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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203권, 선조 39년 9월 16일 임오 7/9 기사 / 1606년 명 만력(萬曆) 34년

차관 부사과 전계 신이 일본 국왕의 서계 수정을 불허한 전말을 치계하다

국역

차관(差官) 부사과(副司果) 전계신(全繼信)이 치계하기를,

"지난달 23일 평의지(平義智)의 차인(差人)이 일본에 가서 덕천가강(德川家康)의 글을 고칠 뜻을 문답한 사연은 이달 4일에 군관(軍官) 감경인(甘景仁)을 위차(委差)하여 이미 치계하였습니다. 어제 귤지정(橘智正)이 와서 신들에게 말하기를 ‘전일 차왜(差倭)의 신보가 오늘 아침에 왔는데, 일본 국왕이 우리가 서계(書契)를 고치기를 바란다는 말을 듣고 문득 의심을 일으켜 곧 허락하려 하지 않는다 하니, 말할 수 없다. 원서(原書)를 도로 찾아서 그 마음을 푸는 것만 못하겠다.’ 하였습니다. 경직(景直)이 이어서 와서 말하기를 ‘처음부터 이렇게 성낼 염려가 있어서 그에게 제기하고 싶지 않았으나 감히 명을 어길 수 없어서 마지못하여 급히 여쭈었는데 이런 변이 있게 되었으니, 놀랍고 두려워 못 견디겠다. 그러나 우리가 믿는 것은 사랑받는 무당과 중의 무리인데, 이들은 본디 우리 섬을 보호하여 왔으므로 일을 낭패시키지 않을 것은 틀림없다. 다만 일본에는 고약한 사람이 많으므로 혹 이 기회를 타서 음해(陰害)할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형세가 미처 주선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상관(上官)은 빨리 귀국에 돌아가 알리기 바란다. 통신을 간절히 청하는 것은 그 뜻이 다름 아니라 왜인으로 하여금 교린(交隣)을 알아서 해적질을 못하게 하려는 것일 뿐이다. 글 가운데의 한 어구가 혹 분명하지 못하더라도 사체에 크게 손상될 것이 무엇이 있기에 굳이 고집하여 조정에 회보(回報)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가?’ 하였습니다.

신들이 대답하기를 ‘귀도(貴島)가 우리 나라의 사체를 모르는 것이 아닌데 감히 무례한 글을 가지고 일을 하려고 꾀하여 협박하는 말을 많이 쓰니 어찌 통탄스럽지 않은가. 이것은 우리 나라에 바치더라도 허락받을 리가 만무하고 도리어 죄책받게 될 것이니 우리들은 죽음이 있을 뿐이고 감히 입에 올릴 수 없는 것이다. 또 이 일은 본디 우리 나라가 바란 것이 아니고 귀도가 스스로 만들었다가 스스로 무너뜨린 한바탕의 헛된 일이니, 우스울 뿐이다.’ 하니, 경직이 말하기를 ‘만일 글을 고쳐 올 수 있다면 우리들은 죽을 지경에서 살아날 것이나 혹 그렇지 못하면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에 매양 귀국이 고집불통이어서 실패보는 것을 한탄하였었는데, 과연 오늘 보는 것과 같다.’ 하였습니다.

신들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지금 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평조신(平調信)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가 늦춘다 하지 말고 스스로 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뉘우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 가강의 말은 우리가 친히 들은 것이 아닌데 어찌 그 진위를 알 수 있겠는가.’ 하니, 경직이 발끈하여 낯빛을 바꾸고 말하기를 ‘이것이 무슨 말인가. 우리 섬이 중간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어찌 이제까지 이 일을 끝내지 못하였겠는가.’ 하고, 이어서 일본의 뭇 장수들의 뜻이 유구(琉球)에 있는 것과 가강이 홀로 승락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여 넌지시 저들끼리도 따르기도 하고 거스르기도 한다는 것을 드러내어 알렸고, 또 내년 봄에 고좌군(高佐郡)을 치려고 모의한다는 따위 일을 말하면서 한편으로 우리를 협박하고 한편으로는 우리의 깊이를 엿보았습니다. 흉악한 꾀가 망측하므로 매우 통분하나, 이러한 말들은 죄다 장황한 말입니다."

하였는데, 비변사에 계하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1책 203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264면
  • 【분류】외교-왜(倭)

원문

○差官副司果全繼信馳啓曰: "前月二十三日, 平義智差人, 往改家康書之意, 問答辭緣, 本月初四日, 委差軍官甘景仁, 已爲馳啓矣。 昨日橘智正來謂臣等曰: ‘前日差倭之報, 今朝來到, 日本國王, 聞我欲改書契之言, 而輒生疑訝, 不卽肯許云, 不可說也。 莫如還討原書, 以解其心耳。’ 景直繼來曰: ‘初疑有此生怒之患, 而大不欲提起於彼矣, 不敢違命, 不得已馳稟, 致有此變, 不勝驚惶。 然, 我之所恃者, 嬖巫、寵僧之輩也。 此輩素護陋島, 不至敗事必矣。 但日本多有怪歹之人, 恐或乘此機會陰害, 則勢未及周旋, 今上官, 請速歸報貴國。 懇乞通信者, 其意無他, 蓋欲令衆倭, 知此交隣之道, 而俾無竊發之賊耳。 書中一語, 雖或未瑩, 有何大損事體而强執, 不許回報朝廷乎?’ 臣等答曰: ‘貴島非不知我國事體, 而敢將無禮之書, 謀占就事, 多費脅辭, 豈不痛哉? 此則雖呈我國, 萬無見許之理, 而反被罪責, 吾等有死而已, 所不敢掛口也。 且此事, 本非我國之所欲, 而貴島自作自壞, 一場虛事, 可笑而已。’ 景直曰: ‘萬一得以改書而來, 則吾輩雖死之日, 猶生之年也。 如或不然, 則亦沒奈何。 我父生時, 每恨貴國固執不通而見敗, 果如今日之所見矣。’ 臣等嘆曰: ‘今也不成事, 無調信之故也。 勿謂我國延緩, 而自悔自家不成事可矣。 且家康之言, 非我親聞者也。 豈知其眞僞乎? 景直勃然變色曰: ‘是何言乎? 陋島若能中間自爲之, 則何至今不完此事乎?’ 仍擧日本衆將意在(琉璃)〔琉球〕 , 而家康獨不肯之言微露, 彼中順逆而使之曉然, 又言明春欲討高佐郡謀議等事, 一以脅我; 一以窺我淺深。 兇謀叵測, 極爲痛憤, 此等語言, 盡是張皇之說也。" 啓下備邊司。

  • 【태백산사고본】 111책 203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264면
  • 【분류】외교-왜(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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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203권, 선조 39년 9월 16일 임오 7/9 기사 / 1606년 명 만력(萬曆) 34년

차관 부사과 전계 신이 일본 국왕의 서계 수정을 불허한 전말을 치계하다

국역

차관(差官) 부사과(副司果) 전계신(全繼信)이 치계하기를,

"지난달 23일 평의지(平義智)의 차인(差人)이 일본에 가서 덕천가강(德川家康)의 글을 고칠 뜻을 문답한 사연은 이달 4일에 군관(軍官) 감경인(甘景仁)을 위차(委差)하여 이미 치계하였습니다. 어제 귤지정(橘智正)이 와서 신들에게 말하기를 ‘전일 차왜(差倭)의 신보가 오늘 아침에 왔는데, 일본 국왕이 우리가 서계(書契)를 고치기를 바란다는 말을 듣고 문득 의심을 일으켜 곧 허락하려 하지 않는다 하니, 말할 수 없다. 원서(原書)를 도로 찾아서 그 마음을 푸는 것만 못하겠다.’ 하였습니다. 경직(景直)이 이어서 와서 말하기를 ‘처음부터 이렇게 성낼 염려가 있어서 그에게 제기하고 싶지 않았으나 감히 명을 어길 수 없어서 마지못하여 급히 여쭈었는데 이런 변이 있게 되었으니, 놀랍고 두려워 못 견디겠다. 그러나 우리가 믿는 것은 사랑받는 무당과 중의 무리인데, 이들은 본디 우리 섬을 보호하여 왔으므로 일을 낭패시키지 않을 것은 틀림없다. 다만 일본에는 고약한 사람이 많으므로 혹 이 기회를 타서 음해(陰害)할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형세가 미처 주선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상관(上官)은 빨리 귀국에 돌아가 알리기 바란다. 통신을 간절히 청하는 것은 그 뜻이 다름 아니라 왜인으로 하여금 교린(交隣)을 알아서 해적질을 못하게 하려는 것일 뿐이다. 글 가운데의 한 어구가 혹 분명하지 못하더라도 사체에 크게 손상될 것이 무엇이 있기에 굳이 고집하여 조정에 회보(回報)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가?’ 하였습니다.

신들이 대답하기를 ‘귀도(貴島)가 우리 나라의 사체를 모르는 것이 아닌데 감히 무례한 글을 가지고 일을 하려고 꾀하여 협박하는 말을 많이 쓰니 어찌 통탄스럽지 않은가. 이것은 우리 나라에 바치더라도 허락받을 리가 만무하고 도리어 죄책받게 될 것이니 우리들은 죽음이 있을 뿐이고 감히 입에 올릴 수 없는 것이다. 또 이 일은 본디 우리 나라가 바란 것이 아니고 귀도가 스스로 만들었다가 스스로 무너뜨린 한바탕의 헛된 일이니, 우스울 뿐이다.’ 하니, 경직이 말하기를 ‘만일 글을 고쳐 올 수 있다면 우리들은 죽을 지경에서 살아날 것이나 혹 그렇지 못하면 또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에 매양 귀국이 고집불통이어서 실패보는 것을 한탄하였었는데, 과연 오늘 보는 것과 같다.’ 하였습니다.

신들이 탄식하며 말하기를 ‘지금 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평조신(平調信)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가 늦춘다 하지 말고 스스로 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뉘우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 가강의 말은 우리가 친히 들은 것이 아닌데 어찌 그 진위를 알 수 있겠는가.’ 하니, 경직이 발끈하여 낯빛을 바꾸고 말하기를 ‘이것이 무슨 말인가. 우리 섬이 중간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어찌 이제까지 이 일을 끝내지 못하였겠는가.’ 하고, 이어서 일본의 뭇 장수들의 뜻이 유구(琉球)에 있는 것과 가강이 홀로 승락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여 넌지시 저들끼리도 따르기도 하고 거스르기도 한다는 것을 드러내어 알렸고, 또 내년 봄에 고좌군(高佐郡)을 치려고 모의한다는 따위 일을 말하면서 한편으로 우리를 협박하고 한편으로는 우리의 깊이를 엿보았습니다. 흉악한 꾀가 망측하므로 매우 통분하나, 이러한 말들은 죄다 장황한 말입니다."

하였는데, 비변사에 계하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1책 203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264면
  • 【분류】외교-왜(倭)

원문

○差官副司果全繼信馳啓曰: "前月二十三日, 平義智差人, 往改家康書之意, 問答辭緣, 本月初四日, 委差軍官甘景仁, 已爲馳啓矣。 昨日橘智正來謂臣等曰: ‘前日差倭之報, 今朝來到, 日本國王, 聞我欲改書契之言, 而輒生疑訝, 不卽肯許云, 不可說也。 莫如還討原書, 以解其心耳。’ 景直繼來曰: ‘初疑有此生怒之患, 而大不欲提起於彼矣, 不敢違命, 不得已馳稟, 致有此變, 不勝驚惶。 然, 我之所恃者, 嬖巫、寵僧之輩也。 此輩素護陋島, 不至敗事必矣。 但日本多有怪歹之人, 恐或乘此機會陰害, 則勢未及周旋, 今上官, 請速歸報貴國。 懇乞通信者, 其意無他, 蓋欲令衆倭, 知此交隣之道, 而俾無竊發之賊耳。 書中一語, 雖或未瑩, 有何大損事體而强執, 不許回報朝廷乎?’ 臣等答曰: ‘貴島非不知我國事體, 而敢將無禮之書, 謀占就事, 多費脅辭, 豈不痛哉? 此則雖呈我國, 萬無見許之理, 而反被罪責, 吾等有死而已, 所不敢掛口也。 且此事, 本非我國之所欲, 而貴島自作自壞, 一場虛事, 可笑而已。’ 景直曰: ‘萬一得以改書而來, 則吾輩雖死之日, 猶生之年也。 如或不然, 則亦沒奈何。 我父生時, 每恨貴國固執不通而見敗, 果如今日之所見矣。’ 臣等嘆曰: ‘今也不成事, 無調信之故也。 勿謂我國延緩, 而自悔自家不成事可矣。 且家康之言, 非我親聞者也。 豈知其眞僞乎? 景直勃然變色曰: ‘是何言乎? 陋島若能中間自爲之, 則何至今不完此事乎?’ 仍擧日本衆將意在(琉璃)〔琉球〕 , 而家康獨不肯之言微露, 彼中順逆而使之曉然, 又言明春欲討高佐郡謀議等事, 一以脅我; 一以窺我淺深。 兇謀叵測, 極爲痛憤, 此等語言, 盡是張皇之說也。" 啓下備邊司。

  • 【태백산사고본】 111책 203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26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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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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