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실록18권, 영조 4년 7월 1일 庚戌 2/2 기사 / 1728년 청 옹정(雍正) 6년
최규서가 지금 급히 힘쓸 일과 전화의 편부에 관해 의견을 진달하다
국역
임금이 봉조하(奉朝賀) 최규서(崔奎瑞)를 인견(引見)하여 지금 급히 힘쓸 일을 물으매, 최규서가 수령(守令)을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라고 아뢰었다. 임금이 또 묻기를,
"역적을 다스리는 논의는 혹은 너그럽게 하기를 주장하기도 하고 혹은 엄하게 하기를 주장하기도 하는데, 어는 것이 득이 되고 어느 것이 실이 되겠는가?"
하매, 최규서가 말하기를,
"상놈이 역적에게 들어간 것은 협종(脅從)504) 이므로 다스리지 않아야 하겠으나, 양반이 역적에게 들어간 것은 협종이 아니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마는, 정상을 알고도 고하지 않은 일은 가장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혹은 친구 또는 일가가 그 가운데에 들어갔다는 것을 그들이 공개하여 말하였더라도, 이미 친히 듣지 못하였고 또 근거할 만한 문서가 없다면 고발하기 어려워서 절로 지체하였을 것인데, 이러할 즈음에 혹은 다른 사람이 먼저 안 자가 있다면 반드시 정상을 알고도 고하지 않은 죄에 걸릴 것입니다. 신(臣)으로 말하면 그 명위(名位)·처지가 어떠한지를 돌이켜볼 것인데, 안박(安鑮)이 먼저 고변(告變)하였다면 어찌 정상을 알고도 고하지 않은 것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경(卿)의 말이 옳거니와, 내 생각은 너그러이 용서하는 것을 주장하고 싶으나, 신하들이 엄하게 하기를 주장하는 논의에도 의견이 없지 않다."
하였다. 임금이 또 전화(錢貨)의 편부(便否)를 물으니, 최규서가 말하기를,
"세상의 모든 뇌물은 다 돈 가운데에서 나오므로 그 폐단이 지극하나, 궁하면 통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궁하면 통할 것이라는 말은 돈을 없애고자 하는 것인가?"
하였다. 최규서가 말하기를,
"돈의 폐단이 아무리 지극하더라도 갑자기 폐기하고 다시 저폐(楮幣)·상목(常木)505) 으로 대신한다면 그 폐해가 돈보다 심할 것입니다. 무릇 변통에 관계되는 것은 반드시 폐단의 근원을 정밀히 생각하여 처치해야 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여러 사람의 의논이 돈을 없애는 것을 옳게 여기므로 내 마음에도 없애려는 뜻이 없을 수 없었는데, 이제 경의 말을 들으니 그 고심을 알겠다."
하였다. 임금이 최규서의 손을 잡고 머무르도록 권하는 것이 매우 진지하였으나, 최규서가 끝내 머무르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18권 32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68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원문
○上引見奉朝賀崔奎瑞, 問當今急務, 奎瑞以愼擇守令爲奏。 上又問治逆之論, 或主寬或主猛, 孰得孰失? 奎瑞曰: "常漢之入於賊, 脅從罔治可也, 兩班之入於賊, 非脅從也, 不可容貸, 但知情不告一款, 最爲難處。 或親舊, 或一家, 入於其中, 渠輩雖公傳道之, 旣不得親聞, 且無文書可據, 則難於發告, 自當稽滯。 如此之際, 或有他人先知者, 則必坐知情之律矣。 以臣言之, 顧其名位坐地何如, 而若使安鑮, 先爲告變, 則豈不爲知情之歸乎?" 上曰: "卿言是矣, 予意欲主寬恕, 而諸臣尙嚴之論, 亦不無意見矣。" 上又問錢貨便否, 奎瑞曰: "世之一切貨賂, 皆自錢文中出來, 其弊極矣, 窮則必通。" 上曰: "窮則必通之說, 將欲去錢耶?" 奎瑞曰: "錢幣雖極, 若猝然廢之, 復以楮幣常木代之, 則其爲唐當甚於錢矣。 凡係變通, 必精思弊源而處之。" 上曰: "諸議以去錢爲是, 故予心不能無欲去之意矣, 今聞卿言, 可知其苦心矣。" 上握奎瑞手, 勉留甚摰, 奎瑞終不留。
- 【태백산사고본】 15책 18권 32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68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영조 4년 (1728) 7월 1일
영조실록18권, 영조 4년 7월 1일 庚戌 2/2 기사 / 1728년 청 옹정(雍正) 6년
최규서가 지금 급히 힘쓸 일과 전화의 편부에 관해 의견을 진달하다
국역
임금이 봉조하(奉朝賀) 최규서(崔奎瑞)를 인견(引見)하여 지금 급히 힘쓸 일을 물으매, 최규서가 수령(守令)을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라고 아뢰었다. 임금이 또 묻기를,
"역적을 다스리는 논의는 혹은 너그럽게 하기를 주장하기도 하고 혹은 엄하게 하기를 주장하기도 하는데, 어는 것이 득이 되고 어느 것이 실이 되겠는가?"
하매, 최규서가 말하기를,
"상놈이 역적에게 들어간 것은 협종(脅從)504) 이므로 다스리지 않아야 하겠으나, 양반이 역적에게 들어간 것은 협종이 아니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마는, 정상을 알고도 고하지 않은 일은 가장 처리하기 어렵습니다. 혹은 친구 또는 일가가 그 가운데에 들어갔다는 것을 그들이 공개하여 말하였더라도, 이미 친히 듣지 못하였고 또 근거할 만한 문서가 없다면 고발하기 어려워서 절로 지체하였을 것인데, 이러할 즈음에 혹은 다른 사람이 먼저 안 자가 있다면 반드시 정상을 알고도 고하지 않은 죄에 걸릴 것입니다. 신(臣)으로 말하면 그 명위(名位)·처지가 어떠한지를 돌이켜볼 것인데, 안박(安鑮)이 먼저 고변(告變)하였다면 어찌 정상을 알고도 고하지 않은 것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경(卿)의 말이 옳거니와, 내 생각은 너그러이 용서하는 것을 주장하고 싶으나, 신하들이 엄하게 하기를 주장하는 논의에도 의견이 없지 않다."
하였다. 임금이 또 전화(錢貨)의 편부(便否)를 물으니, 최규서가 말하기를,
"세상의 모든 뇌물은 다 돈 가운데에서 나오므로 그 폐단이 지극하나, 궁하면 통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궁하면 통할 것이라는 말은 돈을 없애고자 하는 것인가?"
하였다. 최규서가 말하기를,
"돈의 폐단이 아무리 지극하더라도 갑자기 폐기하고 다시 저폐(楮幣)·상목(常木)505) 으로 대신한다면 그 폐해가 돈보다 심할 것입니다. 무릇 변통에 관계되는 것은 반드시 폐단의 근원을 정밀히 생각하여 처치해야 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여러 사람의 의논이 돈을 없애는 것을 옳게 여기므로 내 마음에도 없애려는 뜻이 없을 수 없었는데, 이제 경의 말을 들으니 그 고심을 알겠다."
하였다. 임금이 최규서의 손을 잡고 머무르도록 권하는 것이 매우 진지하였으나, 최규서가 끝내 머무르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18권 32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68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원문
○上引見奉朝賀崔奎瑞, 問當今急務, 奎瑞以愼擇守令爲奏。 上又問治逆之論, 或主寬或主猛, 孰得孰失? 奎瑞曰: "常漢之入於賊, 脅從罔治可也, 兩班之入於賊, 非脅從也, 不可容貸, 但知情不告一款, 最爲難處。 或親舊, 或一家, 入於其中, 渠輩雖公傳道之, 旣不得親聞, 且無文書可據, 則難於發告, 自當稽滯。 如此之際, 或有他人先知者, 則必坐知情之律矣。 以臣言之, 顧其名位坐地何如, 而若使安鑮, 先爲告變, 則豈不爲知情之歸乎?" 上曰: "卿言是矣, 予意欲主寬恕, 而諸臣尙嚴之論, 亦不無意見矣。" 上又問錢貨便否, 奎瑞曰: "世之一切貨賂, 皆自錢文中出來, 其弊極矣, 窮則必通。" 上曰: "窮則必通之說, 將欲去錢耶?" 奎瑞曰: "錢幣雖極, 若猝然廢之, 復以楮幣常木代之, 則其爲唐當甚於錢矣。 凡係變通, 必精思弊源而處之。" 上曰: "諸議以去錢爲是, 故予心不能無欲去之意矣, 今聞卿言, 可知其苦心矣。" 上握奎瑞手, 勉留甚摰, 奎瑞終不留。
- 【태백산사고본】 15책 18권 32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68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원본
영조 4년 (1728) 7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