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실록1권, 정종 1년 3월 13일 甲申 10/13 기사 / 1399년 명 건문(建文) 1년
대사헌 조박에게 격구하는 까닭을 말하다
국역
대사헌(大司憲)에게 격구(擊毬)하는 까닭을 말하였는데, 임금이 조박(趙璞)에게 이르기를,
"과인은 본래 병이 있어서, 잠저(潛邸) 때부터 밤이면 마음속으로 번민하여 자지 못하고, 새벽에야 잠이 들어 항상 늦게 일어났다. 그래서 여러 숙부와 형제들이 게으르다고 하였다. 즉위한 이래로 경계하고 삼가는 마음을 품어서 병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였는데, 근일에 다시 병이 생겨서 마음과 기운이 어둡고 나른하며, 피부가 날로 여위어진다. 또 내가 무관(武官)의 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산을 타고 물가에서 자며 말을 달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으므로, 오래 들어앉아서 나가지 않으면 반드시 병이 생길 것이다. 그러므로 잠정적으로 격구하는 놀이를 하여 기운과 몸을 기르는 것이다."
하니, 조박이 그저 ‘예, 예’만 하였다.
원문
정종 1년 (1399) 3월 13일
- 임금이 유후사에 이르러 곧 태상전에 나아갔다가 수창궁에 환어하다
- 동북면과 강원도의 선군을 파하고 경기도·경상도·충청도·전라도 등의 선군을 감하다
- 태상왕이 금강산 유점사에 가서 보살재를 베풀려고 하다가 실행하지 못하다
- 태상왕이 명하여 궁문을 호위하는 군사를 철수시키다
- 조박의 건의에 따라 처음으로 집현전을 활성화시키는 조치를 취하다
- 태상왕이 옛수도에 돌아온 것을 부끄럽게 여겨 새벽 밝기 전에 시중 윤환의 옛집에 이어하다
- 내정에서 격구하고 다음날도 계속하다
- 여리에서 경행하는 것을 파하자고 예조에서 청하였으나 윤허하지 않다
- 태상왕이 좌우 근신과 내관을 거느리고 관음굴에 거둥하여 능엄 법석을 베풀다
- 대사헌 조박에게 격구하는 까닭을 말하다
- 의원 양홍달과 양홍적 등을 다른 중앙 관리들과 함께 사진(仕進)하는 것을 허락하다
- 태상왕이 관음굴에 거둥하여 평주와 온천에 가려다가 되돌아오다. 중 신강을 만나 이방번·이방석의 죽음을 한탄하다
- 충청도 등의 기민을 진휼하고 경차관을 3도에 보내 수령들의 치적을 살피다
국역
대사헌(大司憲)에게 격구(擊毬)하는 까닭을 말하였는데, 임금이 조박(趙璞)에게 이르기를,
"과인은 본래 병이 있어서, 잠저(潛邸) 때부터 밤이면 마음속으로 번민하여 자지 못하고, 새벽에야 잠이 들어 항상 늦게 일어났다. 그래서 여러 숙부와 형제들이 게으르다고 하였다. 즉위한 이래로 경계하고 삼가는 마음을 품어서 병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였는데, 근일에 다시 병이 생겨서 마음과 기운이 어둡고 나른하며, 피부가 날로 여위어진다. 또 내가 무관(武官)의 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산을 타고 물가에서 자며 말을 달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으므로, 오래 들어앉아서 나가지 않으면 반드시 병이 생길 것이다. 그러므로 잠정적으로 격구하는 놀이를 하여 기운과 몸을 기르는 것이다."
하니, 조박이 그저 ‘예, 예’만 하였다.
원문
원본
정종 1년 (1399) 3월 13일
- 임금이 유후사에 이르러 곧 태상전에 나아갔다가 수창궁에 환어하다
- 동북면과 강원도의 선군을 파하고 경기도·경상도·충청도·전라도 등의 선군을 감하다
- 태상왕이 금강산 유점사에 가서 보살재를 베풀려고 하다가 실행하지 못하다
- 태상왕이 명하여 궁문을 호위하는 군사를 철수시키다
- 조박의 건의에 따라 처음으로 집현전을 활성화시키는 조치를 취하다
- 태상왕이 옛수도에 돌아온 것을 부끄럽게 여겨 새벽 밝기 전에 시중 윤환의 옛집에 이어하다
- 내정에서 격구하고 다음날도 계속하다
- 여리에서 경행하는 것을 파하자고 예조에서 청하였으나 윤허하지 않다
- 태상왕이 좌우 근신과 내관을 거느리고 관음굴에 거둥하여 능엄 법석을 베풀다
- 대사헌 조박에게 격구하는 까닭을 말하다
- 의원 양홍달과 양홍적 등을 다른 중앙 관리들과 함께 사진(仕進)하는 것을 허락하다
- 태상왕이 관음굴에 거둥하여 평주와 온천에 가려다가 되돌아오다. 중 신강을 만나 이방번·이방석의 죽음을 한탄하다
- 충청도 등의 기민을 진휼하고 경차관을 3도에 보내 수령들의 치적을 살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