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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41권, 정조 18년 9월 24일 무신 1/2 기사 / 1794년 청 건륭(乾隆) 59년

《인서록》이 완성되니 편전에 나가 받다. 기신들이 전을 올려 축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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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록(人瑞錄)》이 완성되니, 편전에 납시어 친히 받았다.

이에 앞서 상은 올해가 바로 자전은 오순(五旬)이 되고 자궁은 육순(六旬)이 되는 해로써 천 년에 한 번 있는 큰 경사라고 하여 정월 초하루에 백관들을 거느리고 자전과 자궁에게 하례하고 큰 은덕을 베풀었다. 중앙과 지방의 조관은 70세 이상, 사서인은 80세 이상 되는 사람들 및 80세는 되지 않았지만 부부가 해로한 자들에게 차등 있게 작위를 하사하였는데, 모두 7만 5천 1백 45명이었다.

이어 기신(耆臣)과 육경(六卿) 이상을 불러서 의례(義例)를 가르쳐 주고 모아서 한 책을 만들어 새로 취진판(聚珍板)에 새겨 찍어내어 반포해서 길이 전하게 하였는데, 이때에 이르러 그 일이 완성되었으므로 기신들이 전(箋)을 갖추어 올렸다. 기신인 홍낙성(洪樂性)·채제공(蔡濟恭)·구윤명(具允明)·이민보(李敏輔)·홍억(洪檍)·홍양호(洪良浩)·김지묵(金持默)·조경(趙瓊)·변득양(邊得讓)·홍수보(洪秀輔)·김상집(金尙集)·신사운(申思運)·정존중(鄭存中)·한광계(韓光綮)·유공(柳戇)이 각기 아들·조카·손자·증손자를 따라서 들어와 자리에 나갔다. 상이 홍낙성 등에게 이르기를,

"오늘 경 등이 5백만의 축수를 받들고 와서 나의 원자에게 바치니, 나의 기쁨이 과연 어떠하겠는가."

하니, 홍낙성 등이 일제히 소리를 모아 아뢰기를,

"신 등은 모두 기로소의 신하들로서 손에 《인서록》을 받들고 문폐(文陛) 앞에 나와서 모두 7만여 명의 수명인 50여억 년을 들어 우리의 성상과 원자궁에게 바칩니다. 이것을 화서국(華胥國)의 기사(紀事)로 삼고 남국(南國)의 역서(曆書)로 삼으며 요(堯)임금의 섬돌에 있는 상서로운 풀로 삼아서 대대 손손 많은 자손을 둘 것입니다.

이것을 점침에 풍성하고 영원한 큰 복이 있으며, 이것을 준칙으로 삼음에 끝없이 아름다운 복을 받을 조짐이 있으며, 또한 이것을 수명으로 삼아 곱으로 더하게 되면 백억, 천억이 되고, 다시 곱하면 만억, 억억이 될 것이니, 그 뒤로는 교묘한 월력으로도 헤아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신 등은 기쁨에 겨워 춤을 추며 칭송하고 축하하고 싶은 마음을 이길 수 없습니다. 또 어제는 비가 밤새도록 계속 내리다가 새벽에는 날씨가 화창하게 개이고 구름과 해가 맑으니, 이 또한 우연한 것이 아닙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장수한 늙은이들이 한 대청에 잔뜩 모였는데 따라 들어온 아들·손자·증손자·현손자까지 합하면 넉넉히 백여 명은 넘을 것이니, 이 또한 태평성대의 훌륭한 일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니, 채제공이 아뢰기를,

"연석에 등대한 기신들은 모두 수를 누리고 지위도 재상을 이미 지냈는데, 혼인한 지 60돌이 되고 과거 시험에 합격한 지 60돌이 되는 해를 맞이한 자들이 많습니다. 이는 비록 대를 걸러 한 번 있을 만한 일이지만 특이하고 상서로운 일이라고 스스로 흡족하게 여기는데 하물며 20여 명이나 되니 말할 것이 있습니까.

《인서록》에 들어 있는 7만여 명이 어찌 인서(人瑞)가 아님이 없겠습니까마는 지금 연석에 등대한 자들을 놓고 볼 때 지난날의 역사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큰 상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은 알지 못하겠으나 시인들이 칭찬하였던 수고(壽考)한 문왕의 교화를 과연 오늘날에 비길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상이 늙은 여러 신하들에게 술과 음식을 베풀어 주면서 이르기를,

"이것은 자궁이 하사하는 것이다. 오늘 경들이 들어올 때를 위해서 이것을 차려놓고 기다렸던 것이니, 경들은 모름지기 각기 취하도록 마시고 배부르게 들라. 그리고 나머지는 아들과 손자에게까지 주어 품고 갈 만한 것은 품고 가서 처자와 더불어 함께 하여 오늘의 이 즐거움을 빛나게 하라."

하니, 기신들이 일어나서 사례하며 아뢰기를,

"이미 술에 취하고 은덕에 배불렀습니다. 신이 일찍이 이런 시를 읽었습니다마는 천 년 뒤에나 바랄 수 있으리라 여겼고, 오늘에 제 자신이 직접 맞이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하였습니다."

하였다. 홍낙성 등이 말하기를,

"원자가 절하고 읍하는 따위의 모든 행동이 절문(節文)에 맞고, 위엄 있는 모습은 엄숙하여 마치 천연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으니, 매우 기쁜 심정을 이길 수 없습니다. 신 등이 천 년에 한 번 있는 이런 기회를 만났으니, 화주(華州) 땅을 지키던 사람들이 요(堯)임금에게 수(壽)·부(富)·다남(多男)을 축원하였던 옛일을 본받고자 합니다."

하고, 전각에서 마침내 천세를 세 번 부르니, 상하가 모두 천세를 세 번 불렀다. 상이 이르기를,

"오늘의 일이 얼마나 성대한가. 그러니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먼저 한 운자를 낼 것이니, 경들은 각기 운자를 나누어 이어서 올려 한 편의 연시(聯詩)를 완성하도록 하라."

하고, 인하여 어제 소서(御製小序)를 내렸는데, 그 내용에,

"《인서록》을 찍어서 바침에 나는 원자와 함께 편전에서 친히 받으니, 이는 《주례(周禮)》에 유사(有司)가 백성들의 수를 왕에게 바치면 왕이 두 번 절하고 받은 예를 본받은 것이다. 무릇 백성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는데 하물며 삼왕(三王)들이 모두 높였던 연세가 많은 분들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하물며 그 은혜를 자전과 자궁에게 돌리고, 그 일을 간책에 밝히는 데 있어서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이날은 때가 9월 무신일이니, 내가 태어난 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 날씨는 청명하며 경치는 깨끗하고 아름다운데 기신들과 교열을 보았던 자 20명이 각기 아들·손자·증손자·현손자들의 부액을 받으며 들어와 허리가 굽은 노인들을 앞에서 이끌고 곁에서 도와 질서 정연하니, 매우 장관이다.

예가 끝나고 내 원자와 더불어 여러 늙은 재상들을 인견하고서 위로하여 이르기를 ‘오늘의 예는 경사를 축하하는 것이요, 국운이 길기를 비는 것이다. 그러니 늙은이를 공경하고 귀하게 여기는 뜻도 여기에 붙인 것이다.’ 하였다. 이에 늙은 재상들과 여러 늙은이들이 길이 어진 은덕에 무젖고 함께 태평시대를 즐거워하며 모두 여러 자손들을 거느리고 억천만 년 장수하기를 축원하였고, 우리의 자전과 자궁 및 나의 원자를 위하여 공경히 축하해 주어 우리 나라로 하여금 화서씨(華胥氏)의 나라와 같이 되게 하고, 장수하는 땅이 되기를 공경히 축원하였다. 이에 여러 신하들이 모두 세 번 천세를 불렀던 것이다.

이윽고 자궁이 음식을 베풀어 축수하는 술잔을 번갈아 들었는데 윤택한 얼굴과 화려한 머리가 술병과 그릇에 어리비치었다. 또 그 나머지가 어린이들에게까지 미치니 《시경(詩經)》기취(旣醉)의 시를 노래하고 담로(湛露)의 은혜를 칭송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물러갈 때에는 머리에 꽃을 꽂아서 영화를 자랑하고 아악이 거리를 메우니 구경하는 자들은 칭찬하여 마지않았으며 왕왕 사사로이 그림을 그리는 자까지도 있게 되었으니, 나는 이 일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하였다. 먼저 한 운을 붙여서 선창하니, 잔치에 참여한 자들이 모두 연구(聯句)를 지어 이었는데, 기신들은 고체시를 짓고 전각에 올라와 시위하는 여러 신하들은 근체시를 지어 모아서 한 시첩을 만들고 또 《인서록》의 서문을 시첩의 머리에 붙였다. 그리고 《인서록》의 실지 사적을 기록하였다. 시에 이르기를,

남극성은 쌍으로 빛나니 보병성 무녀성은 번성하는데

인서록을 널리 베풀어주어 중광을 칭송하도다

하였다. 이어 기신들은 고시를 짓고, 규장각의 신하들과 승지와 사관, 시위하는 신하들은 율시를 지었으며, 기신의 아들과 손자들 가운데서 6, 7세 이상 되는 자에게도 시를 지어 바치게 하였다. 인하여 여러 기신들에게는 각기 정악(正樂) 악대 1부를 주어 집까지 인도하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1책 41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509면

원문

○戊申/《人瑞錄》成, 御便殿親受。 先是, 上以是年卽慈殿五旬, 慈宮六旬, 曠千載一有之慶會也, 月正元日, 率百官, 稱賀于殿宮, 大覃恩中外。 賜朝官七十以上, 士庶八十以上及未八十而夫妻偕老者爵有差, 凡七萬五千一百四十五人。 乃召耆臣六卿以上, 指授義例, 彙爲一書, 以新雕聚珍板, 印布壽傳。 至是工告完, 耆臣等具箋以進。 耆臣洪樂性蔡濟恭具允明李敏輔洪檍洪良浩金持默趙瑍邊得讓洪秀輔金尙集申思運鄭存中韓光綮柳戇, 各從其子姪孫曾, 入就位。 上謂樂性等曰: "今日卿等奉五百萬之壽, 來獻我元子, 予心欣悅當如何?" 樂性等齊聲奏曰: "臣等俱以耆社之臣, 手擎《人瑞之錄》, 進于文陛之前, 而總挈七萬餘人之壽, 五十有餘億, 獻于我聖上及我元子宮。 以是爲華胥之紀事, 爲南國之龜曆, 爲階之蓂莢, 繩繩子孫。 卜之於是, 穰穰遐福; 準之於是, 無疆惟休之寶籙, 亦以是爲籌, 而加倍之, 則爲百億千億; 衍而乘之, 則爲萬億億億, 自玆以往, 巧曆不能數。 臣等不勝蹈舞歡忭, 攅祝欣賀之至。 且昨日之雨, 連宵滂沱, 而曉來天氣和暢, 雲日淸朗, 此亦非偶然矣。" 上曰: "黃髮鯢齒, 紛顒一堂, 而總計子孫曾玄之從入者, 優過百餘人, 是亦足爲太平盛事矣。" 濟恭曰: "登筵耆臣, 皆年享頣期, 位過卿月, 而回卺回榜, 又比比有之。 此雖間世一有, 猶且詑爲異瑞, 況二十餘人之多乎? 《人瑞錄》中七萬餘人, 何莫非人瑞, 而以今登筵者觀之, 尤可謂往牒所未聞之瑞, 臣未知詩人所稱文王壽考之化, 果可擬倫於今日否?" 上宣饌宣醞于諸耆臣曰: "此慈宮所賜也。 爲今日卿等之入來也, 設此而待之, 卿等須各醉飽, 以其餘逮于子若孫, 可懷者懷去, 與妻孥共之, 以賁今日之樂也。" 諸耆臣起而謝曰: "旣醉以酒, 旣飽以德, 臣嘗讀其詩, 而欽艶於千載之下, 不圖今日身親當之也。" 樂性等曰: "元子宮周旋拜揖, 動中節文, 岐嶷之容, 儼若天成, 不勝歡祝萬萬。 臣等逢此千一之會, 願效封之祝。" 遂三呼千歲於是殿, 上下皆三呼千歲千千歲。 上曰: "今日之擧盛哉! 不可以無志。 予當先賦一韻, 卿等其各分韻賡進, 聯成一篇。" 仍下御製小序曰:

《人瑞錄》之印進也, 予與元子, 親受于便殿, 蓋倣《周禮》有司獻民數於王, 王再拜受之之禮也。 凡民且然, 況高年之爲三王所同尊也乎? 又況恩推於殿宮, 而事曠於簡策也乎? 是日也, 時維菊月戊申, 而予生朝之越三日也。 天氣淸朗, 化景淨姸, 耆耉臣與於校閱者二十人, 各以其子孫曾玄, 扶將而入, 引翼傴僂, 濟濟蹌蹌, 甚盛觀也。 禮旣成, 予與元子, 引諸耆耉, 臨見之, 且勞而告之曰: "今日之禮, 祝慶也, 祈永也, 而敬老貴老之義亦寓焉。" 咨乃耆耉諸老, 長涵仁庥, 同樂太平, 總挈群齒之億千萬齡, 祗獻我殿宮曁予元子, 俾我東土, 爲華胥爲壽域也。 於是, 諸臣皆三呼千歲。 頃之, 慈宮宣饌, 壽觴交擧, 渥顔華髮, 輝映樽俎, 而又以其餘, 逮於幼少, 莫不歌《旣醉》之詩, 頌《湛露》之恩。 及退則簪花詑榮, 雅樂塡街, 觀者嘖嘖, 往往有私自圖繪者, 予謂是擧之不可無識也。

先拈一韻以唱之, 與筵者皆賡聯之, 而耆臣賦古體, 陞殿侍衛, 諸臣賦近體, 裒成一帖, 且以《人瑞錄》序, 弁于詩首, 庸識人瑞之實蹟云。 詩曰: "南極雙輝寶婺昌, 錫敷人瑞頌重光。" 仍命耆臣以古詩, 閣臣、承史、侍衛諸臣以律詩, 耆臣子孫中六七歲以上, 亦皆使之製進也。 仍賜諸耆臣各法樂一部, 導之至其家。

  • 【태백산사고본】 41책 41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50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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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41권, 정조 18년 9월 24일 무신 1/2 기사 / 1794년 청 건륭(乾隆) 59년

《인서록》이 완성되니 편전에 나가 받다. 기신들이 전을 올려 축하하다

국역

《인서록(人瑞錄)》이 완성되니, 편전에 납시어 친히 받았다.

이에 앞서 상은 올해가 바로 자전은 오순(五旬)이 되고 자궁은 육순(六旬)이 되는 해로써 천 년에 한 번 있는 큰 경사라고 하여 정월 초하루에 백관들을 거느리고 자전과 자궁에게 하례하고 큰 은덕을 베풀었다. 중앙과 지방의 조관은 70세 이상, 사서인은 80세 이상 되는 사람들 및 80세는 되지 않았지만 부부가 해로한 자들에게 차등 있게 작위를 하사하였는데, 모두 7만 5천 1백 45명이었다.

이어 기신(耆臣)과 육경(六卿) 이상을 불러서 의례(義例)를 가르쳐 주고 모아서 한 책을 만들어 새로 취진판(聚珍板)에 새겨 찍어내어 반포해서 길이 전하게 하였는데, 이때에 이르러 그 일이 완성되었으므로 기신들이 전(箋)을 갖추어 올렸다. 기신인 홍낙성(洪樂性)·채제공(蔡濟恭)·구윤명(具允明)·이민보(李敏輔)·홍억(洪檍)·홍양호(洪良浩)·김지묵(金持默)·조경(趙瓊)·변득양(邊得讓)·홍수보(洪秀輔)·김상집(金尙集)·신사운(申思運)·정존중(鄭存中)·한광계(韓光綮)·유공(柳戇)이 각기 아들·조카·손자·증손자를 따라서 들어와 자리에 나갔다. 상이 홍낙성 등에게 이르기를,

"오늘 경 등이 5백만의 축수를 받들고 와서 나의 원자에게 바치니, 나의 기쁨이 과연 어떠하겠는가."

하니, 홍낙성 등이 일제히 소리를 모아 아뢰기를,

"신 등은 모두 기로소의 신하들로서 손에 《인서록》을 받들고 문폐(文陛) 앞에 나와서 모두 7만여 명의 수명인 50여억 년을 들어 우리의 성상과 원자궁에게 바칩니다. 이것을 화서국(華胥國)의 기사(紀事)로 삼고 남국(南國)의 역서(曆書)로 삼으며 요(堯)임금의 섬돌에 있는 상서로운 풀로 삼아서 대대 손손 많은 자손을 둘 것입니다.

이것을 점침에 풍성하고 영원한 큰 복이 있으며, 이것을 준칙으로 삼음에 끝없이 아름다운 복을 받을 조짐이 있으며, 또한 이것을 수명으로 삼아 곱으로 더하게 되면 백억, 천억이 되고, 다시 곱하면 만억, 억억이 될 것이니, 그 뒤로는 교묘한 월력으로도 헤아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신 등은 기쁨에 겨워 춤을 추며 칭송하고 축하하고 싶은 마음을 이길 수 없습니다. 또 어제는 비가 밤새도록 계속 내리다가 새벽에는 날씨가 화창하게 개이고 구름과 해가 맑으니, 이 또한 우연한 것이 아닙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장수한 늙은이들이 한 대청에 잔뜩 모였는데 따라 들어온 아들·손자·증손자·현손자까지 합하면 넉넉히 백여 명은 넘을 것이니, 이 또한 태평성대의 훌륭한 일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니, 채제공이 아뢰기를,

"연석에 등대한 기신들은 모두 수를 누리고 지위도 재상을 이미 지냈는데, 혼인한 지 60돌이 되고 과거 시험에 합격한 지 60돌이 되는 해를 맞이한 자들이 많습니다. 이는 비록 대를 걸러 한 번 있을 만한 일이지만 특이하고 상서로운 일이라고 스스로 흡족하게 여기는데 하물며 20여 명이나 되니 말할 것이 있습니까.

《인서록》에 들어 있는 7만여 명이 어찌 인서(人瑞)가 아님이 없겠습니까마는 지금 연석에 등대한 자들을 놓고 볼 때 지난날의 역사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큰 상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은 알지 못하겠으나 시인들이 칭찬하였던 수고(壽考)한 문왕의 교화를 과연 오늘날에 비길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상이 늙은 여러 신하들에게 술과 음식을 베풀어 주면서 이르기를,

"이것은 자궁이 하사하는 것이다. 오늘 경들이 들어올 때를 위해서 이것을 차려놓고 기다렸던 것이니, 경들은 모름지기 각기 취하도록 마시고 배부르게 들라. 그리고 나머지는 아들과 손자에게까지 주어 품고 갈 만한 것은 품고 가서 처자와 더불어 함께 하여 오늘의 이 즐거움을 빛나게 하라."

하니, 기신들이 일어나서 사례하며 아뢰기를,

"이미 술에 취하고 은덕에 배불렀습니다. 신이 일찍이 이런 시를 읽었습니다마는 천 년 뒤에나 바랄 수 있으리라 여겼고, 오늘에 제 자신이 직접 맞이할 줄은 생각하지도 못하였습니다."

하였다. 홍낙성 등이 말하기를,

"원자가 절하고 읍하는 따위의 모든 행동이 절문(節文)에 맞고, 위엄 있는 모습은 엄숙하여 마치 천연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으니, 매우 기쁜 심정을 이길 수 없습니다. 신 등이 천 년에 한 번 있는 이런 기회를 만났으니, 화주(華州) 땅을 지키던 사람들이 요(堯)임금에게 수(壽)·부(富)·다남(多男)을 축원하였던 옛일을 본받고자 합니다."

하고, 전각에서 마침내 천세를 세 번 부르니, 상하가 모두 천세를 세 번 불렀다. 상이 이르기를,

"오늘의 일이 얼마나 성대한가. 그러니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먼저 한 운자를 낼 것이니, 경들은 각기 운자를 나누어 이어서 올려 한 편의 연시(聯詩)를 완성하도록 하라."

하고, 인하여 어제 소서(御製小序)를 내렸는데, 그 내용에,

"《인서록》을 찍어서 바침에 나는 원자와 함께 편전에서 친히 받으니, 이는 《주례(周禮)》에 유사(有司)가 백성들의 수를 왕에게 바치면 왕이 두 번 절하고 받은 예를 본받은 것이다. 무릇 백성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는데 하물며 삼왕(三王)들이 모두 높였던 연세가 많은 분들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하물며 그 은혜를 자전과 자궁에게 돌리고, 그 일을 간책에 밝히는 데 있어서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이날은 때가 9월 무신일이니, 내가 태어난 지 사흘째 되는 날이다. 날씨는 청명하며 경치는 깨끗하고 아름다운데 기신들과 교열을 보았던 자 20명이 각기 아들·손자·증손자·현손자들의 부액을 받으며 들어와 허리가 굽은 노인들을 앞에서 이끌고 곁에서 도와 질서 정연하니, 매우 장관이다.

예가 끝나고 내 원자와 더불어 여러 늙은 재상들을 인견하고서 위로하여 이르기를 ‘오늘의 예는 경사를 축하하는 것이요, 국운이 길기를 비는 것이다. 그러니 늙은이를 공경하고 귀하게 여기는 뜻도 여기에 붙인 것이다.’ 하였다. 이에 늙은 재상들과 여러 늙은이들이 길이 어진 은덕에 무젖고 함께 태평시대를 즐거워하며 모두 여러 자손들을 거느리고 억천만 년 장수하기를 축원하였고, 우리의 자전과 자궁 및 나의 원자를 위하여 공경히 축하해 주어 우리 나라로 하여금 화서씨(華胥氏)의 나라와 같이 되게 하고, 장수하는 땅이 되기를 공경히 축원하였다. 이에 여러 신하들이 모두 세 번 천세를 불렀던 것이다.

이윽고 자궁이 음식을 베풀어 축수하는 술잔을 번갈아 들었는데 윤택한 얼굴과 화려한 머리가 술병과 그릇에 어리비치었다. 또 그 나머지가 어린이들에게까지 미치니 《시경(詩經)》기취(旣醉)의 시를 노래하고 담로(湛露)의 은혜를 칭송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물러갈 때에는 머리에 꽃을 꽂아서 영화를 자랑하고 아악이 거리를 메우니 구경하는 자들은 칭찬하여 마지않았으며 왕왕 사사로이 그림을 그리는 자까지도 있게 되었으니, 나는 이 일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하였다. 먼저 한 운을 붙여서 선창하니, 잔치에 참여한 자들이 모두 연구(聯句)를 지어 이었는데, 기신들은 고체시를 짓고 전각에 올라와 시위하는 여러 신하들은 근체시를 지어 모아서 한 시첩을 만들고 또 《인서록》의 서문을 시첩의 머리에 붙였다. 그리고 《인서록》의 실지 사적을 기록하였다. 시에 이르기를,

남극성은 쌍으로 빛나니 보병성 무녀성은 번성하는데

인서록을 널리 베풀어주어 중광을 칭송하도다

하였다. 이어 기신들은 고시를 짓고, 규장각의 신하들과 승지와 사관, 시위하는 신하들은 율시를 지었으며, 기신의 아들과 손자들 가운데서 6, 7세 이상 되는 자에게도 시를 지어 바치게 하였다. 인하여 여러 기신들에게는 각기 정악(正樂) 악대 1부를 주어 집까지 인도하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1책 41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509면

원문

○戊申/《人瑞錄》成, 御便殿親受。 先是, 上以是年卽慈殿五旬, 慈宮六旬, 曠千載一有之慶會也, 月正元日, 率百官, 稱賀于殿宮, 大覃恩中外。 賜朝官七十以上, 士庶八十以上及未八十而夫妻偕老者爵有差, 凡七萬五千一百四十五人。 乃召耆臣六卿以上, 指授義例, 彙爲一書, 以新雕聚珍板, 印布壽傳。 至是工告完, 耆臣等具箋以進。 耆臣洪樂性蔡濟恭具允明李敏輔洪檍洪良浩金持默趙瑍邊得讓洪秀輔金尙集申思運鄭存中韓光綮柳戇, 各從其子姪孫曾, 入就位。 上謂樂性等曰: "今日卿等奉五百萬之壽, 來獻我元子, 予心欣悅當如何?" 樂性等齊聲奏曰: "臣等俱以耆社之臣, 手擎《人瑞之錄》, 進于文陛之前, 而總挈七萬餘人之壽, 五十有餘億, 獻于我聖上及我元子宮。 以是爲華胥之紀事, 爲南國之龜曆, 爲階之蓂莢, 繩繩子孫。 卜之於是, 穰穰遐福; 準之於是, 無疆惟休之寶籙, 亦以是爲籌, 而加倍之, 則爲百億千億; 衍而乘之, 則爲萬億億億, 自玆以往, 巧曆不能數。 臣等不勝蹈舞歡忭, 攅祝欣賀之至。 且昨日之雨, 連宵滂沱, 而曉來天氣和暢, 雲日淸朗, 此亦非偶然矣。" 上曰: "黃髮鯢齒, 紛顒一堂, 而總計子孫曾玄之從入者, 優過百餘人, 是亦足爲太平盛事矣。" 濟恭曰: "登筵耆臣, 皆年享頣期, 位過卿月, 而回卺回榜, 又比比有之。 此雖間世一有, 猶且詑爲異瑞, 況二十餘人之多乎? 《人瑞錄》中七萬餘人, 何莫非人瑞, 而以今登筵者觀之, 尤可謂往牒所未聞之瑞, 臣未知詩人所稱文王壽考之化, 果可擬倫於今日否?" 上宣饌宣醞于諸耆臣曰: "此慈宮所賜也。 爲今日卿等之入來也, 設此而待之, 卿等須各醉飽, 以其餘逮于子若孫, 可懷者懷去, 與妻孥共之, 以賁今日之樂也。" 諸耆臣起而謝曰: "旣醉以酒, 旣飽以德, 臣嘗讀其詩, 而欽艶於千載之下, 不圖今日身親當之也。" 樂性等曰: "元子宮周旋拜揖, 動中節文, 岐嶷之容, 儼若天成, 不勝歡祝萬萬。 臣等逢此千一之會, 願效封之祝。" 遂三呼千歲於是殿, 上下皆三呼千歲千千歲。 上曰: "今日之擧盛哉! 不可以無志。 予當先賦一韻, 卿等其各分韻賡進, 聯成一篇。" 仍下御製小序曰:

《人瑞錄》之印進也, 予與元子, 親受于便殿, 蓋倣《周禮》有司獻民數於王, 王再拜受之之禮也。 凡民且然, 況高年之爲三王所同尊也乎? 又況恩推於殿宮, 而事曠於簡策也乎? 是日也, 時維菊月戊申, 而予生朝之越三日也。 天氣淸朗, 化景淨姸, 耆耉臣與於校閱者二十人, 各以其子孫曾玄, 扶將而入, 引翼傴僂, 濟濟蹌蹌, 甚盛觀也。 禮旣成, 予與元子, 引諸耆耉, 臨見之, 且勞而告之曰: "今日之禮, 祝慶也, 祈永也, 而敬老貴老之義亦寓焉。" 咨乃耆耉諸老, 長涵仁庥, 同樂太平, 總挈群齒之億千萬齡, 祗獻我殿宮曁予元子, 俾我東土, 爲華胥爲壽域也。 於是, 諸臣皆三呼千歲。 頃之, 慈宮宣饌, 壽觴交擧, 渥顔華髮, 輝映樽俎, 而又以其餘, 逮於幼少, 莫不歌《旣醉》之詩, 頌《湛露》之恩。 及退則簪花詑榮, 雅樂塡街, 觀者嘖嘖, 往往有私自圖繪者, 予謂是擧之不可無識也。

先拈一韻以唱之, 與筵者皆賡聯之, 而耆臣賦古體, 陞殿侍衛, 諸臣賦近體, 裒成一帖, 且以《人瑞錄》序, 弁于詩首, 庸識人瑞之實蹟云。 詩曰: "南極雙輝寶婺昌, 錫敷人瑞頌重光。" 仍命耆臣以古詩, 閣臣、承史、侍衛諸臣以律詩, 耆臣子孫中六七歲以上, 亦皆使之製進也。 仍賜諸耆臣各法樂一部, 導之至其家。

  • 【태백산사고본】 41책 41권 11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50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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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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