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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40권, 고종 37년 5월 16일 陽曆 3/6 기사 / 1900년 대한 광무(光武) 4년

엄흥도, 이이장, 윤숙 등의 충신들이 영구히 제사를 지낼 수 있게 하다

국역

의정부 의정(議政府議政) 윤용선(尹容善)이 아뢰기를,

"장례원(掌禮院)의 주본(奏本)으로 인하여 증 공조 판서(贈工曹判書) 충의공(忠毅公) 엄흥도(嚴興道)를 영구히 제사지내는 문제를 의정부로 하여금 품처(稟處)하도록 칙령(勅令)을 내리셨습니다. 삼가 살피건대, 이 신하는 단종(端宗)께서 ‘자규(子規)’ 시를 읊을 때에 강물을 건너 단종에게 나아갔고 깊은 밤에 홀로 찾아가서 위로하였으며 마침내는 직접 염(斂)을 하고 업고 가서 자기 손으로 장사를 지냈으니, 충성을 다하여 끝까지 섬긴 신하라고 할 만합니다. 열성조(列聖朝)에서 그의 충직한 절개를 가상히 여겨 정문(旌門)을 세우고 창절사(彰節祠)에 배향하게 하는 등 극진히 대우하였지만 영구히 제사지내도록 하여 충성에 보답하지 못한 일은 참으로 수백 년 동안 내려오면서 미처 하지 못한 일입니다. 지금 다행히 장례원의 신하가 논주(論奏)하였으니, 구태여 본부(本府)에서 다시 번거롭게 자세히 진술하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특별히 영구히 제사지내는 은전(恩典)을 베푸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였다. 또 아뢰기를,

"장례원의 주본으로 인하여 네 신하를 영구히 제사지내는 문제를 의정부로 하여금 품처토록 하라고 칙명을 내리셨습니다. 신하를 영구히 제사지내는 예법은 나랏법에 엄연히 있는 것입니다. 고(故) 대사헌(大司憲) 충정공(忠正公) 이이장(李彛章)은 당일(當日) 머리를 조아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죽을 각오로 힘껏 간하였고 급한 소식을 듣고서는 의원을 불러 청심환(淸心丸)을 올리게 하였으며, 전지(傳旨)를 쓰라고 하였을 때는 자기의 팔을 자를지언정 차마 쓰지 못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고 판부사(判府事) 충숙공(忠肅公) 윤숙(尹塾)은 직분과 지조를 다하고 충성을 다하였으며 애타게 간한 충성은 부들 자리에 엎드려 간한 한(漢)나라 원제(元帝) 때 사단(史丹)보다도 더 지나쳤고 높은 관료를 꾸짖은 의리는 칼로 처단할 것을 청한한나라 성제(成帝)때 주운(朱雲)보다도 더 엄격하였으나 처음에는 흑도(黑島)에, 다음 번에는 제주도(濟州道)에 귀양 갔습니다.

고 영의정(領議政) 문숙공(文肅公) 채제공(蔡濟恭)은 상복 차림으로 대궐문 밖에서 소리 내어 울면서 목숨이 끊어질 뻔하였고 임금의 위엄을 무릅쓰고 피를 토하는 상소를 올려 금등명간편(金縢銘肝篇)을 비로소 반포하게 하였습니다.

고 부제학(副提學) 충정공(忠正公) 김시찬(金時粲)은 의리를 지키고 바른 말을 하다가 흑도에 재차 귀양 갔으며 돌아와서는 문을 닫아 걸고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이 네 신하의 순결한 충성과 뛰어난 절개는 귀신에게 물어도 의심할 것이 없으며 백대 후에 가서도 의혹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다행히 재상이 상소를 올려 청하고 장례원의 신하가 논주하였으니, 구태여 본부에서 다시 번거롭게 자세히 진술할 것을 기다릴 것 없이 영구히 감동시키고 충성에 보답하는 은전을 베풀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제사 지낼 대수가 다하기 전이라도 영구히 제사지내도록 명한 전례는 많이 있었습니다.

또 영의정(領議政) 문충공(文忠公) 이종성(李宗城)의 높은 충성과 진심은 실로 임오년에 절개를 지킨 사람 중에 첫 번째 가는 사람으로서 이미 나라에서 제사지내도록 명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여러 신하들의 충성에 보답해 주는 때에 모두 영구히 제사지내도록 함으로써 조정에서 특별히 베푸는 은전을 보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삼가 성상의 재결(裁決)을 기다립니다."

하니, 제칙(制勅)을 내리기를,

"다섯 신하가 정성을 다하고 충성을 다한 것은 백 대를 내려가도 말할 것이 있을 것이다. 아뢴 대로 모두 영구히 제사지내는 은전을 베풀고 그 사손(祀孫)은 이름을 물어서 초사(初仕)에 조용(調用)하라."

하였다.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문

議政府議政尹容善奏: "因掌禮院奏本, ‘贈工曹判書忠毅公臣嚴興道不祧事, 令議政府稟處’勅下矣。 謹按此臣之徒涉趨伏於詠子規之辰, 獨自來慰於倚丙枕之夜, 終乃躬斂背負, 手占珠邱, 可謂盡忠終事之臣也。 列聖朝嘉尙忠烈, 命旌躋享, 靡不容極, 而至於不祧崇報, 寔是屢百年未遑之事。 今幸禮臣論奏, 固不待臣府之更煩備述, 特施不祧之典何如?" 又奏: "因掌禮院奏本, ‘四臣不祧事, 令議政府稟處’勅下矣。 人臣不祧之禮, 自有國典。 而故大司憲忠正公臣李彝章, 當日叩頭流涕, 抵死力諍, 聞急召醫, 進御淸心丸, 命書傳旨, 斷腕不忍書。 故判府事忠肅公臣尹塾, 盡分竭節, 輸忠效誠, 陳苦諫而忠邁伏蒲, 叱大僚而義嚴請劍, 一謫黑島, 再竄耽羅。 故領議政文肅公臣蔡濟恭, 衰服伏闕, 號哭幾絶, 冒陳血疏, 《金縢》始頒。 故副提學忠正公臣金時粲, 秉義理持讜論, 再竄黑島, 杜門息跡。 此四臣之精忠卓節, 質神明而無疑, 俟百世而不惑。 今幸宰臣疏請, 禮臣論奏, 固不待臣府之更煩備述, 合施曠感崇報之典。 親雖未盡, 命以不祧, 多有已例。 且領議政文忠公臣李宗城之危忠血忱, 允爲壬午樹立之第一人, 旣有庭享之命。 而今於諸臣崇報之時, 宜令一體不祧, 以示朝家特施之典何如? 伏候聖裁。" 制曰: "五臣之竭誠、盡忠, 有辭百世。 依所奏, 竝施不祧之典, 其祀孫問名, 初仕調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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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40권, 고종 37년 5월 16일 陽曆 3/6 기사 / 1900년 대한 광무(光武) 4년

엄흥도, 이이장, 윤숙 등의 충신들이 영구히 제사를 지낼 수 있게 하다

국역

의정부 의정(議政府議政) 윤용선(尹容善)이 아뢰기를,

"장례원(掌禮院)의 주본(奏本)으로 인하여 증 공조 판서(贈工曹判書) 충의공(忠毅公) 엄흥도(嚴興道)를 영구히 제사지내는 문제를 의정부로 하여금 품처(稟處)하도록 칙령(勅令)을 내리셨습니다. 삼가 살피건대, 이 신하는 단종(端宗)께서 ‘자규(子規)’ 시를 읊을 때에 강물을 건너 단종에게 나아갔고 깊은 밤에 홀로 찾아가서 위로하였으며 마침내는 직접 염(斂)을 하고 업고 가서 자기 손으로 장사를 지냈으니, 충성을 다하여 끝까지 섬긴 신하라고 할 만합니다. 열성조(列聖朝)에서 그의 충직한 절개를 가상히 여겨 정문(旌門)을 세우고 창절사(彰節祠)에 배향하게 하는 등 극진히 대우하였지만 영구히 제사지내도록 하여 충성에 보답하지 못한 일은 참으로 수백 년 동안 내려오면서 미처 하지 못한 일입니다. 지금 다행히 장례원의 신하가 논주(論奏)하였으니, 구태여 본부(本府)에서 다시 번거롭게 자세히 진술하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특별히 영구히 제사지내는 은전(恩典)을 베푸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였다. 또 아뢰기를,

"장례원의 주본으로 인하여 네 신하를 영구히 제사지내는 문제를 의정부로 하여금 품처토록 하라고 칙명을 내리셨습니다. 신하를 영구히 제사지내는 예법은 나랏법에 엄연히 있는 것입니다. 고(故) 대사헌(大司憲) 충정공(忠正公) 이이장(李彛章)은 당일(當日) 머리를 조아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죽을 각오로 힘껏 간하였고 급한 소식을 듣고서는 의원을 불러 청심환(淸心丸)을 올리게 하였으며, 전지(傳旨)를 쓰라고 하였을 때는 자기의 팔을 자를지언정 차마 쓰지 못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고 판부사(判府事) 충숙공(忠肅公) 윤숙(尹塾)은 직분과 지조를 다하고 충성을 다하였으며 애타게 간한 충성은 부들 자리에 엎드려 간한 한(漢)나라 원제(元帝) 때 사단(史丹)보다도 더 지나쳤고 높은 관료를 꾸짖은 의리는 칼로 처단할 것을 청한한나라 성제(成帝)때 주운(朱雲)보다도 더 엄격하였으나 처음에는 흑도(黑島)에, 다음 번에는 제주도(濟州道)에 귀양 갔습니다.

고 영의정(領議政) 문숙공(文肅公) 채제공(蔡濟恭)은 상복 차림으로 대궐문 밖에서 소리 내어 울면서 목숨이 끊어질 뻔하였고 임금의 위엄을 무릅쓰고 피를 토하는 상소를 올려 금등명간편(金縢銘肝篇)을 비로소 반포하게 하였습니다.

고 부제학(副提學) 충정공(忠正公) 김시찬(金時粲)은 의리를 지키고 바른 말을 하다가 흑도에 재차 귀양 갔으며 돌아와서는 문을 닫아 걸고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이 네 신하의 순결한 충성과 뛰어난 절개는 귀신에게 물어도 의심할 것이 없으며 백대 후에 가서도 의혹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다행히 재상이 상소를 올려 청하고 장례원의 신하가 논주하였으니, 구태여 본부에서 다시 번거롭게 자세히 진술할 것을 기다릴 것 없이 영구히 감동시키고 충성에 보답하는 은전을 베풀어야 할 것입니다. 비록 제사 지낼 대수가 다하기 전이라도 영구히 제사지내도록 명한 전례는 많이 있었습니다.

또 영의정(領議政) 문충공(文忠公) 이종성(李宗城)의 높은 충성과 진심은 실로 임오년에 절개를 지킨 사람 중에 첫 번째 가는 사람으로서 이미 나라에서 제사지내도록 명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여러 신하들의 충성에 보답해 주는 때에 모두 영구히 제사지내도록 함으로써 조정에서 특별히 베푸는 은전을 보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삼가 성상의 재결(裁決)을 기다립니다."

하니, 제칙(制勅)을 내리기를,

"다섯 신하가 정성을 다하고 충성을 다한 것은 백 대를 내려가도 말할 것이 있을 것이다. 아뢴 대로 모두 영구히 제사지내는 은전을 베풀고 그 사손(祀孫)은 이름을 물어서 초사(初仕)에 조용(調用)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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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議政府議政尹容善奏: "因掌禮院奏本, ‘贈工曹判書忠毅公臣嚴興道不祧事, 令議政府稟處’勅下矣。 謹按此臣之徒涉趨伏於詠子規之辰, 獨自來慰於倚丙枕之夜, 終乃躬斂背負, 手占珠邱, 可謂盡忠終事之臣也。 列聖朝嘉尙忠烈, 命旌躋享, 靡不容極, 而至於不祧崇報, 寔是屢百年未遑之事。 今幸禮臣論奏, 固不待臣府之更煩備述, 特施不祧之典何如?" 又奏: "因掌禮院奏本, ‘四臣不祧事, 令議政府稟處’勅下矣。 人臣不祧之禮, 自有國典。 而故大司憲忠正公臣李彝章, 當日叩頭流涕, 抵死力諍, 聞急召醫, 進御淸心丸, 命書傳旨, 斷腕不忍書。 故判府事忠肅公臣尹塾, 盡分竭節, 輸忠效誠, 陳苦諫而忠邁伏蒲, 叱大僚而義嚴請劍, 一謫黑島, 再竄耽羅。 故領議政文肅公臣蔡濟恭, 衰服伏闕, 號哭幾絶, 冒陳血疏, 《金縢》始頒。 故副提學忠正公臣金時粲, 秉義理持讜論, 再竄黑島, 杜門息跡。 此四臣之精忠卓節, 質神明而無疑, 俟百世而不惑。 今幸宰臣疏請, 禮臣論奏, 固不待臣府之更煩備述, 合施曠感崇報之典。 親雖未盡, 命以不祧, 多有已例。 且領議政文忠公臣李宗城之危忠血忱, 允爲壬午樹立之第一人, 旣有庭享之命。 而今於諸臣崇報之時, 宜令一體不祧, 以示朝家特施之典何如? 伏候聖裁。" 制曰: "五臣之竭誠、盡忠, 有辭百世。 依所奏, 竝施不祧之典, 其祀孫問名, 初仕調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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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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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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