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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54권, 광해 12년 11월 23일 丙申 1/6 기사 / 1620년 명 만력(萬曆) 48년

전라 감사 유색의 상소에 대한 형조 판서 한찬남의 사직 상소

국역

형조 판서 한찬남(韓纘男)이 아뢰었다.

"삼가 전라 감사 유색(柳穡)의 상소를 보건대, 있는 힘을 다해 신에 대한 말을 낭자하게 늘어 놓았으니, 신은 이를 괴이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신의 아우인 송화 현감(松禾縣監) 한덕윤(韓德胤)이 고산 현감(高山縣監)으로 있을 때 큰 도당 몽세(夢世)를 체포한 일이 있었습니다. 인하여 지난해 형방 승지 시절에 상께서 전교를 내려 ‘호남(湖南)에 가짜 명호를 가진 도둑이 있다 하니 감사·병사로 하여금 마음을 다해 그를 체포하도록 하라.’고 두 번씩이나 유시를 내렸던 일을 기억하고는, 신이 유색의 아들 유윤창(柳允昌)에게 말하기를 ‘옛 분들도 수재·한재나 도둑이 있으면 반드시 아뢰었는데 영감께서는 왜 그 사실을 아뢰고 끝까지 다스리지 않는 것인가. 〈당여(黨與)라도 된다는 것인가.〉 내 아우가 도둑을 체포한 것은 자기 직책인데 그게 무슨 죄인가. 바라노니 영공(令公)께서 잘 좀 보살펴 달라고 하게.’ 했습니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에 유색은 별난 인물이어서 신의 아우를 원수처럼 미워하기에 다만 덕윤의 입장을 위해서 유색이 화를 풀었으면 싶어 그랬던 것이었습니다. 윤창이 자기 아비에게 무어라고 사사로이 통보했는지 그것은 신이 알 바 아니지만, 사람마다 각기 자기 소견이 따로 있는 법입니다. 〈지자(智者)가 보면 지(智)라고 하고 우자(愚者)가 보면 우(愚)라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떼도둑도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소견이고, 작은 공로는 헤아릴 것도 없다는 것이 그의 소견이며, 작상(爵賞)을 함부로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그의 소견이고, 숨겨두고 알리지 않는 것도 그의 소견인 것입니다. 그의 소견이 그런 것이니 무엇을 관여하여 신이 각골 난망의 원한을 가지겠습니까.

신이 헌장(憲長) 자리를 욕되게 하고 있을 때 들은 것인데, 담양(潭陽) 교노(校奴)가 부노(府奴)와 향교 뜰에서 싸우다가 교노가 〈부지를 못하고〉 전 안으로 뛰어들어가자, 부노가 뒤쫓아 들어가서 큰 싸움이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유생들이 유색에게 상서하여 그 죄를 다스리라고 했는데, 유색은 그들을 가두었다가 이튿날 무명 10동(同)을 받고 풀어줬다고 〈남중(南中)에서 말들이 자자하다고 하였습니다.〉 신은 그 말을 듣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당시 공론은 신이 발론하지 않은 것을 잘못이라고 하였지만, 신의 생각에는 임금께 고하려면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고 나서야 논계(論啓)를 해야 한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때마침 전라 도사(全羅都事) 최공망(崔公望)이 배사(拜辭)하던 날 신을 보러 왔기에, 신이 말하기를 ‘성묘(聖廟)에 관한 일이면 비록 기와쪽 하나가 바람에 날려도 반드시 위안을 드리는 법인데, 하물며 하인배들이 난리를 피운 일이겠는가. 〈이는 전고에 일찍이 없던 큰 변고이지만 전해들은 말이라 다 믿을 수가 없어서 그냥 있는 것이네.〉 그대는 그 도의 사람이요 또 막관(幕官)이 되었으니 그 일의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는 것은 이번 걸음에 달려 있네. 〈그 일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만이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어찌 일각인들 그냥 둘 수 있는 일인가.’ 했습니다. 공망의 몸이 이미 유색의 팔꿈치 밑에 붙어가지고 〈유색의 코숨 쉬는 것이나 바라보고 얼굴을 보며 아양이나 떨어〉 그 말을 과장할 줄 어찌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무슨 혐의를 잡고 사람을 모함하는 것은 크게 간특하기가 유영경(柳永慶)과 같은 자가 아니면 할 수 없습니다. 유색은 영경의 조카입니다. 아마도 자기 집에서 보고 들은 것이 몸에 배 자기도 모르게 말을 그리 쉽게 하는 것이겠지요. 〈말을 쉽게 하는 것은 그것을 알기 어렵지 않습니다.〉 주상의 은총을 요구하여 자기 작위(爵位)를 견고히 하고 신의 말을 변증하여 탄핵서를 현란하게 만들고 있으니, 그의 마음이야말로 공교한 듯하면서 옹졸하고 험한 듯하면서 어리석은 것입니다.

〈아,〉 당당한 성조(聖朝)에 재능있고 준수한 인물이 왜 없어서 역족(逆族)으로 하여금 한 방면을 맡아 다스리게 하여 이렇게까지 어지럽히게 만드는 것입니까. 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역적을 토벌해 온 사람입니다. 그리하여 영경을 죽이고 제남(悌男)을 죽였는데, 제남의 겨레붙이 양신(良臣)이 신의 이름을 거론하고, 영경의 조카 유색은 투소(投疏)를 하였습니다. 신의 위태로운 신변이야 비록 말할 것도 없습니다만, 정경(正卿) 자리를 욕되게 하고 있으면서 수치스럽게도 역족들과 조정을 함께 할 수는 없습니다. 〈빨리〉 신을 직에서 파면하고 내쫓도록 명하소서."

원문

○庚申十一月二十三日 庚 丙申刑曹判書韓纘男啓曰: "臣伏見全羅監司柳穡上疏, 狼藉臣言, 不遺餘力, 臣竊怪焉。 臣弟松禾縣監韓德胤爲高山縣監時, 捕大黨夢世, 仍憶頃年刑房承旨時, 自上傳敎, 湖南有假號之賊, 令監兵司盡心捕捉, 下諭至再。 臣言于穡之子允昌 曰: ‘古人亦有水旱盜賊, 必皆聞奏, 如此巨盜, 令鑑何不上聞而窮治(乎? 黨與)乎? 弟之捕賊, 職也, 何罪焉? 願令公護恤。’ 云(云)。 臣之愚意, 穡是別種人也, 嫉弟如讎, 只欲使穡弛怒而爲德胤地也。 允昌之私通於厥父者, 臣未知其何如也。 人各有所見, (知者見之智, 愚者見之愚,) 群盜不足憂者, 渠之見也, 微功不足數者, 渠之見也, 爵賞不可濫者, 渠之見也, 掩置而不聞者, 亦渠之見也。 渠見如是, 何與焉而有刻骨難忘之怨乎? 臣頃忝憲長時, 聞潭陽校奴與府奴相鬪於校庭, 校奴(不支), 投入殿內, 追擊大鬨, 儒生上書于 穡, 請治其罪, 穡囚之, 翌日受十同之布, 放之, (南中藉藉言之云。) 臣聞來不勝痛駭。 (物議以臣不發爲非, 然臣之意, 告君之辭, 必得其實狀, 然後可以論啓適。) 適 全羅都事崔公望, 拜辭日, 來見臣, 臣言: ‘事係聖廟, 則雖片瓦之飄, 必有慰安之擧, 況於厮徒之作亂乎? (此前古所未有之大變, 而傳聞不可盡信故止耳。) 君本道人也, 又爲幕官其詳在此行也。 (事若不實則已,) 若果然則豈可一刻而容貸乎?’ 豈料公望帖身於穡之肘下, (仰穡之鼻息媚穡之顔色,) 添作一款剩語乎? 仍嫌而陷人者, 莫若非大奸慝如永慶者, 不可爲也。 穡, 永慶之姪也, 無乃習熟見聞於其家, 而不自知其言之容易也, (言之容易不難知也。) 要上之恩, 以固其爵位, 證臣之言, 以亂其彈章, 其心似巧而拙, 似險而愚矣。 (噫!) 堂堂聖朝, 豈無才俊, 而以逆族使按一方, 濁亂至於此極乎? 臣是終始討逆者也。 誅永慶, 滅悌男, 而悌男之族良臣擧名, 永慶之姪柳穡投疏, 臣之危雖不可言, 然職忝正卿, 義不可辱羞與逆族同朝, 請(亟)命罷斥臣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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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일기[중초본]54권, 광해 12년 11월 23일 丙申 1/6 기사 / 1620년 명 만력(萬曆) 48년

전라 감사 유색의 상소에 대한 형조 판서 한찬남의 사직 상소

국역

형조 판서 한찬남(韓纘男)이 아뢰었다.

"삼가 전라 감사 유색(柳穡)의 상소를 보건대, 있는 힘을 다해 신에 대한 말을 낭자하게 늘어 놓았으니, 신은 이를 괴이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신의 아우인 송화 현감(松禾縣監) 한덕윤(韓德胤)이 고산 현감(高山縣監)으로 있을 때 큰 도당 몽세(夢世)를 체포한 일이 있었습니다. 인하여 지난해 형방 승지 시절에 상께서 전교를 내려 ‘호남(湖南)에 가짜 명호를 가진 도둑이 있다 하니 감사·병사로 하여금 마음을 다해 그를 체포하도록 하라.’고 두 번씩이나 유시를 내렸던 일을 기억하고는, 신이 유색의 아들 유윤창(柳允昌)에게 말하기를 ‘옛 분들도 수재·한재나 도둑이 있으면 반드시 아뢰었는데 영감께서는 왜 그 사실을 아뢰고 끝까지 다스리지 않는 것인가. 〈당여(黨與)라도 된다는 것인가.〉 내 아우가 도둑을 체포한 것은 자기 직책인데 그게 무슨 죄인가. 바라노니 영공(令公)께서 잘 좀 보살펴 달라고 하게.’ 했습니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에 유색은 별난 인물이어서 신의 아우를 원수처럼 미워하기에 다만 덕윤의 입장을 위해서 유색이 화를 풀었으면 싶어 그랬던 것이었습니다. 윤창이 자기 아비에게 무어라고 사사로이 통보했는지 그것은 신이 알 바 아니지만, 사람마다 각기 자기 소견이 따로 있는 법입니다. 〈지자(智者)가 보면 지(智)라고 하고 우자(愚者)가 보면 우(愚)라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떼도둑도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소견이고, 작은 공로는 헤아릴 것도 없다는 것이 그의 소견이며, 작상(爵賞)을 함부로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그의 소견이고, 숨겨두고 알리지 않는 것도 그의 소견인 것입니다. 그의 소견이 그런 것이니 무엇을 관여하여 신이 각골 난망의 원한을 가지겠습니까.

신이 헌장(憲長) 자리를 욕되게 하고 있을 때 들은 것인데, 담양(潭陽) 교노(校奴)가 부노(府奴)와 향교 뜰에서 싸우다가 교노가 〈부지를 못하고〉 전 안으로 뛰어들어가자, 부노가 뒤쫓아 들어가서 큰 싸움이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유생들이 유색에게 상서하여 그 죄를 다스리라고 했는데, 유색은 그들을 가두었다가 이튿날 무명 10동(同)을 받고 풀어줬다고 〈남중(南中)에서 말들이 자자하다고 하였습니다.〉 신은 그 말을 듣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당시 공론은 신이 발론하지 않은 것을 잘못이라고 하였지만, 신의 생각에는 임금께 고하려면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고 나서야 논계(論啓)를 해야 한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때마침 전라 도사(全羅都事) 최공망(崔公望)이 배사(拜辭)하던 날 신을 보러 왔기에, 신이 말하기를 ‘성묘(聖廟)에 관한 일이면 비록 기와쪽 하나가 바람에 날려도 반드시 위안을 드리는 법인데, 하물며 하인배들이 난리를 피운 일이겠는가. 〈이는 전고에 일찍이 없던 큰 변고이지만 전해들은 말이라 다 믿을 수가 없어서 그냥 있는 것이네.〉 그대는 그 도의 사람이요 또 막관(幕官)이 되었으니 그 일의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는 것은 이번 걸음에 달려 있네. 〈그 일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만이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어찌 일각인들 그냥 둘 수 있는 일인가.’ 했습니다. 공망의 몸이 이미 유색의 팔꿈치 밑에 붙어가지고 〈유색의 코숨 쉬는 것이나 바라보고 얼굴을 보며 아양이나 떨어〉 그 말을 과장할 줄 어찌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무슨 혐의를 잡고 사람을 모함하는 것은 크게 간특하기가 유영경(柳永慶)과 같은 자가 아니면 할 수 없습니다. 유색은 영경의 조카입니다. 아마도 자기 집에서 보고 들은 것이 몸에 배 자기도 모르게 말을 그리 쉽게 하는 것이겠지요. 〈말을 쉽게 하는 것은 그것을 알기 어렵지 않습니다.〉 주상의 은총을 요구하여 자기 작위(爵位)를 견고히 하고 신의 말을 변증하여 탄핵서를 현란하게 만들고 있으니, 그의 마음이야말로 공교한 듯하면서 옹졸하고 험한 듯하면서 어리석은 것입니다.

〈아,〉 당당한 성조(聖朝)에 재능있고 준수한 인물이 왜 없어서 역족(逆族)으로 하여금 한 방면을 맡아 다스리게 하여 이렇게까지 어지럽히게 만드는 것입니까. 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역적을 토벌해 온 사람입니다. 그리하여 영경을 죽이고 제남(悌男)을 죽였는데, 제남의 겨레붙이 양신(良臣)이 신의 이름을 거론하고, 영경의 조카 유색은 투소(投疏)를 하였습니다. 신의 위태로운 신변이야 비록 말할 것도 없습니다만, 정경(正卿) 자리를 욕되게 하고 있으면서 수치스럽게도 역족들과 조정을 함께 할 수는 없습니다. 〈빨리〉 신을 직에서 파면하고 내쫓도록 명하소서."

원문

○庚申十一月二十三日 庚 丙申刑曹判書韓纘男啓曰: "臣伏見全羅監司柳穡上疏, 狼藉臣言, 不遺餘力, 臣竊怪焉。 臣弟松禾縣監韓德胤爲高山縣監時, 捕大黨夢世, 仍憶頃年刑房承旨時, 自上傳敎, 湖南有假號之賊, 令監兵司盡心捕捉, 下諭至再。 臣言于穡之子允昌 曰: ‘古人亦有水旱盜賊, 必皆聞奏, 如此巨盜, 令鑑何不上聞而窮治(乎? 黨與)乎? 弟之捕賊, 職也, 何罪焉? 願令公護恤。’ 云(云)。 臣之愚意, 穡是別種人也, 嫉弟如讎, 只欲使穡弛怒而爲德胤地也。 允昌之私通於厥父者, 臣未知其何如也。 人各有所見, (知者見之智, 愚者見之愚,) 群盜不足憂者, 渠之見也, 微功不足數者, 渠之見也, 爵賞不可濫者, 渠之見也, 掩置而不聞者, 亦渠之見也。 渠見如是, 何與焉而有刻骨難忘之怨乎? 臣頃忝憲長時, 聞潭陽校奴與府奴相鬪於校庭, 校奴(不支), 投入殿內, 追擊大鬨, 儒生上書于 穡, 請治其罪, 穡囚之, 翌日受十同之布, 放之, (南中藉藉言之云。) 臣聞來不勝痛駭。 (物議以臣不發爲非, 然臣之意, 告君之辭, 必得其實狀, 然後可以論啓適。) 適 全羅都事崔公望, 拜辭日, 來見臣, 臣言: ‘事係聖廟, 則雖片瓦之飄, 必有慰安之擧, 況於厮徒之作亂乎? (此前古所未有之大變, 而傳聞不可盡信故止耳。) 君本道人也, 又爲幕官其詳在此行也。 (事若不實則已,) 若果然則豈可一刻而容貸乎?’ 豈料公望帖身於穡之肘下, (仰穡之鼻息媚穡之顔色,) 添作一款剩語乎? 仍嫌而陷人者, 莫若非大奸慝如永慶者, 不可爲也。 穡, 永慶之姪也, 無乃習熟見聞於其家, 而不自知其言之容易也, (言之容易不難知也。) 要上之恩, 以固其爵位, 證臣之言, 以亂其彈章, 其心似巧而拙, 似險而愚矣。 (噫!) 堂堂聖朝, 豈無才俊, 而以逆族使按一方, 濁亂至於此極乎? 臣是終始討逆者也。 誅永慶, 滅悌男, 而悌男之族良臣擧名, 永慶之姪柳穡投疏, 臣之危雖不可言, 然職忝正卿, 義不可辱羞與逆族同朝, 請(亟)命罷斥臣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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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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