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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56권, 광해 13년 6월 23일 癸巳 2/12 기사 / 1621년 명 천계(天啓) 1년

지평 유활이 체직을 청했으나 불허하다

국역

지평 유활이 아뢰기를,

"〈대저 부친의 상에는 진실로 스스로가 극진히 해야 하는 바이니, 사람이 짐승이 아니고서야 누가 옛날 성현이 제정한 예를 받들어 행하여서, 살아서 섬기는 정으로 죽은 자를 섬기기를 극진히 하려고 하지 않을 자가 있겠습니까. 간혹 3년 안에 기력이 미치지 못하거나 질병이 드는 경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죽게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에 성인께서 이를 위해 권도로써 행하여 이를 구제하게 하였습니다. 신의 형제는 예에 어둡고 무식하니 어찌 감히 옛 사람과 같이 거상를 잘하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윤기를 어지럽혔다고 하는데 이르러서는 비록 미천한 바보라고 하더라도 역시 감히 스스로 떳떳한 법을 범하려 하지 않는데, 하물며 신 등은 사람의 도리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사대부의 법도를 지키는 자로서 부모의 상을 당하여 여막 옆에서 윤기를 더럽혀 어지럽히기를 이같이도 더럽게 하였겠습니까. 그가 교묘하게 신의 집안을 더럽히려고 하는 의도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화를 궁궐에 옮기려 하였다고 하여 다시 신의 집안을 주멸하려 하고 있으니, 아, 역시 참혹하다고 하겠습니다.〉

박린이 올린 소를 보니, ‘두세 명의 흉악한 무리들이 남의 사주를 받았다.’는 말로 시작하여 ‘유숙과 유활 등이 사주를 받아 창끝을 돌렸다.’고 〈말을 한 뒤, 다시〉 ‘여우의 위엄은 빌려 온 것이다.’는 말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사주를 했다.’ ‘주장을 했다.’고 한 것과 ‘여우의 위엄은 빌려 왔다.’고 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지적하는 것입니까. 옛 글에 ‘여우가 범의 위력을 빌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우는 본래 위력이 없는데 그가 감히 ‘여우의 위엄’이라고 말하였으니 여우가 범에게 빌린 것을 알 수 있는데, ‘여우의 위엄은 빌린 것이다.’라고 했으니, 빌렸다고 하는 것은 누구에게서 빌렸다는 것입니까.〉 그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참담하여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신의 형제가 이런 모함을 받은 뒤로 대각의 여러 신하들이 그 위엄에 눌려서 합사하는 곳을 마치 함정과 같이 여겨서 〈감히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고 있으며,〉 서로 이어서 휴가 신청을 하고 있으니 기상이 처참합니다. 예로부터 나라의 권력을 잡은 권세있는 간신들이 비록 그 세력이 아무리 등등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규탄을 받으면 다시는 감히 맞서 다투지 못하였는데, 이것은 단지 나라의 법을 위반할 수 없기 때문이며 나라의 기강이 역시 두렵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거만하게 서울에 앉아 제 손으로 사주하는 글을 지어서, 도리어 자기를 규탄한 대간을 이와 같이 거리낌 없이 제재할 수 있겠습니까. 그 자신의 심보가 거리낌이 없는 것은 돌보지 않고 합사를 헐뜯으면서 말하기를 ‘숙과 활은 사람들로부터 아주 못된 평판을 받았으니 설사 한가한 직책에 있다고 하더라도 물러나 위축되기에 경황이 없어야 할 것인데, 하물며 대간이 되어 길에서 외쳐댈 수가 있겠는가.’라고 한단 말입니까. 신이 띠고 있는 직책은 대간이며, 가지고 있는 것은 공론이며, 공격하는 것은 권세잡은 간신입니다. 스스로 반성하여 보아도 올바른데 어찌 사주하는 말에 흔들릴 수가 있겠습니까. 성명께서 위에 계시니 굳이 변명할 필요가 없습니다만 여러 번 추악한 중상을 받고 보니 공무를 보기가 어려운 형편입니다. 〈신을〉 체직하여 물리치소서."

하니, 사직하지 말라고 답하였다.

원문

○持平柳活啓曰: "(夫親喪, 固所自盡, 人非禽獸, 孰不欲遵行古聖人制禮, 以盡事死如事生之情哉? 或於三年之內, 氣力之不逮, 疾病之有作, 使人不可必死, 故聖人爲之, 權以救之。 以臣兄弟昧禮無識, 豈敢曰善居喪如古人? 而至於瀆亂倫紀, 則雖在下賤庸奴, 亦不敢自犯常刑, 況臣等粗知人道, 自以士大夫繩律者, 必於父母之喪, 廬墓之側, 瀆亂倫紀, 若是其極穢哉? 彼之所以巧欲穢亂臣家, 其意不難知, 而至以嫁禍宮闈, 又欲赤臣之族, 吁亦慘矣。) 嶙 之疏, 以數三兇徒, 受人指嗾爲頭辭, 又以潚、活等受嗾, 倒戈(鋪張之, 又以)狐威是假, 總結之。 (所謂嗾者、主張者、狐威是假者, 果指誰耶? 古之文字, 有狐假虎威之語, 狐則本無威, 而彼敢曰狐威, 則狐之所假於虎者可見, 而至曰狐之威是假, 所謂假之者誰耶?) 其心所在, 慘不忍言。 自臣兄弟受此誣陷之後, 臺閣諸臣, 怯於餘威, 視合司廳, 如坑井, (不敢入,) 呈告相繼, 氣像愁慘。 自古權奸之秉國者, 雖極勢焰之薰灼, 一朝被劾, 更不敢爭鬪者, 只爲王法不可犯, 國綱亦可畏也。 安有偃坐都下, 自作嗾疏, 反掣論己之臺官, 若此之無忌者乎? 其心之無忌則不自顧, 而詆合司則曰: ‘潚、活被人極惡之名, 雖在閑職, 退縮不暇, 況爲臺諫呼唱道路乎’云? 臣之所帶者臺官也, 所持者公論也, 所擊者權奸也。 自反而縮, 豈撓嗾言? 聖明在上, 不必强辨, 而屢被醜詆, 勢難行公, 請命遞斥(臣職)。" 答曰: "勿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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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56권, 광해 13년 6월 23일 癸巳 2/12 기사 / 1621년 명 천계(天啓) 1년

지평 유활이 체직을 청했으나 불허하다

국역

지평 유활이 아뢰기를,

"〈대저 부친의 상에는 진실로 스스로가 극진히 해야 하는 바이니, 사람이 짐승이 아니고서야 누가 옛날 성현이 제정한 예를 받들어 행하여서, 살아서 섬기는 정으로 죽은 자를 섬기기를 극진히 하려고 하지 않을 자가 있겠습니까. 간혹 3년 안에 기력이 미치지 못하거나 질병이 드는 경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죽게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에 성인께서 이를 위해 권도로써 행하여 이를 구제하게 하였습니다. 신의 형제는 예에 어둡고 무식하니 어찌 감히 옛 사람과 같이 거상를 잘하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윤기를 어지럽혔다고 하는데 이르러서는 비록 미천한 바보라고 하더라도 역시 감히 스스로 떳떳한 법을 범하려 하지 않는데, 하물며 신 등은 사람의 도리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사대부의 법도를 지키는 자로서 부모의 상을 당하여 여막 옆에서 윤기를 더럽혀 어지럽히기를 이같이도 더럽게 하였겠습니까. 그가 교묘하게 신의 집안을 더럽히려고 하는 의도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화를 궁궐에 옮기려 하였다고 하여 다시 신의 집안을 주멸하려 하고 있으니, 아, 역시 참혹하다고 하겠습니다.〉

박린이 올린 소를 보니, ‘두세 명의 흉악한 무리들이 남의 사주를 받았다.’는 말로 시작하여 ‘유숙과 유활 등이 사주를 받아 창끝을 돌렸다.’고 〈말을 한 뒤, 다시〉 ‘여우의 위엄은 빌려 온 것이다.’는 말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사주를 했다.’ ‘주장을 했다.’고 한 것과 ‘여우의 위엄은 빌려 왔다.’고 하는 것은 과연 누구를 지적하는 것입니까. 옛 글에 ‘여우가 범의 위력을 빌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여우는 본래 위력이 없는데 그가 감히 ‘여우의 위엄’이라고 말하였으니 여우가 범에게 빌린 것을 알 수 있는데, ‘여우의 위엄은 빌린 것이다.’라고 했으니, 빌렸다고 하는 것은 누구에게서 빌렸다는 것입니까.〉 그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참담하여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신의 형제가 이런 모함을 받은 뒤로 대각의 여러 신하들이 그 위엄에 눌려서 합사하는 곳을 마치 함정과 같이 여겨서 〈감히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고 있으며,〉 서로 이어서 휴가 신청을 하고 있으니 기상이 처참합니다. 예로부터 나라의 권력을 잡은 권세있는 간신들이 비록 그 세력이 아무리 등등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규탄을 받으면 다시는 감히 맞서 다투지 못하였는데, 이것은 단지 나라의 법을 위반할 수 없기 때문이며 나라의 기강이 역시 두렵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거만하게 서울에 앉아 제 손으로 사주하는 글을 지어서, 도리어 자기를 규탄한 대간을 이와 같이 거리낌 없이 제재할 수 있겠습니까. 그 자신의 심보가 거리낌이 없는 것은 돌보지 않고 합사를 헐뜯으면서 말하기를 ‘숙과 활은 사람들로부터 아주 못된 평판을 받았으니 설사 한가한 직책에 있다고 하더라도 물러나 위축되기에 경황이 없어야 할 것인데, 하물며 대간이 되어 길에서 외쳐댈 수가 있겠는가.’라고 한단 말입니까. 신이 띠고 있는 직책은 대간이며, 가지고 있는 것은 공론이며, 공격하는 것은 권세잡은 간신입니다. 스스로 반성하여 보아도 올바른데 어찌 사주하는 말에 흔들릴 수가 있겠습니까. 성명께서 위에 계시니 굳이 변명할 필요가 없습니다만 여러 번 추악한 중상을 받고 보니 공무를 보기가 어려운 형편입니다. 〈신을〉 체직하여 물리치소서."

하니, 사직하지 말라고 답하였다.

원문

○持平柳活啓曰: "(夫親喪, 固所自盡, 人非禽獸, 孰不欲遵行古聖人制禮, 以盡事死如事生之情哉? 或於三年之內, 氣力之不逮, 疾病之有作, 使人不可必死, 故聖人爲之, 權以救之。 以臣兄弟昧禮無識, 豈敢曰善居喪如古人? 而至於瀆亂倫紀, 則雖在下賤庸奴, 亦不敢自犯常刑, 況臣等粗知人道, 自以士大夫繩律者, 必於父母之喪, 廬墓之側, 瀆亂倫紀, 若是其極穢哉? 彼之所以巧欲穢亂臣家, 其意不難知, 而至以嫁禍宮闈, 又欲赤臣之族, 吁亦慘矣。) 嶙 之疏, 以數三兇徒, 受人指嗾爲頭辭, 又以潚、活等受嗾, 倒戈(鋪張之, 又以)狐威是假, 總結之。 (所謂嗾者、主張者、狐威是假者, 果指誰耶? 古之文字, 有狐假虎威之語, 狐則本無威, 而彼敢曰狐威, 則狐之所假於虎者可見, 而至曰狐之威是假, 所謂假之者誰耶?) 其心所在, 慘不忍言。 自臣兄弟受此誣陷之後, 臺閣諸臣, 怯於餘威, 視合司廳, 如坑井, (不敢入,) 呈告相繼, 氣像愁慘。 自古權奸之秉國者, 雖極勢焰之薰灼, 一朝被劾, 更不敢爭鬪者, 只爲王法不可犯, 國綱亦可畏也。 安有偃坐都下, 自作嗾疏, 反掣論己之臺官, 若此之無忌者乎? 其心之無忌則不自顧, 而詆合司則曰: ‘潚、活被人極惡之名, 雖在閑職, 退縮不暇, 況爲臺諫呼唱道路乎’云? 臣之所帶者臺官也, 所持者公論也, 所擊者權奸也。 自反而縮, 豈撓嗾言? 聖明在上, 不必强辨, 而屢被醜詆, 勢難行公, 請命遞斥(臣職)。" 答曰: "勿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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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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