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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42권, 정조 19년 5월 11일 신유 1/2 기사 / 1795년 청 건륭(乾隆) 60년

제주에서의 진휼을 끝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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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濟州)에서 진휼(賑恤)을 행하였는데, 1월부터 시작하여 이때에 이르러 끝마쳤다. 【제주·대정(大靜)·정의(旌義)의 기민(飢民) 72만 5천 3백 29명에게 2만 5천 9백 5석(石)의 곡식을 들여 진휼하였다.】 목사 이우현(李禹鉉)이 장계를 올리기를,

"이번에 진휼하는 일로 1만 석을 원래 획급(劃給)해 주신 것만도 우례(優例)에 의거한 것이라고 할 것인데 또 특별히 은혜를 베푸시어 5천 포(包)를 따로 내려 주셨고 게다가 기대 밖으로 정리소(整理所)의 돈으로 곡식을 바꿔 1만 석이나 특별히 내려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죽음의 구렁텅이에 뒹굴던 백성들이 집안에서 편히 살 수 있게 되었는데 임금의 위령(威靈)이 미치는 가운데 대대적인 진휼 사업이 완결을 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전(移轉)해 준 곡식에 대해서는 미역으로 대신 바쳤던 전례(前例)가 본래 있는데, 현재의 민간 형편이 예전과는 크게 다르니, 내년 봄까지 기한을 물려주셨으면 합니다. 묘당으로 하여금 품지(稟旨)하여 분부토록 해 주소서.

본주(本州) 사람으로 전 현감 고한록(高漢祿)은 곡식을 무역해 진휼에 보탠 것이 무려 3백 석이나 되고, 장교(將校) 홍삼필(洪三弼)과 유학(幼學) 양성범(梁聖範)은 자원해서 납부한 곡물이 각각 1백 석이나 되니, 가상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였다. 진휼청이 아뢰기를,

"제주 목사 이우현이 진휼을 끝내고 올린 장계를 보건대, 진휼청의 환곡(還穀)을 받은 백성에게까지 똑같이 무상으로 지급하면서 한 때의 생색낼 밑천으로 삼았는데, 한 번 이런 예가 생겨나면 뒷폐단을 막기 어려우니, 해(該) 목사를 나문(拿問)하여 처리하게 하소서. 미역으로 대신 바칠 때 횟수를 끌어 정퇴(停退)시키는 것은 예전에 없었던 일입니다만, 지금은 이미 절기(節期)가 지났으니 백성들의 형편을 생각해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계를 올린 대로 시행하도록 허락하소서."

하니, 하교하기를,

"굶어 죽은 자가 많다는 말을 어려워하지 않고 보고하였으니 일이 매우 놀랍기만 하다. 엄히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마는, 사실대로 자수한 것이 그래도 숨기거나 속인 것보다는 나으니, 잡아와 처리하는 일은 우선 참작하도록 하라. 그리고 그의 공로가 죄과(罪過)를 덮어줄 만하다고 해서 벌써 승서(陞叙)한 것은 지나치다. 전에 내린 시상(施賞) 전지(傳旨) 및 승전(承傳)을 취소하여 시비를 분명히 드러내도록 하라.

전 현감 고한록이 매번 사재(私財)를 내놓곤 하는데 바다 밖의 풍속으로 볼 때 백성들을 사랑할 줄을 알고 있으니 정말 가상한 일이다. 특별히 대정 현감(大靜縣監)으로 임명했다가 이어 군수(郡守)의 경력을 쌓게 하라. 홍삼필과 양성범이 1백 석을 자원해서 납부한 것은 육지에서의 1천 포(包)와 맞먹는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모두를 병조로 하여금 순장(巡將)으로 승진시켜 임명토록 하라.

정리소(整理所)의 곡식을 1만 포나 특별히 획급(劃給)한 것은 바로 자궁(慈宮)의 은혜를 먼 지방에까지 미치게 하려는 것이었으니, 어찌 의례적으로만 생각하여 배로 운반해 준 곡식과 비교할 수가 있겠는가. 미역으로 대신 징수하는 한 조목에 대해서는 절대로 거론하지 말라고 분부했었는데, 회보하는 사연 속에 어찌 감히 낱낱이 들어 거론치 않았단 말인가. 해(該) 목사를 추고(推考)하라. 그리고 완전히 탕감해 준다는 사유를 대소 민인(民人)들에게 거듭 유시함으로써 이것 역시 자궁의 은혜를 확충하려는 뜻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끔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68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574면

원문

○辛酉/濟州設賑自正月始設, 至是畢賑。 【濟州、大靜、旌義飢民七十二萬五千三百二十九口, 賑穀二萬五千九百五石零。】 牧使李禹鉉狀啓曰:

今番賑事, 一萬石元劃, 旣據優例, 五千包別下, 又推特恩, 整理錢換作穀一萬石特下於所望之外。 使彼溝壑之民, 厝之袵席之上, 王靈所曁, 大賑告訖, 而移轉穀涼藿代捧, 自是已例。 見今民間形勢, 與前大異, 待明春退捧。 請令廟堂稟旨分付。 本州人前縣監高漢祿貿穀補賑, 至於三百石, 將校洪三弼、幼學梁聖範願納穀物, 各爲一百石, 極爲可尙。

賑恤廳啓言: "濟州牧使李禹鉉畢賑狀啓, 賑還民之同爲白給, 一時徼譽之資, 一番創例, 後弊難遏, 該牧使拿問處之。 涼藿代捧之引年停退, 事係無前, 今已過節, 則民情不可不念, 依狀請許施。" 敎曰: "捐瘠夥然之說, 無難登聞, 事甚駭然。 非不知嚴處, 而首實猶勝於匿瞞, 拿處姑爲參酌。 勞可掩罪而已, 陞敍過矣。 向下施賞傳旨及承傳爻周, 以別涇渭。 前縣監高漢祿每每捐財, 海外土俗之能知存愛, 萬萬可尙。 特差大靜縣監, 仍用郡守履歷。 洪三弼、梁聖範百石願納, 可敵陸地之千包, 竝令兵曹巡將陞差。 整理穀萬包之特劃, 卽欲遠曁慈恩也, 豈比備禮船運之穀物乎? 涼藿代徵一款, 切勿擧論事分付, 報辭豈敢不爲枚擧乎? 該牧使推考, 以其蕩滌之由, 申諭大小民人, 俾知此亦出於慈恩所推。"

  •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68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57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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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42권, 정조 19년 5월 11일 신유 1/2 기사 / 1795년 청 건륭(乾隆) 60년

제주에서의 진휼을 끝마치다

국역

제주(濟州)에서 진휼(賑恤)을 행하였는데, 1월부터 시작하여 이때에 이르러 끝마쳤다. 【제주·대정(大靜)·정의(旌義)의 기민(飢民) 72만 5천 3백 29명에게 2만 5천 9백 5석(石)의 곡식을 들여 진휼하였다.】 목사 이우현(李禹鉉)이 장계를 올리기를,

"이번에 진휼하는 일로 1만 석을 원래 획급(劃給)해 주신 것만도 우례(優例)에 의거한 것이라고 할 것인데 또 특별히 은혜를 베푸시어 5천 포(包)를 따로 내려 주셨고 게다가 기대 밖으로 정리소(整理所)의 돈으로 곡식을 바꿔 1만 석이나 특별히 내려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죽음의 구렁텅이에 뒹굴던 백성들이 집안에서 편히 살 수 있게 되었는데 임금의 위령(威靈)이 미치는 가운데 대대적인 진휼 사업이 완결을 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전(移轉)해 준 곡식에 대해서는 미역으로 대신 바쳤던 전례(前例)가 본래 있는데, 현재의 민간 형편이 예전과는 크게 다르니, 내년 봄까지 기한을 물려주셨으면 합니다. 묘당으로 하여금 품지(稟旨)하여 분부토록 해 주소서.

본주(本州) 사람으로 전 현감 고한록(高漢祿)은 곡식을 무역해 진휼에 보탠 것이 무려 3백 석이나 되고, 장교(將校) 홍삼필(洪三弼)과 유학(幼學) 양성범(梁聖範)은 자원해서 납부한 곡물이 각각 1백 석이나 되니, 가상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였다. 진휼청이 아뢰기를,

"제주 목사 이우현이 진휼을 끝내고 올린 장계를 보건대, 진휼청의 환곡(還穀)을 받은 백성에게까지 똑같이 무상으로 지급하면서 한 때의 생색낼 밑천으로 삼았는데, 한 번 이런 예가 생겨나면 뒷폐단을 막기 어려우니, 해(該) 목사를 나문(拿問)하여 처리하게 하소서. 미역으로 대신 바칠 때 횟수를 끌어 정퇴(停退)시키는 것은 예전에 없었던 일입니다만, 지금은 이미 절기(節期)가 지났으니 백성들의 형편을 생각해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계를 올린 대로 시행하도록 허락하소서."

하니, 하교하기를,

"굶어 죽은 자가 많다는 말을 어려워하지 않고 보고하였으니 일이 매우 놀랍기만 하다. 엄히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마는, 사실대로 자수한 것이 그래도 숨기거나 속인 것보다는 나으니, 잡아와 처리하는 일은 우선 참작하도록 하라. 그리고 그의 공로가 죄과(罪過)를 덮어줄 만하다고 해서 벌써 승서(陞叙)한 것은 지나치다. 전에 내린 시상(施賞) 전지(傳旨) 및 승전(承傳)을 취소하여 시비를 분명히 드러내도록 하라.

전 현감 고한록이 매번 사재(私財)를 내놓곤 하는데 바다 밖의 풍속으로 볼 때 백성들을 사랑할 줄을 알고 있으니 정말 가상한 일이다. 특별히 대정 현감(大靜縣監)으로 임명했다가 이어 군수(郡守)의 경력을 쌓게 하라. 홍삼필과 양성범이 1백 석을 자원해서 납부한 것은 육지에서의 1천 포(包)와 맞먹는다고 할 수 있다. 이들 모두를 병조로 하여금 순장(巡將)으로 승진시켜 임명토록 하라.

정리소(整理所)의 곡식을 1만 포나 특별히 획급(劃給)한 것은 바로 자궁(慈宮)의 은혜를 먼 지방에까지 미치게 하려는 것이었으니, 어찌 의례적으로만 생각하여 배로 운반해 준 곡식과 비교할 수가 있겠는가. 미역으로 대신 징수하는 한 조목에 대해서는 절대로 거론하지 말라고 분부했었는데, 회보하는 사연 속에 어찌 감히 낱낱이 들어 거론치 않았단 말인가. 해(該) 목사를 추고(推考)하라. 그리고 완전히 탕감해 준다는 사유를 대소 민인(民人)들에게 거듭 유시함으로써 이것 역시 자궁의 은혜를 확충하려는 뜻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끔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2책 42권 68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574면

원문

○辛酉/濟州設賑自正月始設, 至是畢賑。 【濟州、大靜、旌義飢民七十二萬五千三百二十九口, 賑穀二萬五千九百五石零。】 牧使李禹鉉狀啓曰:

今番賑事, 一萬石元劃, 旣據優例, 五千包別下, 又推特恩, 整理錢換作穀一萬石特下於所望之外。 使彼溝壑之民, 厝之袵席之上, 王靈所曁, 大賑告訖, 而移轉穀涼藿代捧, 自是已例。 見今民間形勢, 與前大異, 待明春退捧。 請令廟堂稟旨分付。 本州人前縣監高漢祿貿穀補賑, 至於三百石, 將校洪三弼、幼學梁聖範願納穀物, 各爲一百石, 極爲可尙。

賑恤廳啓言: "濟州牧使李禹鉉畢賑狀啓, 賑還民之同爲白給, 一時徼譽之資, 一番創例, 後弊難遏, 該牧使拿問處之。 涼藿代捧之引年停退, 事係無前, 今已過節, 則民情不可不念, 依狀請許施。" 敎曰: "捐瘠夥然之說, 無難登聞, 事甚駭然。 非不知嚴處, 而首實猶勝於匿瞞, 拿處姑爲參酌。 勞可掩罪而已, 陞敍過矣。 向下施賞傳旨及承傳爻周, 以別涇渭。 前縣監高漢祿每每捐財, 海外土俗之能知存愛, 萬萬可尙。 特差大靜縣監, 仍用郡守履歷。 洪三弼、梁聖範百石願納, 可敵陸地之千包, 竝令兵曹巡將陞差。 整理穀萬包之特劃, 卽欲遠曁慈恩也, 豈比備禮船運之穀物乎? 涼藿代徵一款, 切勿擧論事分付, 報辭豈敢不爲枚擧乎? 該牧使推考, 以其蕩滌之由, 申諭大小民人, 俾知此亦出於慈恩所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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