則自以罪魁, 失據怏忿, 上怨殿下, 下懼公論, 遂欲竊張威福, 杜塞言路, 首發光祖餘習之說, 以試殿下之淺深。 蓋欲網掩持論之人, 使之喑啞莫言, 而當時大臣, 不辨是非, 營救佑助, 以增其勢。 克愊窺揣時勢, 乘機肆毒, 顯斥駁己之人, 以示淫威之盛。 彼貞, 陰受賄賂, 甘心締結, 輔車相依, 作爲奸魁。 三人鼎居, 勢焰掀天, 忠良奪氣, 侫邪趨風, 前日之名爲士類者, 亦且奴顔婢膝, 反爲其用, 奔走承事, 猶恐不及。 於是腹心耳目, 布列內外, 羽翼爪牙, 碁布顯要, 方面殿最, 頷可等第, 近道劇賊, 交通護全。 【沈貞爲刑曹判書時, 所活大盜者多。】 言逼門黨, 則臺諫佯驚, 折簡抵止, 則諫官無諾, 謀去異己, 則侍從風靡, 威權至此, 惟所欲爲耳。 臣僚鬱抑而不言, 殿下孤立而不聞, 威福大權, 盡歸於三奸之手矣。 尙賴宗社默祐, 殿下睿聖, 奸謀自敗, 相繼竄外, 一國臣民, 罔不稱快, 而然所謂威福之權, 則亦不爲殿下之有, 而又移於他矣。 由是朝廷日益不和, 士習日益不淑, 人心日益不定, 君上政令, 視爲虛具, 權奸威福, 希望後日。 於是前日之蠅營、狗聚之輩, 鬼蜮、蝮蛇之徒, 失其窟穴, 怏怨切骨, 忘君父洪造之恩, 變權奸畜舐之惠, 巧言詆辭, 百計比方, 覬逞兇謀, 而李荇惑於駁己之飛語, 遽生患失之鄙計, 門族周助, 奸黨旁贊, 頤合政府, 氣聚六曹, 構陷士林, 以爲己地。 豈但其心之慘酷, 亦恃威福之在我耳。 今者聖明洞照, 罪責有等, 而大小臣僚, 怵於凶邪之衆, 預爲後日之地, 緘口擊視, 莫敢是非, 私相戒之曰: ‘前後權奸, 凶謀昭然, 情可誅也, 罪可懲也。’ 然而貞、沆之毒猾何如, 而猶據西北, 李荇之門黨何如, 而蓄忿在朝? 繼商之聯姻王室, 克成之久處兵權, 皆足以致亂而作虞也。 貞、沆二人耳, 猶能激朝廷再亂。 況數倍於貞、沆者乎? 當此之時, 大臣不救, 則爲異時歸怨之府, 小臣敢言, 則爲後日糜粉之資。 寧負公家, 何敢忤權臣? 不但親戚以此戒之於家, 朋友亦且止之於後, 甚至寮宷議事, 一聞權奸之怒, 深懼後日之地, 狼顧失色, 枝梧不決。 嗚呼! 殿下之威福已移, 國家之大勢可知也。 如此而朝廷安得而和, 士習安得而淑, 人心安得而定哉? 陽虎竊大弓, 而《春秋》惡之, 仲奚請繁纓, 而孔子重之, 寶器細物, 古人猶謹。 況替人主之柄, 任權臣之用哉? 有識之士皆曰: ‘朝廷無人, 致殿下孤立。’ 豈不深可痛哭哉? 伏望殿下, 亟欖威福, 以爲殿下之刑賞; 正示名分, 以截君臣之(陛)〔階〕 級, 廓天地之仁, 以爲忠厚之體, 奮自强之勇, 以爲强大之用。 責宰相盡經邦之任, 而殿下爲元首而運之; 責臺諫竭耳目之司, 而殿下爲主司而用之。 勿牽制於文義之末, 勿優游於循常之拘。 罪當其罪, 則雷霆以震之, 賞當其功, 則春陽以煦之。 刑賞得中, 而紀綱立。 威福之權, 盡在於上, 則將見政府論道, 六卿奉職, 臺諫喜謇愕之言, 侍從盡啓沃之責, 始爲殿下之有, 而復振祖宗之盛矣。 彼枝附葉著, 變白亂黑之徒, 當革心易面, 奔走殿下, 刑賞中之不暇, 朝廷不期和, 而自和, 士習不期淑, 而自淑, 人心不期定, 而自定矣。 不然則巨猾接迹於朝廷, 威福之權, 終無歸上之時, 亂亡無日矣。 昔子家覇之策不用, 而季孟顓, 晏嬰之計不行, 而諸田大; 王章、梅福之言不納, 而王氏成。 履霜堅氷, 可不懼哉, 可不戒哉? 我太宗 大王, 治孫興宗等附權臣之罪, 欲置重典。 此祖宗操持大柄, 謹微防漸之意也。 臣等俱以無狀, 職在言列, 痛殿下之孤立, 憫宗社之將危, 不覺言之至此。 伏願殿下留心焉。

答曰: "今觀上疏, 正中時病, 當留念服膺。 近來國是大定, 囂議不止, 災變之生, 豈非昭昭乎? 此疏當置座右, 更加省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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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72권, 중종 26년 11월 19일 己巳 4/5 기사 / 1531년 명 가정(嘉靖) 10년

임금이 권병을 장악하여 정령을 세울 것을 청한 심언경·권예 등의 상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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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헌 심언경(沈彦慶)과 대사간 권예(權輗) 등이 상소하였다.

"복(福)은 근본이 있는 데서부터 반드시 커지고 화(禍)는 조짐에서 시작하여 반드시 만연됩니다. 화가 작을 때 삼가지 못하고 커진 다음에도 다스리지 못하면, 나라가 나라 꼴이 되지 못하고 끝내는 망하게 됩니다. 전하께서 임어(臨御)하신 이래 아침 일찍부터 밤 늦도록 부지런히 정신을 가다듬고 다스리기를 도모하시어 강구하지 않은 방법이 없었으니, 응당 나라가 편안하고 음양이 조화되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근년 이래 조정이 화합하지 못하고 사습(士習)이 착하지 못하고 인심이 안정되지 못하여 음양이 뒤바뀌어 재변을 부르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참으로 위복(威福)의 권한이 아랫사람에게로 옮겨지고 권병(權炳)이 다른 데로 옮겨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해에 따라 추향을 달리하는 데에 기인된 것입니다.

대체로 위복이란 임금의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도구입니다. 임금의 자리에 있으면서 그 자루를 잡고 있어야 하고 잠시라도 남에게 빌려 주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근본을 잃으면 위에서는 허기(虛器)만을 안고 있을 뿐 아래로 권간(權奸)을 붙좇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화가 곧 닥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충신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말을 다하면 명주(明主)가 곧 깨달아 권병을 총람(總攬)하는 데에 그 관건이 달려 있습니다.

지난번 이항과 김극핍 등은 본래 흉악한 자질로 경상(卿相)의 자리를 차지하여 박씨에게 빌붙어 세자[國本]를 위태롭게 할 비밀스런 음모를 거리낌없이 꾸몄습니다. 작서(灼鼠)의 변에 이르러서 그들의 정상이 드러났고 일이 종묘 사직에 관계되었으므로 전하께 죄를 얻었습니다. 그러자 자신이 죄의 괴수로서 거점 잃는 것을 분하게 여겨 위로는 전하를 원망하고 아래로는 공론을 두려워하더니, 마침내 위복(威福)을 몰래 펴고 언로(言路)를 막고자 하여 먼저 ‘조광조(趙光祖)의 여습(餘習)이 있다.’는 말을 꺼내어 전하의 마음을 시험해 본 것입니다.

이는 지론자(持論者)를 일망 타진하여 그들로 하여금 묵묵히 말을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는데, 당시 대신들이 시비를 분별하지 않고 비호해 주어 그들의 형세를 가중시켰습니다. 김극핍은 시세를 엿보고는 기회를 틈타 독기를 부려서 자기를 논박한 사람들을 드러내어 배척함으로써 위세가 성한 것을 보였습니다. 심정은 몰래 뇌물을 받고 기꺼이 그들과 교결하여 잇몸과 광대뼈처럼 서로 보존하는 형세를 이루어 간사한 무리의 괴수가 되었습니다. 세 사람이 솥발처럼 자리잡아 그 기세가 하늘을 흔드니 충량(忠良)한 사람은 기개를 앗기고 간사한 사람은 영합하여 전일에 사류라는 사람들조차 종처럼 굽실거리며 그들의 사주를 받아 미처 못하면 어쩌나 하는 식으로 분주히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제 그들의 심복(心腹)이 내외에 널려 있고 우익(羽翼)과 조아(爪牙)가 현요직(顯要職)에 바둑알처럼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지방 관원들의 전최(殿最)를 마음대로 하고 가까운 도(道)의 사나운 도적(盜賊)들과 교통하여 보호해 주었습니다. 【심정이 형조 판서로 있을 때 살려준 대도(大盜)가 많았다.】 이들을 탄핵하려 하면 대간이 거짓으로 놀라는 척하고, 글을 올려 저지하려 하면 간관이 승낙하지 않는 반면, 자기들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제거하려 도모하면 시종(侍從)이 바람에 쓸리듯 하였습니다. 위권(威權)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하들은 짓눌려 말을 못하고 전하는 고립되어 못듣게 되었으므로 위복의 큰 권한이 모두 세 간인(奸人)의 손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종묘 사직의 영령의 은밀한 도움과 전하의 예지와 성명에 힘입어 간사한 모의가 저절로 드러나 잇따라 외방으로 내쫓기니, 나라의 신민(臣民)들이 모두 쾌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위복의 권한은 전하의 소유가 되지 못하고 또 다른 데로 옮겨졌습니다. 때문에 조정이 날로 화합하지 못하고 사습이 날로 아름답지 못하고 인심이 날로 정해지지 않아서 군상(君上)의 정령(政令)을 허구(虛具)로 보게 됨에 따라 권간의 위복은 후일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지난날의 파리나 개같은 무리와 물여우나 독사같은 무리가 그 소굴을 잃고 뼈에 사무치는 분심을 품고, 임금이 널리 살려준 은혜는 망각한 채 권간들이 돌보아 감싸준 은혜만 생각하여 교묘한 말로 헐뜯고 백 가지로 헤아려 흉모부릴 틈을 엿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이행은 자기를 논박한다는 유언 비어를 듣고 자기의 지위를 잃지 않을 비루한 계책으로 문족(門族)들을 두루 돕고 간악한 무리들을 옆에서 도와 정부(政府)를 턱끝으로 부리고 육조를 기세로 모아서 사림을 무함하여 자기의 터전을 다지려 하였으니, 어찌 마음만 참혹할 뿐이겠습니까? 역시 위복(威福)의 권한이 자기들에게 있는 것을 믿어서 입니다.

이제 성명께서 이를 통찰하여 그들을 차등있게 죄주는데 대소의 신료(臣僚)들은 흉악한 무리가 두려워 미리 뒷날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입을 다물고 묵묵히 바라만 볼 뿐, 감히 시비하지 못하고 서로 경계하기를 ‘전후 권간의 흉악한 모의가 밝게 드러났으니, 그들의 정상으로 보면 죽여야 하고 그 죄는 징계해야 한다. 그러나 더없이 악하고 교활한 심정과 이항이 오히려 서북(西北)에 웅거하여 있으며, 저토록 많은 이행의 문당(門黨)이 조정에서 분심을 품고 있으며, 조계상은 잇따라 왕실(王室)과 혼인을 맺었으며, 김극성은 오랫동안 병권(兵權)을 잡고 있으니, 모두 난을 일으킬 수 있다. 심정과 이항 두 사람만으로도 조정을 다시 어지럽힐 수 있는데, 더군다나 심정·이항보다 배나 많은 숫자인데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이런 때를 당하여 대신으로서 구제하지 않는다면 훗날 원망이 돌아올 것이고 소신(小臣)으로서 과감하게 말한다면 후일 멸망될 근본이 될 것이니, 차라리 나라를 저버릴지언정 어찌 감히 권신의 비위를 건드릴 수 있겠는가?’ 하고는 친척들에게만 이런 말로 경계할 뿐만 아니라 붕우(朋友)에게도 이런 말로 뒤에서 말립니다. 심지어는 동료들과 일을 의논할 때에도 일단 권간이 노여워한다는 말을 들으면 뒷날의 처지를 두려워한 나머지 몸을 사려 얼굴빛을 잃고 망설이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아! 전하의 위복의 권한이 이미 이렇게 옮겨갔으니, 국가의 대세(大勢)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데 어떻게 조정이 화합할 수 있고 사습이 아름다와질 수 있고 인심이 안정될 수 있겠습니까? 양호(陽虎)가 큰 활을 훔치자 《춘추(春秋)》에서 이를 미워하였고221) 중해(仲奚)가 번영(繁纓)을 청하자 공자(孔子)가 이를 중하게 여겼습니다.222) 보기(寶器)는 하찮은 물건인데도 옛사람들이 오히려 이처럼 삼갔는데, 더군다나 임금의 권병(權柄)을 앗아다가 권신에게 맡겨 사용하게 하는 것이겠습니까? 유식한 선비들은 모두 ‘조정에 사람이 없어 전하를 고립시켰다.’고 하니, 심히 통곡할 일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빨리 위복의 권한을 잡으시어 전하의 형상(刑賞)을 만드시고 명분을 바루어 군신의 계급(階級)을 분명히 하시고, 천지(天地)의 인(仁)을 넓히시어 충후(忠厚)의 체(體)를 삼으시고 자강(自强)의 용기를 분발하여 강대(强大)의 용(用)을 삼으소서.

재상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임무를 다하도록 책임지우되 전하께서 머리가 되어 운용하시고, 대간에게 이목(耳目)의 규찰을 다하도록 책임지우되 전하께서 주사(主司)가 되어 운용하소서. 문의(文義)의 말단에 견제받지 마시고, 평상적인 것에 구애되어 우유 부단하지 마소서. 죄에 알맞게 처벌하시면 위엄이 우레같이 울리고 공(功)에 맞게 상을 주시면 자애가 봄볕처럼 따뜻해져서, 벌과 상이 알맞게 되어 기강(紀綱)이 확립될 것입니다. 위복(威福)의 권한이 모두 상에게 있게 되면 장차 정부가 도를 논하고 육경이 직임을 잘 수행하고 대간이 바른 말하기를 좋아하고 시종(侍從)이 임금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책임을 다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어 비로소 권병이 전하의 것이 되면 조종(祖宗)의 성업(盛業)을 다시 떨치게 될 것이요, 저 권간들의 옷깃에 빌붙어 정사를 어지럽히던 무리들도 마땅히 마음을 고쳐 전하의 형상(刑賞) 안에서 분주히 봉명하기에 겨를이 없을 것이므로 조정은 화합하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화합되고 사습은 착하게 하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착해지고 인심은 안정시키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안정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크게 교활한 사람이 조정에 말을 붙여 위복의 권한이 끝내 상께 돌아갈 때가 없어 망할 날이 곧 닥치게 됩니다. 옛날 자가기(子家羈)의 계책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계씨(季氏)와 맹씨(孟氏)가 전횡했고,223) 안영(晏嬰)의 계책이 쓰이지 않아 여러 전씨(田氏)들의 세력이 커지게 되었고,224) 왕장(王章)과 매복(梅福)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왕씨(王氏)가 성해졌으니,225) 서리가 내리면 얼음이 얼 징조인데 두려운 일이 아니겠으며 경계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태종 대왕(太宗大王)께서는 손흥종(孫興宗) 등이 권신에게 빌붙은 죄를 다스릴 때 무거운 법으로 처단하려 하였습니다. 이는 조종께서 큰 권병을 잡으시고 미리 은미한 조짐을 막으려는 뜻이었습니다. 신들은 모두 보잘것없는 사람들이지만 언관(言官)의 직책에 있습니다. 전하의 고립됨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종묘 사직이 위태로와진 것을 민망하게 여긴 나머지 말이 여기에 이른 것도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전하께서는 유념하소서."

답하였다.

"이제 상소를 보니 지금의 병통을 잘 말하였다. 마땅히 심중에 품어 두고 유념하겠다. 근래 국시(國是)가 완전히 정하여졌는데도 시끄러운 논의가 그치지 않고 있으니 재변이 생기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가? 이 상소를 마땅히 가까이에 두고 더욱 더 성념(省念)해야 되겠다."

  • [註 221] 양호(陽虎)가 큰 활을 훔치자 《춘추(春秋)》에서 이를 미워하였고 : 양호는 춘추 시대 노(魯)나라 권신인 계손씨(季孫氏)의 가신(家臣)이다. 양호는 후에 그의 주인 계손씨를 대신하여 노나라의 권력을 잡았는데, 그가 노나라의 보옥(寶玉)과 대궁(大弓)을 훔치자 공자(孔子)는 《춘추(春秋)》에다 "도둑이 보옥과 대궁을 훔쳤다." 하고 크게 써서 그의 죄를 밝혔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정공(定公) 8년 9월.
  • [註 222] 중해(仲奚)가 번영(繁纓)을 청하자 공자(孔子)가 이를 중하게 여겼습니다. : 중해는 춘추 시대 위(衛)나라 대부 중숙우해(仲叔于奚)를 말한다. 위나라와 제(齊)나라의 싸움에서 위급하게 된 손환자(孫桓子)를 중숙우해가 구해 주었다. 위나라에서는 그 공으로 고을을 떼어 상으로 주려하자 중숙우해는 사양하면서 번영(繁纓)을 청했다. 번영이란 제후(諸侯)들이 쓰는 말의 뱃대끈이다. 그래서 그 청을 들어주었는데, 공자는 그 말을 듣자 "애석한 일이다. 많은 고을을 떼어줄 지언정 명기(名器)는 남에게 빌려줄 수 없는 것이다. 남에게 빌려주면 정치가 어지럽게 되고 따라서 나라도 망하게 될 것이다." 하였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公) 2년.
  • [註 223] 자가기(子家羈)의 계책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계씨(季氏)와 맹씨(孟氏)가 전횡했고, : 자가기는 노(魯)나라의 어진 대부(大夫)다. 계손씨가 정권을 마음대로 휘두르자 노 소공(魯昭公)은 계씨를 치기로 하였다. 궁지에 몰린 계씨가 소공에게 조건을 내걸면서 포위를 풀어줄 것을 청했다. 그러자 자가기는 그 조건을 들어주라고 권하였다 그러나 소공은 이를 거절하고 싸우다가 패하여 제(齊)나라로 쫓겨 가야만 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조공(昭公) 25년.
  • [註 224] 안영(晏嬰)의 계책이 쓰이지 않아 여러 전씨(田氏)들의 세력이 커지게 되었고, : 안영은 춘추 시대 제(齊)나라 대부인데 안평중(晏平仲)이라고도 한다. 제의 집권자 경봉(慶封)이 진씨(陳氏:후에 전씨(田氏)가 됨)와 포씨(鮑氏)의 세력을 꺾는다며 안영에게 군사를 청했다. 그러나 안영은 이에 반대하였는데, 경봉은 고집하다 패하여 노나라로 피하고 이 때부터 제나라에 전씨(田氏)의 세력이 강성해졌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8년.·조공(昭公) 10년.
  • [註 225] 왕장(王章)과 매복(梅福)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왕씨(王氏)가 성해졌으니, : 왕장은 한(漢)나라 때 사람으로 외척(外戚) 왕씨(王氏)들의 횡포를 배척하다가 왕봉(王鳳)의 미움을 받아 죽음을 당했다. 매복(梅福) 역시 한나라 때 사람으로 왕씨들이 권력을 잡자 벼슬을 버리고 은거하여 후에 신선이 되었다 한다. 그후 마침내 왕망(王莽)이 신(新)나라를 세웠다.

원문

○大司憲沈彦慶、大司諫權輗等上疏曰: "

福因基而必大, 禍有漸而必蔓。 旣不能謹之於微, 而又不能治之於後, 則國非其國, 而終至於亂亡矣。 殿下臨御以來, 宵旰孜孜, 礪精圖治者, 無所不用其極, 宜乎國家寧謐, 陰陽調和, 而近年以來, 朝廷不和, 士習不淑, 人心不定, 以至干陰陽而召災沴者, 良由威福下移, 而柄有所歸, 利害懸殊, 而人有所趨也。 夫威福者, 人主之所以生殺與奪, 而率厲一世之具也。 居其位、操其柄, 不可斯須, 而假人也。 苟失其本, 則上擁虛器, 下附權奸, 危亡之禍, 可立而待也。 唯在忠臣不愛死而盡言, 明主(及)〔乃〕 覺悟而總攬耳。 頃者李沆、金克愊等, 本以虺蜴之資, 濫居卿相之位, 黨附朴氏, 圖危國本, 陰謀密計, 無所不至。 及灼鼠變發, 情狀敗露, 事關宗社, 得罪殿下, 則自以罪魁, 失據怏忿, 上怨殿下, 下懼公論, 遂欲竊張威福, 杜塞言路, 首發光祖餘習之說, 以試殿下之淺深。 蓋欲網掩持論之人, 使之喑啞莫言, 而當時大臣, 不辨是非, 營救佑助, 以增其勢。 克愊窺揣時勢, 乘機肆毒, 顯斥駁己之人, 以示淫威之盛。 彼貞, 陰受賄賂, 甘心締結, 輔車相依, 作爲奸魁。 三人鼎居, 勢焰掀天, 忠良奪氣, 侫邪趨風, 前日之名爲士類者, 亦且奴顔婢膝, 反爲其用, 奔走承事, 猶恐不及。 於是腹心耳目, 布列內外, 羽翼爪牙, 碁布顯要, 方面殿最, 頷可等第, 近道劇賊, 交通護全。 【沈貞爲刑曹判書時, 所活大盜者多。】 言逼門黨, 則臺諫佯驚, 折簡抵止, 則諫官無諾, 謀去異己, 則侍從風靡, 威權至此, 惟所欲爲耳。 臣僚鬱抑而不言, 殿下孤立而不聞, 威福大權, 盡歸於三奸之手矣。 尙賴宗社默祐, 殿下睿聖, 奸謀自敗, 相繼竄外, 一國臣民, 罔不稱快, 而然所謂威福之權, 則亦不爲殿下之有, 而又移於他矣。 由是朝廷日益不和, 士習日益不淑, 人心日益不定, 君上政令, 視爲虛具, 權奸威福, 希望後日。 於是前日之蠅營、狗聚之輩, 鬼蜮、蝮蛇之徒, 失其窟穴, 怏怨切骨, 忘君父洪造之恩, 變權奸畜舐之惠, 巧言詆辭, 百計比方, 覬逞兇謀, 而李荇惑於駁己之飛語, 遽生患失之鄙計, 門族周助, 奸黨旁贊, 頤合政府, 氣聚六曹, 構陷士林, 以爲己地。 豈但其心之慘酷, 亦恃威福之在我耳。 今者聖明洞照, 罪責有等, 而大小臣僚, 怵於凶邪之衆, 預爲後日之地, 緘口擊視, 莫敢是非, 私相戒之曰: ‘前後權奸, 凶謀昭然, 情可誅也, 罪可懲也。’ 然而貞、沆之毒猾何如, 而猶據西北, 李荇之門黨何如, 而蓄忿在朝? 繼商之聯姻王室, 克成之久處兵權, 皆足以致亂而作虞也。 貞、沆二人耳, 猶能激朝廷再亂。 況數倍於貞、沆者乎? 當此之時, 大臣不救, 則爲異時歸怨之府, 小臣敢言, 則爲後日糜粉之資。 寧負公家, 何敢忤權臣? 不但親戚以此戒之於家, 朋友亦且止之於後, 甚至寮宷議事, 一聞權奸之怒, 深懼後日之地, 狼顧失色, 枝梧不決。 嗚呼! 殿下之威福已移, 國家之大勢可知也。 如此而朝廷安得而和, 士習安得而淑, 人心安得而定哉? 陽虎竊大弓, 而《春秋》惡之, 仲奚請繁纓, 而孔子重之, 寶器細物, 古人猶謹。 況替人主之柄, 任權臣之用哉? 有識之士皆曰: ‘朝廷無人, 致殿下孤立。’ 豈不深可痛哭哉? 伏望殿下, 亟欖威福, 以爲殿下之刑賞; 正示名分, 以截君臣之(陛)〔階〕 級, 廓天地之仁, 以爲忠厚之體, 奮自强之勇, 以爲强大之用。 責宰相盡經邦之任, 而殿下爲元首而運之; 責臺諫竭耳目之司, 而殿下爲主司而用之。 勿牽制於文義之末, 勿優游於循常之拘。 罪當其罪, 則雷霆以震之, 賞當其功, 則春陽以煦之。 刑賞得中, 而紀綱立。 威福之權, 盡在於上, 則將見政府論道, 六卿奉職, 臺諫喜謇愕之言, 侍從盡啓沃之責, 始爲殿下之有, 而復振祖宗之盛矣。 彼枝附葉著, 變白亂黑之徒, 當革心易面, 奔走殿下, 刑賞中之不暇, 朝廷不期和, 而自和, 士習不期淑, 而自淑, 人心不期定, 而自定矣。 不然則巨猾接迹於朝廷, 威福之權, 終無歸上之時, 亂亡無日矣。 昔子家覇之策不用, 而季孟顓, 晏嬰之計不行, 而諸田大; 王章、梅福之言不納, 而王氏成。 履霜堅氷, 可不懼哉, 可不戒哉? 我太宗 大王, 治孫興宗等附權臣之罪, 欲置重典。 此祖宗操持大柄, 謹微防漸之意也。 臣等俱以無狀, 職在言列, 痛殿下之孤立, 憫宗社之將危, 不覺言之至此。 伏願殿下留心焉。

答曰: "今觀上疏, 正中時病, 當留念服膺。 近來國是大定, 囂議不止, 災變之生, 豈非昭昭乎? 此疏當置座右, 更加省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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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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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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