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종개수실록5권, 현종 2년 4월 17일 丙申 4/4 기사 / 1661년 청 순치(順治) 18년
부제학 유계 등이 한재로 인하여 차자를 올리다
국역
부제학 유계(兪棨) 등이 한재로 인하여 차자를 올렸는데, 그 대략에 이르기를,
"전하께서 즉위하신 이래로 외롭게 병중에 계시니, 뭇 신하와 백성들이 걱정과 두려움으로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상천의 마음과 조종의 영혼이 놀라 편치 않으시리니, 역시 상서로움과 화기를 초치할 방도가 아닙니다. 신들의 생각으로는 성상의 몸을 보호하는 것이 또한 오늘날 하늘의 뜻에 답하는 하나의 방도라 여깁니다. 의가(醫家)에서 병을 논하는 데는 본시 혈기를 영위하는 것을 주로 하지만 일찍이 한 마음을 보위하는 것을 제일로 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전하께서 진실로 능히 마음을 화평하게 갖고 욕심을 줄여 심지를 깨끗하게 하여서 혈기의 사욕으로 하여금 본원을 흔들지 않게 하고, 자주 신하들을 접하여 정치에 대한 것을 자문함으로써 울적함을 해소하고 지기를 창달시키신다면, 성상의 편찮으심은 반드시 차도가 있을 것이니 또한 어찌 상서로움과 화기를 초치하는 방도에 도움이 없겠습니까."
하고, 또 아뢰기를,
"국가 기강의 해이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모든 직책의 태만함은 쌓여서 고질적인 폐습을 이루었습니다. 만일 크게 진작(振作)하고 경동(警動)하여 아랫사람들을 책려하지 않는다면 형세는 장차 날로 무너져 구제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는 실로 당면한 큰 걱정거리입니다. 전하께서 마음을 안정하여 모든 정사에 신중을 기하시나, 여러 정무가 지극히 번다하여 지체됨을 면하지 못합니다. 시기에 맞추어 응당 행해야 할 일들이 많이 그 시기를 잃고 있습니다. 관사(官師)는 그로 하여 혹 게으르게 되고, 정령(政令)은 그로 해서 혹 해이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외방이 더욱 심합니다. 전하께서는 마땅히 강대(剛大)한 뜻을 분발하여 날로 새롭게 하고 시시때때로 경계해야 합니다."
하고, 또 아뢰기를,
"지금 세상의 도리가 무너짐은 사사로운 뜻이 폐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없습니다. 저쪽 이쪽 편을 갈라 서로 수군거리며 등돌려 미워하고, 존중하고 협심하는 풍조는 전혀 없어 인심이 점점 패악해집니다. 전하께서는 또한 중용의 도를 세워 상벌과 시비에 있어서 지극히 공평하게 처리하고 사적인 관계는 끊어버려 한 칼로 양단을 내듯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시면 거의 공도가 신장되고 인심이 각성될 것입니다."
하고, 또 아뢰기를,
"나라를 축내는 좀은 사치보다 더 큰 것이 없습니다. 지금 위로 사대부에서부터 아래로 서민에 이르기까지 사치가 제도를 넘어 한없이 만연되고 있습니다. 풍화(風化)가 행해지는 것은 안에서 밖으로, 위에서 아래로 되어지지 않음이 없습니다. 전하께서는 통렬하게 스스로 성찰하고 엄하게 계칙(戒飭)을 가하여 삼궁(三宮)의 안으로 하여금 풍려(豊麗)한 사치를 도리어 부끄럽게 여기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신다면 반드시 바람이 부는 쪽으로 풀이 쏠리듯 교화가 백성에게 미치는 현상이 있을 것입니다."
하고, 또 아뢰기를,
"여러 궁가의 둔장(屯庄)의 폐단은 오늘날 백성으로부터 원성을 사는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진실로 나라에 제한된 규제가 없기 때문에 해독을 원근에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전하께서 진실로 제궁을 아끼신다면 속히 조목조목의 제도를 분명하게 세워 그 면세 범위를 제한하고, 각 아문의 둔장도 지부(地部)로 하여금 수세케 하소서. 노전(蘆田)·어전(漁箭)·선척(船隻)의 유는 각 아문과 여러 궁가에 나누어 주되, 대략 등수의 차이를 두고, 그 나머지는 모두 지부에 소속시켜야 합니다."
하고, 또 아뢰기를,
"선왕께서 산야에 있는 현준(賢俊)을 널리 구하여 우리 전하를 돕게 하셨고, 전하께서 그들을 초치하여 경건하게 예우하신 것도 역시 극진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모두 은둔할 생각을 품으니, 진실로 성교(聖敎)에 이른바 ‘당초의 예우하던 성의를 계승하지 못했다.’는 것과 같은 점이 있습니다. 전일 이유태(李惟泰)의 상소에 참으로 대단한 변통의 방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진실로 하루아침에 다 행하기는 어려우나 또한 어찌 전혀 쓸 만한 것이 없겠습니까. 당시 의논한 것이 방치됨을 면하지 못하였으니, 감히 머물러 있지 못할 것은 이치상 또한 당연합니다. 재앙을 만난 이 시기에 마땅히 야외에 자취를 감추고 있는 선비들을 아울러 불러서 조정에 두고 모든 정책을 자문하시고, 부름에 달려오지 않은 경우에는 실봉(實封)으로 대답하게 하신다면 반드시 쓸 만한 말이 있을 것입니다."
하였는데, 상이 은혜롭게 대답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5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223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 농업-전제(田制) / 재정-전세(田稅) / 재정-국용(國用)
원문
○副提學兪棨等, 因旱災上箚, 略曰:
殿下自卽阼以來, 煢煢在疚, 群臣、百姓, 憂懼熏心。 竊想上天之心, 祖宗之靈, 震驚不安, 亦非召祥致和之道也。 臣等以爲, 保護聖躬, 亦今日答天意之一道也。 醫家論病, 固在於血脈榮衛之間, 而未嘗不歸重於一心。 殿下誠能平心寡慾, 漠然淸淨, 不使血氣之私, 侵撓本源, 頻接臣隣, 咨訪治政, 以消洩濆滀宣暢志氣, 則聖躬之違豫, 未必不頓然差減, 而亦豈無補於召祥致和之道哉?
又曰:
國綱之解, 匪今斯今, 百職怠廢, 積成痼習。 若不大振作警動策勵群下, 則勢將日就頹靡, 而不可救。 此實當今之大患也。 殿下穆然恬靜, 明愼庶政, 而萬機至繁, 未免底滯。 及期應行之事, 多失其幾。 官師以之或怠, 政令以之或弛, 而外方爲尤甚。 殿下宜奮發剛大之志, 日新而時儆之。
又曰:
方今世道淪喪, 莫不由於私意之障膜。 一彼一此, 噂沓背憎, 寅協望絶, 人心轉惡。 殿下亦宜建用皇極, 賞罰是非之際, 一出至公, 截去私係, 一刀兩段, 則庶幾公道恢張, 人心喚醒。
又曰:
國之耗蠧, 莫大於奢侈。 今上自士夫, 下至凡庶, 奢侈踰制, 罔有紀極。 風化之行, 未有不由內而外, 自上而下。 殿下宜痛自省察, 嚴加戒飭, 使三宮之內, 反恥豐麗。 則必有風草之偃。
又曰:
諸宮家屯庄之弊, 爲今日斂怨之大者。 誠以國無限制, 貽害遠近。 殿下誠愛諸宮, 則亟宜明立條制, 限其免稅, 而各衙門屯庄, 亦令地部收稅。 凡蘆田、漁箭、船隻之類, 分給各衙門諸宮家, 略有等數, 而其餘則盡屬地部。
又曰:
先王敷求山野賢俊, 俾輔我殿下, 殿下之所以延攬禮敬者, 蓋亦至矣。 曾未幾時, 咸懷遁思, 誠有如聖敎所謂不承權輿者。 前日李惟泰之疏, 儘有大段變通, 固難一朝盡行, 而亦豈全無可用者乎? 當時議處, 未免倚閣, 其不敢留住者, 理亦宜也。 當此遇災之日, 宜竝召野外屛迹之士, 置之朝端, 詢訪謀猷, 如未能赴召者, 使之實封以對, 則必有可用之言矣。
上優答之。
- 【태백산사고본】 5책 5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223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 농업-전제(田制) / 재정-전세(田稅) / 재정-국용(國用)
현종개수실록5권, 현종 2년 4월 17일 丙申 4/4 기사 / 1661년 청 순치(順治) 18년
부제학 유계 등이 한재로 인하여 차자를 올리다
국역
부제학 유계(兪棨) 등이 한재로 인하여 차자를 올렸는데, 그 대략에 이르기를,
"전하께서 즉위하신 이래로 외롭게 병중에 계시니, 뭇 신하와 백성들이 걱정과 두려움으로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상천의 마음과 조종의 영혼이 놀라 편치 않으시리니, 역시 상서로움과 화기를 초치할 방도가 아닙니다. 신들의 생각으로는 성상의 몸을 보호하는 것이 또한 오늘날 하늘의 뜻에 답하는 하나의 방도라 여깁니다. 의가(醫家)에서 병을 논하는 데는 본시 혈기를 영위하는 것을 주로 하지만 일찍이 한 마음을 보위하는 것을 제일로 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전하께서 진실로 능히 마음을 화평하게 갖고 욕심을 줄여 심지를 깨끗하게 하여서 혈기의 사욕으로 하여금 본원을 흔들지 않게 하고, 자주 신하들을 접하여 정치에 대한 것을 자문함으로써 울적함을 해소하고 지기를 창달시키신다면, 성상의 편찮으심은 반드시 차도가 있을 것이니 또한 어찌 상서로움과 화기를 초치하는 방도에 도움이 없겠습니까."
하고, 또 아뢰기를,
"국가 기강의 해이함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모든 직책의 태만함은 쌓여서 고질적인 폐습을 이루었습니다. 만일 크게 진작(振作)하고 경동(警動)하여 아랫사람들을 책려하지 않는다면 형세는 장차 날로 무너져 구제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는 실로 당면한 큰 걱정거리입니다. 전하께서 마음을 안정하여 모든 정사에 신중을 기하시나, 여러 정무가 지극히 번다하여 지체됨을 면하지 못합니다. 시기에 맞추어 응당 행해야 할 일들이 많이 그 시기를 잃고 있습니다. 관사(官師)는 그로 하여 혹 게으르게 되고, 정령(政令)은 그로 해서 혹 해이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외방이 더욱 심합니다. 전하께서는 마땅히 강대(剛大)한 뜻을 분발하여 날로 새롭게 하고 시시때때로 경계해야 합니다."
하고, 또 아뢰기를,
"지금 세상의 도리가 무너짐은 사사로운 뜻이 폐단이 되지 않는 경우가 없습니다. 저쪽 이쪽 편을 갈라 서로 수군거리며 등돌려 미워하고, 존중하고 협심하는 풍조는 전혀 없어 인심이 점점 패악해집니다. 전하께서는 또한 중용의 도를 세워 상벌과 시비에 있어서 지극히 공평하게 처리하고 사적인 관계는 끊어버려 한 칼로 양단을 내듯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시면 거의 공도가 신장되고 인심이 각성될 것입니다."
하고, 또 아뢰기를,
"나라를 축내는 좀은 사치보다 더 큰 것이 없습니다. 지금 위로 사대부에서부터 아래로 서민에 이르기까지 사치가 제도를 넘어 한없이 만연되고 있습니다. 풍화(風化)가 행해지는 것은 안에서 밖으로, 위에서 아래로 되어지지 않음이 없습니다. 전하께서는 통렬하게 스스로 성찰하고 엄하게 계칙(戒飭)을 가하여 삼궁(三宮)의 안으로 하여금 풍려(豊麗)한 사치를 도리어 부끄럽게 여기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신다면 반드시 바람이 부는 쪽으로 풀이 쏠리듯 교화가 백성에게 미치는 현상이 있을 것입니다."
하고, 또 아뢰기를,
"여러 궁가의 둔장(屯庄)의 폐단은 오늘날 백성으로부터 원성을 사는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진실로 나라에 제한된 규제가 없기 때문에 해독을 원근에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전하께서 진실로 제궁을 아끼신다면 속히 조목조목의 제도를 분명하게 세워 그 면세 범위를 제한하고, 각 아문의 둔장도 지부(地部)로 하여금 수세케 하소서. 노전(蘆田)·어전(漁箭)·선척(船隻)의 유는 각 아문과 여러 궁가에 나누어 주되, 대략 등수의 차이를 두고, 그 나머지는 모두 지부에 소속시켜야 합니다."
하고, 또 아뢰기를,
"선왕께서 산야에 있는 현준(賢俊)을 널리 구하여 우리 전하를 돕게 하셨고, 전하께서 그들을 초치하여 경건하게 예우하신 것도 역시 극진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모두 은둔할 생각을 품으니, 진실로 성교(聖敎)에 이른바 ‘당초의 예우하던 성의를 계승하지 못했다.’는 것과 같은 점이 있습니다. 전일 이유태(李惟泰)의 상소에 참으로 대단한 변통의 방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진실로 하루아침에 다 행하기는 어려우나 또한 어찌 전혀 쓸 만한 것이 없겠습니까. 당시 의논한 것이 방치됨을 면하지 못하였으니, 감히 머물러 있지 못할 것은 이치상 또한 당연합니다. 재앙을 만난 이 시기에 마땅히 야외에 자취를 감추고 있는 선비들을 아울러 불러서 조정에 두고 모든 정책을 자문하시고, 부름에 달려오지 않은 경우에는 실봉(實封)으로 대답하게 하신다면 반드시 쓸 만한 말이 있을 것입니다."
하였는데, 상이 은혜롭게 대답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책 5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223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 농업-전제(田制) / 재정-전세(田稅) / 재정-국용(國用)
원문
○副提學兪棨等, 因旱災上箚, 略曰:
殿下自卽阼以來, 煢煢在疚, 群臣、百姓, 憂懼熏心。 竊想上天之心, 祖宗之靈, 震驚不安, 亦非召祥致和之道也。 臣等以爲, 保護聖躬, 亦今日答天意之一道也。 醫家論病, 固在於血脈榮衛之間, 而未嘗不歸重於一心。 殿下誠能平心寡慾, 漠然淸淨, 不使血氣之私, 侵撓本源, 頻接臣隣, 咨訪治政, 以消洩濆滀宣暢志氣, 則聖躬之違豫, 未必不頓然差減, 而亦豈無補於召祥致和之道哉?
又曰:
國綱之解, 匪今斯今, 百職怠廢, 積成痼習。 若不大振作警動策勵群下, 則勢將日就頹靡, 而不可救。 此實當今之大患也。 殿下穆然恬靜, 明愼庶政, 而萬機至繁, 未免底滯。 及期應行之事, 多失其幾。 官師以之或怠, 政令以之或弛, 而外方爲尤甚。 殿下宜奮發剛大之志, 日新而時儆之。
又曰:
方今世道淪喪, 莫不由於私意之障膜。 一彼一此, 噂沓背憎, 寅協望絶, 人心轉惡。 殿下亦宜建用皇極, 賞罰是非之際, 一出至公, 截去私係, 一刀兩段, 則庶幾公道恢張, 人心喚醒。
又曰:
國之耗蠧, 莫大於奢侈。 今上自士夫, 下至凡庶, 奢侈踰制, 罔有紀極。 風化之行, 未有不由內而外, 自上而下。 殿下宜痛自省察, 嚴加戒飭, 使三宮之內, 反恥豐麗。 則必有風草之偃。
又曰:
諸宮家屯庄之弊, 爲今日斂怨之大者。 誠以國無限制, 貽害遠近。 殿下誠愛諸宮, 則亟宜明立條制, 限其免稅, 而各衙門屯庄, 亦令地部收稅。 凡蘆田、漁箭、船隻之類, 分給各衙門諸宮家, 略有等數, 而其餘則盡屬地部。
又曰:
先王敷求山野賢俊, 俾輔我殿下, 殿下之所以延攬禮敬者, 蓋亦至矣。 曾未幾時, 咸懷遁思, 誠有如聖敎所謂不承權輿者。 前日李惟泰之疏, 儘有大段變通, 固難一朝盡行, 而亦豈全無可用者乎? 當時議處, 未免倚閣, 其不敢留住者, 理亦宜也。 當此遇災之日, 宜竝召野外屛迹之士, 置之朝端, 詢訪謀猷, 如未能赴召者, 使之實封以對, 則必有可用之言矣。
上優答之。
- 【태백산사고본】 5책 5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223면
- 【분류】과학-천기(天氣) / 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 농업-전제(田制) / 재정-전세(田稅) / 재정-국용(國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