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개수실록10권, 현종 5년 4월 18일 庚戌 2/4 기사 / 1664년 청 강희(康熙) 3년
남용익·박세당 등이 면대를 청하고 상의 거조가 지나치다고 전달하다
국역
도승지 남용익(南龍翼), 좌승지 홍처대(洪處大), 우승지 권령(權坽)이 면대를 청하니, 상이 인견하러 희정당에 나아갔다. 그런데 권령이 병비 정청(兵批政廳)에서 와야 했으므로, 이들이 들어가 면대하는 것이 조금 늦어지고 있었다. 이에 상이 사람을 시켜 묻기를,
"인견한다는 명이 내렸는데도 즉시 들어오지 않으니, 무슨 아직 상의하지 못한 일이 있는가?"
하니, 용익이 대답하기를,
"우승지 권령이 정청(政廳)에 있다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즉시 입대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다시 사람을 시켜 꾸짖기를,
"면대를 청하면서 먼 데 있는 동료까지 함께 청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하니, 용익이 또 대답하기를,
"우부승지 김익경(金益炅)과 동부승지 김수흥(金壽興)은 모두 혐의 때문에 입시할 수 없습니다. 권령은 또한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정청이 이제 막 파하여 현재 궐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와 함께 들어가려는 것입니다."
하였다. 들어가니, 상이 급히 묻기를,
"오늘 면대를 청한 것은 무슨 신기하고 비밀스런 계책이 있어서인가?"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신들이 성상의 온당치 못한 거조를 직접 보고 감히 면대를 청한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무슨 일이 온당치 못하다는 것인가?"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서필원의 일이 처음에는 잗단 것이었는데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점점 커져서 이와 같은 데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당초 필원이 계사를 올렸을 때에 신도 이 직에 있었습니다."
하면서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상이 성을 내며 이르기를,
"일이 점차 커진 것에 대해서 진달할 필요는 없고, 이른바 온당치 못하다는 것에 대해서 말하도록 하라."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조성보와 이규령 등은 젊고 의기가 날카로운 자들로 비록 의논을 과격하게 하기는 하였지만, 이 때문에 외직에 보임하는 것은 참으로 온당치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조원기와 윤형성을 대간에 특별히 제수한 것도 심히 온당치 못한 것입니다."
하자, 상이 이르기를,
"성보와 규령을 다시 대간에 의망한 것이 어떤 일이며, 조원기를 외직에 보임한 것 또한 어떤 일이었는가. 정관(政官)도 오히려 지평과 정언을 제수하는데 정관이 하는 것을 나는 할 수가 없는가. 나는 정관이 한 것과 상반되게 하고 싶어서 이러한 특별 제수를 한 것인데, 무엇이 온당치 못하단 말인가."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정조(政曹)에서 사람을 쓰는 법은 으레 언론이 날카로운 사람을 썼었습니다. 그러므로 성보와 규령을 대각의 직책에 의망했던 것인데 특명으로 외직에 보임하셨으니, 실로 뒤폐단에 관계됩니다. 그리고 특명으로 대간을 제수한 것은 더욱 온당치 못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이 일을 진달하려고 하였다면 계사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어찌 면대를 청하기까지 하였겠는가. 필시 다른 뜻도 아울러 가지고 있어서 온 것일 것이다."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신이 비록 보잘것없기는 하나 어찌 다른 뜻이 있겠습니까. 성상께서 하신 이 일이 실로 지나치기 때문에 친히 진달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리고 정관(政官)들도 어찌 권위를 멋대로 부린 자들이겠습니까. 파직하고 추고하는 벌도 너무 심해서 보고 들은 이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바라건대 성상께서는 공평한 마음으로 헤아리시어 제수한 관직을 모두 환수하도록 하소서."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내가 보건대, 이번에 면대를 청한 것은 정관을 위해서 온 것이다."
"신들이 어찌 정관을 위해서 면대를 청하였겠습니까. 대간을 특명으로 제수하기도 하고 외직에 보임하기도 했는데 이것이 이미 매우 온당치 못하고 하루 안에 엄한 분부가 여러번 내렸으니, 원근에 전파되면 어찌 놀라지 않겠습니까."
하였는데, 상이 이르기를,
"성보 등이 속으로 감춘 뜻이 밉살스럽다. 모든 일에는 시비와 선악이 있는 법이다. 정관의 일도 옳지 않다면 어찌 사람들이 들을까 염려해서 벌을 시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교리 박세당(朴世堂)과 수찬 윤심(尹深)이 면대할 것을 청하니, 상이 사관에게 불러들이라고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무슨 생각이 있어서 왔는가?"
하니, 세당이 아뢰기를,
"신들은 성상의 지나친 처사를 직접 보고 생각하는 것을 아뢰려고 감히 면대를 청한 것입니다. 서필원의 상소 내용이 사실 경망스럽고 거칠기는 하였지만 조성보가 ‘공의(公議)를 위협하여 억눌렀다.’고 그의 죄안(罪案)을 삼은 것은 본뜻이 아닌 것 같았으므로 신들이 처치하여 체직시킬 것을 청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을 변방 고을에 제수하기까지 하였으니, 실로 지나친 처사입니다. 그리고 정관이 어찌 권위를 멋대로 부리는 자들이겠습니까."
하고, 윤심이 아뢰기를,
"조원기의 피혐하는 글 중에 ‘이적(夷狄)과 금수처럼 되어버릴 것을 몰랐던 것이다.’고 말을 하고는 또 그를 구원하려 변호하였으니 말도 되지 않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정관들이 권세를 멋대로 부린 자취가 있는데, 그들이 죄가 아니라고 하니, 무슨 이유에서인가?"
하니, 세당이 아뢰기를,
"만일 권세를 멋대로 부린 죄가 있다면 어찌 파직 추고하고 말 뿐이겠습니까. 상의 뜻은 비록 진정시키려는 것이었지만 이것은 진정시키는 방도가 아닙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권위를 멋대로 부린 형적이 드러났는데 두려워하여 그만두게 할 방법이 없다."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신들과 옥당이 모두 여기에 있는데, 어떻게 모두 전하를 속이겠습니까."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경들의 말에는 별로 신기한 점이 없다. 나는 고칠 수 없다. 고치려고 한다면 경들이 고칠 것이니, 내가 알 바 아니다."
하니, 세당이 아뢰기를,
"대관(臺官)이 된 자는 의당 일정한 의논이 있어야 하는데, 조원기의 피혐한 글은 앞뒤의 내용이 각기 달랐으니, 정관이 외직에 보임한 것이 또한 어찌 지나친 일이겠습니까."
하자, 상이 이르기를,
"원기의 일은 나도 알고 있는데, 특명으로 제수할 때에 잊어버려서 뒤섞어 제수한 것이다."
하고, 드디어 망단자(望單子)를 다시 들이라고 명하였다. 용익이 전지(傳旨) 중에 있는 ‘권위를 멋대로 부렸다.[擅用威權]’는 네 자를 빼버릴 것을 청하였으나, 상이 따르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10권 56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377면
원문
○都承旨南龍翼、左承旨洪處大、右承旨權坽請對, 上御熙政堂, 引見。 坽自兵批政廳來, 入對少遲, 上, 使人問之曰: "引見命下之後, 不卽入來, 有何未及相議事乎?" 龍翼對曰: "右承旨權坽在政廳, 未及來, 故未卽入對矣。" 上, 又使人讓之曰: "請對而乃竝請遠在同僚, 何也?" 龍翼又對曰: "右副承旨金益炅、同副承旨金壽興, 皆以嫌不得入侍。 權坽亦非在外, 政廳〔纔〕 罷, 方在闕中。 故與之偕入矣。" 旣入, 上急問曰: "今日請對, 有何奇謀秘策?" 龍翼曰: "臣等目見聖上未安之擧, 乃敢請對矣。" 上曰: "何事未安?" 龍翼曰: "徐必遠之事, 初以細微, 輾轉至此。 當初必遠爲啓辭時, 臣亦忝此職矣。" 言未畢, 上厲聲曰: "事之輾轉者, 不必陳達, 所謂未安者, 言之可也。" 龍翼曰: "趙聖輔、李奎齡等, 以年少氣銳之人, 雖有過激之論, 以此補外, 固未安。 而趙遠期、尹衡聖之特除臺諫, 亦甚未安矣。" 上曰: "聖輔、奎齡之還擬臺諫, 何事, 趙遠期之補外, 亦何事? 政官尙除持平、正言, 政官之所爲, 予不得爲之乎? 予欲相反於政官所爲, 故有此特除, 何爲未安?" 龍翼曰: "政曹用人之規, 例取峻論之人。 故所以擬聖輔、奎齡於臺職, 而特命補外, 實關後弊。 至於特除臺諫, 尤爲未安矣。" 上曰: "欲達此事, 則啓辭足矣, 何至請對? 必兼有他意而來也。" 龍翼曰: "臣雖無狀, 豈有他腸? 聖上此事, 實爲過當, 故欲爲親達。 且政官亦豈擅弄威權者乎? 罷推之罰, 亦甚過當, 有駭瞻聆。 欲望聖上, 平心思量, 竝爲還收也。" 上曰: "以予見之, 則今此請對, 爲政官而來也。" 龍翼、處大共對曰: "臣等豈爲政官而請對乎? 臺諫之或特除, 或補外已極未安, 一日之內, 嚴旨屢下, 遠近傳播, 豈不驚駭乎?" 上曰: "聖輔等隱然之意, 可惡矣。 凡事有是非善惡。 政官之事, 亦不是, 則何可慮其〔聽〕 聞, 而不施其罰也?" 校理朴世堂、修撰尹深請對, 上使史官招入。 上曰: "有何所懷而來耶?" 世堂曰: "臣等目見聖上過擧, 欲陳所懷, 敢來請對矣。 徐必遠疏辭, 果爲狂率, 而趙聖輔乃以脅制公議, 爲其罪案, 似非本情, 故臣等處置請遞矣。 至以此, 投之邊邑, 實涉過中。 且政官豈是擅弄威權之人乎?" 尹深曰: "趙遠期避辭, 以淪夷狄入禽獸爲言, 而又爲營救, 語不成說矣。" 上曰: "政官有擅弄之跡, 而謂之非其罪, 何也?" 世堂曰: "若果有擅弄之罪, 則豈止於罷推而已乎? 上意雖欲鎭定, 此非鎭定之道也。" 上曰: "擅弄之事, 形跡現露, 而無所畏戢矣。" 龍翼曰: "臣等及玉堂皆在此, 豈皆欺殿下哉?" 上曰: "卿等之言, 別無新奇。 予則不可改矣。 欲改則卿等改之, 非予所知也。" 世堂曰: "爲臺官者, 當爲一定之論, 而趙遠期避辭, 首尾各異, 政官之補外, 亦豈過乎?" 上曰: "遠期事, 予亦知之, 而特除之時, 忘却而混除矣。" 遂令還入望單子。 龍翼請刪去傳旨中擅用威權四字, 上不從。
- 【태백산사고본】 10책 10권 56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377면
현종개수실록10권, 현종 5년 4월 18일 庚戌 2/4 기사 / 1664년 청 강희(康熙) 3년
남용익·박세당 등이 면대를 청하고 상의 거조가 지나치다고 전달하다
국역
도승지 남용익(南龍翼), 좌승지 홍처대(洪處大), 우승지 권령(權坽)이 면대를 청하니, 상이 인견하러 희정당에 나아갔다. 그런데 권령이 병비 정청(兵批政廳)에서 와야 했으므로, 이들이 들어가 면대하는 것이 조금 늦어지고 있었다. 이에 상이 사람을 시켜 묻기를,
"인견한다는 명이 내렸는데도 즉시 들어오지 않으니, 무슨 아직 상의하지 못한 일이 있는가?"
하니, 용익이 대답하기를,
"우승지 권령이 정청(政廳)에 있다가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에 즉시 입대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다시 사람을 시켜 꾸짖기를,
"면대를 청하면서 먼 데 있는 동료까지 함께 청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하니, 용익이 또 대답하기를,
"우부승지 김익경(金益炅)과 동부승지 김수흥(金壽興)은 모두 혐의 때문에 입시할 수 없습니다. 권령은 또한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정청이 이제 막 파하여 현재 궐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와 함께 들어가려는 것입니다."
하였다. 들어가니, 상이 급히 묻기를,
"오늘 면대를 청한 것은 무슨 신기하고 비밀스런 계책이 있어서인가?"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신들이 성상의 온당치 못한 거조를 직접 보고 감히 면대를 청한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무슨 일이 온당치 못하다는 것인가?"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서필원의 일이 처음에는 잗단 것이었는데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점점 커져서 이와 같은 데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당초 필원이 계사를 올렸을 때에 신도 이 직에 있었습니다."
하면서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상이 성을 내며 이르기를,
"일이 점차 커진 것에 대해서 진달할 필요는 없고, 이른바 온당치 못하다는 것에 대해서 말하도록 하라."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조성보와 이규령 등은 젊고 의기가 날카로운 자들로 비록 의논을 과격하게 하기는 하였지만, 이 때문에 외직에 보임하는 것은 참으로 온당치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조원기와 윤형성을 대간에 특별히 제수한 것도 심히 온당치 못한 것입니다."
하자, 상이 이르기를,
"성보와 규령을 다시 대간에 의망한 것이 어떤 일이며, 조원기를 외직에 보임한 것 또한 어떤 일이었는가. 정관(政官)도 오히려 지평과 정언을 제수하는데 정관이 하는 것을 나는 할 수가 없는가. 나는 정관이 한 것과 상반되게 하고 싶어서 이러한 특별 제수를 한 것인데, 무엇이 온당치 못하단 말인가."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정조(政曹)에서 사람을 쓰는 법은 으레 언론이 날카로운 사람을 썼었습니다. 그러므로 성보와 규령을 대각의 직책에 의망했던 것인데 특명으로 외직에 보임하셨으니, 실로 뒤폐단에 관계됩니다. 그리고 특명으로 대간을 제수한 것은 더욱 온당치 못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이 일을 진달하려고 하였다면 계사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어찌 면대를 청하기까지 하였겠는가. 필시 다른 뜻도 아울러 가지고 있어서 온 것일 것이다."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신이 비록 보잘것없기는 하나 어찌 다른 뜻이 있겠습니까. 성상께서 하신 이 일이 실로 지나치기 때문에 친히 진달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리고 정관(政官)들도 어찌 권위를 멋대로 부린 자들이겠습니까. 파직하고 추고하는 벌도 너무 심해서 보고 들은 이들이 놀라고 있습니다. 바라건대 성상께서는 공평한 마음으로 헤아리시어 제수한 관직을 모두 환수하도록 하소서."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내가 보건대, 이번에 면대를 청한 것은 정관을 위해서 온 것이다."
"신들이 어찌 정관을 위해서 면대를 청하였겠습니까. 대간을 특명으로 제수하기도 하고 외직에 보임하기도 했는데 이것이 이미 매우 온당치 못하고 하루 안에 엄한 분부가 여러번 내렸으니, 원근에 전파되면 어찌 놀라지 않겠습니까."
하였는데, 상이 이르기를,
"성보 등이 속으로 감춘 뜻이 밉살스럽다. 모든 일에는 시비와 선악이 있는 법이다. 정관의 일도 옳지 않다면 어찌 사람들이 들을까 염려해서 벌을 시행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였다. 교리 박세당(朴世堂)과 수찬 윤심(尹深)이 면대할 것을 청하니, 상이 사관에게 불러들이라고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무슨 생각이 있어서 왔는가?"
하니, 세당이 아뢰기를,
"신들은 성상의 지나친 처사를 직접 보고 생각하는 것을 아뢰려고 감히 면대를 청한 것입니다. 서필원의 상소 내용이 사실 경망스럽고 거칠기는 하였지만 조성보가 ‘공의(公議)를 위협하여 억눌렀다.’고 그의 죄안(罪案)을 삼은 것은 본뜻이 아닌 것 같았으므로 신들이 처치하여 체직시킬 것을 청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을 변방 고을에 제수하기까지 하였으니, 실로 지나친 처사입니다. 그리고 정관이 어찌 권위를 멋대로 부리는 자들이겠습니까."
하고, 윤심이 아뢰기를,
"조원기의 피혐하는 글 중에 ‘이적(夷狄)과 금수처럼 되어버릴 것을 몰랐던 것이다.’고 말을 하고는 또 그를 구원하려 변호하였으니 말도 되지 않습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정관들이 권세를 멋대로 부린 자취가 있는데, 그들이 죄가 아니라고 하니, 무슨 이유에서인가?"
하니, 세당이 아뢰기를,
"만일 권세를 멋대로 부린 죄가 있다면 어찌 파직 추고하고 말 뿐이겠습니까. 상의 뜻은 비록 진정시키려는 것이었지만 이것은 진정시키는 방도가 아닙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권위를 멋대로 부린 형적이 드러났는데 두려워하여 그만두게 할 방법이 없다."
하니, 용익이 아뢰기를,
"신들과 옥당이 모두 여기에 있는데, 어떻게 모두 전하를 속이겠습니까."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경들의 말에는 별로 신기한 점이 없다. 나는 고칠 수 없다. 고치려고 한다면 경들이 고칠 것이니, 내가 알 바 아니다."
하니, 세당이 아뢰기를,
"대관(臺官)이 된 자는 의당 일정한 의논이 있어야 하는데, 조원기의 피혐한 글은 앞뒤의 내용이 각기 달랐으니, 정관이 외직에 보임한 것이 또한 어찌 지나친 일이겠습니까."
하자, 상이 이르기를,
"원기의 일은 나도 알고 있는데, 특명으로 제수할 때에 잊어버려서 뒤섞어 제수한 것이다."
하고, 드디어 망단자(望單子)를 다시 들이라고 명하였다. 용익이 전지(傳旨) 중에 있는 ‘권위를 멋대로 부렸다.[擅用威權]’는 네 자를 빼버릴 것을 청하였으나, 상이 따르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10권 56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377면
원문
○都承旨南龍翼、左承旨洪處大、右承旨權坽請對, 上御熙政堂, 引見。 坽自兵批政廳來, 入對少遲, 上, 使人問之曰: "引見命下之後, 不卽入來, 有何未及相議事乎?" 龍翼對曰: "右承旨權坽在政廳, 未及來, 故未卽入對矣。" 上, 又使人讓之曰: "請對而乃竝請遠在同僚, 何也?" 龍翼又對曰: "右副承旨金益炅、同副承旨金壽興, 皆以嫌不得入侍。 權坽亦非在外, 政廳〔纔〕 罷, 方在闕中。 故與之偕入矣。" 旣入, 上急問曰: "今日請對, 有何奇謀秘策?" 龍翼曰: "臣等目見聖上未安之擧, 乃敢請對矣。" 上曰: "何事未安?" 龍翼曰: "徐必遠之事, 初以細微, 輾轉至此。 當初必遠爲啓辭時, 臣亦忝此職矣。" 言未畢, 上厲聲曰: "事之輾轉者, 不必陳達, 所謂未安者, 言之可也。" 龍翼曰: "趙聖輔、李奎齡等, 以年少氣銳之人, 雖有過激之論, 以此補外, 固未安。 而趙遠期、尹衡聖之特除臺諫, 亦甚未安矣。" 上曰: "聖輔、奎齡之還擬臺諫, 何事, 趙遠期之補外, 亦何事? 政官尙除持平、正言, 政官之所爲, 予不得爲之乎? 予欲相反於政官所爲, 故有此特除, 何爲未安?" 龍翼曰: "政曹用人之規, 例取峻論之人。 故所以擬聖輔、奎齡於臺職, 而特命補外, 實關後弊。 至於特除臺諫, 尤爲未安矣。" 上曰: "欲達此事, 則啓辭足矣, 何至請對? 必兼有他意而來也。" 龍翼曰: "臣雖無狀, 豈有他腸? 聖上此事, 實爲過當, 故欲爲親達。 且政官亦豈擅弄威權者乎? 罷推之罰, 亦甚過當, 有駭瞻聆。 欲望聖上, 平心思量, 竝爲還收也。" 上曰: "以予見之, 則今此請對, 爲政官而來也。" 龍翼、處大共對曰: "臣等豈爲政官而請對乎? 臺諫之或特除, 或補外已極未安, 一日之內, 嚴旨屢下, 遠近傳播, 豈不驚駭乎?" 上曰: "聖輔等隱然之意, 可惡矣。 凡事有是非善惡。 政官之事, 亦不是, 則何可慮其〔聽〕 聞, 而不施其罰也?" 校理朴世堂、修撰尹深請對, 上使史官招入。 上曰: "有何所懷而來耶?" 世堂曰: "臣等目見聖上過擧, 欲陳所懷, 敢來請對矣。 徐必遠疏辭, 果爲狂率, 而趙聖輔乃以脅制公議, 爲其罪案, 似非本情, 故臣等處置請遞矣。 至以此, 投之邊邑, 實涉過中。 且政官豈是擅弄威權之人乎?" 尹深曰: "趙遠期避辭, 以淪夷狄入禽獸爲言, 而又爲營救, 語不成說矣。" 上曰: "政官有擅弄之跡, 而謂之非其罪, 何也?" 世堂曰: "若果有擅弄之罪, 則豈止於罷推而已乎? 上意雖欲鎭定, 此非鎭定之道也。" 上曰: "擅弄之事, 形跡現露, 而無所畏戢矣。" 龍翼曰: "臣等及玉堂皆在此, 豈皆欺殿下哉?" 上曰: "卿等之言, 別無新奇。 予則不可改矣。 欲改則卿等改之, 非予所知也。" 世堂曰: "爲臺官者, 當爲一定之論, 而趙遠期避辭, 首尾各異, 政官之補外, 亦豈過乎?" 上曰: "遠期事, 予亦知之, 而特除之時, 忘却而混除矣。" 遂令還入望單子。 龍翼請刪去傳旨中擅用威權四字, 上不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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