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3권, 태종 2년 4월 4일 병진 2/3 기사 / 1402년 명 건문(建文) 4년
이지직·전가식의 죄를 청하는 대사헌 이지(李至)의 상소문
국역
사헌부 대사헌 이지(李至) 등이 상소하여 이지직(李之直)·전가식(田可植)에게 죄주기를 청하였다. 상소는 이러하였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간쟁(諫諍)의 법은 군왕(君王)이 과실이 있으면 조목조목이 과오(過誤)를 진술하되, 바른대로 말하여 거리끼지 아니함이 곧 간신(諫臣)의 도리입니다. 우리 전하께서는 영명(英明)한 자질(資質)로써 정사를 다스림에 부지런하시어, 온 나라 사람들이 우러러볼 뿐만 아니라, 중국 조정에서도 아름답다고 칭찬합니다. 이제 사간원에서 전하의 과실을 간(諫)하옵되, ‘옷이 좋고 아름다워 제도를 따르지 않고, 매[鷹]와 개[犬]를 좋아하며 성색(聲色)을 즐기심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셨다.’고 하니, 만약 전하께서 입은 옷이 간혹 좋고 아름다우며, 매와 개를 좋아하시고 성색을 즐기시며, 어쩌다가 과오가 있으시어 그 일을 바른대로 써서 간절하게 여쭙게 되면, 전하의 명민(明敏)한 자질(資質)로써 과단(果斷)을 내리시어 그 말을 좇기를 물 흐름과 같이 하셨습니다. 지금 간신(諫臣)이 그렇지 못하여, ‘옷이 좋고 아름다우며, 매와 개를 좋아하고 성색을 즐긴다.’고 하였사온즉, 이것은 입은 옷이 모두 법복(法服)이 아니라는 것이옵고, 매와 개, 그리고 성색은 거칠고 음란한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임금 된 도리가 어디에 있습니까? 신 등은 전하의 과실이 이와 같은 데에 이르지 않았음을 잘 아옵니다. 이것은 거짓으로 성상의 불미(不美)함을 드러내어 실덕(實德)을 훼손한 것뿐이오니, 임금을 사랑하는 도리에 어떠하오며 간신(諫臣)의 도리에 어떠합니까?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유사(攸司)에 명하여 이지직과 전가식을 허망한 죄로써 국문하게 하고, 외방으로 귀양보내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간관(諫官)이 말한 과실(過失)을 어찌 죄를 줄 수 있겠는가?"
하였다. 지평(持平) 이지(李漬)는 물러가서 사직(辭職)을 올렸다.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30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원문
竊惟諫諍之法, 君王有過失, 則條陳過誤, 直言不諱, 乃諫臣之道也。 我殿下以英明之資, 勤於政理, 非特一國之瞻仰, 亦朝廷之所稱美也。 今諫院進諫殿下之失, 以爲: "服御巧麗, 不循制度。 鷹犬之好, 聲色之娛, 未除。" 若殿下之服御, 或有巧麗; 鷹犬聲色, 或有過誤, 直書其事切言之, 則以殿下之明敏果斷, 從之如流也必矣。 今諫臣不然, 汎言服御巧麗, 鷹犬聲色之娛, 則是服御皆非法服矣, 鷹犬聲色, 專是荒淫。 然則爲君之道安在! 臣等灼知殿下之過不至若是, 是誣揚不美, 以毁實德耳。 其於愛君之義何? 其於諫臣之道何? 伏望殿下令攸司將之直、可植, 鞫問誑妄之罪, 流竄于外。
上曰: "諫官言過失, 何敢罪之!" 持平李漬退而呈辭。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30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태종 2년 (1402) 4월 4일
국역
사헌부 대사헌 이지(李至) 등이 상소하여 이지직(李之直)·전가식(田可植)에게 죄주기를 청하였다. 상소는 이러하였다.
"가만히 생각하건대, 간쟁(諫諍)의 법은 군왕(君王)이 과실이 있으면 조목조목이 과오(過誤)를 진술하되, 바른대로 말하여 거리끼지 아니함이 곧 간신(諫臣)의 도리입니다. 우리 전하께서는 영명(英明)한 자질(資質)로써 정사를 다스림에 부지런하시어, 온 나라 사람들이 우러러볼 뿐만 아니라, 중국 조정에서도 아름답다고 칭찬합니다. 이제 사간원에서 전하의 과실을 간(諫)하옵되, ‘옷이 좋고 아름다워 제도를 따르지 않고, 매[鷹]와 개[犬]를 좋아하며 성색(聲色)을 즐기심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셨다.’고 하니, 만약 전하께서 입은 옷이 간혹 좋고 아름다우며, 매와 개를 좋아하시고 성색을 즐기시며, 어쩌다가 과오가 있으시어 그 일을 바른대로 써서 간절하게 여쭙게 되면, 전하의 명민(明敏)한 자질(資質)로써 과단(果斷)을 내리시어 그 말을 좇기를 물 흐름과 같이 하셨습니다. 지금 간신(諫臣)이 그렇지 못하여, ‘옷이 좋고 아름다우며, 매와 개를 좋아하고 성색을 즐긴다.’고 하였사온즉, 이것은 입은 옷이 모두 법복(法服)이 아니라는 것이옵고, 매와 개, 그리고 성색은 거칠고 음란한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임금 된 도리가 어디에 있습니까? 신 등은 전하의 과실이 이와 같은 데에 이르지 않았음을 잘 아옵니다. 이것은 거짓으로 성상의 불미(不美)함을 드러내어 실덕(實德)을 훼손한 것뿐이오니, 임금을 사랑하는 도리에 어떠하오며 간신(諫臣)의 도리에 어떠합니까?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유사(攸司)에 명하여 이지직과 전가식을 허망한 죄로써 국문하게 하고, 외방으로 귀양보내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간관(諫官)이 말한 과실(過失)을 어찌 죄를 줄 수 있겠는가?"
하였다. 지평(持平) 이지(李漬)는 물러가서 사직(辭職)을 올렸다.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30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원문
竊惟諫諍之法, 君王有過失, 則條陳過誤, 直言不諱, 乃諫臣之道也。 我殿下以英明之資, 勤於政理, 非特一國之瞻仰, 亦朝廷之所稱美也。 今諫院進諫殿下之失, 以爲: "服御巧麗, 不循制度。 鷹犬之好, 聲色之娛, 未除。" 若殿下之服御, 或有巧麗; 鷹犬聲色, 或有過誤, 直書其事切言之, 則以殿下之明敏果斷, 從之如流也必矣。 今諫臣不然, 汎言服御巧麗, 鷹犬聲色之娛, 則是服御皆非法服矣, 鷹犬聲色, 專是荒淫。 然則爲君之道安在! 臣等灼知殿下之過不至若是, 是誣揚不美, 以毁實德耳。 其於愛君之義何? 其於諫臣之道何? 伏望殿下令攸司將之直、可植, 鞫問誑妄之罪, 流竄于外。
上曰: "諫官言過失, 何敢罪之!" 持平李漬退而呈辭。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30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원본
태종 2년 (1402) 4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