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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6권, 숙종 3년 12월 19일 辛酉 1/2 기사 / 1677년 청 강희(康熙) 16년

아약·백골에게서의 징포를 감하자는 우참찬 윤휴의 상소문

국역

우참찬(右參贊) 윤휴(尹鑴)가 차자(箚字)를 올려 말하기를,

"신(臣)이 전날 아약(兒弱)·백골(白骨)로 부터 베를 거두는 것을 감하는 일에 대해 논하고, 성상(聖上)을 우러러 보았더니, 개연(慨然)히 측은한 마음이 있어 장차 결단하여 시행하려 하셨습니다. 신이 물러나와 탄식하며 말하기를, ‘성상께서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정치를 시행하려 하시니, 우리 나라는 희망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혹 이것을 막고 꺾는 자는 반드시 군자(君子)의 마음이 아닐 것이며, 필시 하늘의 재앙(災殃)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른 의논을 하는 자는, 한편에서는 ‘백성의 원망을 더 증가시킨다.’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명분없는 세(稅)를 거둔다.’고 하며, 한편에서는 ‘터무니없는 말을 시행한다.’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민심(民心)의 향배(向背)와 천명(天命)의 거취(去就)는 여기에서 결정된다.’고 합니다. 신이 시행하도록 청한 것은 아약·백골에게서 포(布)를 거두는 것을 감면하자는 일이었으니, 오늘날의 논의는 먼저 이 일이 적합한지의 여부를 논의해야 마땅하지, 이 일로 미루어서 갑자기 호포(戶布)를 논하여 이 일의 계기를 막고 그 공사(公事)를 파기하며 스스로 어질지 못한 죄를 초래함은 마땅하지 않습니다. 임금의 좋은 뜻을 막고 임금의 어진 정치를 시행하려는 것을 저지하여 이 백성들로 하여금 거꾸로 매어달린 듯한 고통을 당하게 하고서도 풀어 주지 않으니, 매우 어질지 못한 자가 아니고서는 진실로 이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호포(戶布)의 일을 가지고 말할 것 같으면, 백골이나 아약의 살가죽을 벗겨내고 골수(骨髓)를 부수는 가혹한 정치에 얼굴을 찡그리고 가슴을 치는 근심과 괴로움과, 유식(游食)하는 선비나 운좋은 백성처럼 부역을 피하고 스스로 편하게 지내는 자의 원망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크겠습니까? 집이 있고 몸이 있는 자는 용(庸)250) 이 있고 조(調)251) 가 있는데, 이미 죽은 자나 어린아이가 부역에 나가는 것과 또한 어느 것이 낫겠습니까? 신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것이 명분없는 것입니까, 저것이 명분없는 것입니까? 이것이 백성의 원망이 되는 것입니까, 저것이 백성의 원망이 되는 것입니까? 민심(民心)의 향배(向背)와 천명(天命)의 거취(去就)가 장차 백성들의 편안하고 편안하지 아니함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운좋은 백성이나 호우(豪右)의 편안하고 불편함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까? 복희씨(伏羲氏)와 신농씨(神農氏) 이전은 신이 모르겠습니다만, 삼대(三代) 이래로 세(稅)·부(賦)·구산(口算)·조(租)·용(庸)·조(調)라고 하는 모든 이러한 제도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전세(田稅)를 거두어 백관(百官)에게 녹(祿)을 주고 전포(錢布)를 내어 무비(武備)를 풍족하게 한다는 것이 아닙니까? 또 토지가 있으면 조(租)가 있고 집이 있으면 조(調)가 있으며, 몸이 있으면 용(庸)이 있다는 것이 아닙니까? 아아! 이미 죽은 자와 이도 갈지 않은 어린아이의 신포(身布)를 독촉하여, 고아와 과부, 이웃과 친척으로 하여금 땅을 치고 하늘에 부르짖으면서 가혹한 정사(政事)가 없어지지 않음을 원망하니, 이것이 어찌 옛날 일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겠으며, 부세(賦稅)를 균등하게 하고 요역(徭役)을 공평하게 해서 각기 그 힘을 내어 관가에 주고 백성의 불공평한 고통을 없애 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선왕(先王)의 정치에 어긋나고 오늘날의 민심(民心)에 어긋나는 것이 되겠습니까? 경술(經術)은 곧 어디에 쓰겠으며 시무(時務)는 장차 무엇을 근본으로 하겠습니까? 시무에 경술을 근본으로 하지 않으면 경술은 쓸데없는 것으로 내버리게 되니, 이는 더욱이 신하가 임금을 인도하면서 도리를 지키는 말이 아닙니다."

하니, 답하기를,

"헌장(憲長)이 호포(戶布)를 정지하도록 청한 것은 의견이 각자 같지 않아서 그러한데, 경(卿)은 무엇을 혐의스러워하는가? 훗날 등대(登對)할 때 마땅히 상의하여 확정해서 처리하도록 하겠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6권 66장 B면【국편영인본】 38책 37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 [註 250] 용(庸) : 부역 대신에 무명이나 베로 내는 세.
  • [註 251] 조(調) : 한 호(戶)를 대상으로 각 지방의 특산물을 바치게 하는 것.

원문

○辛酉/右參贊尹鑴上箚曰:

臣於頃日論兒弱、白骨蠲布事, 仰見聖上, 慨然有惻隱之心, 而將斷而行之。 臣退而歎曰: "聖上以不忍人之心, 行不忍人之政, 吾東方其庶幾乎! 其或沮撓於此者, 必非君子之心, 必有天殃矣。" 今之爲異議者, 一則曰益增民怨, 一則曰收無名之稅, 一則曰行無稽之說, 一則曰民心向背、天命去就, 決於此。 臣所請行者, 兒弱、白骨蠲布之事, 則今日之論, 當先論此事之當否, 不當推此事, 而遽論戶布, 以爲沮撓此事之機關, 以敗乃公事, 而自取不仁之罪也。 閉其君之善意, 遏其君之行仁政, 使斯民罹於倒懸而莫之解, 非甚不仁者, 固不爲此。 若以戶布之事言之, 白骨、兒弱剝膚搥髓之厲政, 疾首叩胸之愁毒, 孰與遊士、倖民避役自便者之怨咨也? 有戶有身者, 有庸有調, 又孰與旣骨、黃口之出役乎? 臣不知此爲無名乎。 彼爲無名乎, 此爲民怨乎? 彼爲民怨乎? 民心向背、天命去就, 將不在於小民之安不安, 而乃在於倖民豪右之便不便乎? 羲、農以前臣不知, 自三代以下, 曰稅、曰賦、曰口算、曰租、曰庸、曰調, 凡此等制, 何謂也? 其不曰收田稅, 以祿百官; 出錢布, 以足武備乎? 又不曰有田則有租, 有戶則有調, 有身則有庸乎? 嗚呼! 督旣骨、未齔之身布, 使孤兒、寡婦、隣里、親屬, 叩地叫天, 怨夏日之不亡, 此爲何稽於古, 而均賦平徭, 各出其力, 以給公上, 以除百姓之偏苦者, 果爲戾於先王之政, 拂乎今日之民情乎? 經術卽於何用, 而世務將於何本也? 世務不本於經術, 而經術委之無用, 此尤非人臣引君當道之言也。

答曰: "憲長之請寢戶布, 意見之各自不同而然也。 卿有何嫌? 後日登對時, 當商確處之焉。"

  • 【태백산사고본】 5책 6권 66장 B면【국편영인본】 38책 37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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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6권, 숙종 3년 12월 19일 辛酉 1/2 기사 / 1677년 청 강희(康熙) 16년

아약·백골에게서의 징포를 감하자는 우참찬 윤휴의 상소문

국역

우참찬(右參贊) 윤휴(尹鑴)가 차자(箚字)를 올려 말하기를,

"신(臣)이 전날 아약(兒弱)·백골(白骨)로 부터 베를 거두는 것을 감하는 일에 대해 논하고, 성상(聖上)을 우러러 보았더니, 개연(慨然)히 측은한 마음이 있어 장차 결단하여 시행하려 하셨습니다. 신이 물러나와 탄식하며 말하기를, ‘성상께서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정치를 시행하려 하시니, 우리 나라는 희망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혹 이것을 막고 꺾는 자는 반드시 군자(君子)의 마음이 아닐 것이며, 필시 하늘의 재앙(災殃)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른 의논을 하는 자는, 한편에서는 ‘백성의 원망을 더 증가시킨다.’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명분없는 세(稅)를 거둔다.’고 하며, 한편에서는 ‘터무니없는 말을 시행한다.’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민심(民心)의 향배(向背)와 천명(天命)의 거취(去就)는 여기에서 결정된다.’고 합니다. 신이 시행하도록 청한 것은 아약·백골에게서 포(布)를 거두는 것을 감면하자는 일이었으니, 오늘날의 논의는 먼저 이 일이 적합한지의 여부를 논의해야 마땅하지, 이 일로 미루어서 갑자기 호포(戶布)를 논하여 이 일의 계기를 막고 그 공사(公事)를 파기하며 스스로 어질지 못한 죄를 초래함은 마땅하지 않습니다. 임금의 좋은 뜻을 막고 임금의 어진 정치를 시행하려는 것을 저지하여 이 백성들로 하여금 거꾸로 매어달린 듯한 고통을 당하게 하고서도 풀어 주지 않으니, 매우 어질지 못한 자가 아니고서는 진실로 이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호포(戶布)의 일을 가지고 말할 것 같으면, 백골이나 아약의 살가죽을 벗겨내고 골수(骨髓)를 부수는 가혹한 정치에 얼굴을 찡그리고 가슴을 치는 근심과 괴로움과, 유식(游食)하는 선비나 운좋은 백성처럼 부역을 피하고 스스로 편하게 지내는 자의 원망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크겠습니까? 집이 있고 몸이 있는 자는 용(庸)250) 이 있고 조(調)251) 가 있는데, 이미 죽은 자나 어린아이가 부역에 나가는 것과 또한 어느 것이 낫겠습니까? 신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것이 명분없는 것입니까, 저것이 명분없는 것입니까? 이것이 백성의 원망이 되는 것입니까, 저것이 백성의 원망이 되는 것입니까? 민심(民心)의 향배(向背)와 천명(天命)의 거취(去就)가 장차 백성들의 편안하고 편안하지 아니함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운좋은 백성이나 호우(豪右)의 편안하고 불편함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까? 복희씨(伏羲氏)와 신농씨(神農氏) 이전은 신이 모르겠습니다만, 삼대(三代) 이래로 세(稅)·부(賦)·구산(口算)·조(租)·용(庸)·조(調)라고 하는 모든 이러한 제도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전세(田稅)를 거두어 백관(百官)에게 녹(祿)을 주고 전포(錢布)를 내어 무비(武備)를 풍족하게 한다는 것이 아닙니까? 또 토지가 있으면 조(租)가 있고 집이 있으면 조(調)가 있으며, 몸이 있으면 용(庸)이 있다는 것이 아닙니까? 아아! 이미 죽은 자와 이도 갈지 않은 어린아이의 신포(身布)를 독촉하여, 고아와 과부, 이웃과 친척으로 하여금 땅을 치고 하늘에 부르짖으면서 가혹한 정사(政事)가 없어지지 않음을 원망하니, 이것이 어찌 옛날 일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겠으며, 부세(賦稅)를 균등하게 하고 요역(徭役)을 공평하게 해서 각기 그 힘을 내어 관가에 주고 백성의 불공평한 고통을 없애 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선왕(先王)의 정치에 어긋나고 오늘날의 민심(民心)에 어긋나는 것이 되겠습니까? 경술(經術)은 곧 어디에 쓰겠으며 시무(時務)는 장차 무엇을 근본으로 하겠습니까? 시무에 경술을 근본으로 하지 않으면 경술은 쓸데없는 것으로 내버리게 되니, 이는 더욱이 신하가 임금을 인도하면서 도리를 지키는 말이 아닙니다."

하니, 답하기를,

"헌장(憲長)이 호포(戶布)를 정지하도록 청한 것은 의견이 각자 같지 않아서 그러한데, 경(卿)은 무엇을 혐의스러워하는가? 훗날 등대(登對)할 때 마땅히 상의하여 확정해서 처리하도록 하겠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6권 66장 B면【국편영인본】 38책 376면
  • 【분류】정론-간쟁(諫諍) /
  • [註 250] 용(庸) : 부역 대신에 무명이나 베로 내는 세.
  • [註 251] 조(調) : 한 호(戶)를 대상으로 각 지방의 특산물을 바치게 하는 것.

원문

○辛酉/右參贊尹鑴上箚曰:

臣於頃日論兒弱、白骨蠲布事, 仰見聖上, 慨然有惻隱之心, 而將斷而行之。 臣退而歎曰: "聖上以不忍人之心, 行不忍人之政, 吾東方其庶幾乎! 其或沮撓於此者, 必非君子之心, 必有天殃矣。" 今之爲異議者, 一則曰益增民怨, 一則曰收無名之稅, 一則曰行無稽之說, 一則曰民心向背、天命去就, 決於此。 臣所請行者, 兒弱、白骨蠲布之事, 則今日之論, 當先論此事之當否, 不當推此事, 而遽論戶布, 以爲沮撓此事之機關, 以敗乃公事, 而自取不仁之罪也。 閉其君之善意, 遏其君之行仁政, 使斯民罹於倒懸而莫之解, 非甚不仁者, 固不爲此。 若以戶布之事言之, 白骨、兒弱剝膚搥髓之厲政, 疾首叩胸之愁毒, 孰與遊士、倖民避役自便者之怨咨也? 有戶有身者, 有庸有調, 又孰與旣骨、黃口之出役乎? 臣不知此爲無名乎。 彼爲無名乎, 此爲民怨乎? 彼爲民怨乎? 民心向背、天命去就, 將不在於小民之安不安, 而乃在於倖民豪右之便不便乎? 羲、農以前臣不知, 自三代以下, 曰稅、曰賦、曰口算、曰租、曰庸、曰調, 凡此等制, 何謂也? 其不曰收田稅, 以祿百官; 出錢布, 以足武備乎? 又不曰有田則有租, 有戶則有調, 有身則有庸乎? 嗚呼! 督旣骨、未齔之身布, 使孤兒、寡婦、隣里、親屬, 叩地叫天, 怨夏日之不亡, 此爲何稽於古, 而均賦平徭, 各出其力, 以給公上, 以除百姓之偏苦者, 果爲戾於先王之政, 拂乎今日之民情乎? 經術卽於何用, 而世務將於何本也? 世務不本於經術, 而經術委之無用, 此尤非人臣引君當道之言也。

答曰: "憲長之請寢戶布, 意見之各自不同而然也。 卿有何嫌? 後日登對時, 當商確處之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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