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실록38권, 고종 35년 9월 19일 陽曆 3/4 기사 / 1898년 대한 광무(光武) 2년
윤태진 등이 부민들의 재산을 덜어 궁한 백성들을 구제할 것을 청하다
국역
교원(敎員) 윤태진(尹泰震) 등이 올린 상소의 대략에,
"삼가 생각건대, 근래에 창고의 곡식을 꺼내서 구황(救荒)한 은택이 많지 않은 것은 아닌데 현재 나라의 재정이 딸려 계속해서 진휼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은 신들이 모두 알고 있는 바입니다. 그러니 나랏일을 근심하는 도리에 있어서도 유망(流亡)하는 백성들을 태연하게 보면서 구휼할 생각을 하지 않아서는 안 되니, 마침내 뜻을 함께하는 16인(人)과 폐하의 생각을 우러러 본받아서 주제넘게 곧 궁한 백성을 돌보는 근심을 나누려고 이에 각각 본전(本錢) 몇 만 냥을 출자(出資)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몇 달 동안에 300여 명의 곤궁한 백성들을 불러 모은 다음 우선 선혜청(宣惠廳) 안 별창(別倉)의 공해(公廨)에다 진휼을 설행하여 날마다 두 끼의 밥과 각각 옷 한 벌씩을 주었으며, 병든 자는 고쳐주고 죽은 자는 장사(葬事)를 지내주어 폐하의 백성들로 하여금 태평성세에서 함께 살게 함으로써 기뻐서 뛰고 춤추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신들이 애초에 힘을 헤아리지 못하고 이 일을 무리하게 거행하여 약간의 식량과 땔나무마저 거의 떨어져 가고 있습니다. 지금 경비의 부족으로 해서 그만두자니 표류하고 흩어져서 울부짖는 백성들의 모습을 차마 볼 수 없고, 죽어가는 것을 막고자 계속 진휼하자니 재력(財力)이 남은 것이 없으니, 이 일을 어찌합니까? 신들이 폐하의 뜻을 받들어 보답하는 데에 다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이에 많은 공적인 의견을 채집하여 백성들에게 폐단을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십시일반(十匙一飯)씩 추렴하여 죽어가는 사람을 구원하자는 뜻으로 장정(章程)을 만들어 감히 어리석은 생각을 진달합니다.
삼가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속히 내부(內部)에 명하시어 기한을 정하고 장정을 만들어 부유한 사람들에게 조금씩 덜어내도록 함으로써 안으로는 의지할 곳이 없는 곤궁한 생명을 살려주고, 밖으로는 다른 나라의 비웃음을 면하게 하며, 또한 도둑질하는 근심과 노략질하는 폐단이 민간에서 사라지게 하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명색이 백성들에게서 추렴하는 것인데, 어찌 폐단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 사사로이 장정을 만들고 이런 상소까지 올리는 것은 무엄하기 짝이 없다."
하였다.
- 【원본】 42책 38권 4장 B면【국편영인본】 3책 55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재정-재정일반(財政一般)
원문
敎員尹泰震等疏略: "伏念年來捐廩救荒之澤, 不爲不多, 而現下國財不贍, 難可繼賑之勢, 臣等所共知者。 則憂國之道, 亦不可恬視其流亡而不思賑貸。 遂與同志者十六人, 仰體聖念, 而敢分恤窮之憂, 乃各出資。 本錢幾萬兩, 數朔內, 招集三百餘名窮民, 姑先設賑於惠廳內別倉公廨。 日給再食, 衣各一襲, 病者治之, 死者葬之, 使陛下赤子, 共躋仁壽之域, 庶見蹈舞之容。 而臣等初不量力而擧此, 如干柴糧, 殆將乏絶。 今以用度之不足欲撤, 則不忍見漂散啼號之樣, 爲其塡壑之不忍。 而欲繼賑, 則其柰財力之無餘何? 臣等恐有未盡於奉答聖意之地。 乃採千般公議, 以不弊於民, 而捐其十匙一飯, 欲救十生九死之意, 構成章程, 敢陳愚衷。 伏願陛下亟命內部, 刻期成章, 俾捐萬一於富饒, 內以活無告之窮命, 外以免他國之譏笑。 而且夫竊盜之患、討索之弊, 庶除於民間矣。" 批曰: "名以捐民, 豈有無弊之理耶? 私成章程, 有此陳疏, 無嚴極矣。"
- 【원본】 42책 38권 4장 B면【국편영인본】 3책 55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재정-재정일반(財政一般)
고종 35년 (1898) 9월 19일
고종실록38권, 고종 35년 9월 19일 陽曆 3/4 기사 / 1898년 대한 광무(光武) 2년
윤태진 등이 부민들의 재산을 덜어 궁한 백성들을 구제할 것을 청하다
국역
교원(敎員) 윤태진(尹泰震) 등이 올린 상소의 대략에,
"삼가 생각건대, 근래에 창고의 곡식을 꺼내서 구황(救荒)한 은택이 많지 않은 것은 아닌데 현재 나라의 재정이 딸려 계속해서 진휼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은 신들이 모두 알고 있는 바입니다. 그러니 나랏일을 근심하는 도리에 있어서도 유망(流亡)하는 백성들을 태연하게 보면서 구휼할 생각을 하지 않아서는 안 되니, 마침내 뜻을 함께하는 16인(人)과 폐하의 생각을 우러러 본받아서 주제넘게 곧 궁한 백성을 돌보는 근심을 나누려고 이에 각각 본전(本錢) 몇 만 냥을 출자(出資)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몇 달 동안에 300여 명의 곤궁한 백성들을 불러 모은 다음 우선 선혜청(宣惠廳) 안 별창(別倉)의 공해(公廨)에다 진휼을 설행하여 날마다 두 끼의 밥과 각각 옷 한 벌씩을 주었으며, 병든 자는 고쳐주고 죽은 자는 장사(葬事)를 지내주어 폐하의 백성들로 하여금 태평성세에서 함께 살게 함으로써 기뻐서 뛰고 춤추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신들이 애초에 힘을 헤아리지 못하고 이 일을 무리하게 거행하여 약간의 식량과 땔나무마저 거의 떨어져 가고 있습니다. 지금 경비의 부족으로 해서 그만두자니 표류하고 흩어져서 울부짖는 백성들의 모습을 차마 볼 수 없고, 죽어가는 것을 막고자 계속 진휼하자니 재력(財力)이 남은 것이 없으니, 이 일을 어찌합니까? 신들이 폐하의 뜻을 받들어 보답하는 데에 다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이에 많은 공적인 의견을 채집하여 백성들에게 폐단을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십시일반(十匙一飯)씩 추렴하여 죽어가는 사람을 구원하자는 뜻으로 장정(章程)을 만들어 감히 어리석은 생각을 진달합니다.
삼가 바라건대, 폐하께서는 속히 내부(內部)에 명하시어 기한을 정하고 장정을 만들어 부유한 사람들에게 조금씩 덜어내도록 함으로써 안으로는 의지할 곳이 없는 곤궁한 생명을 살려주고, 밖으로는 다른 나라의 비웃음을 면하게 하며, 또한 도둑질하는 근심과 노략질하는 폐단이 민간에서 사라지게 하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명색이 백성들에게서 추렴하는 것인데, 어찌 폐단이 없을 리가 있겠는가? 사사로이 장정을 만들고 이런 상소까지 올리는 것은 무엄하기 짝이 없다."
하였다.
- 【원본】 42책 38권 4장 B면【국편영인본】 3책 55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재정-재정일반(財政一般)
원문
敎員尹泰震等疏略: "伏念年來捐廩救荒之澤, 不爲不多, 而現下國財不贍, 難可繼賑之勢, 臣等所共知者。 則憂國之道, 亦不可恬視其流亡而不思賑貸。 遂與同志者十六人, 仰體聖念, 而敢分恤窮之憂, 乃各出資。 本錢幾萬兩, 數朔內, 招集三百餘名窮民, 姑先設賑於惠廳內別倉公廨。 日給再食, 衣各一襲, 病者治之, 死者葬之, 使陛下赤子, 共躋仁壽之域, 庶見蹈舞之容。 而臣等初不量力而擧此, 如干柴糧, 殆將乏絶。 今以用度之不足欲撤, 則不忍見漂散啼號之樣, 爲其塡壑之不忍。 而欲繼賑, 則其柰財力之無餘何? 臣等恐有未盡於奉答聖意之地。 乃採千般公議, 以不弊於民, 而捐其十匙一飯, 欲救十生九死之意, 構成章程, 敢陳愚衷。 伏願陛下亟命內部, 刻期成章, 俾捐萬一於富饒, 內以活無告之窮命, 外以免他國之譏笑。 而且夫竊盜之患、討索之弊, 庶除於民間矣。" 批曰: "名以捐民, 豈有無弊之理耶? 私成章程, 有此陳疏, 無嚴極矣。"
- 【원본】 42책 38권 4장 B면【국편영인본】 3책 55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재정-재정일반(財政一般)
원본
고종 35년 (1898) 9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