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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실록6권, 예종 1년 6월 22일 甲戌 6/6 기사 / 1469년 명 성화(成化) 5년

고 단양 군사 남의의 아내 이씨의 졸기

국역

고(故) 단양 군사(丹陽郡事) 남의(南儀)의 아내 이씨(李氏)가 졸(卒)하였다. 〈이씨는〉 영양군(永陽君) 이응(李膺)의 손녀인데, 10여 명의 아들을 낳고 갑자기 죽었다. 남의의 용모가 드러나지 못하여 이씨는 아내의 도리로써 섬기려 하지 아니하고, 남의가 죽자 이씨는 과부로 살았는데, 중[僧]의 권선(勸善)671) 하는 자가 그 문(門)에 운집하였다. 그의 노복(奴僕)이 선언(宣言)하여 말하기를,

"주인은 부처[佛]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중[僧]을 좋아하는 것이다."

하였다. 한 향사(鄕士)가 인근의 늙은 할미의 집에 임시로 거처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어떤 중이 와서 늙은 할미와 더불어 귀엣말을 하고 갔다. 늙은 할미가 향사에게 이르기를,

"오늘 어떤 여자 손님이 오실 테니, 그대는 마땅히 피해 주시오."

하므로, 향사는 마음속으로 의심이 나서 거짓으로 〈그러라고〉 말을 하고, 나가서 문병(門屛)에 엎드려 살펴보고 있었다. 날이 저물자 그 중이 와서 말을 마굿간에 매어 놓고, 장삼을 벗고 드러누워 쉬다가 늙은 할미에게 이르기를,

"어째서 늦는가?"

하니, 늙은 할미가 말하기를,

"의심하지 말라."

하고, 곧 등불을 밝히고 술을 마련히 놓고 기다리었다. 밤 초고(初鼓)에 한 여자가 자색 웃저고리에 머리를 감싸고 한 여종을 데리고 와서, 중과 늙은 할미와 더불어 〈세 사람이〉 솥발처럼 벌려 앉아 술을 마셨는데, 조금 있다가 늙은 할미가 나가고, 중이 여자와 더불어 바싹 다가앉아서 바야흐로 못내 그리운 정을 베풀고자 하였다. 〈이때〉 향사가 옆에서 뛰어나가 성난 목소리로 말하기를,

"이는 어떤 여자이고, 이는 어떤 중인가? 내가 이 여자를 보니 반드시 보통 사람이 아닌데, 어찌하여 여기에 왔는가? 내 장차 순관(巡官)에게 잡도록 고하겠다."

하니, 늙은 할미와 중이 놀라고 당황하여 빌면서 애원하였다. 향사가 듣지 아니하고 장차 잡아 가두려고 하는 것 같자, 그 여자가 여종에게 은밀히 이야기하여 면포(綿布) 수십 필을 가지고 왔다. 늙은 할미가 향사의 옷을 잡아당기며 반복하여 달래며 타이르기를,

"그대가 만약 내 말을 들을 것 같으면, 마땅히 면포와 중이 타고 온 말을 주겠다."

하니, 향사가 말하기를,

"이는 작은 일이 아니므로 밝히지 않을 수 없으나, 주인 할미의 청이 간철하여 좇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그리하여 중과 여자는 곧 함께 도망하고, 향사는 그 베[布]를 말에 싣고 갔다. 사람들이 그 여자 손님이 누구인지 의심하였는데, 이가 곧 이씨였다. 그후 수년이 되어 이씨가 다시 시집가고 싶었으나, 스스로 말하기가 어려워서 그 어미에게 말하기를,

"노비가 매우 사나우니, 어찌하면 이를 제어하겠습니까?"

하니, 그 어미가 그 뜻을 알고, 스스로 그 배우자를 택하도록 하였다. 이씨가 남의의 신주(神主)를 그 형(兄) 남윤(南倫)의 집으로 보내고, 중신[媒]을 맞아들여 구혼(求婚)하였는데, 첨지(僉知) 유균(柳均)이 남자의 도[陽道]가 있고 장위(壯偉)하다는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이미 허락하였으나, 그 용모를 보고자 하여 인근에 사는 족형(族兄) 이중석(李仲石)을 청해다가 술과 성찬(盛饌)을 베풀어 보내어 유균(柳均) 등 수인을 데려다가 사음(射飮)672) 을 하도록 하였다. 이씨가 이를 바라보고 여종에게 이르기를,

"저 키가 크고 건장한 사람이 누구인가?"

하니, 말하기를,

"유첨지(柳僉知)입니다."

하니, 이씨가 기뻐하며 마침내 정약(定約)하였다. 이 뒤로부터 날마다 거울에 비추어 보고 분을 발랐는데, 마침 남의의 유모[乳媼]가 내알(來謁)하였다. 이씨가 거울을 던지고 〈유모를〉 맞이하여 말하기를,

"어머니는 내 뜻을 빼앗지 마십시오.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였다. 또 늙은 노비 약간 명이 뜰에서 늘어서서 이씨를 보고 말하기를,

"주인의 재산이 넉넉하지 못합니까? 노비가 부족합니까? 무슨 까닭으로 새로 시집을 가려 하십니까?"

하며, 눈물을 흘리는 자까지도 있었으나, 이씨는 창문을 닫고 대답하지 않았다. 이씨가 유균에게 시집을 가자, 남의의 노비로써 이씨 집에 살던 자가 하루에 모두 떠나가며, 곡성(哭聲)이 길에 가득하였으나, 이씨는 조금도 슬픈 기색이 없이 꾸짖으며 말하기를,

"어찌하여 속히 떠나지 아니하고 도리어 우는가?"

하였다. 이씨가 유균을 사랑하여 매양 남에게 말하기를,

"우리 어른은 정말 남자이다."

하였다. 이때 유균이 위장(衛將)이 되었는데, 동료 가운데 일을 만들기를 좋아하는 자가 ‘유씨와 이씨가 동뢰(同牢)673) 하는 상황’을 관청의 벽에 그려서 기롱하였으나, 유균도 부끄럽게 여기기 않았다. 그 뒤 수년이 못되어 유균이 또한 죽으니, 이씨가 또 다시 시집갈 뜻이 있었다. 이 앞서 이씨가 맹인(盲人)을 불러서 그 평생(平生)을 점치게 하니, 맹인이 말하기를,

"마땅히 세 남편을 맞이해야 되는데, 뒤에 만나는 사람이 반드시 백년 해로할 것이다."

하였었다. 이때에 이르러 이씨가 유균의 시체 곁에서 탄식하며 말하기를,

"신(神)이여! 맹인의 말대로 저이가 또 죽었으니, 뒤에 만나는 자는 과연 백년 해로하겠습니까?"

하였으며, 성복(成服)하는 날에도 손님을 대하여 술자리를 베풀며 전혀 슬픈 빛이 없었다. 이씨가 유균을 위하여 중들을 그 집에 모으고 불사(佛事)를 행하며 창가에 임(臨)하여 보고 있는데, 한 중이 게송(偈頌)674) 을 창(唱)하며 빙빙 돌다가 창 앞에 가서는 반드시 옷소매로 창을 스치니, 이씨가 거짓으로 성내어 말하기를,

"괴이하구나! 저 화상(和尙)."

하고도, 역시 피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이 중을 의심하였는데, 이미 이씨와 사통(私通)한 것이었다. 이씨가 한쪽 눈이 멀었기 때문에, 이때 사람들이 한화(閑話)하는 자는 반드시 ‘애꾸눈 부인’이라 칭하여 말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8책 391면
  • [註 671] 권선(勸善) : 불가에서 선심 있는 사람에게 보시를 청함.
  • [註 672] 사음(射飮) : 활을 쏘며 먹고 마심.
  • [註 673] 동뢰(同牢) : 부부가 서로 음식을 같이 먹는 일.
  • [註 674] 게송(偈頌) : 부처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

원문

○故丹陽郡事南儀妻李氏, 卒永陽君 膺之孫女也, 生十餘子, 輒死。 儀貌不揚, 李不肯以妻道事之。 及儀死, 李孀居, 僧之勸善者, 雲集其門。 奴僕宣言曰: "主非好佛, 蓋好僧也。" 有一鄕士, 僑居隣近老嫗家, 一日有僧來, 與老嫗耳言而去。 老嫗謂鄕士曰: "今日有女賓至, 君宜避之。" 士心疑焉, 陽辭而出, 伏門屛候之。 日暮, 其僧來繫馬于廐, 脫衫偃息, 謂老嫗曰: "何遲?" 老嫗曰: "勿疑。" 乃挑燈置酒以待。 夜初皷, 有一女紫襖蒙頭, 率一女奴而來, 與僧老嫗, 鼎坐酣飮。 有頃老嫗出, 僧與女促坐, 方敍繾綣。 鄕士從旁突出, 厲聲曰: "是何女也, 是何僧也? 吾觀是女, 必非凡人, 何爲來此? 我將捕告巡官。" 老嫗與僧, 驚惶丐哀。 鄕士不聽, 若將拘繫然, 其女密語女奴, 取綿布數十匹以來。 老嫗牽鄕士衣, 反覆曉譬曰: "君若聽我, 當以緜布與僧所乘馬奉贈。" 鄕士曰: "此非小事, 不可不發, 然主媪請之勤, 不得不從。" 僧與女卽俱亡, 鄕士載布於馬而去。 人疑女賓, 卽李也。 居數年, 李欲更適人, 而難於自發, 乃謂母曰: "奴婢豪悍, 何以制之?" 母知其意, 令自擇其配。 李將儀神主, 送儀兄倫家, 迎媒求婚, 聞僉知柳均, 陽道壯偉, 心已許之, 欲觀其容, 請隣居族兄李仲石, 置酒盛饌以送, 令引所圖均等數人射飮。 李望見之, 謂女奴曰: "彼長而壯者誰也?" 曰: "柳僉知也。" 李悅遂定約。 自後日照鏡傅粉, 適儀乳媪來謁。 李投鏡迎謂曰: "毋奪吾志。 不得不爾。" 又老奴婢若干人, 列見于庭曰: "主之資財不敷歟? 臧獲不足歟? 何故圖新?" 或有流涕者, 李掩窓不答。 旣適均, 儀之奴婢居李家者, 一日盡去, 哭聲載路, 李殊無慘色, 罵之曰: "何不速去, 而反哭爲?" 李愛均, 每語人曰: "我公眞男子也。" 時均爲衛將, 同僚之好事者, 畫柳、李同牢之狀于廳壁以譏之, 均亦不以爲愧。 不數年, 均亦死, 李又有更適之志。 先是, 李呼盲卜其平生, 盲曰: "當適三夫, 其最後者, 必百年偕老。" 至是李臨均尸, 歎曰: "神矣哉! 盲之言也。 彼又死矣, 最後者果偕老矣!" 成服之日, 對客設酌, 了無戚容。 李爲均, 會僧于其家, 作佛事, 臨窓以觀, 有一僧唱偈回旋, 行到窓前, 必以衫袖拂窓, 李陽嗔曰: "異哉! 彼和尙。" 亦不爲避。 人疑是僧, 已與李私焉。 李一目瞎, 時人閑話者, 必稱瞎目夫人云。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8책 39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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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실록6권, 예종 1년 6월 22일 甲戌 6/6 기사 / 1469년 명 성화(成化) 5년

고 단양 군사 남의의 아내 이씨의 졸기

국역

고(故) 단양 군사(丹陽郡事) 남의(南儀)의 아내 이씨(李氏)가 졸(卒)하였다. 〈이씨는〉 영양군(永陽君) 이응(李膺)의 손녀인데, 10여 명의 아들을 낳고 갑자기 죽었다. 남의의 용모가 드러나지 못하여 이씨는 아내의 도리로써 섬기려 하지 아니하고, 남의가 죽자 이씨는 과부로 살았는데, 중[僧]의 권선(勸善)671) 하는 자가 그 문(門)에 운집하였다. 그의 노복(奴僕)이 선언(宣言)하여 말하기를,

"주인은 부처[佛]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중[僧]을 좋아하는 것이다."

하였다. 한 향사(鄕士)가 인근의 늙은 할미의 집에 임시로 거처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어떤 중이 와서 늙은 할미와 더불어 귀엣말을 하고 갔다. 늙은 할미가 향사에게 이르기를,

"오늘 어떤 여자 손님이 오실 테니, 그대는 마땅히 피해 주시오."

하므로, 향사는 마음속으로 의심이 나서 거짓으로 〈그러라고〉 말을 하고, 나가서 문병(門屛)에 엎드려 살펴보고 있었다. 날이 저물자 그 중이 와서 말을 마굿간에 매어 놓고, 장삼을 벗고 드러누워 쉬다가 늙은 할미에게 이르기를,

"어째서 늦는가?"

하니, 늙은 할미가 말하기를,

"의심하지 말라."

하고, 곧 등불을 밝히고 술을 마련히 놓고 기다리었다. 밤 초고(初鼓)에 한 여자가 자색 웃저고리에 머리를 감싸고 한 여종을 데리고 와서, 중과 늙은 할미와 더불어 〈세 사람이〉 솥발처럼 벌려 앉아 술을 마셨는데, 조금 있다가 늙은 할미가 나가고, 중이 여자와 더불어 바싹 다가앉아서 바야흐로 못내 그리운 정을 베풀고자 하였다. 〈이때〉 향사가 옆에서 뛰어나가 성난 목소리로 말하기를,

"이는 어떤 여자이고, 이는 어떤 중인가? 내가 이 여자를 보니 반드시 보통 사람이 아닌데, 어찌하여 여기에 왔는가? 내 장차 순관(巡官)에게 잡도록 고하겠다."

하니, 늙은 할미와 중이 놀라고 당황하여 빌면서 애원하였다. 향사가 듣지 아니하고 장차 잡아 가두려고 하는 것 같자, 그 여자가 여종에게 은밀히 이야기하여 면포(綿布) 수십 필을 가지고 왔다. 늙은 할미가 향사의 옷을 잡아당기며 반복하여 달래며 타이르기를,

"그대가 만약 내 말을 들을 것 같으면, 마땅히 면포와 중이 타고 온 말을 주겠다."

하니, 향사가 말하기를,

"이는 작은 일이 아니므로 밝히지 않을 수 없으나, 주인 할미의 청이 간철하여 좇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그리하여 중과 여자는 곧 함께 도망하고, 향사는 그 베[布]를 말에 싣고 갔다. 사람들이 그 여자 손님이 누구인지 의심하였는데, 이가 곧 이씨였다. 그후 수년이 되어 이씨가 다시 시집가고 싶었으나, 스스로 말하기가 어려워서 그 어미에게 말하기를,

"노비가 매우 사나우니, 어찌하면 이를 제어하겠습니까?"

하니, 그 어미가 그 뜻을 알고, 스스로 그 배우자를 택하도록 하였다. 이씨가 남의의 신주(神主)를 그 형(兄) 남윤(南倫)의 집으로 보내고, 중신[媒]을 맞아들여 구혼(求婚)하였는데, 첨지(僉知) 유균(柳均)이 남자의 도[陽道]가 있고 장위(壯偉)하다는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이미 허락하였으나, 그 용모를 보고자 하여 인근에 사는 족형(族兄) 이중석(李仲石)을 청해다가 술과 성찬(盛饌)을 베풀어 보내어 유균(柳均) 등 수인을 데려다가 사음(射飮)672) 을 하도록 하였다. 이씨가 이를 바라보고 여종에게 이르기를,

"저 키가 크고 건장한 사람이 누구인가?"

하니, 말하기를,

"유첨지(柳僉知)입니다."

하니, 이씨가 기뻐하며 마침내 정약(定約)하였다. 이 뒤로부터 날마다 거울에 비추어 보고 분을 발랐는데, 마침 남의의 유모[乳媼]가 내알(來謁)하였다. 이씨가 거울을 던지고 〈유모를〉 맞이하여 말하기를,

"어머니는 내 뜻을 빼앗지 마십시오.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였다. 또 늙은 노비 약간 명이 뜰에서 늘어서서 이씨를 보고 말하기를,

"주인의 재산이 넉넉하지 못합니까? 노비가 부족합니까? 무슨 까닭으로 새로 시집을 가려 하십니까?"

하며, 눈물을 흘리는 자까지도 있었으나, 이씨는 창문을 닫고 대답하지 않았다. 이씨가 유균에게 시집을 가자, 남의의 노비로써 이씨 집에 살던 자가 하루에 모두 떠나가며, 곡성(哭聲)이 길에 가득하였으나, 이씨는 조금도 슬픈 기색이 없이 꾸짖으며 말하기를,

"어찌하여 속히 떠나지 아니하고 도리어 우는가?"

하였다. 이씨가 유균을 사랑하여 매양 남에게 말하기를,

"우리 어른은 정말 남자이다."

하였다. 이때 유균이 위장(衛將)이 되었는데, 동료 가운데 일을 만들기를 좋아하는 자가 ‘유씨와 이씨가 동뢰(同牢)673) 하는 상황’을 관청의 벽에 그려서 기롱하였으나, 유균도 부끄럽게 여기기 않았다. 그 뒤 수년이 못되어 유균이 또한 죽으니, 이씨가 또 다시 시집갈 뜻이 있었다. 이 앞서 이씨가 맹인(盲人)을 불러서 그 평생(平生)을 점치게 하니, 맹인이 말하기를,

"마땅히 세 남편을 맞이해야 되는데, 뒤에 만나는 사람이 반드시 백년 해로할 것이다."

하였었다. 이때에 이르러 이씨가 유균의 시체 곁에서 탄식하며 말하기를,

"신(神)이여! 맹인의 말대로 저이가 또 죽었으니, 뒤에 만나는 자는 과연 백년 해로하겠습니까?"

하였으며, 성복(成服)하는 날에도 손님을 대하여 술자리를 베풀며 전혀 슬픈 빛이 없었다. 이씨가 유균을 위하여 중들을 그 집에 모으고 불사(佛事)를 행하며 창가에 임(臨)하여 보고 있는데, 한 중이 게송(偈頌)674) 을 창(唱)하며 빙빙 돌다가 창 앞에 가서는 반드시 옷소매로 창을 스치니, 이씨가 거짓으로 성내어 말하기를,

"괴이하구나! 저 화상(和尙)."

하고도, 역시 피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이 중을 의심하였는데, 이미 이씨와 사통(私通)한 것이었다. 이씨가 한쪽 눈이 멀었기 때문에, 이때 사람들이 한화(閑話)하는 자는 반드시 ‘애꾸눈 부인’이라 칭하여 말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8책 391면
  • [註 671] 권선(勸善) : 불가에서 선심 있는 사람에게 보시를 청함.
  • [註 672] 사음(射飮) : 활을 쏘며 먹고 마심.
  • [註 673] 동뢰(同牢) : 부부가 서로 음식을 같이 먹는 일.
  • [註 674] 게송(偈頌) : 부처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

원문

○故丹陽郡事南儀妻李氏, 卒永陽君 膺之孫女也, 生十餘子, 輒死。 儀貌不揚, 李不肯以妻道事之。 及儀死, 李孀居, 僧之勸善者, 雲集其門。 奴僕宣言曰: "主非好佛, 蓋好僧也。" 有一鄕士, 僑居隣近老嫗家, 一日有僧來, 與老嫗耳言而去。 老嫗謂鄕士曰: "今日有女賓至, 君宜避之。" 士心疑焉, 陽辭而出, 伏門屛候之。 日暮, 其僧來繫馬于廐, 脫衫偃息, 謂老嫗曰: "何遲?" 老嫗曰: "勿疑。" 乃挑燈置酒以待。 夜初皷, 有一女紫襖蒙頭, 率一女奴而來, 與僧老嫗, 鼎坐酣飮。 有頃老嫗出, 僧與女促坐, 方敍繾綣。 鄕士從旁突出, 厲聲曰: "是何女也, 是何僧也? 吾觀是女, 必非凡人, 何爲來此? 我將捕告巡官。" 老嫗與僧, 驚惶丐哀。 鄕士不聽, 若將拘繫然, 其女密語女奴, 取綿布數十匹以來。 老嫗牽鄕士衣, 反覆曉譬曰: "君若聽我, 當以緜布與僧所乘馬奉贈。" 鄕士曰: "此非小事, 不可不發, 然主媪請之勤, 不得不從。" 僧與女卽俱亡, 鄕士載布於馬而去。 人疑女賓, 卽李也。 居數年, 李欲更適人, 而難於自發, 乃謂母曰: "奴婢豪悍, 何以制之?" 母知其意, 令自擇其配。 李將儀神主, 送儀兄倫家, 迎媒求婚, 聞僉知柳均, 陽道壯偉, 心已許之, 欲觀其容, 請隣居族兄李仲石, 置酒盛饌以送, 令引所圖均等數人射飮。 李望見之, 謂女奴曰: "彼長而壯者誰也?" 曰: "柳僉知也。" 李悅遂定約。 自後日照鏡傅粉, 適儀乳媪來謁。 李投鏡迎謂曰: "毋奪吾志。 不得不爾。" 又老奴婢若干人, 列見于庭曰: "主之資財不敷歟? 臧獲不足歟? 何故圖新?" 或有流涕者, 李掩窓不答。 旣適均, 儀之奴婢居李家者, 一日盡去, 哭聲載路, 李殊無慘色, 罵之曰: "何不速去, 而反哭爲?" 李愛均, 每語人曰: "我公眞男子也。" 時均爲衛將, 同僚之好事者, 畫柳、李同牢之狀于廳壁以譏之, 均亦不以爲愧。 不數年, 均亦死, 李又有更適之志。 先是, 李呼盲卜其平生, 盲曰: "當適三夫, 其最後者, 必百年偕老。" 至是李臨均尸, 歎曰: "神矣哉! 盲之言也。 彼又死矣, 最後者果偕老矣!" 成服之日, 對客設酌, 了無戚容。 李爲均, 會僧于其家, 作佛事, 臨窓以觀, 有一僧唱偈回旋, 行到窓前, 必以衫袖拂窓, 李陽嗔曰: "異哉! 彼和尙。" 亦不爲避。 人疑是僧, 已與李私焉。 李一目瞎, 時人閑話者, 必稱瞎目夫人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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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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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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