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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52권, 영조 16년 9월 1일 己巳 4/4 기사 / 1740년 청 건륭(乾隆) 5년

징비의 계획과 상벌 및 여섯 가지 조항에 대해 남태제·정휘량·김상적 등이 차자를 올리다

국역

부교리 남태제(南泰齊), 수찬 정휘량(鄭翬良)·김상적(金尙迪) 등이 차자를 올렸는데, 대략 이르기를,

"원릉(園陵)의 거둥 때 고도(故都)에 들어가 폐허가 된 옛 성터를 두루 열람하셨고, 전궐(殿闕)의 유허(遺墟)에 올라가서 전조(前朝)의 흥망에 대한 까닭을 또한 반드시 깊이 생각하여 개연히 탄식하셨습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하늘은 매우 밝은 법이어서 천명(天命)을 얻기가 쉽지 않다.’ 하였고, 《서경(書經)》에 또 이르기를, ‘은감(殷鑑)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하후(夏后)216) 의 세상에 있다.’ 하였습니다. 아! 고려 태조(太祖)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천신 만고 끝에 후삼국(後三國)을 통합하여 왕업(王業)을 이루었는데, 중엽 이후부터 놀고 즐기기만 일삼아 몸은 관음사(觀音舍)에 맡기고 뜻은 연등회(燃燈會)에 빠졌습니다. 임용된 신하도 난잡하고 꺼릴 줄 모르는 무리가 아니면 곧 아첨하거나 속이는 부류들이어서 백성들이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구휼할 줄을 몰랐고, 권병(權柄)이 아래에 옮겨졌는데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 사이에 현인(賢人)·지사(志士)가 있어 충분(忠憤)을 억누르면서 탄식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였지만 또한 어찌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전대(殿臺)의 유허(遺墟)에 시든 풀만 눈앞에 가득 보일 뿐이어서 부질없이 뒷사람으로 하여금 자취만 어루만지며 서글픈 감회만 불러 일으키게 하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전하께서는 천명(天命)이 옮겨짐에 따라서 육비(六轡)의 어가(御駕)를 타고 구경(舊京)을 두루 열람하셨으니, 징비(懲毖)의 계획을 마련함에 있어 신 등의 말을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만, 권강(權綱)을 총람(總攬)하고 상벌을 엄중히 하고 관방(官方)을 신중히 하고 민력(民力)을 너그럽게 하고 염치를 면려하고 사치를 금지하는 여섯 가지 조항은 오늘날의 급선무요 감계(鑑戒)하는 실제의 정사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근본은 오직 전하의 한 마음에 달려 있는데, 하늘에 국명(國命)이 영구해지기를 비는 방도가 이밖에 다른 길이 없으니, 성명(聖明)께서는 환히 살피소서."

하니, 우악한 비답을 내리고 원소(原疏)는 유중(留中)하도록 명하였다.

원문

○副校理南泰齊、修撰鄭翬良ㆍ金尙迪等上箚, 略曰:

園陵行幸, 路入故都, 歷覽禾黍之地, 登臨殿闕之墟, 前朝興廢之故, 亦必有穆然而思, 慨然而歎者矣。 《詩》云: "天惟顯思, 命不易哉。" 《書》曰: "殷鑑不遠, 在夏后之世。" 噫! 麗之太祖艱難辛苦, 以成統合之業, 自中葉以後, 惟盤樂怠傲是事, 捨身於觀音之舍, 肆志於燃燈之會。 其所任用之臣, 非縱亂靡忌之徒, 卽讒諂負欺之類, 生民倒懸而不知恤, 權柄下移而不自覺。 雖間有賢人、志士忠憤抑塞, 咨嗟傷泣, 而亦無如之何矣。 今日殿臺遺基, 衰草滿目, 徒令後人, 撫跡而興感, 豈不悲哉? 今殿下天移六轡, 覽觀舊京, 所以爲懲毖之圖者, 不待臣等之言, 而若夫攬權綱、嚴賞罰、愼官方、寬民力、勵廉恥、禁奢侈六條, 此今日之先務、鑑戒之實政, 而其本惟在殿下之一心, 則祈天永命之道, 外此而無他, 惟聖明澄省焉

優批答之, 原疏命留中。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영조실록52권, 영조 16년 9월 1일 己巳 4/4 기사 / 1740년 청 건륭(乾隆) 5년

징비의 계획과 상벌 및 여섯 가지 조항에 대해 남태제·정휘량·김상적 등이 차자를 올리다

국역

부교리 남태제(南泰齊), 수찬 정휘량(鄭翬良)·김상적(金尙迪) 등이 차자를 올렸는데, 대략 이르기를,

"원릉(園陵)의 거둥 때 고도(故都)에 들어가 폐허가 된 옛 성터를 두루 열람하셨고, 전궐(殿闕)의 유허(遺墟)에 올라가서 전조(前朝)의 흥망에 대한 까닭을 또한 반드시 깊이 생각하여 개연히 탄식하셨습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하늘은 매우 밝은 법이어서 천명(天命)을 얻기가 쉽지 않다.’ 하였고, 《서경(書經)》에 또 이르기를, ‘은감(殷鑑)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하후(夏后)216) 의 세상에 있다.’ 하였습니다. 아! 고려 태조(太祖)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천신 만고 끝에 후삼국(後三國)을 통합하여 왕업(王業)을 이루었는데, 중엽 이후부터 놀고 즐기기만 일삼아 몸은 관음사(觀音舍)에 맡기고 뜻은 연등회(燃燈會)에 빠졌습니다. 임용된 신하도 난잡하고 꺼릴 줄 모르는 무리가 아니면 곧 아첨하거나 속이는 부류들이어서 백성들이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구휼할 줄을 몰랐고, 권병(權柄)이 아래에 옮겨졌는데도 스스로 깨닫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 사이에 현인(賢人)·지사(志士)가 있어 충분(忠憤)을 억누르면서 탄식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였지만 또한 어찌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전대(殿臺)의 유허(遺墟)에 시든 풀만 눈앞에 가득 보일 뿐이어서 부질없이 뒷사람으로 하여금 자취만 어루만지며 서글픈 감회만 불러 일으키게 하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전하께서는 천명(天命)이 옮겨짐에 따라서 육비(六轡)의 어가(御駕)를 타고 구경(舊京)을 두루 열람하셨으니, 징비(懲毖)의 계획을 마련함에 있어 신 등의 말을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만, 권강(權綱)을 총람(總攬)하고 상벌을 엄중히 하고 관방(官方)을 신중히 하고 민력(民力)을 너그럽게 하고 염치를 면려하고 사치를 금지하는 여섯 가지 조항은 오늘날의 급선무요 감계(鑑戒)하는 실제의 정사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근본은 오직 전하의 한 마음에 달려 있는데, 하늘에 국명(國命)이 영구해지기를 비는 방도가 이밖에 다른 길이 없으니, 성명(聖明)께서는 환히 살피소서."

하니, 우악한 비답을 내리고 원소(原疏)는 유중(留中)하도록 명하였다.

원문

○副校理南泰齊、修撰鄭翬良ㆍ金尙迪等上箚, 略曰:

園陵行幸, 路入故都, 歷覽禾黍之地, 登臨殿闕之墟, 前朝興廢之故, 亦必有穆然而思, 慨然而歎者矣。 《詩》云: "天惟顯思, 命不易哉。" 《書》曰: "殷鑑不遠, 在夏后之世。" 噫! 麗之太祖艱難辛苦, 以成統合之業, 自中葉以後, 惟盤樂怠傲是事, 捨身於觀音之舍, 肆志於燃燈之會。 其所任用之臣, 非縱亂靡忌之徒, 卽讒諂負欺之類, 生民倒懸而不知恤, 權柄下移而不自覺。 雖間有賢人、志士忠憤抑塞, 咨嗟傷泣, 而亦無如之何矣。 今日殿臺遺基, 衰草滿目, 徒令後人, 撫跡而興感, 豈不悲哉? 今殿下天移六轡, 覽觀舊京, 所以爲懲毖之圖者, 不待臣等之言, 而若夫攬權綱、嚴賞罰、愼官方、寬民力、勵廉恥、禁奢侈六條, 此今日之先務、鑑戒之實政, 而其本惟在殿下之一心, 則祈天永命之道, 外此而無他, 惟聖明澄省焉

優批答之, 原疏命留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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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 1
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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