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고종실록46권, 고종 42년 12월 20일 陽曆 3/3 기사 / 1905년 대한 광무(光武) 9년

송병선이 한일 협상 조약을 맺은 대신들을 처벌하라고 상소하다

국역

초야(草野)의 신하 송병선(宋秉璿)이 올린 상소의 대략에,

"아! 사람과 집과 나라를 망하게 한 난신적자(亂臣賊子)가 어느 시대인들 없었겠습니까마는 나라가 생긴 이래 어찌 박제순(朴齊純), 이지용(李址鎔), 이근택(李根澤), 이완용(李完用), 권중현(權重顯)의 무리와 같은 극악무도한 자가 있었겠습니까? 삼천리 강토는 조종(祖宗)의 토지이고 수많은 백성들은 조종의 백성들이므로 비록 폐하의 존엄을 가지고도 오히려 사적으로 남에게 줄 수 없는데 더구나 신하된 자가 어찌 감히 제멋대로 주고 빼앗고 하면서 우리 500년 종사를 망하게 한단 말입니까?

아! 저 오적(五賊)들은 종실(宗室)의 지친(至親)이면서 대대로 높은 벼슬을 지내오는 신하들로서 저들의 아비와 할아비들이 열성조(列聖祖)의 은혜를 많이 받은 것도 생각하지 않고 군부(君父)를 협박하며 결론을 위조하여 동의를 표하고 마음대로 조인(調印)하였으니 고금 천하에 이것이 얼마나 큰 변고입니까?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죽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아직도 처단을 내려 시원스레 신민(臣民)의 울분과 원한을 씻어주지 않고 환히 천지의 신령들에게 사죄하지 않았으니, 또 어떤 화기(禍機)가 언제 생기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앞으로 종묘사직(宗廟社稷)은 어떻게 되며 천하 후세에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 이른바 5조약은 바로 우리를 노예로 만들고 우리를 통치하려는 것입니다. 선왕(先王)의 종묘를 어느 땅에다 안치하고 제사를 지내며 온 나라 백성들을 어찌 차마 남에게 도륙을 당하도록 내맡길 수 있단 말입니까? 폐하의 막중한 보좌(寶座)인들 장차 어디에 가서 구차하게나마 보존을 도모할 수 있겠습니까?

영부사(領府事) 조병세(趙秉世), 보국숭록 대부(輔國崇祿大夫) 민영환(閔泳煥), 참판(參判) 홍만식(洪萬植), 주사(主事) 이상철(李相哲) 및 징집되어 올라온 군사(軍士) 김봉학(金奉學)은 울분을 안고 풀길이 없어서 순절(殉節)로써 나라에 보답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관원들과 선비들이 상소를 올려 울부짖다가 저들에게 수모와 치욕을 당하고 인민(人民)들이 말때문에 미움을 사며 다들 같다고 의심을 받고서 저들의 군사들에게 구속되는 것이 끊임없이 이어져 그 수가 수백 인(人)이나 더 됩니다. 포학하고 간사한 저들은 우리가 무력함을 멸시하고 온 세상의 입을 틀어막으면서 허위를 진실로 날조하기를 마치 귀를 막고 방울을 도적질하듯 하기 때문에 지금의 세상에서는 아무리해도 시비를 가려내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러나 한 번 열국(列國)의 공판(公辦)에 붙여 잘잘못을 가릴 것 같으면 한 마디 말이 끝나기 전에 천하의 맹약 앞에 저들이 용납되지 못할 것이며, 우리에게 허위 날조된 명색없는 조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신이 고심하며 간하는 것은 여기에서 보는 것이 있어서입니다. 폐하 앞에서 바른 말을 올리는 것을 스스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죽기를 무릅쓰고 그만두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만 신의 말일 뿐 아니라 곧 온 나라의 공론(公論)입니다. 폐하께서 분연히 결단하는 것은 폐하의 독단이 아니라 실로 천하의 본래 그러한 의리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속히 국법을 시행하여 오적의 죄를 다스리고 속히 열국에게 단죄 결판해 줄 것을 요청해서 거짓 조약을 폐기함으로써 우리나라 독립의 기초를 회복하여 천하 후세의 웃음거리가 되지 말게 하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당장의 위태로운 형편은 기울어져 엎어지기 쉽게 생긴 물그릇이나 물이 새는 배에 비길 정도가 아닌데 덕망이 있고 충성스러운 경(卿)이 어찌 이렇게까지 화락하지 못할 수가 있는가? 진달한 것은 가납(嘉納)하겠지만 앞서 올린 상소에 대한 비답을 통해 거의 이해하였을 텐데 어찌하여 다시 제기하는가? 이처럼 극도로 어려운 때에는 더욱 잘 이끌어줄 훌륭한 사람이 그리우니, 원컨대 경은 속히 나의 뜻을 따를 것을 생각하고 한 번 조정에 모범을 보임으로써 옆자리를 비워놓고 간절히 기다리는 짐(朕)의 바람에 부응하라."

하였다.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문

草莽臣宋秉璿疏略:

嗚呼! 亂臣賊子之亡人家國者, 何代無之, 剖判以來, 豈有如齊純、址鎔、根澤、完用、重顯輩之元惡大熟乎? 夫三千里疆域, 祖宗之土地也; 百千萬生靈, 祖宗之赤子也, 雖以陛下之尊, 猶不可私自與人, 況乎爲人臣者, 何敢擅自予奪, 以覆我五百年宗社耶? 噫! 彼五賊, 以宗室至親, 喬木世臣, 不念渠父、渠祖深被列聖朝恩, 而脅迫君父, 僞決書可, 任自調印, 古今天下, 此何大變也? 國人皆曰可殺, 而尙未就戮, 快雪臣民之憤惋, 昭謝天地之神祗, 則且未知何樣禍機, 伏在時日。 到此地頭, 其如宗廟社稷, 何? 天下後世, 何? 彼所謂五條, 卽奴隷我也, 臣妾我也。 先王宗廟, 妥享于何地乎? 八域黎庶, 安忍讓與任他魚肉乎? 陛下之莫重寶座, 將安所適而苟且圖存乎? 領府事臣趙秉世、輔國臣閔泳煥、參判臣洪萬植、主事臣李相哲及徵上兵金奉學, 齎憤未伸, 殉身報國。 自餘紳士之抱章叫諫, 爲彼羞辱, 人民之以言見憎, 以似見疑, 拘於彼兵者, 項背相望, 至爲屢百人之多。 彼之强悍邪譎, 蔑視我委靡, 鉗制一世之口, 喚假做眞, 有如掩耳盜鈴, 顧今之世, 雖使十秋臨枰, 似難下手。 然一經列國公辦, 較其曲直順逆, 則不過一費掉舌, 而彼自不容於天下之盟, 無名僞約, 不得責我遵施矣。 臣之苦心諍論, 有見於此。 參前倚衡, 自不能捨, 故冒死而不知止。 此, 非但臣之言, 乃擧國公共之論也。 陛下之奮揮乾斷, 非陛下之獨斷, 實天下所固然之義也。 伏願陛下迅用王章, 以正五賊之罪, 亟請詰辦于列國, 繳廢僞約, 以復我獨立之基, 毋爲天下後世所笑也。

批曰: "目下岌嶪之形, 不趐欹器漏船之可譬, 以卿宿德忠愛, 安得不侃侃至此哉? 所陳嘉納而已, 有前疏之批, 庶有諒會, 何庸復提? 際玆艱虞之棘, 益思啓沃之美, 望卿亟圖惠然, 一番羽儀于朝, 以副朕側席企佇之想。"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고종실록46권, 고종 42년 12월 20일 陽曆 3/3 기사 / 1905년 대한 광무(光武) 9년

송병선이 한일 협상 조약을 맺은 대신들을 처벌하라고 상소하다

국역

초야(草野)의 신하 송병선(宋秉璿)이 올린 상소의 대략에,

"아! 사람과 집과 나라를 망하게 한 난신적자(亂臣賊子)가 어느 시대인들 없었겠습니까마는 나라가 생긴 이래 어찌 박제순(朴齊純), 이지용(李址鎔), 이근택(李根澤), 이완용(李完用), 권중현(權重顯)의 무리와 같은 극악무도한 자가 있었겠습니까? 삼천리 강토는 조종(祖宗)의 토지이고 수많은 백성들은 조종의 백성들이므로 비록 폐하의 존엄을 가지고도 오히려 사적으로 남에게 줄 수 없는데 더구나 신하된 자가 어찌 감히 제멋대로 주고 빼앗고 하면서 우리 500년 종사를 망하게 한단 말입니까?

아! 저 오적(五賊)들은 종실(宗室)의 지친(至親)이면서 대대로 높은 벼슬을 지내오는 신하들로서 저들의 아비와 할아비들이 열성조(列聖祖)의 은혜를 많이 받은 것도 생각하지 않고 군부(君父)를 협박하며 결론을 위조하여 동의를 표하고 마음대로 조인(調印)하였으니 고금 천하에 이것이 얼마나 큰 변고입니까?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죽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아직도 처단을 내려 시원스레 신민(臣民)의 울분과 원한을 씻어주지 않고 환히 천지의 신령들에게 사죄하지 않았으니, 또 어떤 화기(禍機)가 언제 생기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앞으로 종묘사직(宗廟社稷)은 어떻게 되며 천하 후세에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 이른바 5조약은 바로 우리를 노예로 만들고 우리를 통치하려는 것입니다. 선왕(先王)의 종묘를 어느 땅에다 안치하고 제사를 지내며 온 나라 백성들을 어찌 차마 남에게 도륙을 당하도록 내맡길 수 있단 말입니까? 폐하의 막중한 보좌(寶座)인들 장차 어디에 가서 구차하게나마 보존을 도모할 수 있겠습니까?

영부사(領府事) 조병세(趙秉世), 보국숭록 대부(輔國崇祿大夫) 민영환(閔泳煥), 참판(參判) 홍만식(洪萬植), 주사(主事) 이상철(李相哲) 및 징집되어 올라온 군사(軍士) 김봉학(金奉學)은 울분을 안고 풀길이 없어서 순절(殉節)로써 나라에 보답하였습니다. 이 밖에도 관원들과 선비들이 상소를 올려 울부짖다가 저들에게 수모와 치욕을 당하고 인민(人民)들이 말때문에 미움을 사며 다들 같다고 의심을 받고서 저들의 군사들에게 구속되는 것이 끊임없이 이어져 그 수가 수백 인(人)이나 더 됩니다. 포학하고 간사한 저들은 우리가 무력함을 멸시하고 온 세상의 입을 틀어막으면서 허위를 진실로 날조하기를 마치 귀를 막고 방울을 도적질하듯 하기 때문에 지금의 세상에서는 아무리해도 시비를 가려내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러나 한 번 열국(列國)의 공판(公辦)에 붙여 잘잘못을 가릴 것 같으면 한 마디 말이 끝나기 전에 천하의 맹약 앞에 저들이 용납되지 못할 것이며, 우리에게 허위 날조된 명색없는 조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신이 고심하며 간하는 것은 여기에서 보는 것이 있어서입니다. 폐하 앞에서 바른 말을 올리는 것을 스스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죽기를 무릅쓰고 그만두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만 신의 말일 뿐 아니라 곧 온 나라의 공론(公論)입니다. 폐하께서 분연히 결단하는 것은 폐하의 독단이 아니라 실로 천하의 본래 그러한 의리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속히 국법을 시행하여 오적의 죄를 다스리고 속히 열국에게 단죄 결판해 줄 것을 요청해서 거짓 조약을 폐기함으로써 우리나라 독립의 기초를 회복하여 천하 후세의 웃음거리가 되지 말게 하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당장의 위태로운 형편은 기울어져 엎어지기 쉽게 생긴 물그릇이나 물이 새는 배에 비길 정도가 아닌데 덕망이 있고 충성스러운 경(卿)이 어찌 이렇게까지 화락하지 못할 수가 있는가? 진달한 것은 가납(嘉納)하겠지만 앞서 올린 상소에 대한 비답을 통해 거의 이해하였을 텐데 어찌하여 다시 제기하는가? 이처럼 극도로 어려운 때에는 더욱 잘 이끌어줄 훌륭한 사람이 그리우니, 원컨대 경은 속히 나의 뜻을 따를 것을 생각하고 한 번 조정에 모범을 보임으로써 옆자리를 비워놓고 간절히 기다리는 짐(朕)의 바람에 부응하라."

하였다.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문

草莽臣宋秉璿疏略:

嗚呼! 亂臣賊子之亡人家國者, 何代無之, 剖判以來, 豈有如齊純、址鎔、根澤、完用、重顯輩之元惡大熟乎? 夫三千里疆域, 祖宗之土地也; 百千萬生靈, 祖宗之赤子也, 雖以陛下之尊, 猶不可私自與人, 況乎爲人臣者, 何敢擅自予奪, 以覆我五百年宗社耶? 噫! 彼五賊, 以宗室至親, 喬木世臣, 不念渠父、渠祖深被列聖朝恩, 而脅迫君父, 僞決書可, 任自調印, 古今天下, 此何大變也? 國人皆曰可殺, 而尙未就戮, 快雪臣民之憤惋, 昭謝天地之神祗, 則且未知何樣禍機, 伏在時日。 到此地頭, 其如宗廟社稷, 何? 天下後世, 何? 彼所謂五條, 卽奴隷我也, 臣妾我也。 先王宗廟, 妥享于何地乎? 八域黎庶, 安忍讓與任他魚肉乎? 陛下之莫重寶座, 將安所適而苟且圖存乎? 領府事臣趙秉世、輔國臣閔泳煥、參判臣洪萬植、主事臣李相哲及徵上兵金奉學, 齎憤未伸, 殉身報國。 自餘紳士之抱章叫諫, 爲彼羞辱, 人民之以言見憎, 以似見疑, 拘於彼兵者, 項背相望, 至爲屢百人之多。 彼之强悍邪譎, 蔑視我委靡, 鉗制一世之口, 喚假做眞, 有如掩耳盜鈴, 顧今之世, 雖使十秋臨枰, 似難下手。 然一經列國公辦, 較其曲直順逆, 則不過一費掉舌, 而彼自不容於天下之盟, 無名僞約, 不得責我遵施矣。 臣之苦心諍論, 有見於此。 參前倚衡, 自不能捨, 故冒死而不知止。 此, 非但臣之言, 乃擧國公共之論也。 陛下之奮揮乾斷, 非陛下之獨斷, 實天下所固然之義也。 伏願陛下迅用王章, 以正五賊之罪, 亟請詰辦于列國, 繳廢僞約, 以復我獨立之基, 毋爲天下後世所笑也。

批曰: "目下岌嶪之形, 不趐欹器漏船之可譬, 以卿宿德忠愛, 安得不侃侃至此哉? 所陳嘉納而已, 有前疏之批, 庶有諒會, 何庸復提? 際玆艱虞之棘, 益思啓沃之美, 望卿亟圖惠然, 一番羽儀于朝, 以副朕側席企佇之想。"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본

/ 1
태조-철종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고종-순종
                                                              • 이동
                                                                • 이동
                                                                  • 이동
                                                                    태조-철종
                                                                      고종-순종

                                                                        문자입력기

                                                                        한자목록

                                                                        문자영역
                                                                        한자목록 바로가기

                                                                        부수

                                                                        획수

                                                                        한자목록

                                                                        획수

                                                                        한자목록

                                                                        부수

                                                                        획수

                                                                        한자목록

                                                                        영문INDEX

                                                                        한어 병음

                                                                        한자목록

                                                                        영문INDEX

                                                                        일본어 음독

                                                                        한자목록

                                                                        책갈피목록

                                                                        책갈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