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일기56권, 연산 10년 11월 29일 을묘 2/3 기사 / 1504년 명 홍치(弘治) 17년
심순문이 어의를 언급한 것에 의금부가 기훼제서율로 논하니, 사형수로 잡아오다
국역
의금부에서 아뢴 심순문(沈順門)의 배소를 옮기라는 단자(單子)를 내리며 이르기를,
"의복 법제에 응당 검은 옷을 입어야 하는데 붉은 옷을 입거나, 응당 붉은 옷을 입어야 하는데 검은 옷을 입었다면 말타는 것이 가하나, 장단(長短)과 광협(廣狹)에 있어서는 일일이 같을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듣건대, 중국 천자(天子)도 혹은 검은 옷을 입고 혹은 누른 옷을 입기도 하여 그 의복이 일정하지 않다고 한다. 비록 대간이라 할지라도 만약 아랫사람의 옷이라면 말하는 것이 가하지만 군상(君上)의 옷을 광협을 지적하여서야 되겠는가. 이는 모두 위를 능멸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다. 지금 바야흐로 풍속을 고치는 때이므로 그 조짐을 자라게 할 수 없어 반드시 중한 벌에 처해야 하겠으니, 승정원 및 정승들에게 문의하라."
하였다. 승지들이 아뢰기를,
"말은 비록 망발했으나, 다만 그때 중국 사신이 이르게 되므로 중국과 제도를 같이하고 싶은 뜻에서 아뢴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는 마땅히 비호(庇護)할 일이 아니다. 순문(順門)의 이 말은 오로지 명예를 낚으려는 것이다. 내가 사해(四海)를 독하게 아프게 하려는 것도 아니요, 또한 본디 끊어진 것은 다시 잇지 못하고 죽은 자는 다시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람은 모름지기 중한 벌로써 징계해야겠으니, 그 육조 판서 이상 및 대간에게 아울러 물으라."
하였다. 영의정 유순(柳洵), 좌의정 허침(許琛), 우의정 박숭질(朴崇質), 좌찬성 강귀손(姜龜孫), 우찬성 이계동(李季仝), 좌참찬 신준(申浚), 우참찬 정미수(鄭眉壽), 이조 판서 김수동(金壽童), 호조 판서 이계남(李季男), 예조 판서 김감(金勘), 병조 판서 임사홍(任士洪), 형조 판서 송질(宋軼), 공조 판서 한사문(韓斯文), 대사헌 민휘(閔暉), 대사간 성세순(成世純), 사간 이계복(李繼福), 집의 김준손(金俊孫), 장령 박승수(朴承燧)와 이가신(李可臣), 헌납 김극성(金克成), 지평 이성동(李成童)이 의논드리기를,
"어의(御衣)를 언급한 죄는 불경(不敬)에 해당하나, 다만 순문(順門)이 일찍이 중국에 들어가서 의복 제도를 보았는데, 마침 중국 사신이 오게 되므로, 중국 제도와 같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망령되이 아뢴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모든 재상의 말도 온당하지 못하다. 내가 즉위한 뒤 중국 사신 오는 것이 어찌 그때뿐이었겠는가. 순문이 병조 낭관으로서 시위할 때 어의를 보았다는 것이 더욱 잘못이다."
하였다. 의금부가 아뢰기를,
"심순문의 불경죄는 마땅히 기훼제서율(棄毁制書律)로 논해야 합니다."
하니, 즉시 승명패(承命牌)를 내려 의금부 낭관을 보내어 사형수로 잡아오도록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56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13 책 675 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원문
○下義禁府所啓沈順門移配單子曰: "衣服之制, 應著黑衣而著紅, 應着紅衣而着黑, 則言之可也, 至於長短廣狹, 則不可一一同之也。 予聞, 中朝天子或着黑, 或着黃, 其服無常。 雖臺諫, 若下人之衣, 則言之可也, 君上之衣, 指爲廣狹可乎? 此皆陵上之心, 有以致之也。 今方革俗之時, 其漸不可長也, 必置重典可也。 其問于承政院及政丞等。" 承旨等啓: "言雖妄發, 但其時天使將至, 意欲與中朝同制, 故啓之。" 傳曰: "此不當庇覆也。 順門此言, 專爲釣名。 予非毒痛四海, 且固知斷者不可復續, 刑者不可復生, 然如此之人, 須用重典以懲。 其竝問于六曹判書以上及臺諫。" 領議政柳洵、左議政許琛、右議政朴崇質、左贊成姜龜孫、右贊成李季仝、左參贊申浚、右參贊鄭眉壽、吏曹判書金壽童、戶曹判書李季男、禮曹判書金勘、兵曹判書任士洪、刑曹判書宋軼、工曹判書韓斯文、大司憲閔暉、大司諫成世純、司諫李繼福、執義金俊孫、掌令朴承燧ㆍ李可臣、獻納金克成、 持平李成童議: "言及御衣, 罪當不敬。 但順門嘗入中朝, 見衣服之制, 而適天使之來, 欲與華制同, 故妄啓耳。"傳曰: "諸宰之言, 亦未當也。 予嗣位之後, 天使之來, 豈但其時而已? 順門以爲, 兵曹郞廳侍衛時, 見御衣, 尤非也。" 義禁府啓: "沈順門不敬之罪, 當論以棄毁制書律。"卽下承命牌, 遣義禁府郞廳, 以死囚拿來。
- 【태백산사고본】 15책 56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13 책 675 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연산군일기56권, 연산 10년 11월 29일 을묘 2/3 기사 / 1504년 명 홍치(弘治) 17년
심순문이 어의를 언급한 것에 의금부가 기훼제서율로 논하니, 사형수로 잡아오다
국역
의금부에서 아뢴 심순문(沈順門)의 배소를 옮기라는 단자(單子)를 내리며 이르기를,
"의복 법제에 응당 검은 옷을 입어야 하는데 붉은 옷을 입거나, 응당 붉은 옷을 입어야 하는데 검은 옷을 입었다면 말타는 것이 가하나, 장단(長短)과 광협(廣狹)에 있어서는 일일이 같을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듣건대, 중국 천자(天子)도 혹은 검은 옷을 입고 혹은 누른 옷을 입기도 하여 그 의복이 일정하지 않다고 한다. 비록 대간이라 할지라도 만약 아랫사람의 옷이라면 말하는 것이 가하지만 군상(君上)의 옷을 광협을 지적하여서야 되겠는가. 이는 모두 위를 능멸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다. 지금 바야흐로 풍속을 고치는 때이므로 그 조짐을 자라게 할 수 없어 반드시 중한 벌에 처해야 하겠으니, 승정원 및 정승들에게 문의하라."
하였다. 승지들이 아뢰기를,
"말은 비록 망발했으나, 다만 그때 중국 사신이 이르게 되므로 중국과 제도를 같이하고 싶은 뜻에서 아뢴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이는 마땅히 비호(庇護)할 일이 아니다. 순문(順門)의 이 말은 오로지 명예를 낚으려는 것이다. 내가 사해(四海)를 독하게 아프게 하려는 것도 아니요, 또한 본디 끊어진 것은 다시 잇지 못하고 죽은 자는 다시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람은 모름지기 중한 벌로써 징계해야겠으니, 그 육조 판서 이상 및 대간에게 아울러 물으라."
하였다. 영의정 유순(柳洵), 좌의정 허침(許琛), 우의정 박숭질(朴崇質), 좌찬성 강귀손(姜龜孫), 우찬성 이계동(李季仝), 좌참찬 신준(申浚), 우참찬 정미수(鄭眉壽), 이조 판서 김수동(金壽童), 호조 판서 이계남(李季男), 예조 판서 김감(金勘), 병조 판서 임사홍(任士洪), 형조 판서 송질(宋軼), 공조 판서 한사문(韓斯文), 대사헌 민휘(閔暉), 대사간 성세순(成世純), 사간 이계복(李繼福), 집의 김준손(金俊孫), 장령 박승수(朴承燧)와 이가신(李可臣), 헌납 김극성(金克成), 지평 이성동(李成童)이 의논드리기를,
"어의(御衣)를 언급한 죄는 불경(不敬)에 해당하나, 다만 순문(順門)이 일찍이 중국에 들어가서 의복 제도를 보았는데, 마침 중국 사신이 오게 되므로, 중국 제도와 같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망령되이 아뢴 것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모든 재상의 말도 온당하지 못하다. 내가 즉위한 뒤 중국 사신 오는 것이 어찌 그때뿐이었겠는가. 순문이 병조 낭관으로서 시위할 때 어의를 보았다는 것이 더욱 잘못이다."
하였다. 의금부가 아뢰기를,
"심순문의 불경죄는 마땅히 기훼제서율(棄毁制書律)로 논해야 합니다."
하니, 즉시 승명패(承命牌)를 내려 의금부 낭관을 보내어 사형수로 잡아오도록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56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13 책 675 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원문
○下義禁府所啓沈順門移配單子曰: "衣服之制, 應著黑衣而著紅, 應着紅衣而着黑, 則言之可也, 至於長短廣狹, 則不可一一同之也。 予聞, 中朝天子或着黑, 或着黃, 其服無常。 雖臺諫, 若下人之衣, 則言之可也, 君上之衣, 指爲廣狹可乎? 此皆陵上之心, 有以致之也。 今方革俗之時, 其漸不可長也, 必置重典可也。 其問于承政院及政丞等。" 承旨等啓: "言雖妄發, 但其時天使將至, 意欲與中朝同制, 故啓之。" 傳曰: "此不當庇覆也。 順門此言, 專爲釣名。 予非毒痛四海, 且固知斷者不可復續, 刑者不可復生, 然如此之人, 須用重典以懲。 其竝問于六曹判書以上及臺諫。" 領議政柳洵、左議政許琛、右議政朴崇質、左贊成姜龜孫、右贊成李季仝、左參贊申浚、右參贊鄭眉壽、吏曹判書金壽童、戶曹判書李季男、禮曹判書金勘、兵曹判書任士洪、刑曹判書宋軼、工曹判書韓斯文、大司憲閔暉、大司諫成世純、司諫李繼福、執義金俊孫、掌令朴承燧ㆍ李可臣、獻納金克成、 持平李成童議: "言及御衣, 罪當不敬。 但順門嘗入中朝, 見衣服之制, 而適天使之來, 欲與華制同, 故妄啓耳。"傳曰: "諸宰之言, 亦未當也。 予嗣位之後, 天使之來, 豈但其時而已? 順門以爲, 兵曹郞廳侍衛時, 見御衣, 尤非也。" 義禁府啓: "沈順門不敬之罪, 當論以棄毁制書律。"卽下承命牌, 遣義禁府郞廳, 以死囚拿來。
- 【태백산사고본】 15책 56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13 책 675 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