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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24권, 영조 5년 10월 2일 癸卯 3/3 기사 / 1729년 청 옹정(雍正) 7년

조현명이 김주정이 추천했던 궁녀의 처분 문제와 김시홍의 일에 관해 아뢰다

국역

약방(藥房)에서 입진(入診)하였다. 부제조(副提調) 조현명(趙顯命)이 아뢰기를,

"근래 궁녀(宮女) 추천에 관한 일로 김주정(金周鼎)을 잡아다가 추문하라는 명이 계셨는데, 듣고서 흠탄(欽歎)했습니다. 이미 추천한 사람을 죄주게 되었고 보면, 그 여인에 있어서도 마땅히 처분이 계셔야 할 것인데, 비망기(備忘記) 내용에 거론하지 않으셨기에 바깥 공론이 자못 근심하고 의아하게 되었으니, 신은 그윽이 개탄스럽습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그 여인을 처분한 다음에 이 비망기를 내린 것이다. 이미 사인(士人) 가문의 서얼(庶孽)이라고 했고 보면, 어찌 일시라도 머물러 둘 수 있겠는가? 약간의 물건을 주어 보내도록 하겠다. 옛적에 당 태종(唐太宗)이 궁녀를 풀어 줄 적에도 또한 의탁할 데가 없는 사람은 돌보아 주었었으니, 나도 또한 이를 본받아 주게 한 것이다."

하매, 조현명이 아뢰기를,

"이제 내리신 분부를 받들고 나니, 과연 석연해집니다. 혹자의 망령된 생각에는 미인(美人)이기 때문에 지금도 오히려 머물러 두고 있는 것으로 여긴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이는 전연 나의 뜻을 알지 못한 사람이다."

하였다. 조현명이 아뢰기를,

"4,5년 전에 박사관(朴師寬)이 자색(姿色)이 있는 여인을 길러 대내(大內)에 잠입(潛入)시켰다고 하니, 일이 지극히 놀랍고 해괴합니다. 진실로 반드시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알았지마는, 지난해 이래로는 근심스럽고 염려되는 사단(事端)이 한 가지만이 아니니, 이뒤로는 근거가 없이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각별히 엄하게 신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박사관이 궁녀를 들여보냈다는 말은 지극히 요망하고 고약한 일이다. 경자년706) 이후에는 세도(世道)가 흉흉(洶洶)하기에 매양 궁금(宮禁)이 엄숙하지 못할까 염려하여 엄하게 금칙(禁飭)을 가해 왔다마는, 등잔 밑이 밝지 못하다는 말처럼 혹시 그런 일이 없지 않을까 싶으므로 엄하게 처분을 가하였다. 진달한 말은 모두 절실한 말이니, 유의(留意)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조현명이 아뢰기를,

"지난해 이후로는 국가의 사세가 위태위태한데, 요사이에 두 차례나 천둥의 이변이 생겼습니다. 신(臣)은 알지 못합니다마는, 구중 궁궐(九重宮闕)의 깊은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보존하십니까? 마침내 한낱 사자(私字)를 극복(克服)하여 제거하지 못하실까 신은 진실로 근심됩니다. 지난번에 김시홍(金時泓)의 회계(回啓) 내용에 3건의 일이 있었는데, 1은 사출(査出)에 관한 것이고, 1은 초기(草記)의 성책(成冊)에 관한 것이며, 1은 별성(別星)707) 을 남칭(濫稱)하는 일이었습니다. 신이 처음으로 승정원에 들어갔을 적에 추조(秋曹)의 문서를 보건대, 단지 별성에 관한 것만 거론하고 초기의 성책에 관한 일은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은 실제가 아닐 것이라 여기며 문서를 도로 내주었었습니다. 그 뒤에 4개월이 넘어서 추조의 공사(公事)가 승정원에 이르렀는데, 김시홍에게 물어보았다는 것은 단지 문제 이외의 것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하치않은 하나의 액속(掖屬)에 지나지 않는 사람인데, 그의 이른바 ‘도신(道臣)은 수령(守令)의 말만 듣고, 묘당(廟堂)은 도신의 말만 믿는다.’고 운운한 것은 은연중 말을 허망한 지경에 억지로 돌리려고 한 것이니, 진실로 놀랍게 여겨집니다. 그 초기는 신이 진실로 참여하여 들어본 것이니, 형관(刑官) 및 김시홍의 죄를 특별히 감처(勘處)함이 좋겠습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내가 진실로 경(卿)과 수어사(守禦使)의 손에서 나온 것임을 알았었다. 경은 내가 사자(私字) 하나를 제거하지 못했다고 여기지만, 나는 조금도 사사로운 뜻이 없다. 김시홍은 봉보 부인(奉保夫人)708) 의 아들이다. 해가 지나도록 갇히어 있었으니, 만일에 내가 사사로운 뜻이 있었다면 어찌 이렇게 했겠는가? 선왕조(先王朝)에 봉보 부인의 아들이 금리(禁吏)에게 잡혀 가자 들어와서 간절하게 호소했었는데, 선왕(先王)께서 손을 저어 통렬히 물리치시므로 봉보 부인이 눈물을 흘리며 물러갔었다. 내가 비록 밝지 못하기는 하지만 봉보 부인이 감히 조그마한 사사(私事)도 간청(干請)하는 일이 없었다. 김시홍의 죄를 당초에 별성(別星)을 남칭(濫稱)한 것을 들어 말을 하기에, 내가 마땅히 먼 데로 귀양가게 되겠다고 여기며 잠시 말미를 주어 모자(母子)가 서로 만나 보게 하려고 했었는데, 지금 조율(照律)한 것은 곧 태(笞) 50으로 속죄(贖罪)케 한 것이니, 비록 지금 무망죄(誣罔罪)로 하더라도 장(杖) 80을 넘지 않을 듯하다. 만일에 내가 사정이 있었다면, 당초에 멀리 귀양 가게 될 것을 염려하면서도 어찌 처분이 없었겠는가? 경이 전번에 유옥교(有屋轎)를 타파해야 한다는 말을 진달하기에 내가 뜻이 있는 것임을 알았었다. 이번에 김시홍의 일은 그의 서계(書啓)에 당초부터 초기의 성책은 말하지 않고 단지 수본(手本)만 정상(呈上)하였음은 대개 김시홍이 내수사(內需司) 관원에다 본궁(本宮)의 소임을 겸임했기 때문이다. 비국(備局)에서 이런 속사정을 잘 살피지 않았고, 추조의 공사(公事)도 또한 잘못된 것이었다. 내가 처음에 조율이 매우 가볍게 된 것을 보고서 웃으며 말하기를, ‘추조의 관원이 김시홍에게 있어서 나보다도 안정(顔情)이 두터웠다.’고 했었다. 김시홍의 공초(供招)가 비록 말을 가리지 않고 한 것이기는 하지만 한때 글자를 잘못 놓은 것이기에 죄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미 그 궁방(宮房)의 수본(手本)이라고 했기에 사체에 있어 구별이 있는 것인데, 한 번 조율한 다음에 다시 가율(加律)하려고 했으니, 이는 너무 심하게 된 것이다. 경이 젊은 나이에 재상의 반열(班列)에 올라 예기(銳氣)를 시험해 본 바가 없으므로, 매양 비국의 초기에 있어 언사가 자못 온순하지 못하고 너무 모가 드러나게 되기에 내가 웃었었다. 묘당(廟堂)에서의 법도는 대체를 알아서 하는 것이 귀중한 법이다. 내가 어렸을 때에 듣건대, 현종조(縣宗朝)에 문을 수직하는 내관(內官)이 문에 기대어 졸고 있자, 한 재상이 발로 차며 이르기를, ‘너는 빨리 일어나라. 만일에 대간(臺諫)이 보게 되었다면 반드시 논하여 아뢰게 되었을 것이다.’고 했었다. 옛적의 재상들이 어찌 차분하게 용납해 주지 않은 것이겠는가?"

하매, 조현명이 아뢰기를,

"나이가 젊어 기가 예민한 병통을 신이 진실로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이 일은 예민한 기운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서계(書啓)나 수본(手本)을 막론하고 초기의 성책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도 전하께서는 초기의 성책은 이미 올려왔는데 어람(御覽)하실 성책을 바로 마련하여 올리지 않은 것을 들어 특별히 엄한 분부를 내리시게 되셨으니, 김시홍이 무망한 죄를 이에서도 면할 수 없습니다. 김시홍이 봉보 부인의 아들임을 신은 이제야 비로소 듣고서 알았습니다마는, 지켜야 할 바는 법이니 형조 관원의 일도 또한 괴이합니다. 어찌 봉보 부인의 아들이기 때문에 죄를 늦추어 줄 수 있고, 마땅히 물어야 할 것을 놓아 두고 문제 이외의 문목(問目)을 끄집어낼 수 있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나는 진실로 사(私)가 없었는데, 억지로 잔인하게 흔들어대어 고치려 하니, 내가 알 바 아니다."

하였다. 조현명이 아뢰기를,

"사가 있고 사가 없고를 막론하고 김시홍은 곧 내수사에 속한 사람인데, 묘당에서 논책(論責)하다가 도리어 성상께서 견책하심을 만나게 되었으니, 사람들이 듣기에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이는 이기기를 좋아하여 하는 일이 아니다."

하매, 조현명이 아뢰기를,

"신이 어찌 감히 이기기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겠습니까? 신이 임금을 섬겨온지 10년이 되는데, 하나의 지극히 미미한 일을 쟁집(爭執)하다가 마침내 개석(開釋)하여 윤허해 주심을 받지 못하게 되니, 진실로 개탄스러워집니다. 묘당의 제신(諸臣)들이 한낱 봉보 부인의 아들을 논하였는데도 들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한 따라서 준엄하게 꾸지람을 가하시니, 신(臣)의 임금 섬김이 무상(無狀)함을 이를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하였다.

  • [註 706] 경자년 : 1720 경종 즉위년.
  • [註 707] 별성(別星) : 봉명 사신(奉命使臣).
  • [註 708] 봉보 부인(奉保夫人) : 외명부(外命婦)의 하나. 임금의 유모(乳母)에게 주는 칭호로 종1품임.

원문

○藥房入診。 副提調趙顯命曰: "頃以宮女薦進事, 有金周鼎拿問之命, 聽聞欽歎。 而旣罪薦進之人, 則其人當有處分, 而備忘中不爲擧論, 外議頗憂惑, 臣竊慨然。" 上曰: "其人處分後, 有此備忘矣。 旣云士人家庶孽, 則何可一時貿置乎? 使給若干物以送。 昔唐 太宗放宮女時, 亦賙給其無依者, 予亦倣此給之矣。" 顯命曰: "今承下敎, 果爲釋然。 或者妄意, 以其尤物, 故尙今留置矣。" 上曰: "此則全不知予意者矣。" 顯命曰: "四五年前, 師寬蓄有姿色之女, 潛入大內云, 事極驚怪。 固知必無是事, 而昨年以來, 憂虞之端, 不一而足, 此後則無根着, 而自外入來者, 各別嚴飭宜矣。" 上曰: "師寬納宮女之說, 極其妖惡矣。 庚子以後, 世道嘵嘵, 每慮宮禁不嚴, 嚴加禁飭, 而譬如燈下不明, 或不無如此之事, 故嚴加處分。 所達皆切實, 可不留意?" 顯命曰: "昨年以後, 國勢懍懍, 近日兩次雷異。 臣未知燕蜎蠖濩之中, 何以存心? 而終是一私字, 不能克祛, 臣實憂之。 向者金時泓回啓中, 有三件事, 一則査出事也, 一則草成冊事也, 一則濫稱別星事也。 臣初入政院, 見秋曹文書, 則只擧別星事, 而不爲擧論草成冊事, 故臣謂其失實, 還給其文書。 厥後四朔餘, 秋曹公事到院, 而所問於時泓者, 只是題外之說也。 渠不過幺麽一掖屬, 而其所謂道臣聽守令之言, 廟堂信道臣之言云云者, 隱然勒歸廟堂之言於虛罔之地, 誠駭然。 其草記, 臣實預聞矣, 刑官及時泓之罪, 特爲勘處好矣。上曰: "予固知出於卿及守禦使之手矣。 卿則以爲予不能袪一私字, 而予則無一毫私意也。 時泓, 奉保夫人之子也。 經歲在囚, 予若有私意, 則豈如是乎? 先朝奉保夫人之子, 爲禁吏所捉, 入來懇訴, 先朝痛加揮斥, 奉保夫人涕泣, 而退矣。 予雖不明, 奉保夫人, 未嘗敢以一毫私事, 干請。 時泓之罪, 初以濫稱別星爲言, 予謂當遠配, 欲給由, 俾母子相見。 今其照律, 乃笞五十贖也, 今雖以誣罔爲罪, 似不過杖八十矣。 予若有私, 則當初慮其遠配, 而豈無處分乎? 卿前以打破有屋轎之說, 陳達, 予知其有意。 而今此時泓事, 渠之書啓, 初不言草成冊, 只以手本呈上, 蓋時泓, 以內司官兼本宮宮任故也。 備局不審此間事狀, 秋曹公事, 亦誤矣。 予初見其照律甚輕, 笑曰: ‘秋官之於時泓, 顔情厚於予矣。’ 時泓之招, 雖語不擇發, 一時文字之誤, 不可以爲罪。 旣稱其宮房手本, 則事體有別, 而一番照律後, 又欲加律, 此則已甚矣。 卿以年少登宰列, 銳氣無所試, 每於備局草記, 言辭頗不溫順, 而有太露者, 予笑之矣。 廟堂規模, 貴在知大體矣。 予幼時, 聞顯廟朝有守門內官, 倚門而眠, 一宰相以足蹴之曰: ‘爾須速起。 若使臺諫見之, 則必爲論奏。’ 云。 古宰相, 豈不休休然有容乎?" 顯命曰: "年少氣銳之病, 臣實有之, 而此事則非出於氣銳也。 勿論書啓與手本, 其非草成冊則可知, 而殿下至以草成冊, 旣已上來, 御覽成冊, 不卽修上, 特下嚴敎, 時泓誣罔之罪, 於是無所逃矣。 時泓之爲奉保夫人之子, 臣則今始聞知, 而所執者法也, 刑官事, 亦怪矣。 豈以奉保夫人之子, 故緩其罪, 拾其當問之事, 拈出題外問目乎?" 上曰: "予實無私, 而强忍撓改, 非予所知也。" 顯命曰: "毋論有私無私, 時泓旣是內司之屬, 而廟堂論責, 反遭聖上之責讓, 聽聞當如何哉?" 上曰: "此非出好勝之事也。" 顯命曰: "臣何敢有好勝之心乎? 臣事君十年, 爭一至微事, 終未蒙開可, 實爲慨然矣。 廟堂諸臣, 論一奉保夫人之子, 不惟不從, 又從以嚴加誚責, 臣之事君無狀, 推此可知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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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24권, 영조 5년 10월 2일 癸卯 3/3 기사 / 1729년 청 옹정(雍正) 7년

조현명이 김주정이 추천했던 궁녀의 처분 문제와 김시홍의 일에 관해 아뢰다

국역

약방(藥房)에서 입진(入診)하였다. 부제조(副提調) 조현명(趙顯命)이 아뢰기를,

"근래 궁녀(宮女) 추천에 관한 일로 김주정(金周鼎)을 잡아다가 추문하라는 명이 계셨는데, 듣고서 흠탄(欽歎)했습니다. 이미 추천한 사람을 죄주게 되었고 보면, 그 여인에 있어서도 마땅히 처분이 계셔야 할 것인데, 비망기(備忘記) 내용에 거론하지 않으셨기에 바깥 공론이 자못 근심하고 의아하게 되었으니, 신은 그윽이 개탄스럽습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그 여인을 처분한 다음에 이 비망기를 내린 것이다. 이미 사인(士人) 가문의 서얼(庶孽)이라고 했고 보면, 어찌 일시라도 머물러 둘 수 있겠는가? 약간의 물건을 주어 보내도록 하겠다. 옛적에 당 태종(唐太宗)이 궁녀를 풀어 줄 적에도 또한 의탁할 데가 없는 사람은 돌보아 주었었으니, 나도 또한 이를 본받아 주게 한 것이다."

하매, 조현명이 아뢰기를,

"이제 내리신 분부를 받들고 나니, 과연 석연해집니다. 혹자의 망령된 생각에는 미인(美人)이기 때문에 지금도 오히려 머물러 두고 있는 것으로 여긴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이는 전연 나의 뜻을 알지 못한 사람이다."

하였다. 조현명이 아뢰기를,

"4,5년 전에 박사관(朴師寬)이 자색(姿色)이 있는 여인을 길러 대내(大內)에 잠입(潛入)시켰다고 하니, 일이 지극히 놀랍고 해괴합니다. 진실로 반드시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알았지마는, 지난해 이래로는 근심스럽고 염려되는 사단(事端)이 한 가지만이 아니니, 이뒤로는 근거가 없이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을 각별히 엄하게 신칙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박사관이 궁녀를 들여보냈다는 말은 지극히 요망하고 고약한 일이다. 경자년706) 이후에는 세도(世道)가 흉흉(洶洶)하기에 매양 궁금(宮禁)이 엄숙하지 못할까 염려하여 엄하게 금칙(禁飭)을 가해 왔다마는, 등잔 밑이 밝지 못하다는 말처럼 혹시 그런 일이 없지 않을까 싶으므로 엄하게 처분을 가하였다. 진달한 말은 모두 절실한 말이니, 유의(留意)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조현명이 아뢰기를,

"지난해 이후로는 국가의 사세가 위태위태한데, 요사이에 두 차례나 천둥의 이변이 생겼습니다. 신(臣)은 알지 못합니다마는, 구중 궁궐(九重宮闕)의 깊은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보존하십니까? 마침내 한낱 사자(私字)를 극복(克服)하여 제거하지 못하실까 신은 진실로 근심됩니다. 지난번에 김시홍(金時泓)의 회계(回啓) 내용에 3건의 일이 있었는데, 1은 사출(査出)에 관한 것이고, 1은 초기(草記)의 성책(成冊)에 관한 것이며, 1은 별성(別星)707) 을 남칭(濫稱)하는 일이었습니다. 신이 처음으로 승정원에 들어갔을 적에 추조(秋曹)의 문서를 보건대, 단지 별성에 관한 것만 거론하고 초기의 성책에 관한 일은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은 실제가 아닐 것이라 여기며 문서를 도로 내주었었습니다. 그 뒤에 4개월이 넘어서 추조의 공사(公事)가 승정원에 이르렀는데, 김시홍에게 물어보았다는 것은 단지 문제 이외의 것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하치않은 하나의 액속(掖屬)에 지나지 않는 사람인데, 그의 이른바 ‘도신(道臣)은 수령(守令)의 말만 듣고, 묘당(廟堂)은 도신의 말만 믿는다.’고 운운한 것은 은연중 말을 허망한 지경에 억지로 돌리려고 한 것이니, 진실로 놀랍게 여겨집니다. 그 초기는 신이 진실로 참여하여 들어본 것이니, 형관(刑官) 및 김시홍의 죄를 특별히 감처(勘處)함이 좋겠습니다."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내가 진실로 경(卿)과 수어사(守禦使)의 손에서 나온 것임을 알았었다. 경은 내가 사자(私字) 하나를 제거하지 못했다고 여기지만, 나는 조금도 사사로운 뜻이 없다. 김시홍은 봉보 부인(奉保夫人)708) 의 아들이다. 해가 지나도록 갇히어 있었으니, 만일에 내가 사사로운 뜻이 있었다면 어찌 이렇게 했겠는가? 선왕조(先王朝)에 봉보 부인의 아들이 금리(禁吏)에게 잡혀 가자 들어와서 간절하게 호소했었는데, 선왕(先王)께서 손을 저어 통렬히 물리치시므로 봉보 부인이 눈물을 흘리며 물러갔었다. 내가 비록 밝지 못하기는 하지만 봉보 부인이 감히 조그마한 사사(私事)도 간청(干請)하는 일이 없었다. 김시홍의 죄를 당초에 별성(別星)을 남칭(濫稱)한 것을 들어 말을 하기에, 내가 마땅히 먼 데로 귀양가게 되겠다고 여기며 잠시 말미를 주어 모자(母子)가 서로 만나 보게 하려고 했었는데, 지금 조율(照律)한 것은 곧 태(笞) 50으로 속죄(贖罪)케 한 것이니, 비록 지금 무망죄(誣罔罪)로 하더라도 장(杖) 80을 넘지 않을 듯하다. 만일에 내가 사정이 있었다면, 당초에 멀리 귀양 가게 될 것을 염려하면서도 어찌 처분이 없었겠는가? 경이 전번에 유옥교(有屋轎)를 타파해야 한다는 말을 진달하기에 내가 뜻이 있는 것임을 알았었다. 이번에 김시홍의 일은 그의 서계(書啓)에 당초부터 초기의 성책은 말하지 않고 단지 수본(手本)만 정상(呈上)하였음은 대개 김시홍이 내수사(內需司) 관원에다 본궁(本宮)의 소임을 겸임했기 때문이다. 비국(備局)에서 이런 속사정을 잘 살피지 않았고, 추조의 공사(公事)도 또한 잘못된 것이었다. 내가 처음에 조율이 매우 가볍게 된 것을 보고서 웃으며 말하기를, ‘추조의 관원이 김시홍에게 있어서 나보다도 안정(顔情)이 두터웠다.’고 했었다. 김시홍의 공초(供招)가 비록 말을 가리지 않고 한 것이기는 하지만 한때 글자를 잘못 놓은 것이기에 죄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미 그 궁방(宮房)의 수본(手本)이라고 했기에 사체에 있어 구별이 있는 것인데, 한 번 조율한 다음에 다시 가율(加律)하려고 했으니, 이는 너무 심하게 된 것이다. 경이 젊은 나이에 재상의 반열(班列)에 올라 예기(銳氣)를 시험해 본 바가 없으므로, 매양 비국의 초기에 있어 언사가 자못 온순하지 못하고 너무 모가 드러나게 되기에 내가 웃었었다. 묘당(廟堂)에서의 법도는 대체를 알아서 하는 것이 귀중한 법이다. 내가 어렸을 때에 듣건대, 현종조(縣宗朝)에 문을 수직하는 내관(內官)이 문에 기대어 졸고 있자, 한 재상이 발로 차며 이르기를, ‘너는 빨리 일어나라. 만일에 대간(臺諫)이 보게 되었다면 반드시 논하여 아뢰게 되었을 것이다.’고 했었다. 옛적의 재상들이 어찌 차분하게 용납해 주지 않은 것이겠는가?"

하매, 조현명이 아뢰기를,

"나이가 젊어 기가 예민한 병통을 신이 진실로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이 일은 예민한 기운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서계(書啓)나 수본(手本)을 막론하고 초기의 성책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도 전하께서는 초기의 성책은 이미 올려왔는데 어람(御覽)하실 성책을 바로 마련하여 올리지 않은 것을 들어 특별히 엄한 분부를 내리시게 되셨으니, 김시홍이 무망한 죄를 이에서도 면할 수 없습니다. 김시홍이 봉보 부인의 아들임을 신은 이제야 비로소 듣고서 알았습니다마는, 지켜야 할 바는 법이니 형조 관원의 일도 또한 괴이합니다. 어찌 봉보 부인의 아들이기 때문에 죄를 늦추어 줄 수 있고, 마땅히 물어야 할 것을 놓아 두고 문제 이외의 문목(問目)을 끄집어낼 수 있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나는 진실로 사(私)가 없었는데, 억지로 잔인하게 흔들어대어 고치려 하니, 내가 알 바 아니다."

하였다. 조현명이 아뢰기를,

"사가 있고 사가 없고를 막론하고 김시홍은 곧 내수사에 속한 사람인데, 묘당에서 논책(論責)하다가 도리어 성상께서 견책하심을 만나게 되었으니, 사람들이 듣기에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이르기를,

"이는 이기기를 좋아하여 하는 일이 아니다."

하매, 조현명이 아뢰기를,

"신이 어찌 감히 이기기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겠습니까? 신이 임금을 섬겨온지 10년이 되는데, 하나의 지극히 미미한 일을 쟁집(爭執)하다가 마침내 개석(開釋)하여 윤허해 주심을 받지 못하게 되니, 진실로 개탄스러워집니다. 묘당의 제신(諸臣)들이 한낱 봉보 부인의 아들을 논하였는데도 들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한 따라서 준엄하게 꾸지람을 가하시니, 신(臣)의 임금 섬김이 무상(無狀)함을 이를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하였다.

  • [註 706] 경자년 : 1720 경종 즉위년.
  • [註 707] 별성(別星) : 봉명 사신(奉命使臣).
  • [註 708] 봉보 부인(奉保夫人) : 외명부(外命婦)의 하나. 임금의 유모(乳母)에게 주는 칭호로 종1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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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藥房入診。 副提調趙顯命曰: "頃以宮女薦進事, 有金周鼎拿問之命, 聽聞欽歎。 而旣罪薦進之人, 則其人當有處分, 而備忘中不爲擧論, 外議頗憂惑, 臣竊慨然。" 上曰: "其人處分後, 有此備忘矣。 旣云士人家庶孽, 則何可一時貿置乎? 使給若干物以送。 昔唐 太宗放宮女時, 亦賙給其無依者, 予亦倣此給之矣。" 顯命曰: "今承下敎, 果爲釋然。 或者妄意, 以其尤物, 故尙今留置矣。" 上曰: "此則全不知予意者矣。" 顯命曰: "四五年前, 師寬蓄有姿色之女, 潛入大內云, 事極驚怪。 固知必無是事, 而昨年以來, 憂虞之端, 不一而足, 此後則無根着, 而自外入來者, 各別嚴飭宜矣。" 上曰: "師寬納宮女之說, 極其妖惡矣。 庚子以後, 世道嘵嘵, 每慮宮禁不嚴, 嚴加禁飭, 而譬如燈下不明, 或不無如此之事, 故嚴加處分。 所達皆切實, 可不留意?" 顯命曰: "昨年以後, 國勢懍懍, 近日兩次雷異。 臣未知燕蜎蠖濩之中, 何以存心? 而終是一私字, 不能克祛, 臣實憂之。 向者金時泓回啓中, 有三件事, 一則査出事也, 一則草成冊事也, 一則濫稱別星事也。 臣初入政院, 見秋曹文書, 則只擧別星事, 而不爲擧論草成冊事, 故臣謂其失實, 還給其文書。 厥後四朔餘, 秋曹公事到院, 而所問於時泓者, 只是題外之說也。 渠不過幺麽一掖屬, 而其所謂道臣聽守令之言, 廟堂信道臣之言云云者, 隱然勒歸廟堂之言於虛罔之地, 誠駭然。 其草記, 臣實預聞矣, 刑官及時泓之罪, 特爲勘處好矣。上曰: "予固知出於卿及守禦使之手矣。 卿則以爲予不能袪一私字, 而予則無一毫私意也。 時泓, 奉保夫人之子也。 經歲在囚, 予若有私意, 則豈如是乎? 先朝奉保夫人之子, 爲禁吏所捉, 入來懇訴, 先朝痛加揮斥, 奉保夫人涕泣, 而退矣。 予雖不明, 奉保夫人, 未嘗敢以一毫私事, 干請。 時泓之罪, 初以濫稱別星爲言, 予謂當遠配, 欲給由, 俾母子相見。 今其照律, 乃笞五十贖也, 今雖以誣罔爲罪, 似不過杖八十矣。 予若有私, 則當初慮其遠配, 而豈無處分乎? 卿前以打破有屋轎之說, 陳達, 予知其有意。 而今此時泓事, 渠之書啓, 初不言草成冊, 只以手本呈上, 蓋時泓, 以內司官兼本宮宮任故也。 備局不審此間事狀, 秋曹公事, 亦誤矣。 予初見其照律甚輕, 笑曰: ‘秋官之於時泓, 顔情厚於予矣。’ 時泓之招, 雖語不擇發, 一時文字之誤, 不可以爲罪。 旣稱其宮房手本, 則事體有別, 而一番照律後, 又欲加律, 此則已甚矣。 卿以年少登宰列, 銳氣無所試, 每於備局草記, 言辭頗不溫順, 而有太露者, 予笑之矣。 廟堂規模, 貴在知大體矣。 予幼時, 聞顯廟朝有守門內官, 倚門而眠, 一宰相以足蹴之曰: ‘爾須速起。 若使臺諫見之, 則必爲論奏。’ 云。 古宰相, 豈不休休然有容乎?" 顯命曰: "年少氣銳之病, 臣實有之, 而此事則非出於氣銳也。 勿論書啓與手本, 其非草成冊則可知, 而殿下至以草成冊, 旣已上來, 御覽成冊, 不卽修上, 特下嚴敎, 時泓誣罔之罪, 於是無所逃矣。 時泓之爲奉保夫人之子, 臣則今始聞知, 而所執者法也, 刑官事, 亦怪矣。 豈以奉保夫人之子, 故緩其罪, 拾其當問之事, 拈出題外問目乎?" 上曰: "予實無私, 而强忍撓改, 非予所知也。" 顯命曰: "毋論有私無私, 時泓旣是內司之屬, 而廟堂論責, 反遭聖上之責讓, 聽聞當如何哉?" 上曰: "此非出好勝之事也。" 顯命曰: "臣何敢有好勝之心乎? 臣事君十年, 爭一至微事, 終未蒙開可, 實爲慨然矣。 廟堂諸臣, 論一奉保夫人之子, 不惟不從, 又從以嚴加誚責, 臣之事君無狀, 推此可知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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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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