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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83권, 영조 31년 3월 5일 戊寅 1/4 기사 / 1755년 청 건륭(乾隆) 20년

1품 중신을 보내 태묘에 토역 고유제를 지내고, 반포한 친제 교문

국역

1품의 중신(重臣)을 보내어 토역 고유제(討逆告由祭)를 태묘(太廟)에서 섭행(攝行)하게 하였다. 임금이 명정전(明政殿)에 나아가 친제 교문(親製敎文)을 반포하였는데,

"왕은 말하노라. 모든 일에는 근본과 지엽적인 것이 있으니, 근본이 다스려지지 않고서 지엽적인 것이 다스려진다는 것은 내가 듣지 못하였다. 아! 난역(亂逆)이 어느 시대인들 없었겠는가마는 어찌 무신년088) 과 같은 경우가 있었겠으며, 그 근본은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바로 조태구의 차자(箚子)와 유봉휘의 상소였던 것이다. 아! 만약 우리 황형(皇兄)의 지극히 어지시고 우애하는 성덕(盛德)이 아니었던들 내가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겠는가? 조태구·유봉휘가 앞에서 먼저 인도하였지만 그 계책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일경·박필몽·이진유·이명의·정해·윤성시·서종하의 상소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역적 목호룡의 흉측하고 참혹한 고서(告書)와 같은 것이었다. 김일경·박필몽·윤취상·이사상의 무리가 부시(婦寺)와 몰래 교통하고 배포(排布)를 체결하여, 더러는 그해 겨울에 상소하기도 하고 더러는 남이 모르는 곳에서 가만히 계획하여 역적 목호룡의 계책이 시행되도록 꾸며낸 뒤에야 그만두었는데도, 성덕(聖德)이 미치는 바에 오직 단련(鍛鍊)한 자만 죽이고서 그쳤기 때문에 마음에 답답하게 맺혔는데, 갑진년089) 에 이르러 또 스스로 의심하는 마음을 쌓아 심유현(沈維賢)과 교결(交結)하여 음참(陰慘)하고 불궤(不軌)한 계제(階梯)를 삼으려고 하였으며, 또 효경(梟獍)처럼 나라를 원망하는 무리들과 결탁하여 무신년에 재적(載籍)에도 없었던 역란(逆亂)을 빚어내게 하였으니, 이는 바로 하루아침이나 하루저녁의 사고가 아니며, 말미암아 온 것은 점차로 이루어진 것이다. 아! 내가 비록 부덕(不德)하기는 하지만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아 한결같이 고심하였기 때문에 단지 드러난 자만 거론하여 왕법을 바로잡으면서, 협박에 의하여 따른 자는 죄를 묻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근본을 묻지 않았으므로 소하(疏下)의 제적(諸賊)이 형장(刑杖)을 맞다가 죽는 데 그쳤으며 역적 윤취상은 단지 형장을 맞다가 죽었는데도 역률을 더하지 않았으며, 역적 이사상 또한 차율(次律)을 시행하게 하였으니, 아무리 흉도(凶徒)와 역종(逆種)이라 하더라도 거의 그 관대함에 감동하여 징계되는 바가 있어야 가한데, 징계가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도륭(鄭道隆)·박도창(朴道昌)처럼 차마 말하지 못할 난역이 있었고, 그 뒤에 또 이색(李穡)이염(李濂)이 있었으며, 또 권혜(權嵆)·권집(權䌖)이 있었는데, 이색이염은 역종을 모아 감히 불궤를 도모하였고, 권혜권집은 교묘하게 음서(陰書)를 만들어 그 뜻을 행하려 하면서, 거의 10년 동안 몇십 명의 역적이 사건은 비록 다르다고 하지만 마음은 똑같았으니, 이것은 마음이 서로 연관되었다고 말할 만하다. 기타 종종 경외(京外)에서의 음휼한 부류와 위를 무함하는 부도(不道)한 짓 또한 이 무리들의 종자(種子)이니, 그것을 비록 마음 아파한들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연고 때문에 효경처럼 나라를 원망하는 외에 중외(中外)에서 그릇되게 협박을 당하여 왕법에 복주(伏誅)된 자가 그 얼마이겠는가? 아! 지난날 엄중히 다스리기를 일삼지 않았던 것이 비록 관대하게 하려고 힘쓴 뜻에서 연유하였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반역하려는 마음을 고치지 않고 역적 이하징(李夏徵)과 역적 윤지(尹志)에 이르러 극성하였다. 역적 이하징은 역적 윤지와 교통(交通)하였으니 그것이 비록 의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처음에 엄문(嚴問)한 것은 말세(末世)의 이런 무리들을 바로잡고 난역의 근본을 엄히 다스리려는 데 불과하였었는데, 그를 심문함에 이르러 역적 윤취상을 역적이 아니라고 이르며, 김일경과 박필몽을 신하로서의 절개가 있다고 하였으니, 이는 그의 마음의 음흉함이 김일경·박필몽보다 지나치다. 역적 윤지는 가만히 나라를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서 향당(鄕黨)의 무식한 사람과 교결(交結)하여 무신년의 〈반역을〉 본받아 먼저 흉서를 내걸어 인심을 동요시키고, 역적 이인좌(李麟佐)와 역적 정희량(鄭希亮)을 본받아 군대를 핑계대며 대궐을 침범하려고 하였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건도(乾道)가 분명하여 그 그물에서 도망하지 못하고 차례로 체포되었으며, 불궤가 탄로나 음흉하고 참혹한 데 대한 분통은 비록 이루 다 말할 수 없겠지만, 그 근본을 캐어 보면 한마디로 조태구·유봉휘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역적 이하징과 역적 윤지의 사건 때문에 나라 사람들이 일제히 분하게 여기면서 징계하고 성토하라는 주청이 번갈아 올라오니, 지금부터 이 뒤로 해동(海東)에 다시 천지가 있게 될 것이며 임금은 임금으로서의 의리와 신하는 신하로서의 의리가 쾌하게 바로잡아질 것이다. 아! 지금의 하교는 한갓 즉흥적인 일로 인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안 지가 오래 되었지만 지금에서야 처분하는 것은 나의 생각 또한 따로 있어서인데, 지금 다시 생각하니 몇번의 난역이 오로지 내가 관대한 은전을 너무 지나치게 시행하면서 그 근본을 다스리지 않았던 잘못에서 연유하였던 것이다. 옛날 사람이 말하기를, ‘살리려는 도리를 〈강구하다가〉 사람을 죽였다.’고 하였는데, 이따금 나의 처분이 이 도리에서 반대가 되니 무엇 때문인가? 갑진년 왕위를 계승하였을 적에 만약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어떻게 이인좌·정희량이 있었겠으며, 그때에 만약 그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또한 어떻게 정도륭·박도창이 있었겠으며, 그때에 만약 그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또한 어떻게 이색·이염이 있었겠으며, 그때에 만약 그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또한 어떻게 권혜·권집이 있었겠으며, 그때에 만약 그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지금 어떻게 이하징·윤지가 있겠는가? 이러한 일 때문에 한 사람을 아까워하다가 열 사람을 형벌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나의 잘못이다. 이미 깨닫고서 또 근본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이것이 어찌 앞서 잘못한 것을 뒤에 반복하지 않는 뜻이겠는가? 그리고 무신년에 남태징(南泰徵)을 정법(正法)하였을 적에 도하(都下)에서 편안하게 여겼으니, 이번의 처분은 그 또한 이런 의미이다. 조태구·유봉휘·윤취상·이사상·이진유·이명의·정해·윤성시·서종하에게는 아울러 역률을 시행하여 나라를 원망하는 무리로 하여금 모두 이런 등류 제적(諸賊)의 반역을 알게 하고, 온 나라 사람으로 하여금 반역과 순종의 구분을 명백히 알도록 하라. 그러나 해를 기다렸다가 추율(追律)하는 것이 이미 법 밖인데, 더구나 역률을 추가하여 시행하는 데 있어서 그 자식에게 미치도록 하겠는가? 비록 역률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그 자식의 경우는 한결같이 나이가 차지 않았다는 율(律)에 의거 모두 종으로 삼는 데 그치도록 하라. 처분을 이렇게 하였는데, 이광좌의 마음을 내가 비록 알기는 하지만 이광좌가 아니었으면 김일경·박필몽의 무리가 그 어떻게 방자하기를 그렇게 할 수 있었겠는가? 더구나 이광좌가 그 당시 영수(領袖)가 되었었는데 무신년 역란 뒤와 기유년090) 폐합(閉閤)하던 때에 이광좌가 만약 크게 깨닫고 뉘우쳐 자열(自列)에서 이수(泥首)091) 하였다면 비록 당습(黨習)이 모함하고 빠뜨리는 시기라 하더라도 누가 이와 같이 논쟁을 하였겠으며, 역적 이하징과 역적 윤지가 어떻게 이와 같이 날뛸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 이미 그 근본을 다스렸다면 이광좌가 어디로 도망하겠는가? 지금 삼사(三司)의 주청을 특별히 따르도록 청하였는데 최석항(崔錫恒)이 비록 조태구와는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옛날에 나라의 은혜를 받았었고 지위 또한 정승의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조태구와 마음을 같이하여 그 일을 단련(鍛鍊)하였으니 관작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지나치다는 의논은 참으로 옳으니, 이광좌와 같이 일체로 시행하도록 하라."

하였다. 원량(元良)을 불러 시좌(侍坐)하게 하고서 승선(承宣)에게 교문(敎文)을 베끼도록 명하고는,

"이 처분을 가지고 위로는 태묘(太廟)에 고하고 아래로는 중외(中外)에 알리니, 아! 신민(臣民)들은 모름지기 알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0책 83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563면
  • [註 088] 무신년 : 1728 영조 4년.
  • [註 089] 갑진년 : 1724 영조 즉위년.
  • [註 090] 기유년 : 1729 영조 5년.
  • [註 091] 이수(泥首) : 죄인이 사죄(謝罪)하는 뜻에서 머리에 진흙을 칠함.

원문

○戊寅/遣一品重臣, 攝行討逆告由祭於太廟。 上御明政殿, 頒親製敎文:

王若曰。 凡事有本有末, 不治本而治末, 予莫之聞也。 噫! 亂逆何代無之, 而豈有若戊申者乎? 其本維何? 卽泰耉之箚、鳳輝之疏也。 噫! 若非我皇兄至仁友愛之盛德, 予何到于今? 泰耉鳳輝先倡於前, 而其計莫售, 故有一鏡弼夢眞儒明誼聖時宗厦之章, 卽一逆凶慘之告書也。 就商師尙輩, 陰交婦寺, 締結排布, 或投章於其冬, 或潛謀於暗地, 粧出逆售計而後已, 而聖德攸曁, 惟鍜鍊戕殺而止, 故鬱結于中, 至於甲辰又兼自疑之心, 交結維賢, 作爲陰慘不軌之階梯, 又結梟獍怨國之徒, 釀成戊申載籍所無之逆亂, 此正非一朝一夕之故, 所由來者漸也。 噫! 予雖不德, 不嗜殺人, 卽一苦心, 故只擧彰著者, 乃正王法, 非徒不問脅從, 亦不問其本, 故疏下諸賊, 止於杖斃, 逆賊就商只斃杖下, 而不加逆律, 逆賊師尙亦施次律, 雖凶徒逆種, 庶可感其寬而有所懲, 而非徒不懲, 有道隆道昌不忍言之亂逆, 其後又有, 又有, 鳩聚逆種敢圖不軌, 巧作陰書欲售其意, 幾十年之間, 幾十諸賊, 事雖異也, 心則一也, 此可謂腸肚相連。 其他種種京外陰譎之類, 誣上不道, 亦此輩之種子, 其雖痛也, 何足道哉? 以此之故, 梟獍怨國之外, 訛誤中外被脅而伏王法者其幾人? 噫! 前日之不事嚴治, 雖由於務寬之意, 因此而逆心不悛, 至于逆、逆而極矣。 逆則交通逆, 其雖無謂, 其初嚴問, 不過正末世之此輩, 嚴亂逆之根柢, 而及其訊問, 稱逆以非逆, 稱以有臣節, 是其心陰凶, 有浮於。 逆則陰懷怨國之心, 交結鄕黨無識之人, 效戊申, 先掛書以動搖人心, 效逆、逆, 欲稱兵犯闕, 何幸乾道昭昭, 莫逃其網, 次第就捕, 不軌綻露, 陰慘憤痛, 雖不可勝言, 究其本則一言蔽之曰也。 今以逆、逆之故, 國人齊憤, 懲討之請交進, 從今以後海東復有乾坤, 而君君臣臣之義快正。 噫! 今也下敎, 非徒因卽事而然也, 其知久矣, 而今乃處分者, 予意亦有在, 而今更思之, 幾番亂逆, 專由乎予之太施寬典, 不治其本之過也。 古人云, 以生道殺人, 往予處分, 則反乎此道, 何則? 甲辰嗣服, 其若懲本, 豈有, 其時若懲其本, 亦豈有, 其時若懲其本, 亦豈有, 其時若懲其本, 亦豈有, 其時若懲其本, 今豈有? 以此之故, 惜一人而刑十人, 寔予之過, 寔予之過。 旣覺而又不治本, 則是豈過於前者, 不復於後之義哉? 且於戊申正法泰徵, 都下帖然, 今此處分, 其亦此意也。 泰耉鳳輝就商師尙眞儒明誼聖時宗厦, 竝施逆律, 使怨國之徒, 咸知此等諸賊之逆, 使國人洞然知逆順之分。 而待年追律, 旣是法外, 則況追施逆律, 及於其子乎? 雖施逆律, 其子則一依年不滿之律, 竝止爲奴。 處分若此, 則李光佐之心, 予雖知之, 非光佐輩其何放恣之若此? 況光佐爲其時領袖, 戊申逆亂之後、己酉閉閤之日, 光佐其若大覺悟而泥首自列, 雖黨習陷溺之時, 人誰若是斷斷, 逆、逆豈若是跳踉乎? 旣治其本, 則光佐焉逭? 今請特從三司之請, 崔錫恒雖與泰耉有間, 受昔年之國恩, 位亦在乎鼎席, 而同心泰耉, 鍜鍊其事, 復官過矣之論, 誠是矣誠是矣, 與光佐一體施行。

召元良侍坐, 命承宣寫敎, 將此處分, 上告太廟, 下示中外, 吁嗟! 臣民咸頒知悉。

  • 【태백산사고본】 60책 83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56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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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83권, 영조 31년 3월 5일 戊寅 1/4 기사 / 1755년 청 건륭(乾隆) 20년

1품 중신을 보내 태묘에 토역 고유제를 지내고, 반포한 친제 교문

국역

1품의 중신(重臣)을 보내어 토역 고유제(討逆告由祭)를 태묘(太廟)에서 섭행(攝行)하게 하였다. 임금이 명정전(明政殿)에 나아가 친제 교문(親製敎文)을 반포하였는데,

"왕은 말하노라. 모든 일에는 근본과 지엽적인 것이 있으니, 근본이 다스려지지 않고서 지엽적인 것이 다스려진다는 것은 내가 듣지 못하였다. 아! 난역(亂逆)이 어느 시대인들 없었겠는가마는 어찌 무신년088) 과 같은 경우가 있었겠으며, 그 근본은 무엇이었던가? 그것은 바로 조태구의 차자(箚子)와 유봉휘의 상소였던 것이다. 아! 만약 우리 황형(皇兄)의 지극히 어지시고 우애하는 성덕(盛德)이 아니었던들 내가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겠는가? 조태구·유봉휘가 앞에서 먼저 인도하였지만 그 계책이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일경·박필몽·이진유·이명의·정해·윤성시·서종하의 상소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역적 목호룡의 흉측하고 참혹한 고서(告書)와 같은 것이었다. 김일경·박필몽·윤취상·이사상의 무리가 부시(婦寺)와 몰래 교통하고 배포(排布)를 체결하여, 더러는 그해 겨울에 상소하기도 하고 더러는 남이 모르는 곳에서 가만히 계획하여 역적 목호룡의 계책이 시행되도록 꾸며낸 뒤에야 그만두었는데도, 성덕(聖德)이 미치는 바에 오직 단련(鍛鍊)한 자만 죽이고서 그쳤기 때문에 마음에 답답하게 맺혔는데, 갑진년089) 에 이르러 또 스스로 의심하는 마음을 쌓아 심유현(沈維賢)과 교결(交結)하여 음참(陰慘)하고 불궤(不軌)한 계제(階梯)를 삼으려고 하였으며, 또 효경(梟獍)처럼 나라를 원망하는 무리들과 결탁하여 무신년에 재적(載籍)에도 없었던 역란(逆亂)을 빚어내게 하였으니, 이는 바로 하루아침이나 하루저녁의 사고가 아니며, 말미암아 온 것은 점차로 이루어진 것이다. 아! 내가 비록 부덕(不德)하기는 하지만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아 한결같이 고심하였기 때문에 단지 드러난 자만 거론하여 왕법을 바로잡으면서, 협박에 의하여 따른 자는 죄를 묻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근본을 묻지 않았으므로 소하(疏下)의 제적(諸賊)이 형장(刑杖)을 맞다가 죽는 데 그쳤으며 역적 윤취상은 단지 형장을 맞다가 죽었는데도 역률을 더하지 않았으며, 역적 이사상 또한 차율(次律)을 시행하게 하였으니, 아무리 흉도(凶徒)와 역종(逆種)이라 하더라도 거의 그 관대함에 감동하여 징계되는 바가 있어야 가한데, 징계가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도륭(鄭道隆)·박도창(朴道昌)처럼 차마 말하지 못할 난역이 있었고, 그 뒤에 또 이색(李穡)이염(李濂)이 있었으며, 또 권혜(權嵆)·권집(權䌖)이 있었는데, 이색이염은 역종을 모아 감히 불궤를 도모하였고, 권혜권집은 교묘하게 음서(陰書)를 만들어 그 뜻을 행하려 하면서, 거의 10년 동안 몇십 명의 역적이 사건은 비록 다르다고 하지만 마음은 똑같았으니, 이것은 마음이 서로 연관되었다고 말할 만하다. 기타 종종 경외(京外)에서의 음휼한 부류와 위를 무함하는 부도(不道)한 짓 또한 이 무리들의 종자(種子)이니, 그것을 비록 마음 아파한들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연고 때문에 효경처럼 나라를 원망하는 외에 중외(中外)에서 그릇되게 협박을 당하여 왕법에 복주(伏誅)된 자가 그 얼마이겠는가? 아! 지난날 엄중히 다스리기를 일삼지 않았던 것이 비록 관대하게 하려고 힘쓴 뜻에서 연유하였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반역하려는 마음을 고치지 않고 역적 이하징(李夏徵)과 역적 윤지(尹志)에 이르러 극성하였다. 역적 이하징은 역적 윤지와 교통(交通)하였으니 그것이 비록 의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처음에 엄문(嚴問)한 것은 말세(末世)의 이런 무리들을 바로잡고 난역의 근본을 엄히 다스리려는 데 불과하였었는데, 그를 심문함에 이르러 역적 윤취상을 역적이 아니라고 이르며, 김일경과 박필몽을 신하로서의 절개가 있다고 하였으니, 이는 그의 마음의 음흉함이 김일경·박필몽보다 지나치다. 역적 윤지는 가만히 나라를 원망하는 마음을 품고서 향당(鄕黨)의 무식한 사람과 교결(交結)하여 무신년의 〈반역을〉 본받아 먼저 흉서를 내걸어 인심을 동요시키고, 역적 이인좌(李麟佐)와 역적 정희량(鄭希亮)을 본받아 군대를 핑계대며 대궐을 침범하려고 하였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건도(乾道)가 분명하여 그 그물에서 도망하지 못하고 차례로 체포되었으며, 불궤가 탄로나 음흉하고 참혹한 데 대한 분통은 비록 이루 다 말할 수 없겠지만, 그 근본을 캐어 보면 한마디로 조태구·유봉휘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역적 이하징과 역적 윤지의 사건 때문에 나라 사람들이 일제히 분하게 여기면서 징계하고 성토하라는 주청이 번갈아 올라오니, 지금부터 이 뒤로 해동(海東)에 다시 천지가 있게 될 것이며 임금은 임금으로서의 의리와 신하는 신하로서의 의리가 쾌하게 바로잡아질 것이다. 아! 지금의 하교는 한갓 즉흥적인 일로 인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안 지가 오래 되었지만 지금에서야 처분하는 것은 나의 생각 또한 따로 있어서인데, 지금 다시 생각하니 몇번의 난역이 오로지 내가 관대한 은전을 너무 지나치게 시행하면서 그 근본을 다스리지 않았던 잘못에서 연유하였던 것이다. 옛날 사람이 말하기를, ‘살리려는 도리를 〈강구하다가〉 사람을 죽였다.’고 하였는데, 이따금 나의 처분이 이 도리에서 반대가 되니 무엇 때문인가? 갑진년 왕위를 계승하였을 적에 만약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어떻게 이인좌·정희량이 있었겠으며, 그때에 만약 그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또한 어떻게 정도륭·박도창이 있었겠으며, 그때에 만약 그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또한 어떻게 이색·이염이 있었겠으며, 그때에 만약 그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또한 어떻게 권혜·권집이 있었겠으며, 그때에 만약 그 근본을 징계하였더라면 지금 어떻게 이하징·윤지가 있겠는가? 이러한 일 때문에 한 사람을 아까워하다가 열 사람을 형벌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나의 잘못이다. 이미 깨닫고서 또 근본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이것이 어찌 앞서 잘못한 것을 뒤에 반복하지 않는 뜻이겠는가? 그리고 무신년에 남태징(南泰徵)을 정법(正法)하였을 적에 도하(都下)에서 편안하게 여겼으니, 이번의 처분은 그 또한 이런 의미이다. 조태구·유봉휘·윤취상·이사상·이진유·이명의·정해·윤성시·서종하에게는 아울러 역률을 시행하여 나라를 원망하는 무리로 하여금 모두 이런 등류 제적(諸賊)의 반역을 알게 하고, 온 나라 사람으로 하여금 반역과 순종의 구분을 명백히 알도록 하라. 그러나 해를 기다렸다가 추율(追律)하는 것이 이미 법 밖인데, 더구나 역률을 추가하여 시행하는 데 있어서 그 자식에게 미치도록 하겠는가? 비록 역률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그 자식의 경우는 한결같이 나이가 차지 않았다는 율(律)에 의거 모두 종으로 삼는 데 그치도록 하라. 처분을 이렇게 하였는데, 이광좌의 마음을 내가 비록 알기는 하지만 이광좌가 아니었으면 김일경·박필몽의 무리가 그 어떻게 방자하기를 그렇게 할 수 있었겠는가? 더구나 이광좌가 그 당시 영수(領袖)가 되었었는데 무신년 역란 뒤와 기유년090) 폐합(閉閤)하던 때에 이광좌가 만약 크게 깨닫고 뉘우쳐 자열(自列)에서 이수(泥首)091) 하였다면 비록 당습(黨習)이 모함하고 빠뜨리는 시기라 하더라도 누가 이와 같이 논쟁을 하였겠으며, 역적 이하징과 역적 윤지가 어떻게 이와 같이 날뛸 수 있었겠는가? 그리고 이미 그 근본을 다스렸다면 이광좌가 어디로 도망하겠는가? 지금 삼사(三司)의 주청을 특별히 따르도록 청하였는데 최석항(崔錫恒)이 비록 조태구와는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옛날에 나라의 은혜를 받았었고 지위 또한 정승의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조태구와 마음을 같이하여 그 일을 단련(鍛鍊)하였으니 관작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지나치다는 의논은 참으로 옳으니, 이광좌와 같이 일체로 시행하도록 하라."

하였다. 원량(元良)을 불러 시좌(侍坐)하게 하고서 승선(承宣)에게 교문(敎文)을 베끼도록 명하고는,

"이 처분을 가지고 위로는 태묘(太廟)에 고하고 아래로는 중외(中外)에 알리니, 아! 신민(臣民)들은 모름지기 알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0책 83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563면
  • [註 088] 무신년 : 1728 영조 4년.
  • [註 089] 갑진년 : 1724 영조 즉위년.
  • [註 090] 기유년 : 1729 영조 5년.
  • [註 091] 이수(泥首) : 죄인이 사죄(謝罪)하는 뜻에서 머리에 진흙을 칠함.

원문

○戊寅/遣一品重臣, 攝行討逆告由祭於太廟。 上御明政殿, 頒親製敎文:

王若曰。 凡事有本有末, 不治本而治末, 予莫之聞也。 噫! 亂逆何代無之, 而豈有若戊申者乎? 其本維何? 卽泰耉之箚、鳳輝之疏也。 噫! 若非我皇兄至仁友愛之盛德, 予何到于今? 泰耉鳳輝先倡於前, 而其計莫售, 故有一鏡弼夢眞儒明誼聖時宗厦之章, 卽一逆凶慘之告書也。 就商師尙輩, 陰交婦寺, 締結排布, 或投章於其冬, 或潛謀於暗地, 粧出逆售計而後已, 而聖德攸曁, 惟鍜鍊戕殺而止, 故鬱結于中, 至於甲辰又兼自疑之心, 交結維賢, 作爲陰慘不軌之階梯, 又結梟獍怨國之徒, 釀成戊申載籍所無之逆亂, 此正非一朝一夕之故, 所由來者漸也。 噫! 予雖不德, 不嗜殺人, 卽一苦心, 故只擧彰著者, 乃正王法, 非徒不問脅從, 亦不問其本, 故疏下諸賊, 止於杖斃, 逆賊就商只斃杖下, 而不加逆律, 逆賊師尙亦施次律, 雖凶徒逆種, 庶可感其寬而有所懲, 而非徒不懲, 有道隆道昌不忍言之亂逆, 其後又有, 又有, 鳩聚逆種敢圖不軌, 巧作陰書欲售其意, 幾十年之間, 幾十諸賊, 事雖異也, 心則一也, 此可謂腸肚相連。 其他種種京外陰譎之類, 誣上不道, 亦此輩之種子, 其雖痛也, 何足道哉? 以此之故, 梟獍怨國之外, 訛誤中外被脅而伏王法者其幾人? 噫! 前日之不事嚴治, 雖由於務寬之意, 因此而逆心不悛, 至于逆、逆而極矣。 逆則交通逆, 其雖無謂, 其初嚴問, 不過正末世之此輩, 嚴亂逆之根柢, 而及其訊問, 稱逆以非逆, 稱以有臣節, 是其心陰凶, 有浮於。 逆則陰懷怨國之心, 交結鄕黨無識之人, 效戊申, 先掛書以動搖人心, 效逆、逆, 欲稱兵犯闕, 何幸乾道昭昭, 莫逃其網, 次第就捕, 不軌綻露, 陰慘憤痛, 雖不可勝言, 究其本則一言蔽之曰也。 今以逆、逆之故, 國人齊憤, 懲討之請交進, 從今以後海東復有乾坤, 而君君臣臣之義快正。 噫! 今也下敎, 非徒因卽事而然也, 其知久矣, 而今乃處分者, 予意亦有在, 而今更思之, 幾番亂逆, 專由乎予之太施寬典, 不治其本之過也。 古人云, 以生道殺人, 往予處分, 則反乎此道, 何則? 甲辰嗣服, 其若懲本, 豈有, 其時若懲其本, 亦豈有, 其時若懲其本, 亦豈有, 其時若懲其本, 亦豈有, 其時若懲其本, 今豈有? 以此之故, 惜一人而刑十人, 寔予之過, 寔予之過。 旣覺而又不治本, 則是豈過於前者, 不復於後之義哉? 且於戊申正法泰徵, 都下帖然, 今此處分, 其亦此意也。 泰耉鳳輝就商師尙眞儒明誼聖時宗厦, 竝施逆律, 使怨國之徒, 咸知此等諸賊之逆, 使國人洞然知逆順之分。 而待年追律, 旣是法外, 則況追施逆律, 及於其子乎? 雖施逆律, 其子則一依年不滿之律, 竝止爲奴。 處分若此, 則李光佐之心, 予雖知之, 非光佐輩其何放恣之若此? 況光佐爲其時領袖, 戊申逆亂之後、己酉閉閤之日, 光佐其若大覺悟而泥首自列, 雖黨習陷溺之時, 人誰若是斷斷, 逆、逆豈若是跳踉乎? 旣治其本, 則光佐焉逭? 今請特從三司之請, 崔錫恒雖與泰耉有間, 受昔年之國恩, 位亦在乎鼎席, 而同心泰耉, 鍜鍊其事, 復官過矣之論, 誠是矣誠是矣, 與光佐一體施行。

召元良侍坐, 命承宣寫敎, 將此處分, 上告太廟, 下示中外, 吁嗟! 臣民咸頒知悉。

  • 【태백산사고본】 60책 83권 20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56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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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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