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에게 선위하고 안주로 나아가겠다고 전교하다
상이 정원에 전교하였다.
"이제 평양을 이미 탈환하여 명나라 군사가 전진하니 부흥을 기약할 만하다. 다만 거리가 점점 멀어져 소식을 듣거나 책응(策應)하는 등 여러 일이 이 한 모퉁이에 있어 모두 그 편의를 잃었다. 과매(寡昧)한 사정은 지난번에 이미 모두 다 말하였다. 날이 갈수록 병이 고질화되고 이성을 잃어버리는 것이 심해지니 하루라도 그대로 무릅쓰고 있어야 할 이유가 조금도 없다. 나의 뜻은 이미 결정되었으며 위로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는데 이것이 어떤 일이라고 늘 말하면서 변명하는 자같이 하겠는가. 거기다가 요즈음은 중국 관원을 접대하는 일 때문에 추위를 무릅쓰고 애를 썼더니 한질(寒疾)이 더욱 심하여 전진하기에 쉽지 않은 형편이다. 그러니 승지를 보내어 어보(御寶)를 받들어 먼저 동궁(東宮)에게 선위(禪位)한 다음 빨리 안주(安州)로 나아가도록 하여 협력하여 책응하는 것이 옳다. 나는 뒤를 따라서 출발하도록 하겠다. 다시 말하지 말고 속히 거행하도록 하라."
- 【태백산사고본】 17책 34권 22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605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 군사-통신(通信)
○戊辰/上敎政院曰: "今平壤旣拔, 天兵前進, 興復可期。 但道路漸遠, 得聞聲息, 策應諸事, 在此一隅, 俱失其便。 寡昧情事, 前者言之已悉。 沈病日痼, 失性日甚, 萬無一日仍冒之理。 予志已決, 上天下臨, 此何事, 而每每言之, 有若辭之者哉? 加以近因接待唐官, 觸寒勤苦, 寒疾尤深, 勢未易前進。 可遣承旨奉寶先行禪位于東宮, 令速進安州, 協力策應。 予則當隨後發行矣。 勿更有言, 斯速擧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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