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종실록9권, 효종 3년 11월 7일 乙亥 1/1 기사 / 1652년 청 순치(順治) 9년
예조 참의 윤선도가 원평부원군 원두표를 외방에 보내라는 상소를 올리다
국역
예조 참의 윤선도(尹善道)가 상소하기를,
"신은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것을 망각하고 국가와 고락을 같이하고 안위를 함께할 생각에만 늘 절실하므로, 옛사람이 이른바 ‘신은 차라리 말하고 죽을지언정 차마 말하지 않고 폐하를 저버릴 수 없습니다.’라는 말을 욀 때마다 간절하여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 천재(天災)와 시변(時變)이 거듭 나타나는데, 그림자를 살피면 그 형상을 알 수 있고, 한가히 있을 때에 깊이 생각하면 어리석은 자의 많은 생각 중에도 한 가지 좋은 생각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감히 서리가 내리는 것을 보면 추운 겨울이 올 것을 안다는 경계를 가지고 근본을 굳게 하는 계책을 도우려 합니다. 바라건대, 성명(聖明)께서는 마음을 맑게 하여 자신을 살피고 정신들여 꾀하여 과감히 결단하소서.
원평 부원군(原平府院君) 원두표(元斗杓)는 재주는 많으나 덕이 적고, 이득을 좋아하고 의리가 없으며, 사납고 교활하며, 포학하게 화심(禍心)을 감추고 있으므로, 거리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장차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 하고, 원대한 안목이 있는 사람은 잘 죽기 어려울 것이라고 염려합니다. 이러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지 않는 것은 옛날의 밝은 임금이 공신(功臣)을 보전한 덕이고, 이러한 사람을 먼 변방으로 내치는 것은 옛날 성인이 망설이지 않고 간사한 자를 물리친 도였습니다. 밝은 임금의 덕과 성인의 도가 어찌 성명께서 체득하여 행하셔야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빨리 원두표를 먼 지방에서 한가히 살도록 명하여 연말까지 한가롭게 놀게 하다가 나라의 형세가 굳어지고 조정이 안정된 뒤에 그가 새로워지거든 다시 등용하소서. 그러면 종사에는 실로 억만년 끝없는 복이 되고 원두표에게도 억만년토록 얻기 어려운 복이 되지 않겠습니까. 신이 기우(杞憂)를 못 견디어 외람되게 하찮은 계책을 아뢰었습니다."
하니, 하교하기를,
"상소한 사연이 매우 해괴하고 경망하여 버려둘 수 없으니, 본직(本職)을 갈라."
하였다.
원문
○乙亥/禮曹參議尹善道上疏曰:
臣全忘螻蟻之微, 常切同休戚、共安危之懷, 每誦古人所謂: "臣寧言而死, 不忍不言, 而負陛下。" 之語, 耿耿于心矣。 目今天災、時變, 疊見層出, 旣察其影, 則可知其形, 宴居深念, 千慮一得, 敢將履霜堅氷之戒, 冀裨繫于苞桑之猷。 伏乞聖明, 留神澄省, 神與爲謀, 而廓揮乾斷焉。 原平府院君 元斗杓, 多才而蔑德, 嗜利而無義, 鷙險而陰滑, 剽悍而包藏, 街談者謂將不免, 冥覿者恐難令終。 如此之人, 不任以事者, 古之明主, 保全功臣之德也; 如此之人, 屛諸四裔者, 古之聖人, 去邪勿疑之道也。 明主之德、聖人之道, 豈非聖明所當體而行之者也? 伏願殿下, 亟命閑住元斗杓於遐外, 俾得優游而卒歲, 以待國勢鞏固, 朝著寧靜之後, 與其維新, 再御墜履, 則其於宗社, 實爲億萬年無疆之休, 而其於斗杓, 亦豈非億萬年難得之幸也? 臣不勝杞憂, 僭陳芻謀。
下敎曰: "疏辭極爲怪妄, 不可置之本職, 遞差。"
효종 3년 (1652) 11월 7일
효종실록9권, 효종 3년 11월 7일 乙亥 1/1 기사 / 1652년 청 순치(順治) 9년
예조 참의 윤선도가 원평부원군 원두표를 외방에 보내라는 상소를 올리다
국역
예조 참의 윤선도(尹善道)가 상소하기를,
"신은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것을 망각하고 국가와 고락을 같이하고 안위를 함께할 생각에만 늘 절실하므로, 옛사람이 이른바 ‘신은 차라리 말하고 죽을지언정 차마 말하지 않고 폐하를 저버릴 수 없습니다.’라는 말을 욀 때마다 간절하여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 천재(天災)와 시변(時變)이 거듭 나타나는데, 그림자를 살피면 그 형상을 알 수 있고, 한가히 있을 때에 깊이 생각하면 어리석은 자의 많은 생각 중에도 한 가지 좋은 생각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감히 서리가 내리는 것을 보면 추운 겨울이 올 것을 안다는 경계를 가지고 근본을 굳게 하는 계책을 도우려 합니다. 바라건대, 성명(聖明)께서는 마음을 맑게 하여 자신을 살피고 정신들여 꾀하여 과감히 결단하소서.
원평 부원군(原平府院君) 원두표(元斗杓)는 재주는 많으나 덕이 적고, 이득을 좋아하고 의리가 없으며, 사납고 교활하며, 포학하게 화심(禍心)을 감추고 있으므로, 거리에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장차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 하고, 원대한 안목이 있는 사람은 잘 죽기 어려울 것이라고 염려합니다. 이러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지 않는 것은 옛날의 밝은 임금이 공신(功臣)을 보전한 덕이고, 이러한 사람을 먼 변방으로 내치는 것은 옛날 성인이 망설이지 않고 간사한 자를 물리친 도였습니다. 밝은 임금의 덕과 성인의 도가 어찌 성명께서 체득하여 행하셔야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빨리 원두표를 먼 지방에서 한가히 살도록 명하여 연말까지 한가롭게 놀게 하다가 나라의 형세가 굳어지고 조정이 안정된 뒤에 그가 새로워지거든 다시 등용하소서. 그러면 종사에는 실로 억만년 끝없는 복이 되고 원두표에게도 억만년토록 얻기 어려운 복이 되지 않겠습니까. 신이 기우(杞憂)를 못 견디어 외람되게 하찮은 계책을 아뢰었습니다."
하니, 하교하기를,
"상소한 사연이 매우 해괴하고 경망하여 버려둘 수 없으니, 본직(本職)을 갈라."
하였다.
원문
○乙亥/禮曹參議尹善道上疏曰:
臣全忘螻蟻之微, 常切同休戚、共安危之懷, 每誦古人所謂: "臣寧言而死, 不忍不言, 而負陛下。" 之語, 耿耿于心矣。 目今天災、時變, 疊見層出, 旣察其影, 則可知其形, 宴居深念, 千慮一得, 敢將履霜堅氷之戒, 冀裨繫于苞桑之猷。 伏乞聖明, 留神澄省, 神與爲謀, 而廓揮乾斷焉。 原平府院君 元斗杓, 多才而蔑德, 嗜利而無義, 鷙險而陰滑, 剽悍而包藏, 街談者謂將不免, 冥覿者恐難令終。 如此之人, 不任以事者, 古之明主, 保全功臣之德也; 如此之人, 屛諸四裔者, 古之聖人, 去邪勿疑之道也。 明主之德、聖人之道, 豈非聖明所當體而行之者也? 伏願殿下, 亟命閑住元斗杓於遐外, 俾得優游而卒歲, 以待國勢鞏固, 朝著寧靜之後, 與其維新, 再御墜履, 則其於宗社, 實爲億萬年無疆之休, 而其於斗杓, 亦豈非億萬年難得之幸也? 臣不勝杞憂, 僭陳芻謀。
下敎曰: "疏辭極爲怪妄, 不可置之本職, 遞差。"
원본
효종 3년 (1652) 11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