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실록46권, 영조 13년 10월 24일 무신 3/3 기사 / 1737년 청 건륭(乾隆) 2년
인재를 천거하게 하다. 단양 군수 유수원이 지은 《우서》를 구하게 하다
국역
임금이 대신(大臣)과 비국 당상(備局堂上)을 인견하였다. 영의정 이광좌(李光佐)가 아뢰기를,
"좌의정은 이미 숙배(肅拜)하고는 도로 들어가고 우의정이 또 도성을 나서려 하니, 국사(國事)가 참으로 아득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주역(周易)》에 ‘소인은 등용하지 말라.’ 하였는데, 권집(權䌖)을 지금 이미 내보냈다. 내가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었겠는가? 성인이라면 반드시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하였다. 이광좌가 아뢰기를,
"시험해 써 보기도 전에 어떻게 미리 헤아려 등용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는데, 임금이 말하기를,
"사실 그렇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그 역시 도리어 폐단이 있을 것이다."
하니, 이광좌가 아뢰기를,
"며칠 전 새벽에 일어나 동쪽을 보니 불꽃 같은 붉은 빛이 있었는데, 그것은 적기(赤氣)였습니다. 올해도 재변이 이처럼 거듭되고 있으니 수성(修省)하는 방법으로는 덕(德)을 닦는 것이 최선이고 인재를 등용하는 것은 차선이니, 청컨대 조정의 신하로 하여금 각각 몇 사람씩 천거하도록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시임(時任) 대신과 원임(原任) 대신은 각각 세 사람씩 천거하고, 정부(政府)의 서벽(西壁)389) 과 육조(六曹), 비국 당상, 삼사(三司)390) 의 장관(長官), 양국(兩局)391) 의 대장(大將), 팔도(八道)의 감사(監司), 양도(兩都)392) 의 유수(留守)는 각각 두 사람씩 천거하도록 하라."
하였다. 비국 당상 이종성(李宗城)이 아뢰기를,
"단양 군수(丹陽郡守) 유수원(柳壽垣)이 귀는 비록 먹었으나 문장을 잘합니다. 책을 한 권 지었는데, 나라를 위한 경륜을 논한 것입니다. 헛되이 늙는 것이 아깝습니다."
하였는데, 이광좌가 아뢰기를,
"신 역시 그 책을 보았는데, 책이름을 《우서(迂書)》라 합니다. 주장과 논변이 매우 이채롭습니다."
하니, 임금이 승정원(承政院)에 명하여 구해 올리게 하였다.
- [註 389] 정부(政府)의 서벽(西壁) : 서벽(西壁)은 회좌(會座)할 때 좌석의 서쪽에 앉는 벼슬. 《중종실록(中宗實錄)》 제24권에 보면, 정부의 동벽(東壁)은 좌우 찬성(左右贊成)이고, 서벽(西壁)은 좌우 참찬(左右參贊)이라 하였음.
- [註 390] 삼사(三司) : 홍문관·사헌부·사간원.
- [註 391] 양국(兩局) : 어영청과 훈련 도감.
- [註 392] 양도(兩都) : 개성과 강화.
원문
○上引見大臣備堂。 領議政李光佐曰: "左揆旣肅旋入, 右揆又將出城, 國事誠茫然矣。" 上曰: "《易》云小人勿用。 權䌖今旣去之矣, 予何以先知之? 聖人則必有他道矣。" 光佐曰: "未試可之前, 何可逆料而不用乎?" 上曰: "誠是矣。 若此則亦反有弊。" 光佐曰: "數昨曉起, 見東方有紅光如火焰, 乃赤氣也。 今年災異若是荐疊, 修省之道, 修德爲上, 用人才爲次, 請使朝臣, 各薦數人。" 上曰: "時原任大臣各薦三人, 政府西壁、六曹、備堂、三司長官、兩局大將、八道監司、兩都留守各薦二人。" 備堂李宗城曰: "丹陽郡守柳壽垣耳雖聾而善文章, 撰書一部, 論爲國經綸, 虛老可惜矣。" 光佐曰: "臣亦見其書, 名曰《迂書》, 議論誠奇矣。" 上命政院取進。
영조실록46권, 영조 13년 10월 24일 무신 3/3 기사 / 1737년 청 건륭(乾隆) 2년
인재를 천거하게 하다. 단양 군수 유수원이 지은 《우서》를 구하게 하다
국역
임금이 대신(大臣)과 비국 당상(備局堂上)을 인견하였다. 영의정 이광좌(李光佐)가 아뢰기를,
"좌의정은 이미 숙배(肅拜)하고는 도로 들어가고 우의정이 또 도성을 나서려 하니, 국사(國事)가 참으로 아득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주역(周易)》에 ‘소인은 등용하지 말라.’ 하였는데, 권집(權䌖)을 지금 이미 내보냈다. 내가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었겠는가? 성인이라면 반드시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하였다. 이광좌가 아뢰기를,
"시험해 써 보기도 전에 어떻게 미리 헤아려 등용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였는데, 임금이 말하기를,
"사실 그렇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그 역시 도리어 폐단이 있을 것이다."
하니, 이광좌가 아뢰기를,
"며칠 전 새벽에 일어나 동쪽을 보니 불꽃 같은 붉은 빛이 있었는데, 그것은 적기(赤氣)였습니다. 올해도 재변이 이처럼 거듭되고 있으니 수성(修省)하는 방법으로는 덕(德)을 닦는 것이 최선이고 인재를 등용하는 것은 차선이니, 청컨대 조정의 신하로 하여금 각각 몇 사람씩 천거하도록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시임(時任) 대신과 원임(原任) 대신은 각각 세 사람씩 천거하고, 정부(政府)의 서벽(西壁)389) 과 육조(六曹), 비국 당상, 삼사(三司)390) 의 장관(長官), 양국(兩局)391) 의 대장(大將), 팔도(八道)의 감사(監司), 양도(兩都)392) 의 유수(留守)는 각각 두 사람씩 천거하도록 하라."
하였다. 비국 당상 이종성(李宗城)이 아뢰기를,
"단양 군수(丹陽郡守) 유수원(柳壽垣)이 귀는 비록 먹었으나 문장을 잘합니다. 책을 한 권 지었는데, 나라를 위한 경륜을 논한 것입니다. 헛되이 늙는 것이 아깝습니다."
하였는데, 이광좌가 아뢰기를,
"신 역시 그 책을 보았는데, 책이름을 《우서(迂書)》라 합니다. 주장과 논변이 매우 이채롭습니다."
하니, 임금이 승정원(承政院)에 명하여 구해 올리게 하였다.
- [註 389] 정부(政府)의 서벽(西壁) : 서벽(西壁)은 회좌(會座)할 때 좌석의 서쪽에 앉는 벼슬. 《중종실록(中宗實錄)》 제24권에 보면, 정부의 동벽(東壁)은 좌우 찬성(左右贊成)이고, 서벽(西壁)은 좌우 참찬(左右參贊)이라 하였음.
- [註 390] 삼사(三司) : 홍문관·사헌부·사간원.
- [註 391] 양국(兩局) : 어영청과 훈련 도감.
- [註 392] 양도(兩都) : 개성과 강화.
원문
○上引見大臣備堂。 領議政李光佐曰: "左揆旣肅旋入, 右揆又將出城, 國事誠茫然矣。" 上曰: "《易》云小人勿用。 權䌖今旣去之矣, 予何以先知之? 聖人則必有他道矣。" 光佐曰: "未試可之前, 何可逆料而不用乎?" 上曰: "誠是矣。 若此則亦反有弊。" 光佐曰: "數昨曉起, 見東方有紅光如火焰, 乃赤氣也。 今年災異若是荐疊, 修省之道, 修德爲上, 用人才爲次, 請使朝臣, 各薦數人。" 上曰: "時原任大臣各薦三人, 政府西壁、六曹、備堂、三司長官、兩局大將、八道監司、兩都留守各薦二人。" 備堂李宗城曰: "丹陽郡守柳壽垣耳雖聾而善文章, 撰書一部, 論爲國經綸, 虛老可惜矣。" 光佐曰: "臣亦見其書, 名曰《迂書》, 議論誠奇矣。" 上命政院取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