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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31권, 고종 31년 4월 27일 癸酉 1/6 기사 / 1894년 조선 개국(開國) 503년

인정전에 나아가 축하를 받고 대사령을 반포하다

국역

인정전(仁政殿)에 나갔는데 세자가 모시고 앉았다. 축하를 받고 대사령(大赦令)을 반포하였다.

교문(敎文)에,

"왕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역적의 괴수를 추륙(追戮)하여 귀신과 사람의 분이 풀렸으니 옛 법을 상고하여 조야(朝野)에 고하며 크게 명령하니 밝게 들으라. 나는 임금의 자리를 이어받은 후 불행하게 액운을 거듭 당하였다. 강토와 백성을 부여받고 큰 명을 밝게 받았으나 험난하고 간고한 일을 두루 겪었는데 갑신년(1884)의 일은 차마 말하겠는가? 흉악한 무리들을 붙잡고 국청(鞫廳)을 차려 사형에 처한 자들이 많지만 괴수를 죽이지 못하고 법에서 벗어나 도망친 자들이 적지 않다.

역적의 두목 김옥균(金玉均)은 천지개벽 이후에 아마 없었을 흉악한 자로서 반란을 일으킨 이괄(李适)과 신치운(申致雲)보다도 더하다. 홍영식(洪英植), 박영효(朴泳孝)와 사나운 심보가 같고 사나운 기운은 김봉균(金奉均), 이인종(李寅鍾)과 같았으며 서광범(徐光範), 서재필(徐載弼)과 뱀처럼 서리고 지렁이처럼 얽혀 오랫동안 음흉한 흉계를 품어오다가 한밤중에 불을 질렀다.

뜻밖에 도성 안에서 변란이 일어나 이틀 동안 대궐을 둘러쌌다. 마침내 내시가 죽는 변란이 생기고 장상(將相)의 여러 직임을 바꾸고 관제(官制)를 바꾸었으며 재상과 선비들을 살해하고 조정 관리들에게 분풀이를 하니 종묘(宗廟), 사직(社稷)이 놀라며 위기일발이었다. 임금 전궁(殿宮)을 두 번이나 옮겨야 했다.

그러나 신령의 위력에 힘입어 사특한 기운을 쓸어버렸다. 역적의 종자가 있다면 그 추악한 무리를 모조리 죽여야 하니 어찌 천지 사이에 살아있게 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해외에 자취를 감추어 기가 죽고 넋이 달아났으니 한 가닥 목숨이 붙어 있다고 해서 무엇을 걱정하겠는가마는 의심스러운 소리를 거짓으로 전해서 거짓말을 퍼뜨리고 혹시 허황된 말로 동요시키기도 하였으니 이처럼 극악한 대역적에게 10년 동안이나 형벌을 적용하지 못한 것이 통분스럽다.

그래서 떳떳한 양심을 가진 부녀자들과 아이들까지 만백성이 울분에 싸여 있었는데 하늘이 말없이 나라를 도와주어서 죄인이 비로소 복주(伏殊)당하게 되었다. 반역의 진상과 흉악한 음모에 대하여 절차는 갖추지 않고 처단하는 것은 지레 죽었다고 해서 요망한 역적의 허리와 목을 그대로 붙여 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미 역적 김옥균에게 이괄과 심상운에게 적용한 형률을 적용하여 능지처사(陵遲處死)를 추시(追施)하였으니 종묘(宗廟)에 경건하게 고하는 의식을 베풀고 대궐 뜰에서 널리 선포하는 일을 거행하라. 바다에서 해가 뜨듯이 세상은 음(陰)과 양(陽)을 다 포함하고 있으니 온 나라에 대사령(大赦令)을 내리는 것을 어찌 주저하겠는가? 이달 27일 새벽 이전까지 잡범으로서 사형수 이하는 모두 용서하여 주어라.

아! 하늘의 이치가 어긋나지 않아서 나라의 법을 시행할 수 있었으니 아래에는 반역하는 일이 없고 위에서는 처단하는 조치가 없을 것이다. 비록 난이 일어나기 전에 통제하여 다스리는 일에서 보면 부끄럽지만 죄악을 반드시 징계하고 선을 반드시 장려한다면 백성을 교화하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교시하니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예문관 제학(藝文館提學) 윤용선(尹容善)이 지었다.】 "

하였다.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문

二十七日。 御仁政殿, 王世子侍座。 受賀, 頒赦。 敎文若曰: "元惡追戮, 憤已洩於神人, 舊章載稽, 告用亶於朝野。 爰揚大號, 其尙明聽。 惟予嗣守丕基, 不幸荐値厄運, 疆土、國民之付畀, 昭受申休, 險阻艱難之備嘗, 忍言甲歲? 凶黨斯得, 雖設鞫而正法者已多, 巨慝未殲, 凡漏網而亡命者不少。 逆魁玉均, 殆天地開闢以後未有, 非适、雲亂逆之變可侔。 同英植、泳孝之獍腸梟音, 均鍾厲氣, 與光範、載弼而蛇盤蚓結, 久蓄陰圖, 放火三更。 不意轂下戎起, 環宮二日。 遂至肘腋變生, 易置將相諸任, 矯制爵命, 戕害宰輔群彦, 逞憾朝紳。 宗社震驚, 危如一髮; 殿宮播越, 至于再番。 氛祲廓淸, 賴有威靈之攸曁。 蘖芽有種, 宜其醜類之盡劉, 豈容假息於覆載之間? 迺爾竄跡於溟渤之外, 心死魄褫, 何慮殘縷之尙存? 說疑傳訛, 或致浮言之胥動, 以若今右大懟, 痛矣十稔之失刑。 惟玆婦孺秉彝, 鬱乎萬姓之積憤, 肆上天默估於邦國, 而罪人始伏於斧碪。 逆節凶謀, 不待乎具格而斷者, 妖腰亂領, 不當以經斃而貸之。 已將逆賊玉均, 追施凌遲處死, 用适、雲律訖。 太室陳虔告之儀, 大庭擧播脩之典。 曁海出日, 皆囿陰陽之慘舒, 率土普天, 寧靳雷雨之赦宥? 自本月二十七日昧爽以前, 雜犯死罪以下, 咸宥除之。 於戲! 天理不忒, 章克伸, 下無叛, 上無誅。 縱愧制治未亂, 惡必懲, 善必勸, 庶冀化民有成。 故玆敎示, 想宜知悉。" 【藝丈提學尹容善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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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31권, 고종 31년 4월 27일 癸酉 1/6 기사 / 1894년 조선 개국(開國) 503년

인정전에 나아가 축하를 받고 대사령을 반포하다

국역

인정전(仁政殿)에 나갔는데 세자가 모시고 앉았다. 축하를 받고 대사령(大赦令)을 반포하였다.

교문(敎文)에,

"왕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역적의 괴수를 추륙(追戮)하여 귀신과 사람의 분이 풀렸으니 옛 법을 상고하여 조야(朝野)에 고하며 크게 명령하니 밝게 들으라. 나는 임금의 자리를 이어받은 후 불행하게 액운을 거듭 당하였다. 강토와 백성을 부여받고 큰 명을 밝게 받았으나 험난하고 간고한 일을 두루 겪었는데 갑신년(1884)의 일은 차마 말하겠는가? 흉악한 무리들을 붙잡고 국청(鞫廳)을 차려 사형에 처한 자들이 많지만 괴수를 죽이지 못하고 법에서 벗어나 도망친 자들이 적지 않다.

역적의 두목 김옥균(金玉均)은 천지개벽 이후에 아마 없었을 흉악한 자로서 반란을 일으킨 이괄(李适)과 신치운(申致雲)보다도 더하다. 홍영식(洪英植), 박영효(朴泳孝)와 사나운 심보가 같고 사나운 기운은 김봉균(金奉均), 이인종(李寅鍾)과 같았으며 서광범(徐光範), 서재필(徐載弼)과 뱀처럼 서리고 지렁이처럼 얽혀 오랫동안 음흉한 흉계를 품어오다가 한밤중에 불을 질렀다.

뜻밖에 도성 안에서 변란이 일어나 이틀 동안 대궐을 둘러쌌다. 마침내 내시가 죽는 변란이 생기고 장상(將相)의 여러 직임을 바꾸고 관제(官制)를 바꾸었으며 재상과 선비들을 살해하고 조정 관리들에게 분풀이를 하니 종묘(宗廟), 사직(社稷)이 놀라며 위기일발이었다. 임금 전궁(殿宮)을 두 번이나 옮겨야 했다.

그러나 신령의 위력에 힘입어 사특한 기운을 쓸어버렸다. 역적의 종자가 있다면 그 추악한 무리를 모조리 죽여야 하니 어찌 천지 사이에 살아있게 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해외에 자취를 감추어 기가 죽고 넋이 달아났으니 한 가닥 목숨이 붙어 있다고 해서 무엇을 걱정하겠는가마는 의심스러운 소리를 거짓으로 전해서 거짓말을 퍼뜨리고 혹시 허황된 말로 동요시키기도 하였으니 이처럼 극악한 대역적에게 10년 동안이나 형벌을 적용하지 못한 것이 통분스럽다.

그래서 떳떳한 양심을 가진 부녀자들과 아이들까지 만백성이 울분에 싸여 있었는데 하늘이 말없이 나라를 도와주어서 죄인이 비로소 복주(伏殊)당하게 되었다. 반역의 진상과 흉악한 음모에 대하여 절차는 갖추지 않고 처단하는 것은 지레 죽었다고 해서 요망한 역적의 허리와 목을 그대로 붙여 두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미 역적 김옥균에게 이괄과 심상운에게 적용한 형률을 적용하여 능지처사(陵遲處死)를 추시(追施)하였으니 종묘(宗廟)에 경건하게 고하는 의식을 베풀고 대궐 뜰에서 널리 선포하는 일을 거행하라. 바다에서 해가 뜨듯이 세상은 음(陰)과 양(陽)을 다 포함하고 있으니 온 나라에 대사령(大赦令)을 내리는 것을 어찌 주저하겠는가? 이달 27일 새벽 이전까지 잡범으로서 사형수 이하는 모두 용서하여 주어라.

아! 하늘의 이치가 어긋나지 않아서 나라의 법을 시행할 수 있었으니 아래에는 반역하는 일이 없고 위에서는 처단하는 조치가 없을 것이다. 비록 난이 일어나기 전에 통제하여 다스리는 일에서 보면 부끄럽지만 죄악을 반드시 징계하고 선을 반드시 장려한다면 백성을 교화하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교시하니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예문관 제학(藝文館提學) 윤용선(尹容善)이 지었다.】 "

하였다.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문

二十七日。 御仁政殿, 王世子侍座。 受賀, 頒赦。 敎文若曰: "元惡追戮, 憤已洩於神人, 舊章載稽, 告用亶於朝野。 爰揚大號, 其尙明聽。 惟予嗣守丕基, 不幸荐値厄運, 疆土、國民之付畀, 昭受申休, 險阻艱難之備嘗, 忍言甲歲? 凶黨斯得, 雖設鞫而正法者已多, 巨慝未殲, 凡漏網而亡命者不少。 逆魁玉均, 殆天地開闢以後未有, 非适、雲亂逆之變可侔。 同英植、泳孝之獍腸梟音, 均鍾厲氣, 與光範、載弼而蛇盤蚓結, 久蓄陰圖, 放火三更。 不意轂下戎起, 環宮二日。 遂至肘腋變生, 易置將相諸任, 矯制爵命, 戕害宰輔群彦, 逞憾朝紳。 宗社震驚, 危如一髮; 殿宮播越, 至于再番。 氛祲廓淸, 賴有威靈之攸曁。 蘖芽有種, 宜其醜類之盡劉, 豈容假息於覆載之間? 迺爾竄跡於溟渤之外, 心死魄褫, 何慮殘縷之尙存? 說疑傳訛, 或致浮言之胥動, 以若今右大懟, 痛矣十稔之失刑。 惟玆婦孺秉彝, 鬱乎萬姓之積憤, 肆上天默估於邦國, 而罪人始伏於斧碪。 逆節凶謀, 不待乎具格而斷者, 妖腰亂領, 不當以經斃而貸之。 已將逆賊玉均, 追施凌遲處死, 用适、雲律訖。 太室陳虔告之儀, 大庭擧播脩之典。 曁海出日, 皆囿陰陽之慘舒, 率土普天, 寧靳雷雨之赦宥? 自本月二十七日昧爽以前, 雜犯死罪以下, 咸宥除之。 於戲! 天理不忒, 章克伸, 下無叛, 上無誅。 縱愧制治未亂, 惡必懲, 善必勸, 庶冀化民有成。 故玆敎示, 想宜知悉。" 【藝丈提學尹容善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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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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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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