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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31권, 명종 20년 8월 3일 정묘 3/5 기사 / 1565년 명 가정(嘉靖) 44년

윤원형을 탄핵하는 홍문관 부제학 김귀영 등의 상차

국역

홍문관 부제학 김귀영 등이 상차하기를,

"예로부터 사람을 해치고 나라에 화를 입힌 소인들의 행적이 똑같지는 않았으나, 언제나 은총을 믿고 세도를 부리고 공을 미끼로 방자한 짓을 하였으며, 자기 의도대로 크게 부귀를 누리게 되면 넌지시 약자를 삼키려는 음흉한 마음을 품고 임금을 두렵게 할 만한 큰 위엄을 잔뜩 펴서 결국에는 모두 빼앗지 않으면 만족할 줄을 몰라 국가의 패망이 뒤따르게 되었으니, 괴이한 일입니다.

영의정 윤원형은 본래 음흉하고 욕심이 많으며 교활하고 악독한 사람으로 국구(國舅)라는 세력을 믿고 위사(衛社)의 공신임을 빙자하여 전하의 위복의 권한을 빼앗아 은혜와 원수 갚을 바탕으로 만들고 사방에서 보내오는 뇌물을 모아 재산을 늘리는 밑천으로 삼았습니다. 권세는 임금보다 더하고 부유함은 왕실과 같으므로 온 나라 사람들이 윤원형이 있는 것은 알아도 전하가 계신 것은 모르니, 전하를 외롭게 만들어 위에서 실권 없는 빈자리만 지키게 한 지가 여러 해가 되었는데 조정의 상하를 막론하고 감히 따져 묻지 못하는 것은 기세가 왕성하고 크나큰 위엄이 사람들의 입을 막기에 넉넉하기 때문입니다. 총애와 대우가 날로 융숭해지고 벼슬과 지위가 더욱 높아지니, 늙을수록 드세게 날뛰어서 존엄하신 임금을 협박하여 견제하고 궁금의 일을 간여하여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조정하였으니, 임금을 기만하고 정치를 어지럽힌 죄악은 참으로 낱낱이 셀 수가 없습니다.

관작(官爵)은 조정의 공기(公器)인데 제수한 절목에는 대개가 뇌물 바친 무리이고, 형벌은 국가의 떳떳한 법인데 옥에 갇혔다 나오는 데는 뇌물 주어 면한 자가 많았습니다. 팔도에서 징수해오는 물건이 바다와 육지로 끊이지 않았고 해변의 옥토(玉土)를 그가 모두 점유하였으며 군읍 창고에는 저축이 하나도 없고 백성들의 고혈(膏血)을 남김없이 착취하므로 백성들이 이미 시들었는데도 구휼하지 않고 국맥(國脈)이 날로 약하여지는데도 구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세워놓은 그의 호화로운 집들은 가방(街坊)에 잇달았는데 진기한 보화가 집집마다 가득 차 넘치며, 사나운 종을 부려 남의 전택(田宅)을 약탈하고, 심지어 남의 아내를 빼앗고 인명을 해치는데도 감사와 수령 역시 어찌하지 못하니, 그의 방자한 흔적은 이것만 가지고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여러 관아(官衙)를 한 집인 것처럼 생각하고 소속된 관노(官奴)들을 제 종처럼 일 시키며 부경(赴京)하는 역관(譯官)을 공공연히 부리어 장사꾼처럼 중국 물건을 사오게 하였고, 심지어는 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을 보아 대문 앞에다 시장을 열었으며, 방납(防納)하고 몇 갑절씩 받는 것을 이롭게 여겨 자기 자신이 운영하였습니다. 신하로서 이 중에 한 가지라도 있으면 나라를 망치기에 넉넉한 것인데 더구나 소인배의 나쁜 점을 모두 가졌으니 하루라도 조정에 용납하여 후일에 한없는 재앙을 빚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전하는 속히 공론을 따르시어 대중의 마음을 위로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내가 요즈음 심열(心熱)이 있어 좀처럼 낫지 않는다. 현재 미령한 중에 오늘 양사가 아뢴 것을 보고 마음이 크게 놀랐는데, 또 차자를 보니 기운이 더욱 편치 않다. 원훈 대신(元勳大臣)으로서 잘못이 어찌 이렇게 극도에까지 이르렀겠는가. 평시라고 하더라도 대신을 경솔하게 처리할 수 없는 것인데 더구나 지금은 상중이니 대신을 탄핵하는 것은 그 시기가 적절하지 않은 듯싶다. 참으로 귀양보낼 수 없으므로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원문

○弘文館副提學金貴榮等上箚曰:

自古小人之禍人國者, 不一其轍, 而常由於假寵爲勢, 恃功自恣, 及其志滿意得, 富貴已極, 則陰蓄朶頣之心, 盛張震主之威, 終至於不奪不厭, 而國之亂亡隨之, 可不怪哉? 領議政尹元衡, 本以凶邪貪濁憸狡儉毒之人, 憑國舅之勢, 藉衛社之勳, 竊殿下之威福, 以爲恩怨之地, 聚四方之賂遺, 以爲封殖之資, 權傾人主, 富埒王室。 一國之人知有元衡, 而不知有殿下, 使殿下孤立於上, 徒擁虛器者, 積有年紀, 而朝廷上下, 莫敢誰何者, 以其氣焰熏灼, 而震疊之威, 自足以箝人之口也。 眷遇日隆, 而爵位益崇, 則跋扈之惡, 老而愈甚, 脅制君父之尊, 干預宮禁之事, 操縱伸縮, 惟意所欲。 其罔上之惡, 亂政之罪, 固不可枚數。 官爵, 朝廷之公器, 而除目之下, 類皆交賄之徒; 刑獄, 國家之象典, 而出入之際, 多以貨賂而免。 八道徵輸, 陸海相望; 濱海沃壤, 遍爲私占; 郡邑之倉儲, 板蕩殆盡。 生民之膏血, 浚剝無餘, 邦本已瘁而不恤, 國脈日削而莫救。 方且廣置甲第, 連亘街坊; 珍財寶貨, 在在充溢; 縱其豪奴, 刼奪田宅。 甚至於掠人之妻, 戕人之命, 而監司守令, 亦無如之何, 則其縱恣之狀, 擧此而亦可知矣。 提管各司, 視如一家, 僕隷之屬, 服役如奴。 赴京譯官, 公然指使, 販貿唐物, 有同商賈。 至於視物價之低昻, 而開市私門, 利防納之倍蓰, 而營爲己私。 爲人臣者有一於此, 足以亡人之國, 而況小人之惡, 皆兼而有之, 則豈可一日容於朝廷之上, 以釀他日無窮之禍哉? 伏願, 殿下亟從公論, 以慰輿情。

答曰: "予於近日, 有上熱證, 而不易快差。 方在未寧之中, 今日見兩司所啓, 心已驚駭。 又見箚論, 予氣尤爲未寧。 元勳大臣所失, 何至於此極乎? 雖平時, 不可輕動大臣, 況今哀疚之中, (憚)〔彈〕 駁大臣, 恐非其時也。 固不可竄謫, 故不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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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31권, 명종 20년 8월 3일 정묘 3/5 기사 / 1565년 명 가정(嘉靖) 44년

윤원형을 탄핵하는 홍문관 부제학 김귀영 등의 상차

국역

홍문관 부제학 김귀영 등이 상차하기를,

"예로부터 사람을 해치고 나라에 화를 입힌 소인들의 행적이 똑같지는 않았으나, 언제나 은총을 믿고 세도를 부리고 공을 미끼로 방자한 짓을 하였으며, 자기 의도대로 크게 부귀를 누리게 되면 넌지시 약자를 삼키려는 음흉한 마음을 품고 임금을 두렵게 할 만한 큰 위엄을 잔뜩 펴서 결국에는 모두 빼앗지 않으면 만족할 줄을 몰라 국가의 패망이 뒤따르게 되었으니, 괴이한 일입니다.

영의정 윤원형은 본래 음흉하고 욕심이 많으며 교활하고 악독한 사람으로 국구(國舅)라는 세력을 믿고 위사(衛社)의 공신임을 빙자하여 전하의 위복의 권한을 빼앗아 은혜와 원수 갚을 바탕으로 만들고 사방에서 보내오는 뇌물을 모아 재산을 늘리는 밑천으로 삼았습니다. 권세는 임금보다 더하고 부유함은 왕실과 같으므로 온 나라 사람들이 윤원형이 있는 것은 알아도 전하가 계신 것은 모르니, 전하를 외롭게 만들어 위에서 실권 없는 빈자리만 지키게 한 지가 여러 해가 되었는데 조정의 상하를 막론하고 감히 따져 묻지 못하는 것은 기세가 왕성하고 크나큰 위엄이 사람들의 입을 막기에 넉넉하기 때문입니다. 총애와 대우가 날로 융숭해지고 벼슬과 지위가 더욱 높아지니, 늙을수록 드세게 날뛰어서 존엄하신 임금을 협박하여 견제하고 궁금의 일을 간여하여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조정하였으니, 임금을 기만하고 정치를 어지럽힌 죄악은 참으로 낱낱이 셀 수가 없습니다.

관작(官爵)은 조정의 공기(公器)인데 제수한 절목에는 대개가 뇌물 바친 무리이고, 형벌은 국가의 떳떳한 법인데 옥에 갇혔다 나오는 데는 뇌물 주어 면한 자가 많았습니다. 팔도에서 징수해오는 물건이 바다와 육지로 끊이지 않았고 해변의 옥토(玉土)를 그가 모두 점유하였으며 군읍 창고에는 저축이 하나도 없고 백성들의 고혈(膏血)을 남김없이 착취하므로 백성들이 이미 시들었는데도 구휼하지 않고 국맥(國脈)이 날로 약하여지는데도 구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세워놓은 그의 호화로운 집들은 가방(街坊)에 잇달았는데 진기한 보화가 집집마다 가득 차 넘치며, 사나운 종을 부려 남의 전택(田宅)을 약탈하고, 심지어 남의 아내를 빼앗고 인명을 해치는데도 감사와 수령 역시 어찌하지 못하니, 그의 방자한 흔적은 이것만 가지고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여러 관아(官衙)를 한 집인 것처럼 생각하고 소속된 관노(官奴)들을 제 종처럼 일 시키며 부경(赴京)하는 역관(譯官)을 공공연히 부리어 장사꾼처럼 중국 물건을 사오게 하였고, 심지어는 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을 보아 대문 앞에다 시장을 열었으며, 방납(防納)하고 몇 갑절씩 받는 것을 이롭게 여겨 자기 자신이 운영하였습니다. 신하로서 이 중에 한 가지라도 있으면 나라를 망치기에 넉넉한 것인데 더구나 소인배의 나쁜 점을 모두 가졌으니 하루라도 조정에 용납하여 후일에 한없는 재앙을 빚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전하는 속히 공론을 따르시어 대중의 마음을 위로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내가 요즈음 심열(心熱)이 있어 좀처럼 낫지 않는다. 현재 미령한 중에 오늘 양사가 아뢴 것을 보고 마음이 크게 놀랐는데, 또 차자를 보니 기운이 더욱 편치 않다. 원훈 대신(元勳大臣)으로서 잘못이 어찌 이렇게 극도에까지 이르렀겠는가. 평시라고 하더라도 대신을 경솔하게 처리할 수 없는 것인데 더구나 지금은 상중이니 대신을 탄핵하는 것은 그 시기가 적절하지 않은 듯싶다. 참으로 귀양보낼 수 없으므로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원문

○弘文館副提學金貴榮等上箚曰:

自古小人之禍人國者, 不一其轍, 而常由於假寵爲勢, 恃功自恣, 及其志滿意得, 富貴已極, 則陰蓄朶頣之心, 盛張震主之威, 終至於不奪不厭, 而國之亂亡隨之, 可不怪哉? 領議政尹元衡, 本以凶邪貪濁憸狡儉毒之人, 憑國舅之勢, 藉衛社之勳, 竊殿下之威福, 以爲恩怨之地, 聚四方之賂遺, 以爲封殖之資, 權傾人主, 富埒王室。 一國之人知有元衡, 而不知有殿下, 使殿下孤立於上, 徒擁虛器者, 積有年紀, 而朝廷上下, 莫敢誰何者, 以其氣焰熏灼, 而震疊之威, 自足以箝人之口也。 眷遇日隆, 而爵位益崇, 則跋扈之惡, 老而愈甚, 脅制君父之尊, 干預宮禁之事, 操縱伸縮, 惟意所欲。 其罔上之惡, 亂政之罪, 固不可枚數。 官爵, 朝廷之公器, 而除目之下, 類皆交賄之徒; 刑獄, 國家之象典, 而出入之際, 多以貨賂而免。 八道徵輸, 陸海相望; 濱海沃壤, 遍爲私占; 郡邑之倉儲, 板蕩殆盡。 生民之膏血, 浚剝無餘, 邦本已瘁而不恤, 國脈日削而莫救。 方且廣置甲第, 連亘街坊; 珍財寶貨, 在在充溢; 縱其豪奴, 刼奪田宅。 甚至於掠人之妻, 戕人之命, 而監司守令, 亦無如之何, 則其縱恣之狀, 擧此而亦可知矣。 提管各司, 視如一家, 僕隷之屬, 服役如奴。 赴京譯官, 公然指使, 販貿唐物, 有同商賈。 至於視物價之低昻, 而開市私門, 利防納之倍蓰, 而營爲己私。 爲人臣者有一於此, 足以亡人之國, 而況小人之惡, 皆兼而有之, 則豈可一日容於朝廷之上, 以釀他日無窮之禍哉? 伏願, 殿下亟從公論, 以慰輿情。

答曰: "予於近日, 有上熱證, 而不易快差。 方在未寧之中, 今日見兩司所啓, 心已驚駭。 又見箚論, 予氣尤爲未寧。 元勳大臣所失, 何至於此極乎? 雖平時, 不可輕動大臣, 況今哀疚之中, (憚)〔彈〕 駁大臣, 恐非其時也。 固不可竄謫, 故不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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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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