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5권, 태종 3년 2월 7일 갑인 3/3 기사 / 1403년 명 영락(永樂) 1년
사간원에서 임금이 거둥할 때의 의장을 엄격히 할 것을 상소
국역
임금이 태상전(太上殿)에 나아가 문안하였다. 임금이 장차 나가려고 하니, 사간원(司諫院)에서 상소하기를,
"인군(人君)이 출입할 때에 의장(儀仗)이 삼엄하고 경필 청도(警蹕淸道)003) 하는 것은 군신(君臣)의 분수를 엄하게 하고, 업신여기고 가벼이 보는 버릇을 막자는 것입니다. 지금 승여(乘輿)가 이미 멍에를 메었으나, 백관(百官)이 모이지 않고 의장을 베풀지 않았으니, 알지 못하겠는데 전하께서는 단기(單騎)로 거둥하려 하십니까? 전하의 예지(睿智)한 자품(資品)과 성현(聖賢)의 학문으로서는 비록 한때의 동정(動靜)이 간이(簡易)한 것을 따르더라도 일에 해될 것이 없지마는, 신 등은 두렵건대, 후세의 사군(嗣君)이 만약 전하와 같은 덕(德)이 없고 한갓 간이한 거둥만을 본받는다면, 그 폐단이 장차 이루 말하지 못할 것이 있을 것입니다. 원컨대 이제부터 거둥이 있으실 때에는 비록 가장 가까운 곳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의장을 갖추고 백관을 거느려서, 군신(君臣)의 분수를 엄하게 하고, 가벼이 여기는 버릇을 막으소서."
하여, 그대로 윤허하였다. 임금이 태상전(太上殿)에 문안하는 것이 혹은 매일, 혹은 한 달에 두어 번 행하여, 해[日]가 이르고 늦은 것을 구애하지 않고, 혹은 안에 들어가서 오랫동안 있다가 밤이 되어 돌아오고, 혹은 외차(外次)에 이르러 문안하고 곧 돌아오기 때문에, 각사(各司)가 번거롭게 움직여서 사무를 폐할까 염려하여, 백관의 시위(侍衛)와 의장(儀仗)을 제폐(除廢)하였다. 그러므로 간원(諫院)에서 이 글을 올린 것이었다.
- [註 003] 경필 청도(警蹕淸道) : 행인을 정지시켜 조용하게 하고, 길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
원문
○上詣太上殿問安。 上之將出也, 司諫院上疏曰:
人君之出入, 儀仗森嚴, 警蹕淸道, 所以嚴君臣之分, 杜慢易之漸也。 今乘輿已駕矣, 百官未集, 儀仗不陳, 不識殿下, 將以單騎行幸乎? 若以殿下睿智之資, 聖賢之學, 雖其一時之動靜, 或從簡易, 無害於事矣, 臣等竊恐後世嗣君, 苟無殿下之德, 徒法簡易之行, 則其弊將有不可勝言者矣。 願自今, 凡有行幸, 雖其最近, 必備儀仗率百官, 以嚴君臣之分, 以杜慢易之漸。
允之。 上之問安於太上殿, 或每日或一月數行, 不拘日之早晩, 或入內從容, 侵夜乃還, 或至於外次, 問安卽還, 故慮各司煩動廢務, 除百官侍衛及儀仗, 故諫院上此書。
태종 3년 (1403) 2월 7일
국역
임금이 태상전(太上殿)에 나아가 문안하였다. 임금이 장차 나가려고 하니, 사간원(司諫院)에서 상소하기를,
"인군(人君)이 출입할 때에 의장(儀仗)이 삼엄하고 경필 청도(警蹕淸道)003) 하는 것은 군신(君臣)의 분수를 엄하게 하고, 업신여기고 가벼이 보는 버릇을 막자는 것입니다. 지금 승여(乘輿)가 이미 멍에를 메었으나, 백관(百官)이 모이지 않고 의장을 베풀지 않았으니, 알지 못하겠는데 전하께서는 단기(單騎)로 거둥하려 하십니까? 전하의 예지(睿智)한 자품(資品)과 성현(聖賢)의 학문으로서는 비록 한때의 동정(動靜)이 간이(簡易)한 것을 따르더라도 일에 해될 것이 없지마는, 신 등은 두렵건대, 후세의 사군(嗣君)이 만약 전하와 같은 덕(德)이 없고 한갓 간이한 거둥만을 본받는다면, 그 폐단이 장차 이루 말하지 못할 것이 있을 것입니다. 원컨대 이제부터 거둥이 있으실 때에는 비록 가장 가까운 곳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의장을 갖추고 백관을 거느려서, 군신(君臣)의 분수를 엄하게 하고, 가벼이 여기는 버릇을 막으소서."
하여, 그대로 윤허하였다. 임금이 태상전(太上殿)에 문안하는 것이 혹은 매일, 혹은 한 달에 두어 번 행하여, 해[日]가 이르고 늦은 것을 구애하지 않고, 혹은 안에 들어가서 오랫동안 있다가 밤이 되어 돌아오고, 혹은 외차(外次)에 이르러 문안하고 곧 돌아오기 때문에, 각사(各司)가 번거롭게 움직여서 사무를 폐할까 염려하여, 백관의 시위(侍衛)와 의장(儀仗)을 제폐(除廢)하였다. 그러므로 간원(諫院)에서 이 글을 올린 것이었다.
- [註 003] 경필 청도(警蹕淸道) : 행인을 정지시켜 조용하게 하고, 길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
원문
○上詣太上殿問安。 上之將出也, 司諫院上疏曰:
人君之出入, 儀仗森嚴, 警蹕淸道, 所以嚴君臣之分, 杜慢易之漸也。 今乘輿已駕矣, 百官未集, 儀仗不陳, 不識殿下, 將以單騎行幸乎? 若以殿下睿智之資, 聖賢之學, 雖其一時之動靜, 或從簡易, 無害於事矣, 臣等竊恐後世嗣君, 苟無殿下之德, 徒法簡易之行, 則其弊將有不可勝言者矣。 願自今, 凡有行幸, 雖其最近, 必備儀仗率百官, 以嚴君臣之分, 以杜慢易之漸。
允之。 上之問安於太上殿, 或每日或一月數行, 不拘日之早晩, 或入內從容, 侵夜乃還, 或至於外次, 問安卽還, 故慮各司煩動廢務, 除百官侍衛及儀仗, 故諫院上此書。
원본
태종 3년 (1403) 2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