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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206권, 선조 39년 12월 23일 정사 3/3 기사 / 1606년 명 만력(萬曆) 34년

능침을 범한 두 왜인의 처치에 대해 대신들이 의논드리다

국역

허성(許筬)이 의논드리기를,

"19일의 비망기를 보건대, 성덕(聖德)께서 인(仁)으로 감싸 만물을 포용하고 양육하는 뜻이 더할 수 없이 지극하였으니, 이 비망기가 한 번 나오자 백만 생령(生靈)들이 이미 인수(仁壽)의 지경에 들었습니다. 지금의 좋은 계책으로는 이밖의 다른 계책이 없을 듯하니 신도 감히 췌론을 제기하지 못하겠습니다. 그 사이의 이해에 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있겠지만 역시 오랜 전쟁으로 재앙을 치른 끝에 생령들이 죽어가는 형편이니 소소한 사정을 조사함으로써 국가가 인애하는 마음으로 감싸주고 키워주는 큰 덕을 그르치는 것은 마땅치 않을 듯합니다.

지금 귤왜를 힐문하려 하면서 두 왜인을 보내지 않을 경우 저들이 반드시 굴복하지 않게 될 것은 참으로 성교(聖敎)와 같습니다. 그러나 함께 보내고자 한다면 낙형(烙刑)을 받은 끝에 기력이 이미 상했을 터이고 추운 날씨와 먼 길에 반드시 도착해내지 못할 것입니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에는 먼저 귤왜에게 유시하기를 ‘너의 섬에서 잡아 보낸 적이 범죄 사실을 자복하지 않으니 능을 파헤친 죄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너의 섬에서 바친 정성만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이 한가지 일을 가지고 대계(大計)를 그르칠 수 없기에 사신이 바다 건너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러나 그대가 반드시 속마음을 발명코자 한다면 이 사람들 이외에 반드시 남은 적도들이 있을 터이니 다시 조사해서 붙잡아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귤왜가 실정을 밝혀 스스로 단정할 수 있다면 두 왜인을 앞서의 공사대로 시행하면 될 것이고 혹시 사태가 달리 전개되면 그때쯤에는 두 왜인이 반드시 조금은 소생될 것이니 귤왜에게 보내서 대면시켜 규명케 한 뒤 그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귤왜까지도 구류시키고서 곧바로 사람을 마도에 보내 힐문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먼저 놀랄 만한 일을 일으킴으로써 왜적들을 놀라게 하는 일인데 신은 이것이 과연 사기(事機)에 합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이호민(李好閔)은 의논드리기를,

"신은 병으로 사실(私室)에 물러가 있었기에 전후의 추국 곡절이 어떠했는지 왜적의 공초는 어떤 것인지 모르겠으나 부질없이 두 왜적을 죽이는 것이 잘못된 계책이란 것만 알겠습니다. 지금 두 왜인을 함께 내려보내 일시에 면질시키라는 전교를 받드니 성려(聖慮)의 미치신 바가 지극히 윤당(允當)합니다. 당초 포로를 받아들일 때, 귤왜와 한 곳에서 직접 힐문하고 난 뒤 그들을 받아들였어야 참으로 좋았는데 지금으로서는 이미 그렇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따라서 두 왜인을 함께 내려보내는 것이 좋을 뿐만이 아니라 금부 당상 한 사람이 왜인을 압송해 내려가 귤왜의 하는 말과 두 왜인의 공초가 다른 점이 있으면 한 곳에 데려다 따져 힐문하여 치계해야 하겠습니다. 그 다음에 이덕형이 헌의한 내용대로 마도에 사신을 보내는 일을 의논하여 조처하는 것이 매우 편리할 것입니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은 이러합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신흠(申欽)은 의논드리기를,

"저들 중에 그 누가 원수가 아니겠습니까. 죽이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능을 침범한 적이라고 했는데 그 실정을 알아내지 못하고서 서둘러 죽여버린다면 저들은 필시 이것을 트집잡으면서 능을 파헤친 진범이라고 할 것입니다. 아직은 귤왜에게 힐문한 다음에 조처하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서성(徐渻)은 의논드리기를,

"당초 국문하지 않았다면 그만이지만 이미 추국을 실시하고서 자복을 받지 못하였다면 압송하여 면질시키는 일은 그만둘 수 없을 듯싶습니다. 피차가 서로 힐문한 말들을 모두 기록하여 한편으로 치계하게 한 뒤에 다시 의논하여 조처하는 것이 마땅하겠습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한효순(韓孝純)은 의논드리기를,

"마도의 왜적에 대해 진위를 헤아리기는 어렵지만 그들이 우리 나라에 통호(通好)를 구하는 것만은 지성에서 나온 것입니다. 어떻게 지성으로 통호를 구하면서 딴 사람을 결박지워 보내올 리가 있겠습니까. 신의 망령된 생각으로는 이들 두 왜인이 사실 간여된 바가 있는 자들인데도 추국받을 때 혹 말을 꾸며대는 일도 없지 않으리라 봅니다. 조정에서 설사 귤왜에게 힐문하고 마도에 사람을 보낸다 하더라도 그들의 대답은 반드시 ‘참으로 범행이 있으므로 결박지워 보낸 것이다. 국문을 받을 때 말을 바꾸어 답변했을 것이니 이는 우리가 알 바가 아니다.’고 할 것이니 저들의 대답은 끝내 이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대저 일이란 때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귀중한데 어찌 일부분에 구애되어서야 되겠습니까. 우선 귤왜에게 시험삼아 물어보아 그가 어떻게 답변하는가에 따라서 다시 마도에 물어본 뒤 천천히 의논하여 처참(處斬)하는 것이 아마도 옳지 않나 싶습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김수(金睟)·성영(成泳)·노직(盧稷)은 의논드리기를,

"지금 이 두 왜인을 저들이 능을 침범한 적이라고 하면서 결박지워 보낸 이상 우리 나라에서는 반드시 의심없이 베었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당초에 바로 베지 않고 이미 신문(訊問)을 하였다면 공초한 말들을 귤왜에게 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신들의 어리석은 의견에는 두 왜인을 함께 보낼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대체로 귤왜가 대답할 곡절에 대해서는 미리 알기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두 왜인이 말을 바꿔 자복하지 않은 것이라고 핑계댈 것입니다. 더구나 그들이 자복하지 않는 것이 또한 교활한 속임수로 실정을 자백하지 않은 것인 줄 어떻게 알겠습니까. 귤왜가 대답하는 것을 보아서 베거나 국문한다 해도 불가할 것이 없습니다. 도추(島酋)를 힐문하는 일에 있어서도 반드시 지정(智正)과 말이 다르지 않겠지만 그러나 우선 귤왜의 답변을 기다린 뒤에 의논하여 조처하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대체로 마도가 지성으로 화호(和好)를 구하는 것은 그 의도가 있을 것이니 두 왜인이 불복한 공초를 그들에게 전해 알려준다 하더라도 반드시 괴이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며 기미(羈縻)하는데 방해가 없을 듯합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송언신(宋言愼)이 의논드리기를,

"신은 병으로 누워 있으면서 왜인에 대한 일을 참여해 듣지 못하였으니 지금 감히 일찍이 헤아려 보지도 못했던 말을 가지고 갑자기 헌의드릴 수 없습니다. 단지 이덕형이 의논드린 것을 보니 바로 신의 의견과 같았습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한준겸(韓浚謙)·장만(張晩)이 의논드리기를,

"우리 나라는 저 왜적들과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므로 끝내 끊어버릴 수는 없는 형편이고, 가강(家康)이 국권(國權)을 잡으면서 사기(事機)가 이전과는 같지 않게 되었으므로 종묘(宗廟)와 생령(生靈)을 위해 말단의 계책을 쓰게 되었는데 앞으로 통호(通好)하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능을 파헤친 적에 대한 말은 우연히 말하던 끝에 나오게 된 것으로 저들의 진실을 시험해 보기 위한 것이었을 뿐, 처음부터 그들의 진실과 거짓을 깊이 따져 보자는 것도 아니었고 또 이것을 가지고 통호를 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포로로 잡혀온 자들이 진실을 자백하지 않은 것은 본시 대계(大計)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진실과 거짓을 묻지 않고 조처하였다면 그만이겠지만 이미 그것을 물어보았는데 그들의 공초가 이와 같은 이상 이 기회를 이용하여 힐책하지 않는다면 저들이 우리를 속인 것을 다행으로 여겨 점점 우롱하려는 뜻을 갖는 일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만을 위하여 사신을 보내어 힐책하기까지 한다면 사체가 중하게 되어 결말이 어렵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땅히 접위관들로 하여금 사실대로 지정(智正)에게 힐문하여 그들의 속임수에 대해 꾸짖으면서 아울러 언급하기를 ‘우리 나라에서는 애초에 이 적들이 진범이 아니란 것을 헤아렸지만 단지 너희 섬에서 애걸하는 정성의 진위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런제 지금 살피건대 과연 이처럼 진실성이 없다. 가강이 너희 섬에서 능을 범한 적을 결박하여 보내게 한 것은 사실 통호하기 위한 진실된 뜻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너희 섬에서 하는 짓들은 끝까지 속임수를 써서 믿을 수 없음이 이토록 극심하니 이것이 무슨 도리인가. 가강의 서계를 지금 회답해야 하는데 이른바 이 한 가지 일에 대해 너희들이 진범을 잡아 바쳤다고 일러야겠는가. 아니면 너희 섬에서 속임수를 써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으로 곧바로 서계에 언급해야겠는가. 이 한 가지 일에 대해 우리 나라가 어떻게 말을 해야 할 것인지를 모르고 있다.’고 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어떻게 대답하는가를 보아 이러한 뜻을 도주에게 회답하고 가강의 서계에는 아직 이 일을 제기하지 말아 후일의 여지로 삼는다면 우리가 저들의 계책에 빠지는 혐의를 면할 수 있을 것이며 처음부터 이 일을 중하게 여기지 않았음을 저들도 알게 될 것입니다. 두 왜적은 본시 적왜(賊倭)이니 끝내 베어야 할 자들인데 빨리 베느냐 늦게 베느냐에 대해 크게 구애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였다.

원문

○臣許筬議: "臣得覩十九日備忘記, 聖德仁覆容物育物之意, 至矣盡矣。 此紙一出, 百萬生靈, 已囿於仁壽之域。 目今長策, 此外恐無他算, 臣亦不敢更贅。 其間利害, 雖有云云, 亦必在兵連禍結, 糜爛生靈之下, 似不當以査少情僞, 誤國家仁覆育物之大德也。 今若詰問橘倭, 而不送兩倭, 則彼必不服, 誠如聖敎。 若欲竝送, 則烙、沙之餘, 氣力已傷, 天寒路夐, 必不能達。 臣之愚意, 不如先諭橘倭曰: ‘汝島所獻俘賊不服, 所犯實未知。 汝之情是的; 彼之辭是虛, 斷以犯陵則難。 然, 汝島所獻之誠猶在, 不可以此一事, 壞了大計, 玆聽使臣越海。 然, 汝必欲發明衷曲, 此外必有餘賊, 不妨更査綁納。’ 云云, 橘若輸情, 自可斷却, 兩倭依前公事施行, 如或有他則於是時, 兩倭亦必少蘇, 如送橘倭面覈, 不得其情, 至於拘留橘倭, 直送人馬島致詰則是, 自我先作駭機, 賊若驚動, 臣未知其果合機宜也。 伏惟上裁。" 臣好閔議: "臣病退私室, 不知前後推鞫曲折如何; 賊之所供如何, 猶知漫殺兩賊之爲非計。 今承竝送兩倭, 一時面質之敎, 聖慮所及, 極爲允當。 當初受俘時, 與橘倭一處面詰, 而後受之固善, 今旣不然。 不但竝送兩倭之爲得, 禁府堂上一員, 押倭下去, 設橘倭所言與兩倭所招有異同則一處憑詰馳啓後, 李德馨議內, 遣使馬島之事, 次第議處甚便。 臣愚妄擬如此。 伏惟上裁。" 臣申欽議: "夫孰非讐? 殺之亦可。 但旣以犯陵爲名, 不得其情而遽殺之, 則彼賊必得以藉口曰: ‘眞犯陵。’ 矣。 姑待詰問於橘倭, 而處之似當。 伏惟上裁。" 臣徐渻議: "當初不鞫則已, 旣爲推鞫, 而若不承服, 則押送面質, 恐不可已也。 面質具彼此相詰之辭, 一邊馳啓後, 更議處之爲當。 伏惟上裁。" 臣孝純議: "馬島之倭, 雖曰: ‘情僞難測。’ 其求通我國, 則出於至誠也。 豈有以至誠求通, 而以他人縛送之理乎? 臣之妄意, 此兩倭實有所干與者, 而推鞫之下, 或不無飾辭之端也。 朝廷設使詰問於橘倭; 遣人於馬島, 必答曰: ‘眞有所犯, 故縛之以送。 被鞫之際, 變辭以答則非我之所知也。’ 彼之所答, 終不過如斯而已。 大抵事貴隨時, 奚可拘一? 姑試問于橘倭, 因其所答如何, 又問于馬島, 徐議而斬之, 恐或未爲不可。 伏惟上裁。" 臣金睟、臣成泳、臣盧稷議: "今此兩倭, 彼以犯陵爲辭, 而縛送則我國必誅無疑。 但初不卽誅, 已爲訊問, 則所供之辭, 不可不言於橘倭, 而臣等愚意, 兩倭不必竝送。 蓋橘倭所答曲折, 雖難預知, 而然其大槪, 必以兩倭變辭, 不服爲諉。 況渠之不服, 亦安知其出於狡詐, 而不爲輸情者乎? 將此橘倭所答, 或誅或鞫, 亦無不可。 至於詰問島酋, 必不與智正異辭, 然, 姑待橘倭所答後, 更議處之似當。 大抵馬島至誠求和, 其意有在。 兩倭不服之供, 雖或傳諭, 必不以爲怪, 而似無害於羈縻也。 伏惟上裁。" 臣言愼議: "臣病伏, 不得與聞倭事, 今不敢以不曾料理之言, 卒然獻議。 但卽見李德馨所議, 正與臣意相同。 伏惟上裁。" 臣(俊謙)〔浚謙〕 、臣張晩議: ‘我國與此賊, 只隔一海, 其勢終無可絶之道。 而家康移國事機, 與曩時不同。 故, 爲宗廟、生靈, 計出於下策, 將未免通好之擧。 陵賊之說, 偶發於言端, 欲爲試彼之情而已, 初非深較其眞假, 亦非以此, 定通好之爲否也。 來俘之不爲輸情, 本不與於大計。 但不問眞假而處之則已, 旣已問之, 其所供如此, 不因此機, 有所詰責, 則彼或不無自幸於瞞我, 而漸生愚弄之意。 然, 若至於專差詰責, 則事體重, 而結末難。 宜令接慰官等, 從實詰問于智正, 責其行詐, 而竝及: ‘我國自初亦料此賊難眞, 而只欲試爾島乞款之誠僞。 今者按驗, 無實果如是。 家康今爾島縛送陵賊, 實出於通好之誠意, 而爾島之所爲, 終始詐諼, 反覆難信, 至於此極, 是何道理? 家康書契, 今當回答, 所謂一件事, 謂汝能以眞賊來獻耶? 抑以爾島行詐無實之事, 直及於書契乎? 惟此一款, 我國亦不知所以爲說。’ 云。 觀其所答之如何, 因以此意, 回答於島主, 而家康書契中, 姑勿提起此事, 以爲後日之餘地, 則在我可免落於彼計之嫌, 而自初不以此事爲重者, 渠亦知之矣。 至於兩賊, 原係賊倭, 終是應斬之人, 斬之遲速, 恐不必太拘。 惟在上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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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206권, 선조 39년 12월 23일 정사 3/3 기사 / 1606년 명 만력(萬曆) 34년

능침을 범한 두 왜인의 처치에 대해 대신들이 의논드리다

국역

허성(許筬)이 의논드리기를,

"19일의 비망기를 보건대, 성덕(聖德)께서 인(仁)으로 감싸 만물을 포용하고 양육하는 뜻이 더할 수 없이 지극하였으니, 이 비망기가 한 번 나오자 백만 생령(生靈)들이 이미 인수(仁壽)의 지경에 들었습니다. 지금의 좋은 계책으로는 이밖의 다른 계책이 없을 듯하니 신도 감히 췌론을 제기하지 못하겠습니다. 그 사이의 이해에 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있겠지만 역시 오랜 전쟁으로 재앙을 치른 끝에 생령들이 죽어가는 형편이니 소소한 사정을 조사함으로써 국가가 인애하는 마음으로 감싸주고 키워주는 큰 덕을 그르치는 것은 마땅치 않을 듯합니다.

지금 귤왜를 힐문하려 하면서 두 왜인을 보내지 않을 경우 저들이 반드시 굴복하지 않게 될 것은 참으로 성교(聖敎)와 같습니다. 그러나 함께 보내고자 한다면 낙형(烙刑)을 받은 끝에 기력이 이미 상했을 터이고 추운 날씨와 먼 길에 반드시 도착해내지 못할 것입니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에는 먼저 귤왜에게 유시하기를 ‘너의 섬에서 잡아 보낸 적이 범죄 사실을 자복하지 않으니 능을 파헤친 죄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너의 섬에서 바친 정성만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 이 한가지 일을 가지고 대계(大計)를 그르칠 수 없기에 사신이 바다 건너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러나 그대가 반드시 속마음을 발명코자 한다면 이 사람들 이외에 반드시 남은 적도들이 있을 터이니 다시 조사해서 붙잡아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귤왜가 실정을 밝혀 스스로 단정할 수 있다면 두 왜인을 앞서의 공사대로 시행하면 될 것이고 혹시 사태가 달리 전개되면 그때쯤에는 두 왜인이 반드시 조금은 소생될 것이니 귤왜에게 보내서 대면시켜 규명케 한 뒤 그 사실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귤왜까지도 구류시키고서 곧바로 사람을 마도에 보내 힐문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먼저 놀랄 만한 일을 일으킴으로써 왜적들을 놀라게 하는 일인데 신은 이것이 과연 사기(事機)에 합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이호민(李好閔)은 의논드리기를,

"신은 병으로 사실(私室)에 물러가 있었기에 전후의 추국 곡절이 어떠했는지 왜적의 공초는 어떤 것인지 모르겠으나 부질없이 두 왜적을 죽이는 것이 잘못된 계책이란 것만 알겠습니다. 지금 두 왜인을 함께 내려보내 일시에 면질시키라는 전교를 받드니 성려(聖慮)의 미치신 바가 지극히 윤당(允當)합니다. 당초 포로를 받아들일 때, 귤왜와 한 곳에서 직접 힐문하고 난 뒤 그들을 받아들였어야 참으로 좋았는데 지금으로서는 이미 그렇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따라서 두 왜인을 함께 내려보내는 것이 좋을 뿐만이 아니라 금부 당상 한 사람이 왜인을 압송해 내려가 귤왜의 하는 말과 두 왜인의 공초가 다른 점이 있으면 한 곳에 데려다 따져 힐문하여 치계해야 하겠습니다. 그 다음에 이덕형이 헌의한 내용대로 마도에 사신을 보내는 일을 의논하여 조처하는 것이 매우 편리할 것입니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은 이러합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신흠(申欽)은 의논드리기를,

"저들 중에 그 누가 원수가 아니겠습니까. 죽이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능을 침범한 적이라고 했는데 그 실정을 알아내지 못하고서 서둘러 죽여버린다면 저들은 필시 이것을 트집잡으면서 능을 파헤친 진범이라고 할 것입니다. 아직은 귤왜에게 힐문한 다음에 조처하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서성(徐渻)은 의논드리기를,

"당초 국문하지 않았다면 그만이지만 이미 추국을 실시하고서 자복을 받지 못하였다면 압송하여 면질시키는 일은 그만둘 수 없을 듯싶습니다. 피차가 서로 힐문한 말들을 모두 기록하여 한편으로 치계하게 한 뒤에 다시 의논하여 조처하는 것이 마땅하겠습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한효순(韓孝純)은 의논드리기를,

"마도의 왜적에 대해 진위를 헤아리기는 어렵지만 그들이 우리 나라에 통호(通好)를 구하는 것만은 지성에서 나온 것입니다. 어떻게 지성으로 통호를 구하면서 딴 사람을 결박지워 보내올 리가 있겠습니까. 신의 망령된 생각으로는 이들 두 왜인이 사실 간여된 바가 있는 자들인데도 추국받을 때 혹 말을 꾸며대는 일도 없지 않으리라 봅니다. 조정에서 설사 귤왜에게 힐문하고 마도에 사람을 보낸다 하더라도 그들의 대답은 반드시 ‘참으로 범행이 있으므로 결박지워 보낸 것이다. 국문을 받을 때 말을 바꾸어 답변했을 것이니 이는 우리가 알 바가 아니다.’고 할 것이니 저들의 대답은 끝내 이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대저 일이란 때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귀중한데 어찌 일부분에 구애되어서야 되겠습니까. 우선 귤왜에게 시험삼아 물어보아 그가 어떻게 답변하는가에 따라서 다시 마도에 물어본 뒤 천천히 의논하여 처참(處斬)하는 것이 아마도 옳지 않나 싶습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김수(金睟)·성영(成泳)·노직(盧稷)은 의논드리기를,

"지금 이 두 왜인을 저들이 능을 침범한 적이라고 하면서 결박지워 보낸 이상 우리 나라에서는 반드시 의심없이 베었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당초에 바로 베지 않고 이미 신문(訊問)을 하였다면 공초한 말들을 귤왜에게 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신들의 어리석은 의견에는 두 왜인을 함께 보낼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대체로 귤왜가 대답할 곡절에 대해서는 미리 알기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두 왜인이 말을 바꿔 자복하지 않은 것이라고 핑계댈 것입니다. 더구나 그들이 자복하지 않는 것이 또한 교활한 속임수로 실정을 자백하지 않은 것인 줄 어떻게 알겠습니까. 귤왜가 대답하는 것을 보아서 베거나 국문한다 해도 불가할 것이 없습니다. 도추(島酋)를 힐문하는 일에 있어서도 반드시 지정(智正)과 말이 다르지 않겠지만 그러나 우선 귤왜의 답변을 기다린 뒤에 의논하여 조처하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대체로 마도가 지성으로 화호(和好)를 구하는 것은 그 의도가 있을 것이니 두 왜인이 불복한 공초를 그들에게 전해 알려준다 하더라도 반드시 괴이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며 기미(羈縻)하는데 방해가 없을 듯합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송언신(宋言愼)이 의논드리기를,

"신은 병으로 누워 있으면서 왜인에 대한 일을 참여해 듣지 못하였으니 지금 감히 일찍이 헤아려 보지도 못했던 말을 가지고 갑자기 헌의드릴 수 없습니다. 단지 이덕형이 의논드린 것을 보니 바로 신의 의견과 같았습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고, 한준겸(韓浚謙)·장만(張晩)이 의논드리기를,

"우리 나라는 저 왜적들과 바다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므로 끝내 끊어버릴 수는 없는 형편이고, 가강(家康)이 국권(國權)을 잡으면서 사기(事機)가 이전과는 같지 않게 되었으므로 종묘(宗廟)와 생령(生靈)을 위해 말단의 계책을 쓰게 되었는데 앞으로 통호(通好)하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능을 파헤친 적에 대한 말은 우연히 말하던 끝에 나오게 된 것으로 저들의 진실을 시험해 보기 위한 것이었을 뿐, 처음부터 그들의 진실과 거짓을 깊이 따져 보자는 것도 아니었고 또 이것을 가지고 통호를 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포로로 잡혀온 자들이 진실을 자백하지 않은 것은 본시 대계(大計)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진실과 거짓을 묻지 않고 조처하였다면 그만이겠지만 이미 그것을 물어보았는데 그들의 공초가 이와 같은 이상 이 기회를 이용하여 힐책하지 않는다면 저들이 우리를 속인 것을 다행으로 여겨 점점 우롱하려는 뜻을 갖는 일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만을 위하여 사신을 보내어 힐책하기까지 한다면 사체가 중하게 되어 결말이 어렵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땅히 접위관들로 하여금 사실대로 지정(智正)에게 힐문하여 그들의 속임수에 대해 꾸짖으면서 아울러 언급하기를 ‘우리 나라에서는 애초에 이 적들이 진범이 아니란 것을 헤아렸지만 단지 너희 섬에서 애걸하는 정성의 진위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런제 지금 살피건대 과연 이처럼 진실성이 없다. 가강이 너희 섬에서 능을 범한 적을 결박하여 보내게 한 것은 사실 통호하기 위한 진실된 뜻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너희 섬에서 하는 짓들은 끝까지 속임수를 써서 믿을 수 없음이 이토록 극심하니 이것이 무슨 도리인가. 가강의 서계를 지금 회답해야 하는데 이른바 이 한 가지 일에 대해 너희들이 진범을 잡아 바쳤다고 일러야겠는가. 아니면 너희 섬에서 속임수를 써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으로 곧바로 서계에 언급해야겠는가. 이 한 가지 일에 대해 우리 나라가 어떻게 말을 해야 할 것인지를 모르고 있다.’고 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어떻게 대답하는가를 보아 이러한 뜻을 도주에게 회답하고 가강의 서계에는 아직 이 일을 제기하지 말아 후일의 여지로 삼는다면 우리가 저들의 계책에 빠지는 혐의를 면할 수 있을 것이며 처음부터 이 일을 중하게 여기지 않았음을 저들도 알게 될 것입니다. 두 왜적은 본시 적왜(賊倭)이니 끝내 베어야 할 자들인데 빨리 베느냐 늦게 베느냐에 대해 크게 구애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상께서 재결하소서."

하였다.

원문

○臣許筬議: "臣得覩十九日備忘記, 聖德仁覆容物育物之意, 至矣盡矣。 此紙一出, 百萬生靈, 已囿於仁壽之域。 目今長策, 此外恐無他算, 臣亦不敢更贅。 其間利害, 雖有云云, 亦必在兵連禍結, 糜爛生靈之下, 似不當以査少情僞, 誤國家仁覆育物之大德也。 今若詰問橘倭, 而不送兩倭, 則彼必不服, 誠如聖敎。 若欲竝送, 則烙、沙之餘, 氣力已傷, 天寒路夐, 必不能達。 臣之愚意, 不如先諭橘倭曰: ‘汝島所獻俘賊不服, 所犯實未知。 汝之情是的; 彼之辭是虛, 斷以犯陵則難。 然, 汝島所獻之誠猶在, 不可以此一事, 壞了大計, 玆聽使臣越海。 然, 汝必欲發明衷曲, 此外必有餘賊, 不妨更査綁納。’ 云云, 橘若輸情, 自可斷却, 兩倭依前公事施行, 如或有他則於是時, 兩倭亦必少蘇, 如送橘倭面覈, 不得其情, 至於拘留橘倭, 直送人馬島致詰則是, 自我先作駭機, 賊若驚動, 臣未知其果合機宜也。 伏惟上裁。" 臣好閔議: "臣病退私室, 不知前後推鞫曲折如何; 賊之所供如何, 猶知漫殺兩賊之爲非計。 今承竝送兩倭, 一時面質之敎, 聖慮所及, 極爲允當。 當初受俘時, 與橘倭一處面詰, 而後受之固善, 今旣不然。 不但竝送兩倭之爲得, 禁府堂上一員, 押倭下去, 設橘倭所言與兩倭所招有異同則一處憑詰馳啓後, 李德馨議內, 遣使馬島之事, 次第議處甚便。 臣愚妄擬如此。 伏惟上裁。" 臣申欽議: "夫孰非讐? 殺之亦可。 但旣以犯陵爲名, 不得其情而遽殺之, 則彼賊必得以藉口曰: ‘眞犯陵。’ 矣。 姑待詰問於橘倭, 而處之似當。 伏惟上裁。" 臣徐渻議: "當初不鞫則已, 旣爲推鞫, 而若不承服, 則押送面質, 恐不可已也。 面質具彼此相詰之辭, 一邊馳啓後, 更議處之爲當。 伏惟上裁。" 臣孝純議: "馬島之倭, 雖曰: ‘情僞難測。’ 其求通我國, 則出於至誠也。 豈有以至誠求通, 而以他人縛送之理乎? 臣之妄意, 此兩倭實有所干與者, 而推鞫之下, 或不無飾辭之端也。 朝廷設使詰問於橘倭; 遣人於馬島, 必答曰: ‘眞有所犯, 故縛之以送。 被鞫之際, 變辭以答則非我之所知也。’ 彼之所答, 終不過如斯而已。 大抵事貴隨時, 奚可拘一? 姑試問于橘倭, 因其所答如何, 又問于馬島, 徐議而斬之, 恐或未爲不可。 伏惟上裁。" 臣金睟、臣成泳、臣盧稷議: "今此兩倭, 彼以犯陵爲辭, 而縛送則我國必誅無疑。 但初不卽誅, 已爲訊問, 則所供之辭, 不可不言於橘倭, 而臣等愚意, 兩倭不必竝送。 蓋橘倭所答曲折, 雖難預知, 而然其大槪, 必以兩倭變辭, 不服爲諉。 況渠之不服, 亦安知其出於狡詐, 而不爲輸情者乎? 將此橘倭所答, 或誅或鞫, 亦無不可。 至於詰問島酋, 必不與智正異辭, 然, 姑待橘倭所答後, 更議處之似當。 大抵馬島至誠求和, 其意有在。 兩倭不服之供, 雖或傳諭, 必不以爲怪, 而似無害於羈縻也。 伏惟上裁。" 臣言愼議: "臣病伏, 不得與聞倭事, 今不敢以不曾料理之言, 卒然獻議。 但卽見李德馨所議, 正與臣意相同。 伏惟上裁。" 臣(俊謙)〔浚謙〕 、臣張晩議: ‘我國與此賊, 只隔一海, 其勢終無可絶之道。 而家康移國事機, 與曩時不同。 故, 爲宗廟、生靈, 計出於下策, 將未免通好之擧。 陵賊之說, 偶發於言端, 欲爲試彼之情而已, 初非深較其眞假, 亦非以此, 定通好之爲否也。 來俘之不爲輸情, 本不與於大計。 但不問眞假而處之則已, 旣已問之, 其所供如此, 不因此機, 有所詰責, 則彼或不無自幸於瞞我, 而漸生愚弄之意。 然, 若至於專差詰責, 則事體重, 而結末難。 宜令接慰官等, 從實詰問于智正, 責其行詐, 而竝及: ‘我國自初亦料此賊難眞, 而只欲試爾島乞款之誠僞。 今者按驗, 無實果如是。 家康今爾島縛送陵賊, 實出於通好之誠意, 而爾島之所爲, 終始詐諼, 反覆難信, 至於此極, 是何道理? 家康書契, 今當回答, 所謂一件事, 謂汝能以眞賊來獻耶? 抑以爾島行詐無實之事, 直及於書契乎? 惟此一款, 我國亦不知所以爲說。’ 云。 觀其所答之如何, 因以此意, 回答於島主, 而家康書契中, 姑勿提起此事, 以爲後日之餘地, 則在我可免落於彼計之嫌, 而自初不以此事爲重者, 渠亦知之矣。 至於兩賊, 原係賊倭, 終是應斬之人, 斬之遲速, 恐不必太拘。 惟在上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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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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