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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18권, 영조 4년 6월 24일 癸卯 1/3 기사 / 1728년 청 옹정(雍正) 6년

박문수가 안성으로 진군할 때의 자신의 죄를 상소하다

국역

경상 감사(慶尙監司) 박문수(朴文秀)가 상소(上疏)하였는데, 대략 말하기를,

"3월 17일 밤에 오명항(吳命恒)이 수백 기(騎)로 빨리 역적을 묻어 죽이기를 청하매 성상께서 독단하여 윤허하셨으나, 건너갈 즈음에 절로 지체하게 되어 수성(隋城)에 가까이 가면 반드시 밤이 깊어질 것이므로, 신(臣)이 생각하기를 ‘지금 적보(賊報)가 별로 없고 군사는 오래 지쳤는데, 땀을 흘리고 발이 부르트며 밤에 50리를 달려가 힘이 다하면, 아무리 적을 만나더라도 어떻게 싸우겠는가?’ 하여, 신이 곧 대장(大將)을 보고 말하였더니, 오명항이 똑바로 보며 말하기를, ‘출사(出師)하는 날에 도리어 지체할 것을 의논하는가? 군식(軍食)을 재촉하여 밤이라도 반드시 수성에 이르러야 한다.’ 하기에, 신이 말하기를, ‘주장(主將)이 사조(辭朝)하고 곧 떠났으므로 전구(戰具)·군장(軍裝)이 많이 갖추어지지 못하였는데, 이제 두세 시(時) 동안 기다리면 미쳐 올 수 있을 것이다.’ 하여, 서로 반향(半餉)495) 동안 버티다가 오명항이 애써 참아서 떠나는 것을 멈추었는데, 이튿날 진위현(振威縣)에 이르러 밤에 자객(刺客)의 변이 있었습니다. 포성(砲聲)이 잇달아 들리고 일군(一軍)이 계엄(戒嚴)하였으나 장사(將士)가 피로하여 북을 쳐서 일어나지 않으므로, 신이 또 그대로 하루 동안 머무르자는 의논을 강력히 주장하였으나 오명항·조현명(趙顯命)은 다 망설였는데, 신이 저항하여 다투기를 ‘오늘 떠나면 가서 멈출 곳이 바로 적지(賊地)이므로 또 어제 밤처럼 밤에 놀랄 것이고, 내일 청주(淸州)에 이르면 적을 만나지 않아도 사기(士氣)가 이미 다 떨어질 것이니, 국가의 존망을 어찌하겠는가?’ 하니, 신의 말을 따라 그대로 유진(留陣)하였습니다. 아침에 행군하여 소사(素沙)에 이르렀는데, 오명항이 은밀히 신을 불러 말하기를, ‘정탐한 말을 들으니 적이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 안성(安城)에 이를 것이라 한다.’ 하기에, 신이 말하기를, ‘정탐한 것은 믿기 어렵다. 만약 지레 안성으로 가고, 적은 직산(稷山) 길을 거쳐 이 곳을 지나면 어떻게 하겠는가?’ 하니, 오명항이 말하기를, ‘종사(從事)는 다만 정도(正道)만 알고 기계(奇計)를 모른다. 나는 내 계책을 행하겠다.’ 하고 곧 군중(軍中)에 호령하여 빨리 안성으로 향하였는데, 비바람이 불고 밤이 어두우며 포성(砲聲)이 갑자기 일어나서 군중이 밤에 놀랐습니다. 이튿날 아침에 교련관(敎鍊官) 권희학(權喜學)이 적군이 10리 안에 둔쳤다고 비밀히 고하니, 오명항이 곧 중군(中軍)을 시켜 가서 토벌하게 하여 장수를 베고 군졸을 격파하였습니다. 또 적이 죽산(竹山)에 둔쳤다는 말을 듣고 이튿날 아침에 군사를 정제하여 앞다투어 가니, 적은 바람에 쓸리듯이 다 흩어지므로 치고 쏘아 섬멸하였습니다. 과천(果川)에서 한나절 동안 지체하고 진위에서 하루 동안 지체한 것은 신 때문입니다. 오직 저 번갈아 공박하는 말이 오명항만을 배척하니, 신이 어찌 차마 제 죄를 스스로 숨길 수 있겠습니까? 원컨대 신의 죄를 명백히 바로잡으소서."

하였는데, 임금이 도타이 비답(批答)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18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66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 [註 495] 반향(半餉) : 극히 짧은 시간.

원문

○癸卯/慶尙監司朴文秀上疏, 略曰:

三月十七日夜, 吳命恒請以數百騎亟坑竪子, 聖上獨斷而從之, 渡涉之際, 自至遲滯, 比到隋城, 必致夜深, 臣意以爲, 卽今別無賊報, 而軍士積憊, 揮汗繭足, 犯夜馳五十里力盡, 則雖遇賊, 何以戰乎? 臣卽謁大將而白之, 命恒瞪目曰: "出師之日, 反議留滯耶? 促軍食雖夜必達隋城。" 臣曰: "主將辭朝卽行, 故戰具、軍裝, 多不治, 今若假以數三時, 則可及。" 相持半餉, 命恒黽勉停行, 翌日到振威縣, 夜有刺客之變。 砲聲連聞, 一軍戒嚴, 將士疲瘁, 皷而不起, 臣又力主仍留一日之議, 命恒、顯命, 皆難之。 臣抗爭曰: "今日若行, 則所當止處, 便是賊地, 又夜驚如昨夜, 而明日抵淸州, 則不遇賊, 而士氣已竭, 其如國家存亡何? 從臣言, 仍爲留陣。 及朝行軍, 到素沙, 命恒密招臣曰: "聞偵探言, 賊今夕明朝, 當到安城。" 臣曰: "偵探難信。 若徑趨安城, 而賊由稷山路過此, 何以爲之?" 命恒曰: "從事, 但知正而不知奇也。 吾當行吾策矣。" 卽號令軍中, 疾趨安城, 風雨夜黑, 砲聲猝起, 而軍中夜驚。 翌朝敎鍊官權喜學, 密白賊軍屯于十里之內, 命恒卽令中軍, 往討, 斬將破軍。 又聞賊屯竹山, 翌日, 整軍爭赴, 賊風靡而潰, 擊射殲盡。 半日逗遛於果川, 一日逗遛於振威者, 臣也。 惟彼迭攻之言, 但斥命恒, 臣何忍自隱其罪乎? 乞明正臣罪。

上優批答之。

  • 【태백산사고본】 15책 18권 29장 A면【국편영인본】 42책 66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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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실록18권, 영조 4년 6월 24일 癸卯 1/3 기사 / 1728년 청 옹정(雍正) 6년

박문수가 안성으로 진군할 때의 자신의 죄를 상소하다

국역

경상 감사(慶尙監司) 박문수(朴文秀)가 상소(上疏)하였는데, 대략 말하기를,

"3월 17일 밤에 오명항(吳命恒)이 수백 기(騎)로 빨리 역적을 묻어 죽이기를 청하매 성상께서 독단하여 윤허하셨으나, 건너갈 즈음에 절로 지체하게 되어 수성(隋城)에 가까이 가면 반드시 밤이 깊어질 것이므로, 신(臣)이 생각하기를 ‘지금 적보(賊報)가 별로 없고 군사는 오래 지쳤는데, 땀을 흘리고 발이 부르트며 밤에 50리를 달려가 힘이 다하면, 아무리 적을 만나더라도 어떻게 싸우겠는가?’ 하여, 신이 곧 대장(大將)을 보고 말하였더니, 오명항이 똑바로 보며 말하기를, ‘출사(出師)하는 날에 도리어 지체할 것을 의논하는가? 군식(軍食)을 재촉하여 밤이라도 반드시 수성에 이르러야 한다.’ 하기에, 신이 말하기를, ‘주장(主將)이 사조(辭朝)하고 곧 떠났으므로 전구(戰具)·군장(軍裝)이 많이 갖추어지지 못하였는데, 이제 두세 시(時) 동안 기다리면 미쳐 올 수 있을 것이다.’ 하여, 서로 반향(半餉)495) 동안 버티다가 오명항이 애써 참아서 떠나는 것을 멈추었는데, 이튿날 진위현(振威縣)에 이르러 밤에 자객(刺客)의 변이 있었습니다. 포성(砲聲)이 잇달아 들리고 일군(一軍)이 계엄(戒嚴)하였으나 장사(將士)가 피로하여 북을 쳐서 일어나지 않으므로, 신이 또 그대로 하루 동안 머무르자는 의논을 강력히 주장하였으나 오명항·조현명(趙顯命)은 다 망설였는데, 신이 저항하여 다투기를 ‘오늘 떠나면 가서 멈출 곳이 바로 적지(賊地)이므로 또 어제 밤처럼 밤에 놀랄 것이고, 내일 청주(淸州)에 이르면 적을 만나지 않아도 사기(士氣)가 이미 다 떨어질 것이니, 국가의 존망을 어찌하겠는가?’ 하니, 신의 말을 따라 그대로 유진(留陣)하였습니다. 아침에 행군하여 소사(素沙)에 이르렀는데, 오명항이 은밀히 신을 불러 말하기를, ‘정탐한 말을 들으니 적이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 안성(安城)에 이를 것이라 한다.’ 하기에, 신이 말하기를, ‘정탐한 것은 믿기 어렵다. 만약 지레 안성으로 가고, 적은 직산(稷山) 길을 거쳐 이 곳을 지나면 어떻게 하겠는가?’ 하니, 오명항이 말하기를, ‘종사(從事)는 다만 정도(正道)만 알고 기계(奇計)를 모른다. 나는 내 계책을 행하겠다.’ 하고 곧 군중(軍中)에 호령하여 빨리 안성으로 향하였는데, 비바람이 불고 밤이 어두우며 포성(砲聲)이 갑자기 일어나서 군중이 밤에 놀랐습니다. 이튿날 아침에 교련관(敎鍊官) 권희학(權喜學)이 적군이 10리 안에 둔쳤다고 비밀히 고하니, 오명항이 곧 중군(中軍)을 시켜 가서 토벌하게 하여 장수를 베고 군졸을 격파하였습니다. 또 적이 죽산(竹山)에 둔쳤다는 말을 듣고 이튿날 아침에 군사를 정제하여 앞다투어 가니, 적은 바람에 쓸리듯이 다 흩어지므로 치고 쏘아 섬멸하였습니다. 과천(果川)에서 한나절 동안 지체하고 진위에서 하루 동안 지체한 것은 신 때문입니다. 오직 저 번갈아 공박하는 말이 오명항만을 배척하니, 신이 어찌 차마 제 죄를 스스로 숨길 수 있겠습니까? 원컨대 신의 죄를 명백히 바로잡으소서."

하였는데, 임금이 도타이 비답(批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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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류】정론-정론(政論) /
  • [註 495] 반향(半餉) : 극히 짧은 시간.

원문

○癸卯/慶尙監司朴文秀上疏, 略曰:

三月十七日夜, 吳命恒請以數百騎亟坑竪子, 聖上獨斷而從之, 渡涉之際, 自至遲滯, 比到隋城, 必致夜深, 臣意以爲, 卽今別無賊報, 而軍士積憊, 揮汗繭足, 犯夜馳五十里力盡, 則雖遇賊, 何以戰乎? 臣卽謁大將而白之, 命恒瞪目曰: "出師之日, 反議留滯耶? 促軍食雖夜必達隋城。" 臣曰: "主將辭朝卽行, 故戰具、軍裝, 多不治, 今若假以數三時, 則可及。" 相持半餉, 命恒黽勉停行, 翌日到振威縣, 夜有刺客之變。 砲聲連聞, 一軍戒嚴, 將士疲瘁, 皷而不起, 臣又力主仍留一日之議, 命恒、顯命, 皆難之。 臣抗爭曰: "今日若行, 則所當止處, 便是賊地, 又夜驚如昨夜, 而明日抵淸州, 則不遇賊, 而士氣已竭, 其如國家存亡何? 從臣言, 仍爲留陣。 及朝行軍, 到素沙, 命恒密招臣曰: "聞偵探言, 賊今夕明朝, 當到安城。" 臣曰: "偵探難信。 若徑趨安城, 而賊由稷山路過此, 何以爲之?" 命恒曰: "從事, 但知正而不知奇也。 吾當行吾策矣。" 卽號令軍中, 疾趨安城, 風雨夜黑, 砲聲猝起, 而軍中夜驚。 翌朝敎鍊官權喜學, 密白賊軍屯于十里之內, 命恒卽令中軍, 往討, 斬將破軍。 又聞賊屯竹山, 翌日, 整軍爭赴, 賊風靡而潰, 擊射殲盡。 半日逗遛於果川, 一日逗遛於振威者, 臣也。 惟彼迭攻之言, 但斥命恒, 臣何忍自隱其罪乎? 乞明正臣罪。

上優批答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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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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