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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실록15권, 효종 6년 8월 9일 庚申 2/2 기사 / 1655년 청 순치(順治) 12년

허적이 청국에서 조선의 사정을 상세히 알고 있음으로 문서의 철저한 보관을 청하다

국역

상이 주강에 나아가 《시전》 출거장(出車章)을 강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주석 가운데 ‘명령을 받는 날 군사들이 눈물을 흘렸다.’ 한 것은, 죽음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바로 임금의 은혜에 감격하여 반드시 목숨을 바치고자 해서 그런 것이다."

하니, 특진관 허적이 아뢰기를,

"사졸들이 이와 같은 연후에야 바야흐로 쓸 수 있는데, 후세에는 장수라 하더라도 죽기를 원하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공을 이룰 수가 있겠습니까."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전단(田單)이 즉묵(卽墨)에 있었을 때는 제(齊)나라를 회복하는 공을 이룩하였는데, 황금 띠를 두른 뒤에는 오랑캐를 함락시키지 못하였으니, 이는 죽기를 원하는 마음이 앞뒤가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니, 시독관 이단상이 아뢰기를,

"병가의 승패는 군사의 수가 많고 적은 데 달려 있지 않고 오직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는 그들의 마음을 얻는 데 달려 있을 뿐인데 이것은 또한 장수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임진년에 조헌(趙憲)이 의병을 일으켜 왜적을 토벌하였는데, 군대가 패배하여 죽게 된 상황에 이르러 칠백 명의 의사가 조헌의 시체 곁에서 함께 전사하였습니다. 만일 의기(義氣)로써 감동 결속시킨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취하기를 이처럼 장렬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허적이 아뢰기를,

"오정일(吳挺一)이 북경으로부터 돌아와서 신에게 말하기를 ‘북경에 있을 때 저들의 말을 들어보면 비국과 정원의 문서를 얻어 보아서 우리 나라의 사정을 상세히 알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하였습니다. 진실로 몹시 놀라운 일이니 지금부터는 비국의 긴요 사항을 당상이나 문랑청(文郞廳)이 직접 기록하도록 하고, 또 비밀 문서는 자물쇠를 채운 함속에 보관하여 출납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대사헌 홍명하가 아뢰기를,

"지난번 영부사 이경석의 상소로써 비국이 회계하였다가 당상이, 특별히 추고하라는 분부를 받기까지 했는데 들은 사람들이 다 말하기를 ‘언로(言路)가 장차 이로부터 끊길 것이다.’ 하였습니다. 신은 매우 안타깝게 여깁니다."

하니, 허적이 아뢰기를,

"성상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버려 두고 채용하지 않으면 될 뿐이니, 어찌 회계한 사람을 추고하는 데 이를 것이 있겠습니까."

하였다. 단상이 아뢰기를,

"대신이 교지에 응하여 상소하였는데 채용하지도 않은 데다가, 회계한 사람을 또 벌주도록 하였으니, 정유성(鄭維城)이 추고를 당하는 것은 본디 말할 게 없지만 상소한 대신이 어찌 스스로 편안해 할 수 있겠습니까."

하고, 이어서 온당하지 않다고 극도로 말하니, 상이 이르기를,

"대신의 말을 채용하지 못하여 내가 진실로 서운하지만, 심집 부자를 신구한 것이나 죄를 입어 폐기된 자들을 수용하라는 것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은 더욱 채용할 수 없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논의가 이와 같으니 회계한 당상은 추고하지 말라."

하였다.

원문

○上御晝講, 講《詩傳》 《出車章》。 上曰: "註中 ‘受命之日, 士皆涕泣’ 云者, 非畏死也, 乃感激君恩, 必欲致死而然矣。" 特進官許積曰: "士卒如此然後, 方可用之, 而後世則雖將帥, 亦無願死之人, 豈能成功也。" 上曰: "田單在即墨時, 則能成復齊之功, 而及其黃金橫帶之後, 則不能下狄, 願死之心, 前後不同故也。" 侍讀官李端相曰: "兵家勝敗, 不在於師之衆寡, 而唯在得其死心而已, 此亦在於將帥之賢否。 壬辰年, 趙憲起義兵討賊, 及其兵敗身死也, 七百義士同死於憲屍之傍。 若非義氣感結, 何能捨生取義, 若是其烈也。" 積曰: "吳挺一自北京還, 謂臣曰: ‘在北京之日, 聞彼之言, 則得見備局政院文書, 我國事情, 無不備知云。 誠極驚駭。 自今備局緊重公事, 則堂上或文郞廳親書之, 且機密文書, 則藏鎖櫃中, 而出納爲當矣。" 從之。 大司憲洪命夏曰: "頃以領府事李景奭上疏, 備局回啓, 堂上至被特推之命。 聞者皆言: ‘言路將自此絶矣。’ 臣不勝慨然焉。 積曰: "不合聖心, 則置而不用而已, 何至推考回啓之人乎。" 端相曰: "大臣應旨封章, 而旣不採用, 回啓之人, 又令論罰, 鄭維城之被推, 固不足言, 而陳疏大臣, 豈能自安乎。" 仍極言其未安, 上曰: "大臣之言, 不得採用, 予誠缺然, 而如伸救沈諿父子及收用罪廢者數款, 則尤不可用矣。 然群議如此, 回啓堂上, 勿爲推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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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종실록15권, 효종 6년 8월 9일 庚申 2/2 기사 / 1655년 청 순치(順治) 12년

허적이 청국에서 조선의 사정을 상세히 알고 있음으로 문서의 철저한 보관을 청하다

국역

상이 주강에 나아가 《시전》 출거장(出車章)을 강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주석 가운데 ‘명령을 받는 날 군사들이 눈물을 흘렸다.’ 한 것은, 죽음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바로 임금의 은혜에 감격하여 반드시 목숨을 바치고자 해서 그런 것이다."

하니, 특진관 허적이 아뢰기를,

"사졸들이 이와 같은 연후에야 바야흐로 쓸 수 있는데, 후세에는 장수라 하더라도 죽기를 원하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공을 이룰 수가 있겠습니까."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전단(田單)이 즉묵(卽墨)에 있었을 때는 제(齊)나라를 회복하는 공을 이룩하였는데, 황금 띠를 두른 뒤에는 오랑캐를 함락시키지 못하였으니, 이는 죽기를 원하는 마음이 앞뒤가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니, 시독관 이단상이 아뢰기를,

"병가의 승패는 군사의 수가 많고 적은 데 달려 있지 않고 오직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는 그들의 마음을 얻는 데 달려 있을 뿐인데 이것은 또한 장수의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임진년에 조헌(趙憲)이 의병을 일으켜 왜적을 토벌하였는데, 군대가 패배하여 죽게 된 상황에 이르러 칠백 명의 의사가 조헌의 시체 곁에서 함께 전사하였습니다. 만일 의기(義氣)로써 감동 결속시킨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목숨을 버리고 의리를 취하기를 이처럼 장렬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허적이 아뢰기를,

"오정일(吳挺一)이 북경으로부터 돌아와서 신에게 말하기를 ‘북경에 있을 때 저들의 말을 들어보면 비국과 정원의 문서를 얻어 보아서 우리 나라의 사정을 상세히 알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하였습니다. 진실로 몹시 놀라운 일이니 지금부터는 비국의 긴요 사항을 당상이나 문랑청(文郞廳)이 직접 기록하도록 하고, 또 비밀 문서는 자물쇠를 채운 함속에 보관하여 출납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대사헌 홍명하가 아뢰기를,

"지난번 영부사 이경석의 상소로써 비국이 회계하였다가 당상이, 특별히 추고하라는 분부를 받기까지 했는데 들은 사람들이 다 말하기를 ‘언로(言路)가 장차 이로부터 끊길 것이다.’ 하였습니다. 신은 매우 안타깝게 여깁니다."

하니, 허적이 아뢰기를,

"성상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버려 두고 채용하지 않으면 될 뿐이니, 어찌 회계한 사람을 추고하는 데 이를 것이 있겠습니까."

하였다. 단상이 아뢰기를,

"대신이 교지에 응하여 상소하였는데 채용하지도 않은 데다가, 회계한 사람을 또 벌주도록 하였으니, 정유성(鄭維城)이 추고를 당하는 것은 본디 말할 게 없지만 상소한 대신이 어찌 스스로 편안해 할 수 있겠습니까."

하고, 이어서 온당하지 않다고 극도로 말하니, 상이 이르기를,

"대신의 말을 채용하지 못하여 내가 진실로 서운하지만, 심집 부자를 신구한 것이나 죄를 입어 폐기된 자들을 수용하라는 것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은 더욱 채용할 수 없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논의가 이와 같으니 회계한 당상은 추고하지 말라."

하였다.

원문

○上御晝講, 講《詩傳》 《出車章》。 上曰: "註中 ‘受命之日, 士皆涕泣’ 云者, 非畏死也, 乃感激君恩, 必欲致死而然矣。" 特進官許積曰: "士卒如此然後, 方可用之, 而後世則雖將帥, 亦無願死之人, 豈能成功也。" 上曰: "田單在即墨時, 則能成復齊之功, 而及其黃金橫帶之後, 則不能下狄, 願死之心, 前後不同故也。" 侍讀官李端相曰: "兵家勝敗, 不在於師之衆寡, 而唯在得其死心而已, 此亦在於將帥之賢否。 壬辰年, 趙憲起義兵討賊, 及其兵敗身死也, 七百義士同死於憲屍之傍。 若非義氣感結, 何能捨生取義, 若是其烈也。" 積曰: "吳挺一自北京還, 謂臣曰: ‘在北京之日, 聞彼之言, 則得見備局政院文書, 我國事情, 無不備知云。 誠極驚駭。 自今備局緊重公事, 則堂上或文郞廳親書之, 且機密文書, 則藏鎖櫃中, 而出納爲當矣。" 從之。 大司憲洪命夏曰: "頃以領府事李景奭上疏, 備局回啓, 堂上至被特推之命。 聞者皆言: ‘言路將自此絶矣。’ 臣不勝慨然焉。 積曰: "不合聖心, 則置而不用而已, 何至推考回啓之人乎。" 端相曰: "大臣應旨封章, 而旣不採用, 回啓之人, 又令論罰, 鄭維城之被推, 固不足言, 而陳疏大臣, 豈能自安乎。" 仍極言其未安, 上曰: "大臣之言, 不得採用, 予誠缺然, 而如伸救沈諿父子及收用罪廢者數款, 則尤不可用矣。 然群議如此, 回啓堂上, 勿爲推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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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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