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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168권, 광해 13년 8월 17일 병술 7/7 기사 / 1621년 명 천계(天啓) 1년

김시추 등의 소장을 없애서 역적들의 계략을 막을 것을 청한 관학 유생 송락의 상소

국역

관학 유생 송락(宋硌) 등이 상소하기를,

"〈신들이 삼가 생각건대,〉 이번 영남에서 괴상한 자들이 조우인(曺友仁)의 은밀한 사주를 받아 유성증(柳省曾)의 흉측한 소장을 싸들고 유림의 이름을 빙자하여 마치 지난날 난병(亂兵)이 성 안에 들어올 때처럼 기세등등 하게 남궁(南宮)의 잠긴 열쇠를 부수고 지키고 있는 군사들을 구타했으니, 이런 짓이 어찌 사자(士子)가 대궐에 엎드려 소장을 올리는 거조이겠습니까. 지금의 세상에 이이첨같이 청간(淸簡)하고 고결한 자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네 벽만 겨우 세워진 집의 좌우에는 도서만이 가득하고, 문 앞에는 청탁하는 자가 없어 뇌물이 오가지 않는 것은 나라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으며 원근 사람들이 칭송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의 이른바 ‘진귀한 보화를 운반하는 수레가 연달아 있고 사방의 재물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뇌물을 바치는 자가 몰려들어 그의 뜰에 즐비하다.’는 것은 그런 짓을 하는 자가 따로 있어 온 세상 사람들이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입도 사람의 입인데, 어찌 감히 터무니없는 말을 이첨에게 덮어씌우는 것입니까. 이것도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또 신경희·허균(許筠) 등 두 역적의 일을 이첨이 함께 한 짓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뚜렷하게 각기 공초한 문안이 있습니다. 이 일은 모두 대관들이 논하고 관학에서도 진달했던 것으로, 무고임이 밝혀져 원통함이 풀렸습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은 그 당시의 실상을 알지도 못하고 사람을 바꿔가며 욕설을 해대니, 이것 또한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괴상한 자들은 또 ‘이이첨이 원접사가 되었을 때, 중국 사신들과 결탁하여 암암리에 그들의 환심을 사 재앙을 전가하고 나라를 팔았다.’고 하는데, 이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중국의 두 사신은 이첨의 화려한 문장과 잘 다듬어진 예모를 수응 수답할 때마다 보고 심지어는 어전에서 전하에게 ‘비교할 자가 없다.’고까지 칭찬하였습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은 이것을 가지고 ‘암암리에 결탁하여 환심을 샀다.’고 한단 말입니까. 이첨은 빈접사의 명을 받은 다음 스스로 혼신의 성의를 다하여, 조사(詔使)들이 일로(一路)에서 각기 나누어 행차하는 것을 합하도록 하고, 중국 장수가 1천 명의 병사로 호송하는 것을 줄이게 했으며, 금침(衿枕)을 차등있게 했다고 하여 크게 성내는 것을 풀게도 했으며, 따라오는 자들의 짐을 날라주는 폐단을 제거하고, 형장(刑杖)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접대하는 일을 간략하게 하여 끝까지 털끝만큼도 실수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이리하여 양서(兩西)의 민생들이 이첨의 은혜에 감사하여 철비(鐵碑)를 세워 공적을 기록하려고 했었습니다. 아무리 헐뜯기를 잘하는 자라 하더라도 어찌 이처럼 교묘한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이것도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괴상한 자들은 또 이첨이 무신년에 선력(宣力)한 일을 한탁주(韓侘胄)가 자신의 공을 믿었던 것에 비교했는데, 이것이야말로 그들의 말 가운데 가장 흉참한 말입니다. 전하께서는 천자의 총명(寵命)을 받았고 선왕의 부탁을 받았으며 훌륭한 공렬도 이루었으니, 당연히 왕위에 오르셔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저해하기 위해 흉적들이 역적의 일을 도모하려 하자 이첨은 대현신 정인홍(鄭仁弘)과 한마음으로 역적들을 토벌하여 왕위를 보존케 하였습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은, 밤중에 비밀리 황포(黃袍)를 만들어 주렴을 드리운 가왕(嘉王)을 끌어들여 동궁에서 덕을 기르고 빛나게 정통을 이으신 전하에게 비하려 하였습니다. 이첨은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고 국가를 위해 시종 역적을 토벌하였으며, 이진(李珒)·김직재(金直哉)·김제남(金悌男)·허균(許筠) 등을 의리를 들어 토벌할 것을 청하였으니, 어찌 무신년 선력(宣力)한 일뿐이겠습니까. 이것도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괴상한 자들은 재차 올린 상소 가운데에서 ‘대간들의 계사에 있는 수로와 육로로 나왔다는 것,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유성증(柳省曾)이 대신 지어 주었다는 등의 일이 모두 밝혀졌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이 누암(樓岩)에서 배를 타고 동호(東湖)에서 내렸으니, 두 곳 나룻터에 물어보면 알 것이며, 활을 메고 화살을 낀 채 길을 메우며 온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보았는데, 어떻게 감출 수 있겠으며, 세 사람이 나아가 맞이하고 성증이 붓을 잡았으니, 고쳐 지은 사실도 뚜렷합니다. 어떻게 감히 이렇게 숨길 수 있단 말입니까. 이것도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또 이달 14일 밤에 이이첨의 집 건너편 고개 위에 수상하게 보이는 50, 60인이 말을 타고 활과 화살을 가지고 모여서 몇 시간을 있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흩어져 갔는데, 그 동네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숨어 있느라 뒤쫓아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는 필시 괴상한 자들의 무리들이 이첨의 집을 에워싸고 그를 제거하려는 흉모일 것입니다. 어찌 국가와 휴척(休戚)을 같이 하는 중신이 성명한 때에 배도(裵度)나 무원형(武元衡)처럼 변을 당하게 되었는 데에도 금지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괴상한 자들이 성에 들어오기도 전에 도하(都下)가 먼저 비어 군중들의 동요를 수습할 길이 없습니다. 전하께서도 나라의 위태로움과 어지러움이 지난 무오년 8월과 같다는 것을 알고 계시면서, 오히려 제생(諸生)으로 대우하고 흉도에게 온지(溫旨)로 답하시어 적들을 대궐의 뜰에까지 들어오도록 용납하시었습니다. 이는 참으로 여러 사람을 포용하는 성인의 큰 도량이긴 합니다만 도적을 받아줌으로써 재앙이 쌓이는 것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신들이 걱정하고 민망히 여기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유숙(柳潚) 등이 궁중의 변을 만들어 내려고 한 데에는 본래 이유가 있습니다. 역적 정온(鄭蘊)이 상소를 올려 이의(李㼁)를 구하려고 할 때에 유숙이 승지였습니다. 정온의 상소를 본 유숙은 곧바로 입계하지 않고 정온을 방으로 불러들여 흉참하고 불측한 말들을 깎고 고쳤습니다. 이 때문에 유숙은 당시 대관에게 탄핵을 받았는데, 다만 직임만을 파하자 물의가 지금도 분개하고 있습니다. 유숙 등이 오늘날에 이르러도 ‘소장(蕭墻)’이란 두 글자를 써가며 재앙을 궁중으로 전가하려 하니 역적을 비호하는 심정과 자취는 예전과 같습니다. 역적 허환이 잡히자, 유숙 등은 스스로 모면하기 어려울 것을 알고서 족속들을 모아놓고 모의하여 전택(田宅)을 팔아 은자(銀子) 1천 냥을 마련하여 누군가에게 뇌물로 바치고 살려달라고 했는데, 그 뇌물이 다른 사람의 집에 잘못 전달되어 버렸습니다. 이 일은 온 나라 사람들이 아는 사실입니다. 기타 전유형(全有亨)이 편지를 보내어 허환을 구원하려 했던 것과 이지화(李之華)가 사람을 보내어 당인들을 모이게 한 것은, 모두 유숙·유활·조우인 등에 부회(附會)하기 위해 일어난 것입니다. 성증은 바로 정온의 소장을 고친 유숙과 같은 자이며, 괴상한 자들은 이첨을 공격한 유숙·유활과 같은 자들이며, 형곡(硎谷)의 이야기는 역적 허환이 유송(劉宋)에 비교한 것과 같은 투이며, 흉시를 지은 것은 역적 허균이 격문을 던진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한 떼의 무리들이 일으킨 사특한 논의는 낱낱이 합쳐지고 마디마디 부합되는 것인데, 원근의 잡배들을 모아 흉측한 소장을 앞뒤로 올리니, 조정이 조용하지 못하고 나라가 어지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그들이 말한 ‘한마디로 말해서 무군 부도(無君不道)이다.’라고 한 것은 참으로 자신들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삼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괴상한 자들을 장보(章甫)들과 혼동해서 보시거나 흉도들의 소장을 정론과 동등하게 보시지 말고, 역적을 토벌하는 대의를 통찰하시어 역적들을 비호한 자들에 대해 흔쾌히 상형(常刑)을 보이셔야 합니다. 그리하여 속히 전유형(全有亨)을 왕옥에 내리어 박홍도(朴弘道)에게 편지한 이유를 끝까지 캐묻고, 괴상한 자들을 영외(嶺外)로 모두 쫓아버리고, 악당들과 한 패거리가 된 우인의 죄를 다스리는 한편, 흉측한 두 소장을 불살라 여러 역적들의 간사한 계략을 막으신다면, 종묘 사직과 사림(士林)에 더없이 다행이겠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소장을 살펴보니 잘 알겠다. 그러나 소란스러움이 너무 지나치니 더 번거롭게 하지 말고 물러가 글을 읽도록 하라."

하였다.

원문

○館學儒生宋硌等上疏曰:(臣等伏以,) 今者嶺南怪鬼, 受友仁之陰嗾, 齎省曾之兇疏, 憑藉儒名, 有同亂兵, 入城之日, 鴟張氣焰, 磓碎南宮之封鑰, 歐打守卒, 此豈士子伏閤上章之擧措乎? 當今之世, 淸簡高潔如李爾瞻者, 有幾人哉? 家徒四壁, 左右圖書, 門無干謁, 苞苴不行者, 國人所知, 遠近所稱。 而怪鬼所謂"輸珍運貨, 接軸連檣, 四方財用, 山積其庭, 行賂鑽進, 闤闠其庭"者, 自有其人, 擧世指點, 則渠口亦肉, 何敢以萬不似之說, 勒移於爾瞻之身哉? 此亦怪鬼欺罔之罪也。 又以申、許兩賊之事, 謂爾瞻黨逆, 則自有各招文案。 此皆臺諫所論、館學所陳, 已破其誣而伸其冤者也。 怪鬼不知其時實狀, 替人傳罵, 此亦怪鬼欺罔之罪也。 怪鬼又以"爾瞻爲遠接使, 陰結歡心, 嫁禍賣國"爲言, 是則無理之甚者也。 兩使以爾瞻文章之富麗、禮貌之閑習, 每發於酬酢之間, 而至以天下無雙, 盛稱於御前, 則怪鬼以此, 謂之陰結歡心耶? 爾瞻旣奉儐接之命, 自盡鞠瘁之誠, 合詔使一路之分行, 減唐將千兵之護送, 解衾枕有差之盛怒, 除擡杠擔持之鉅弊, 不用刑杖, 能簡支應, 竟無一毫之失, 而兩西民生, 感其蒙惠, 至欲立銕碑而記功。 雖有善毁者, 豈能掉其巧舌乎? 此亦怪鬼欺罔之罪也。 怪鬼又以爾瞻戊申宣力一事, 比侂胄自恃之功, 是則其言之尤極兇慘者也。 殿下受天子之寵命, 承先王之付托, 偉烈旣成, 大位當升, 而謀危兇賊, 欲逞逆節, 爾瞻與大賢臣鄭仁弘, 一心討逆, 有擎天捧日之功, 則怪鬼乃以半夜密製黃袍, 垂簾引入之嘉王, 欲比我聖上, 毓德東宮, 光明繼承之正統乎。 爾瞻忘身徇國, 終始討逆, 如逆珒、直哉、金悌男、賊筠, 無不擧義請討, 豈但戊申宣力一事而止哉? 此亦怪鬼欺罔之罪也。 怪鬼再疏中, 以"臺諫啓辭水陸竝進、張弓挾矢、借述省曾等事, 皆爲發明"云。 怪鬼乘船樓巖, 下船東湖, 則問諸水濱, 皆可知矣。 張弓挾矢, 塞路而來, 則萬目所覩, 何以掩之? 三人往迎, 省曾把筆, 則改製之狀, 其亦昭著。 渠何敢如是諱之乎? 此亦怪鬼欺罔之罪也。 又於今月十四日夜, 李爾瞻家越邊嶺上, 有荒唐一隊五六十人, 或騎馬或持弓矢, 屯聚數更, 至曉散去, 其洞之人, 皆屛息隱伏, 不能追逐云。 此必怪鬼輩圍立爾瞻家, 有除去之兇謀也, 豈可使與國家同休戚之重臣, 將未免裵度、武元衡之變於明時, 而莫之禁乎? 怪鬼曾未入城, 都下先空, 群心洶湧, 不可收拾。 殿下已知國內危亂, 如戊午之八月, 而猶且以諸生待之, 答兇疏以溫旨, 容逆迹於闕庭。 信乎聖人包荒之大度, 而其於納寇蓄禍何? 臣等之憂且悶者, 爲此也。 大抵潚等構孽蕭墻之謀, 有自來矣。 當逆(薀)[蘊] 之上疏救㼁也, 潚爲承旨。 見(薀)[蘊] 之疏, 不卽入啓, 招(薀)[蘊] 入房, 刪改其兇慘不測之言。 爲其時臺諫所劾, 只罷其職(而止), 物議猶憤(也)。 潚等至於今日, 又假蕭墻二字, 欲嫁禍于宮闈, 其護逆情迹, 猶夫前也。 㬇賊被拿, 潚等自知難免, 聚族而謀, 典賣田宅, 辦得千兩銀子, 求生於人, 誤傳他家, 此則擧國之所知也。 其他有亨之通書救㬇、之華之送人聚黨, 皆附會潚、活、友仁等而發也。 至如省曾, 卽今日改(薀)[蘊] 疏之賊潚也, 怪鬼卽前日攻爾瞻之潚、活也, 硎谷之說, 與賊㬇 劉宋之譬, 一套也, 兇詩之作, 與賊筠投檄之變, 無異也。 一隊兇徒, 一種邪論, 面面相合, 節節相符, 募雜類之遠邇, 繼兇疏於前後, 其朝著之不靖, 國家之交亂, 又何怪乎? 渠所謂一言而蔽之無君不道者, 眞自謂也。 伏願殿下, 勿以怪鬼, 混視於章甫, 勿以兇疏, 等觀於正論, 洞察討逆之大義, 夬示護逆之常刑。 亟下有亨於王獄, 窮鞫致簡弘道之由, 盡逐怪鬼於嶺外, 克正同惡友仁之罪, 且焚兩疏之兇言, 以遏諸賊之奸謀, 則宗社幸甚, 士林幸甚。答曰: "省疏具悉。 騷擾甚矣, 勿爲更煩, 退去讀書。"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광해군일기[중초본]168권, 광해 13년 8월 17일 병술 7/7 기사 / 1621년 명 천계(天啓) 1년

김시추 등의 소장을 없애서 역적들의 계략을 막을 것을 청한 관학 유생 송락의 상소

국역

관학 유생 송락(宋硌) 등이 상소하기를,

"〈신들이 삼가 생각건대,〉 이번 영남에서 괴상한 자들이 조우인(曺友仁)의 은밀한 사주를 받아 유성증(柳省曾)의 흉측한 소장을 싸들고 유림의 이름을 빙자하여 마치 지난날 난병(亂兵)이 성 안에 들어올 때처럼 기세등등 하게 남궁(南宮)의 잠긴 열쇠를 부수고 지키고 있는 군사들을 구타했으니, 이런 짓이 어찌 사자(士子)가 대궐에 엎드려 소장을 올리는 거조이겠습니까. 지금의 세상에 이이첨같이 청간(淸簡)하고 고결한 자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네 벽만 겨우 세워진 집의 좌우에는 도서만이 가득하고, 문 앞에는 청탁하는 자가 없어 뇌물이 오가지 않는 것은 나라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으며 원근 사람들이 칭송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의 이른바 ‘진귀한 보화를 운반하는 수레가 연달아 있고 사방의 재물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뇌물을 바치는 자가 몰려들어 그의 뜰에 즐비하다.’는 것은 그런 짓을 하는 자가 따로 있어 온 세상 사람들이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입도 사람의 입인데, 어찌 감히 터무니없는 말을 이첨에게 덮어씌우는 것입니까. 이것도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또 신경희·허균(許筠) 등 두 역적의 일을 이첨이 함께 한 짓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뚜렷하게 각기 공초한 문안이 있습니다. 이 일은 모두 대관들이 논하고 관학에서도 진달했던 것으로, 무고임이 밝혀져 원통함이 풀렸습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은 그 당시의 실상을 알지도 못하고 사람을 바꿔가며 욕설을 해대니, 이것 또한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괴상한 자들은 또 ‘이이첨이 원접사가 되었을 때, 중국 사신들과 결탁하여 암암리에 그들의 환심을 사 재앙을 전가하고 나라를 팔았다.’고 하는데, 이는 너무나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중국의 두 사신은 이첨의 화려한 문장과 잘 다듬어진 예모를 수응 수답할 때마다 보고 심지어는 어전에서 전하에게 ‘비교할 자가 없다.’고까지 칭찬하였습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은 이것을 가지고 ‘암암리에 결탁하여 환심을 샀다.’고 한단 말입니까. 이첨은 빈접사의 명을 받은 다음 스스로 혼신의 성의를 다하여, 조사(詔使)들이 일로(一路)에서 각기 나누어 행차하는 것을 합하도록 하고, 중국 장수가 1천 명의 병사로 호송하는 것을 줄이게 했으며, 금침(衿枕)을 차등있게 했다고 하여 크게 성내는 것을 풀게도 했으며, 따라오는 자들의 짐을 날라주는 폐단을 제거하고, 형장(刑杖)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접대하는 일을 간략하게 하여 끝까지 털끝만큼도 실수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이리하여 양서(兩西)의 민생들이 이첨의 은혜에 감사하여 철비(鐵碑)를 세워 공적을 기록하려고 했었습니다. 아무리 헐뜯기를 잘하는 자라 하더라도 어찌 이처럼 교묘한 말을 할 수 있습니까. 이것도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괴상한 자들은 또 이첨이 무신년에 선력(宣力)한 일을 한탁주(韓侘胄)가 자신의 공을 믿었던 것에 비교했는데, 이것이야말로 그들의 말 가운데 가장 흉참한 말입니다. 전하께서는 천자의 총명(寵命)을 받았고 선왕의 부탁을 받았으며 훌륭한 공렬도 이루었으니, 당연히 왕위에 오르셔야 합니다. 그런데 이를 저해하기 위해 흉적들이 역적의 일을 도모하려 하자 이첨은 대현신 정인홍(鄭仁弘)과 한마음으로 역적들을 토벌하여 왕위를 보존케 하였습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은, 밤중에 비밀리 황포(黃袍)를 만들어 주렴을 드리운 가왕(嘉王)을 끌어들여 동궁에서 덕을 기르고 빛나게 정통을 이으신 전하에게 비하려 하였습니다. 이첨은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고 국가를 위해 시종 역적을 토벌하였으며, 이진(李珒)·김직재(金直哉)·김제남(金悌男)·허균(許筠) 등을 의리를 들어 토벌할 것을 청하였으니, 어찌 무신년 선력(宣力)한 일뿐이겠습니까. 이것도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괴상한 자들은 재차 올린 상소 가운데에서 ‘대간들의 계사에 있는 수로와 육로로 나왔다는 것,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유성증(柳省曾)이 대신 지어 주었다는 등의 일이 모두 밝혀졌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괴상한 자들이 누암(樓岩)에서 배를 타고 동호(東湖)에서 내렸으니, 두 곳 나룻터에 물어보면 알 것이며, 활을 메고 화살을 낀 채 길을 메우며 온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보았는데, 어떻게 감출 수 있겠으며, 세 사람이 나아가 맞이하고 성증이 붓을 잡았으니, 고쳐 지은 사실도 뚜렷합니다. 어떻게 감히 이렇게 숨길 수 있단 말입니까. 이것도 괴상한 자들이 기망한 죄입니다.

또 이달 14일 밤에 이이첨의 집 건너편 고개 위에 수상하게 보이는 50, 60인이 말을 타고 활과 화살을 가지고 모여서 몇 시간을 있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흩어져 갔는데, 그 동네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숨어 있느라 뒤쫓아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는 필시 괴상한 자들의 무리들이 이첨의 집을 에워싸고 그를 제거하려는 흉모일 것입니다. 어찌 국가와 휴척(休戚)을 같이 하는 중신이 성명한 때에 배도(裵度)나 무원형(武元衡)처럼 변을 당하게 되었는 데에도 금지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괴상한 자들이 성에 들어오기도 전에 도하(都下)가 먼저 비어 군중들의 동요를 수습할 길이 없습니다. 전하께서도 나라의 위태로움과 어지러움이 지난 무오년 8월과 같다는 것을 알고 계시면서, 오히려 제생(諸生)으로 대우하고 흉도에게 온지(溫旨)로 답하시어 적들을 대궐의 뜰에까지 들어오도록 용납하시었습니다. 이는 참으로 여러 사람을 포용하는 성인의 큰 도량이긴 합니다만 도적을 받아줌으로써 재앙이 쌓이는 것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신들이 걱정하고 민망히 여기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유숙(柳潚) 등이 궁중의 변을 만들어 내려고 한 데에는 본래 이유가 있습니다. 역적 정온(鄭蘊)이 상소를 올려 이의(李㼁)를 구하려고 할 때에 유숙이 승지였습니다. 정온의 상소를 본 유숙은 곧바로 입계하지 않고 정온을 방으로 불러들여 흉참하고 불측한 말들을 깎고 고쳤습니다. 이 때문에 유숙은 당시 대관에게 탄핵을 받았는데, 다만 직임만을 파하자 물의가 지금도 분개하고 있습니다. 유숙 등이 오늘날에 이르러도 ‘소장(蕭墻)’이란 두 글자를 써가며 재앙을 궁중으로 전가하려 하니 역적을 비호하는 심정과 자취는 예전과 같습니다. 역적 허환이 잡히자, 유숙 등은 스스로 모면하기 어려울 것을 알고서 족속들을 모아놓고 모의하여 전택(田宅)을 팔아 은자(銀子) 1천 냥을 마련하여 누군가에게 뇌물로 바치고 살려달라고 했는데, 그 뇌물이 다른 사람의 집에 잘못 전달되어 버렸습니다. 이 일은 온 나라 사람들이 아는 사실입니다. 기타 전유형(全有亨)이 편지를 보내어 허환을 구원하려 했던 것과 이지화(李之華)가 사람을 보내어 당인들을 모이게 한 것은, 모두 유숙·유활·조우인 등에 부회(附會)하기 위해 일어난 것입니다. 성증은 바로 정온의 소장을 고친 유숙과 같은 자이며, 괴상한 자들은 이첨을 공격한 유숙·유활과 같은 자들이며, 형곡(硎谷)의 이야기는 역적 허환이 유송(劉宋)에 비교한 것과 같은 투이며, 흉시를 지은 것은 역적 허균이 격문을 던진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한 떼의 무리들이 일으킨 사특한 논의는 낱낱이 합쳐지고 마디마디 부합되는 것인데, 원근의 잡배들을 모아 흉측한 소장을 앞뒤로 올리니, 조정이 조용하지 못하고 나라가 어지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그들이 말한 ‘한마디로 말해서 무군 부도(無君不道)이다.’라고 한 것은 참으로 자신들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삼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괴상한 자들을 장보(章甫)들과 혼동해서 보시거나 흉도들의 소장을 정론과 동등하게 보시지 말고, 역적을 토벌하는 대의를 통찰하시어 역적들을 비호한 자들에 대해 흔쾌히 상형(常刑)을 보이셔야 합니다. 그리하여 속히 전유형(全有亨)을 왕옥에 내리어 박홍도(朴弘道)에게 편지한 이유를 끝까지 캐묻고, 괴상한 자들을 영외(嶺外)로 모두 쫓아버리고, 악당들과 한 패거리가 된 우인의 죄를 다스리는 한편, 흉측한 두 소장을 불살라 여러 역적들의 간사한 계략을 막으신다면, 종묘 사직과 사림(士林)에 더없이 다행이겠습니다."

하니, 답하기를,

"소장을 살펴보니 잘 알겠다. 그러나 소란스러움이 너무 지나치니 더 번거롭게 하지 말고 물러가 글을 읽도록 하라."

하였다.

원문

○館學儒生宋硌等上疏曰:(臣等伏以,) 今者嶺南怪鬼, 受友仁之陰嗾, 齎省曾之兇疏, 憑藉儒名, 有同亂兵, 入城之日, 鴟張氣焰, 磓碎南宮之封鑰, 歐打守卒, 此豈士子伏閤上章之擧措乎? 當今之世, 淸簡高潔如李爾瞻者, 有幾人哉? 家徒四壁, 左右圖書, 門無干謁, 苞苴不行者, 國人所知, 遠近所稱。 而怪鬼所謂"輸珍運貨, 接軸連檣, 四方財用, 山積其庭, 行賂鑽進, 闤闠其庭"者, 自有其人, 擧世指點, 則渠口亦肉, 何敢以萬不似之說, 勒移於爾瞻之身哉? 此亦怪鬼欺罔之罪也。 又以申、許兩賊之事, 謂爾瞻黨逆, 則自有各招文案。 此皆臺諫所論、館學所陳, 已破其誣而伸其冤者也。 怪鬼不知其時實狀, 替人傳罵, 此亦怪鬼欺罔之罪也。 怪鬼又以"爾瞻爲遠接使, 陰結歡心, 嫁禍賣國"爲言, 是則無理之甚者也。 兩使以爾瞻文章之富麗、禮貌之閑習, 每發於酬酢之間, 而至以天下無雙, 盛稱於御前, 則怪鬼以此, 謂之陰結歡心耶? 爾瞻旣奉儐接之命, 自盡鞠瘁之誠, 合詔使一路之分行, 減唐將千兵之護送, 解衾枕有差之盛怒, 除擡杠擔持之鉅弊, 不用刑杖, 能簡支應, 竟無一毫之失, 而兩西民生, 感其蒙惠, 至欲立銕碑而記功。 雖有善毁者, 豈能掉其巧舌乎? 此亦怪鬼欺罔之罪也。 怪鬼又以爾瞻戊申宣力一事, 比侂胄自恃之功, 是則其言之尤極兇慘者也。 殿下受天子之寵命, 承先王之付托, 偉烈旣成, 大位當升, 而謀危兇賊, 欲逞逆節, 爾瞻與大賢臣鄭仁弘, 一心討逆, 有擎天捧日之功, 則怪鬼乃以半夜密製黃袍, 垂簾引入之嘉王, 欲比我聖上, 毓德東宮, 光明繼承之正統乎。 爾瞻忘身徇國, 終始討逆, 如逆珒、直哉、金悌男、賊筠, 無不擧義請討, 豈但戊申宣力一事而止哉? 此亦怪鬼欺罔之罪也。 怪鬼再疏中, 以"臺諫啓辭水陸竝進、張弓挾矢、借述省曾等事, 皆爲發明"云。 怪鬼乘船樓巖, 下船東湖, 則問諸水濱, 皆可知矣。 張弓挾矢, 塞路而來, 則萬目所覩, 何以掩之? 三人往迎, 省曾把筆, 則改製之狀, 其亦昭著。 渠何敢如是諱之乎? 此亦怪鬼欺罔之罪也。 又於今月十四日夜, 李爾瞻家越邊嶺上, 有荒唐一隊五六十人, 或騎馬或持弓矢, 屯聚數更, 至曉散去, 其洞之人, 皆屛息隱伏, 不能追逐云。 此必怪鬼輩圍立爾瞻家, 有除去之兇謀也, 豈可使與國家同休戚之重臣, 將未免裵度、武元衡之變於明時, 而莫之禁乎? 怪鬼曾未入城, 都下先空, 群心洶湧, 不可收拾。 殿下已知國內危亂, 如戊午之八月, 而猶且以諸生待之, 答兇疏以溫旨, 容逆迹於闕庭。 信乎聖人包荒之大度, 而其於納寇蓄禍何? 臣等之憂且悶者, 爲此也。 大抵潚等構孽蕭墻之謀, 有自來矣。 當逆(薀)[蘊] 之上疏救㼁也, 潚爲承旨。 見(薀)[蘊] 之疏, 不卽入啓, 招(薀)[蘊] 入房, 刪改其兇慘不測之言。 爲其時臺諫所劾, 只罷其職(而止), 物議猶憤(也)。 潚等至於今日, 又假蕭墻二字, 欲嫁禍于宮闈, 其護逆情迹, 猶夫前也。 㬇賊被拿, 潚等自知難免, 聚族而謀, 典賣田宅, 辦得千兩銀子, 求生於人, 誤傳他家, 此則擧國之所知也。 其他有亨之通書救㬇、之華之送人聚黨, 皆附會潚、活、友仁等而發也。 至如省曾, 卽今日改(薀)[蘊] 疏之賊潚也, 怪鬼卽前日攻爾瞻之潚、活也, 硎谷之說, 與賊㬇 劉宋之譬, 一套也, 兇詩之作, 與賊筠投檄之變, 無異也。 一隊兇徒, 一種邪論, 面面相合, 節節相符, 募雜類之遠邇, 繼兇疏於前後, 其朝著之不靖, 國家之交亂, 又何怪乎? 渠所謂一言而蔽之無君不道者, 眞自謂也。 伏願殿下, 勿以怪鬼, 混視於章甫, 勿以兇疏, 等觀於正論, 洞察討逆之大義, 夬示護逆之常刑。 亟下有亨於王獄, 窮鞫致簡弘道之由, 盡逐怪鬼於嶺外, 克正同惡友仁之罪, 且焚兩疏之兇言, 以遏諸賊之奸謀, 則宗社幸甚, 士林幸甚。答曰: "省疏具悉。 騷擾甚矣, 勿爲更煩, 退去讀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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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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