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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수정실록6권, 선조 5년 7월 1일 甲申 3/9 기사 / 1572년 명 융경(隆慶) 6년

이준경의 유소에 관한 응교 이이의 상소문

국역

응교 이이(李珥)가 향리에 있으면서 상소하여 사직하고 아울러 시사(時事)를 진달하였는데, 그 대략은 다음과 같다.

"이준경이 죽을 임시에 진언하면서 붕당을 깨뜨리라는 주장을 제기하였는데, 전하께서 그 말을 깊이 믿고서 조정이 이미 어지럽고 붕당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의심하시어 조신(朝臣)의 소차(疏箚)를 전부 자신을 변명하는 말로 여기고 깊이 살피지 않으시기 때문에 고굉(股肱)의 신하들이 이와 같이 황혹(惶惑)해 하니, 신이 비록 무상하나 가슴이 아픕니다. 붕당에 관한 설이 어느 시대라고 없었겠습니까마는, 그 취지는 다만 군자의 당인지 소인의 당인지를 잘 분별하라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참으로 군자라면 천백 인이 한 무리를 짓더라도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은 법이고, 참으로 소인이라면 한 사람이라도 용납해서는 안 되는데 하물며 붕당을 형성한 것이겠습니까. 만약 사정(邪正)을 묻지 않고 곧장 붕당을 지었다는 것만을 의심하여 그것을 깨뜨리려고 한다면 또다시 동경(東京) 당고(黨錮)의 화007) 와 백마역(白馬驛) 청류(淸流)의 참극008) 이 반드시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보장하지 못할 것입니다. 예로부터 붕당을 논한 것 중에 구양수(歐陽修)의 붕당론보다 잘 분변한 것이 없고 주자(朱子)가 유정(留正)에게 답한 편지보다 더 절실한 것이 없으니, 전하께서 시험삼아 그 글을 보시면 군자와 소인의 정상을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이 어찌 감히 그 사이에 더 덧붙이겠습니까.

다만 오늘날의 일로 말하건대, 이준경이 말한 붕당은 과연 어떤 사람을 가리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권간이 이미 없어지고 그 남은 도당이 기가 꺾였으므로, 비록 소인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더라도 감히 공공연하게 함께 비방하고 무리지어 간악한 짓을 하지는 못하니, 본디 붕당이라고 지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소견 없이 남의 뒤만 따라다니는 자가 무수히 많으나 각기 그 한몸을 위하고 그 녹을 보전할 뿐이니, 이들을 더욱 붕당이라고 지목할 수도 없습니다. 굳이 있다고 한다면 오직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며 공실(公室)을 받들고 사문(私門)을 막는 자가 몇 사람 되지 않으나, 공론이 그들을 의존하여 조금이나마 행해지고 있는데, 준경이 말한 붕당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가리킨 것이 아니겠습니까.

오늘날 대신은 권간이 참벌(斬伐)을 행하는 동안 누차 기절(氣節)을 변해 오면서 겨우 몸을 보전하였습니다. 그래서 늘 과거의 화에 겁을 먹은 나머지 가능한 한 안정만을 바라고 있으므로 사림에서는 그 안일한 자세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기(士氣)가 성명께서 즉위하신 날에 약간 진작되어 어지러움을 정돈하고 다스림을 꾀하기에 급급하였기 때문에, 언론이 강개하여 평소의 규례를 답습하지 않았으므로 대신은 그 과격함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 형적은 서로 불화한 듯하지만 그 마음은 다같이 나라를 걱정한 것이니, 서로 화합하는 점에서 볼 때 별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뜻을 잃어 불만에 찬 군소배가 남몰래 틈을 엿보고 서로를 이간하였으니, 참으로 크고 넓은 도량에 시비를 환히 아는 이가 아니면 어찌 집요하게 참소하는 설에 동요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난 해에 도하(都下)에 떠들썩하게 떠돌기를, ‘호서(狐鼠)009) 의 무리가 비밀히 사림을 해치려고 하는데 이준경이 그 일을 주도하고 있다.’ 하였는데, 식자(識者)들이 모두들 ‘성명의 밝으심이 중천에 뜬 해와 같아 도깨비나 괴물들이 반드시 술수를 부리지 못할 것이고, 준경이 아무리 황잡(荒雜)하더라도 어찌 청류를 무함하기까지야 하겠는가.’ 하였습니다. 그러자 공론이 터지려다가 중지되었는데, 그가 오늘날 한 말로 보면 지난 해에 떠돌던 말이 어찌 헛소리라고만 할 수 있겠습니까.

아, 미심쩍어하는 마음을 가진 자에게는 참소하고 해치는 말이 들어오고, 확실치 않은 논의를 가진 자에게는 많은 그릇된 일이 들어올 문이 열려지게 되는 법입니다. 준경의 말이 과연 사실이라면 정신(廷臣) 중에 분명히 간악한 자들과 서로 붕당을 만들어 공도(公道)를 등지고 사심(私心)을 행한 자가 있을 것이니, 전하께서 명백히 가리고 정밀히 조사하여 반드시 그 사람을 잡아 먼 변방으로 내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신 중에 만약 이런 사람이 없다면 준경의 말은 울분에 격앙되어서 나온 것이거나 아니면 정신이 착란된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써, 불충(不忠)이 될 뿐만이 아니라 도리어 큰 화를 부추기는 근원이 된다 하겠습니다. 전하께서는 마땅히 깊이 그 잘못을 견책하고 분명히 군신(群臣)에게 고하여 군자는 위로 임금을 믿고 그 충성을 다하고 소인은 두려워 숨어 그 간계를 부리지 못하게 하셔야 할 것입니다. 어찌 흑백과 시비를 가리지 않아 빙탄(氷炭)이 한 그릇 속에 있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준경은 정직과 강직으로 일생 동안 자부해 온 사람으로서 벼슬은 백관의 으뜸이 되고 영화는 오정(五鼎)010) 을 누렸으니, 화복을 돌아보지 말고 아는 것은 모두 말하여 성주의 은혜에 보답했어야 옳을 것입니다. 참으로 정신(廷臣)들이 사당(私黨)을 결성한 사실을 알았다면 어찌 정승으로 있으면서 입고(入告)할 때에 명백하게 진술해서 그 길을 끊어버리지 않고, 임종할 때에 이르러서야 감히 말을 꺼낸단 말입니까. 또 어째서 누가 붕당을 맺었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고 얼버무림으로써 전하로 하여금 모든 군신을 다 의심하게 한단 말입니까. 이는 다름이 아닙니다. 준경이 붕당으로 지목한 자들은 모두 한 때의 청망(淸望)을 등에 업고서 공론을 주장하는 자들이니, 만약 이름을 분명히 말하면 사림에 죄를 얻어 결과적으로 소인이 될 뿐만 아니라, 아무리 전하라도 그가 현인을 해치고 나라를 병들게 한 것을 의심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직하고 강직한 자가 과연 이와 같단 말입니까.

기묘년 이후 간신들이 번갈아 권력을 잡고서 제멋대로 지시하였는데 백관들은 모두 그에 순응하였습니다. 그들에게 거역하는 자는 집안이 깨어지고 건드리는 자는 몸이 박살났으며, 그저 굽신거리고 따르는 자만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당시 벼슬이 높은 자일수록 행실이 비열하고 요직에 있는 자일수록 재질이 하등(下等)에 속했었으니, 오늘날의 구신(舊臣)이라고 하는 자들은 모두 모난 방망이가 깎여져 둥글게 되고011) 술찌꺼기 먹고 묽은 술을 마시던012) 자들입니다. 만약 강직하여 굽히지 않고 절의에 죽는 선비를 구한다면 어찌 구신들이 그런 선비가 되겠습니까. 공론이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이 때문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목숨을 버리고 의를 취하는 것은 군자도 어렵게 여기는 일로써 이것을 누구에게나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니, 어찌 구신을 일괄적으로 쓸모없는 자들로 돌릴 수 있겠습니까. 대체로 구신을 노성(老成)하다고 하여 권력을 주는 것은 진정 옳지 않고, 구신을 무능하다고 하여 일체 쓰지 않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문제는 각자 그 재능에 맞는 직책에 앉혀 각각 제자리를 얻게 하는 데에 있을 뿐입니다."

지금 조신(朝臣) 중에 대간(大奸)으로 남곤(南袞)·심정(沈貞) 같은 자가 꼭 있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반드시 없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준경의 설이 한 번 나오자 세속의 무리로서 그 말이 옳다고 하는 자가 많으니, 혹시 불행히도 남곤·심정(沈貞) 같은 간신이 요로에 잠복해 있다가 다시 참소하는 입을 놀리고, 구신 중에 평소 사림을 비난하고 비웃는 생각을 가진 자가 맞장구를 쳐 단단히 서로 결합한 위에, 전하께서 선입견에 마음이 움직여지고 만다면, 기묘 사화가 또 다시 오늘날에 일어날 것입니다. 말이 여기에 이르고 보니 통곡을 금할 수 없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심기(心氣)를 평안하게 가지시고 심사 숙고하신 뒤에, 널리 조정의 신하를 소집하여 신의 이 상소를 내려주시고 시비를 가리도록 하소서. 신의 말이 과연 그르면 신을 군상(君上)을 기망한 죄로 다스림으로써 직분을 넘어 국사를 말한 자의 경계로 삼으시고, 신의 말이 과연 옳으면 준경의 설을 깨뜨려 중외에 효유하심으로써 고굉 대신들의 의혹을 풀어 그 마음을 위안시켜서 사기를 진작시키고 공론을 부지시키는 한편, 힘써 구신을 타일러 그들로 하여금 각자 그 분수에 안주하고 그 재능을 다하여 조정을 맑게 하고 화기(和氣)를 부르게 하소서. 그렇게 된다면 종사(宗社)를 위해서도 다행이고 사림을 위해서도 다행이겠습니다.

신이 할 말은 이미 다하였으나 다시 올릴 작은 정성이 있습니다. 신이 경성(京城)에 있으면서 삼가 조보(朝報)를 보건대, 옥체의 건강이 조화를 잃어 약을 써도 효과가 없다고 하므로 신은 진정 염려되어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사람이 기질을 타고날 때 모두 완전한 이가 드물어 청수(淸粹)한 자는 완전한 경우가 적고 혼탁한 자는 충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신이 엎드려 용안을 보건대 오행(五行) 중에 정영(靜英)한 기질을 타고나 밝고 순수함은 비범하시나, 혈기가 완전하고 충실한 점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있으신 듯합니다. 춘추가 한창 때이고 백신(百神)이 보우하시나 질병이 떠나지 않고 성음이 맑지 못하니, 여색(女色)을 삼가라는 경계와 보양하는 방도에 대하여 전하께서는 깊이 유념하소서."

  • [註 007] 동경(東京) 당고(黨錮)의 화 : 동경은 후한 환제(後漢桓帝) 때 환관(宦官)이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러 당시의 명자인 이응(李膺)·두밀(杜密) 등을 당인(黨人)으로 지목하여 종신토록 벼슬하지 못하게 하였고, 영제(靈帝) 때 환관 조절(曹節)이 두무(竇武)·진번(陳蕃)·이응 등 1백여 인을 죽이고 전국 학자 6∼7백 인이 모두 연좌되어 벌을 받은 일을 말한다. 《후한서(後漢書)》 권67 당고열전(黨錮列傳).
  • [註 008] 백마역(白馬驛) 청류(淸流)의 참극 : 당 애제(唐哀帝) 천우(天祐) 2년(905)에 권신 주전충(朱全忠)이 백마역(白馬驛:지금 중국 하남성(河南省) 낙양(洛陽) 부근)에서 대신(大臣) 배추(裵樞) 등 30여 인을 죽였는데, 주전충의 심복 모사 이진(李振)이 "이들은 항상 청류라고 자칭하였으니 마땅히 황하(黃河)에 던져 탁류로 만들자."는 말에 따라 그 시체를 황하에 던졌다. 《당서(唐書)》 권140 배추전(裵樞傳).
  • [註 009] 호서(狐鼠) : 성호 사서(城狐社鼠)의 준말로 믿는 곳이 있는 소인.
  • [註 010] 오정(五鼎) : 고대 제례(祭禮)에 사(士)는 세 개의 그릇에 각기 희생·물고기·마른고기[乾肉]를, 대부(大夫)는 다섯 개의 그릇에 각기 염소·돼지·자른 고기[切肉]·물고기·마른고기[乾肉]를 담아 진설하였는데, 여기서의 오정은 여유 있고 사치로운 생활을 뜻한다. 《예기(禮記)》 교특생(郊特牲) 공씨정의(孔氏正義).
  • [註 011] 모난 방망이가 깎여져 둥글게 되고 : 구신들이 처음에 지닌 기절이 간신들의 단련을 받아 없어진 것을 말함. 《초사(楚辭)》 추사(抽思)에 "모난 방망이 깎아 둥글게 만들려 하나 끝내 정도 지켜 변치 않네.[刓方以爲圜兮 常度未替]" 하였다.
  • [註 012] 술찌꺼기 먹고 묽은 술을 마시던 : 구신들이 간신들 밑에서 구차하게 그 녹을 먹고 살았다는 것. 《초사(楚辭)》 어부(漁父)에 "뭇사람 다 취했다면 어찌 그들 따라 술찌꺼기 먹고 묽은 술이라도 마시지 않나.[衆人皆醉 何不餔其糟而歠其醨]" 하였다.

원문

○應敎李珥在鄕, 上疏辭職, 兼陳時事, 略曰:

李浚慶將死進言, 以破朋黨爲說。 殿下深信其說, 疑朝廷已亂; 朋黨已成, 而朝臣之疏箚, 皆諉以自辨之辭, 莫之深省, 故臣隣之惶惑如此。 臣雖無狀, 私心痛之。 朋黨之說, 何代無之? 惟在審其君子、小人而已。 苟君子也, 千百爲群, 多多益善; 苟小人也, 一人, 亦不可容也。 況於成黨乎? 若不問邪正, 輒疑其朋黨, 而欲破之, 東京黨錮之禍; 白馬淸流之慘, 未必不作也。 自古論朋黨者, 莫辨於(歐陽脩)〔歐陽修〕 之論; 莫切於朱子答留正之書。 殿下試取而觀之, 則君子、小人之情狀, 昭然可見矣。 臣何敢更贅於其間乎? 第以今日之事言之, 未知浚慶之所謂朋黨者, 指何人耶。 當今權奸已盡, 餘孽熄氣, 雖不可謂無小人, 而莫敢公然翕訾, 聚徒同惡, 則固不可以朋黨目之也。 隨行逐隊, 旅進旅退者, 不知其幾, 各私其身; 各保其祿, 則尤不可指爲朋黨也。 惟是愛君憂國, 奉公杜私者無幾, 而公論依之, 得以稍行。 浚慶之所謂朋黨者, 無乃指此等人耶? 目今大臣, 歷變於權奸斬伐之餘, 僅保其身, 故每創前禍, 務欲安靖, 而士林疑其偸。 士氣稍作於聖明臨御之日, 汲汲於整紊圖治, 故言論慷慨, 不襲近規者, 大臣疑其激。 此則其迹雖似不和, 而其心同歸於憂國, 不害其爲和也。 於是, 群小之失志怏怏者, 潛伺間隙, 簧鼓彼此, 苟非曠度弘量, 明燭是非者, 烏能不動於浸潤之說乎? 去年間, 都下喧傳: "狐鼠之輩, 欲陰害士林, 而浚慶爲之主。" 云, 識者皆以爲: "聖明如日中天, 魑魅魍魎, 必不敢衒怪, 而且浚慶雖荒, 奚至於誣陷淸流乎?" 於是, 公論欲發而中止, 以今日所言觀之, 則安知去年之傳播, 非虛語也哉? 嗚呼! 執狐疑之心者, 來讒賊之口; 持不斷之議者, 開群枉之門。 浚慶之言果實, 則廷臣明有朋奸黨惡、背公行私者矣。 殿下當明辨而精覈之, 必得其人而放流之, 逬諸四裔可也。 廷臣若無此等人, 則是浚慶之言, 或激於忿懥; 或出於錯亂, 非徒不忠, 反挑大禍之源也。 殿下當深斥其非, 明告群臣, 使君子仰恃, 而得盡其忠; 小人讋伏, 而莫售其奸可也。 豈可不分黑白; 不辨是非, 使氷炭同器乎? 且浚慶以正直行行, 生平自許, 而位冠百僚, 榮享五鼎, 可以不顧禍福, 知無不言, 以報聖主矣。 苟見廷臣結爲私黨, 則何不於作相之日入告之際, 明白痛陳, 以絶其道, 而乃於屬纊之際, 始敢發端? 又不明言某人結爲朋黨, 而乃爲隱語, 以致殿下擧群臣而竝疑之哉? 此則無他, 浚慶所指爲朋黨者, 皆負一時淸望, 主張公論者也。 若明言姓字, 則不特得罪士林, 而歸於小人, 雖殿下亦疑其妨賢病國故也。 正直行行者, 果如是乎? 己卯以後, 奸臣代執權柄, 頣指氣使, 百僚風靡。 犯之者家破; 觸之者身碎, 唯唯諾諾者, 得保首領。 故當其時也, 爵高者行卑; 官要者才下, 今日之舊臣, 皆出於斲方爲圓, 餔糟啜醨之餘。 若求其强直不屈, 伏節死義之士, 則豈舊臣之所能當哉? 公論之不許者, 良以此也。 雖然, 捨生取義, 君子所 難, 不可以是責之人人, 則安可槪以舊臣, 歸之於無用之地哉? 夫以舊臣爲老成, 而授之權柄, 固不可; 以舊臣爲無能, 而一切不用, 亦不可。 要在各稱其職; 各得其所耳。 今者朝臣之中, 大奸大慝, 如南袞、沈貞者, 雖不可謂必有此人, 而亦不可謂必無此人也。 浚慶之說一出, 而流俗之輩, 多有是之者, 不幸而袞、貞之奸, 潛伏周行, 復啓讒喙, 舊臣之素懷非笑者, 隨聲應響, 牢不可破, 殿下又不免爲先入之說所移, 則己卯之禍, 復作於今日矣。 言之至此, 不勝痛哭。 伏望殿下, 平心易氣, 舒究深思然後, 廣召廷臣, 下臣此疏, 使辨是非。 臣言果非, 則命治臣以欺罔之罪, 以爲越職言事者之戒; 臣言果是, 則命攻破浚慶之說, 曉告中外, 以解臣隣之惑, 而慰安其心, 以振士氣; 以扶公論。 而勉諭舊臣, 使之各安其分; 各盡其才, 以淸朝廷; 以召和氣, 宗社幸甚; 士林幸甚。 臣言旣竭, 而更有微誠。 臣在京城, 伏見朝報, 則玉候愆和, 藥不見效, 臣誠憂悶, 達朝不寐。 人之稟氣, 鮮得俱全, 淸者少完, 濁者多實。 臣伏覩天容, 稟五行精英之氣, 明粹異常, 竊恐血氣之完實, 或有所未至也。 春秋鼎盛, 百神扶相, 而微恙彌留, 鐘音未亮, 在色之戒、保養之術, 伏願殿下, 深留睿念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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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수정실록6권, 선조 5년 7월 1일 甲申 3/9 기사 / 1572년 명 융경(隆慶) 6년

이준경의 유소에 관한 응교 이이의 상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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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교 이이(李珥)가 향리에 있으면서 상소하여 사직하고 아울러 시사(時事)를 진달하였는데, 그 대략은 다음과 같다.

"이준경이 죽을 임시에 진언하면서 붕당을 깨뜨리라는 주장을 제기하였는데, 전하께서 그 말을 깊이 믿고서 조정이 이미 어지럽고 붕당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의심하시어 조신(朝臣)의 소차(疏箚)를 전부 자신을 변명하는 말로 여기고 깊이 살피지 않으시기 때문에 고굉(股肱)의 신하들이 이와 같이 황혹(惶惑)해 하니, 신이 비록 무상하나 가슴이 아픕니다. 붕당에 관한 설이 어느 시대라고 없었겠습니까마는, 그 취지는 다만 군자의 당인지 소인의 당인지를 잘 분별하라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참으로 군자라면 천백 인이 한 무리를 짓더라도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은 법이고, 참으로 소인이라면 한 사람이라도 용납해서는 안 되는데 하물며 붕당을 형성한 것이겠습니까. 만약 사정(邪正)을 묻지 않고 곧장 붕당을 지었다는 것만을 의심하여 그것을 깨뜨리려고 한다면 또다시 동경(東京) 당고(黨錮)의 화007) 와 백마역(白馬驛) 청류(淸流)의 참극008) 이 반드시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보장하지 못할 것입니다. 예로부터 붕당을 논한 것 중에 구양수(歐陽修)의 붕당론보다 잘 분변한 것이 없고 주자(朱子)가 유정(留正)에게 답한 편지보다 더 절실한 것이 없으니, 전하께서 시험삼아 그 글을 보시면 군자와 소인의 정상을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이 어찌 감히 그 사이에 더 덧붙이겠습니까.

다만 오늘날의 일로 말하건대, 이준경이 말한 붕당은 과연 어떤 사람을 가리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권간이 이미 없어지고 그 남은 도당이 기가 꺾였으므로, 비록 소인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더라도 감히 공공연하게 함께 비방하고 무리지어 간악한 짓을 하지는 못하니, 본디 붕당이라고 지목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소견 없이 남의 뒤만 따라다니는 자가 무수히 많으나 각기 그 한몸을 위하고 그 녹을 보전할 뿐이니, 이들을 더욱 붕당이라고 지목할 수도 없습니다. 굳이 있다고 한다면 오직 임금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며 공실(公室)을 받들고 사문(私門)을 막는 자가 몇 사람 되지 않으나, 공론이 그들을 의존하여 조금이나마 행해지고 있는데, 준경이 말한 붕당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가리킨 것이 아니겠습니까.

오늘날 대신은 권간이 참벌(斬伐)을 행하는 동안 누차 기절(氣節)을 변해 오면서 겨우 몸을 보전하였습니다. 그래서 늘 과거의 화에 겁을 먹은 나머지 가능한 한 안정만을 바라고 있으므로 사림에서는 그 안일한 자세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기(士氣)가 성명께서 즉위하신 날에 약간 진작되어 어지러움을 정돈하고 다스림을 꾀하기에 급급하였기 때문에, 언론이 강개하여 평소의 규례를 답습하지 않았으므로 대신은 그 과격함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 형적은 서로 불화한 듯하지만 그 마음은 다같이 나라를 걱정한 것이니, 서로 화합하는 점에서 볼 때 별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뜻을 잃어 불만에 찬 군소배가 남몰래 틈을 엿보고 서로를 이간하였으니, 참으로 크고 넓은 도량에 시비를 환히 아는 이가 아니면 어찌 집요하게 참소하는 설에 동요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지난 해에 도하(都下)에 떠들썩하게 떠돌기를, ‘호서(狐鼠)009) 의 무리가 비밀히 사림을 해치려고 하는데 이준경이 그 일을 주도하고 있다.’ 하였는데, 식자(識者)들이 모두들 ‘성명의 밝으심이 중천에 뜬 해와 같아 도깨비나 괴물들이 반드시 술수를 부리지 못할 것이고, 준경이 아무리 황잡(荒雜)하더라도 어찌 청류를 무함하기까지야 하겠는가.’ 하였습니다. 그러자 공론이 터지려다가 중지되었는데, 그가 오늘날 한 말로 보면 지난 해에 떠돌던 말이 어찌 헛소리라고만 할 수 있겠습니까.

아, 미심쩍어하는 마음을 가진 자에게는 참소하고 해치는 말이 들어오고, 확실치 않은 논의를 가진 자에게는 많은 그릇된 일이 들어올 문이 열려지게 되는 법입니다. 준경의 말이 과연 사실이라면 정신(廷臣) 중에 분명히 간악한 자들과 서로 붕당을 만들어 공도(公道)를 등지고 사심(私心)을 행한 자가 있을 것이니, 전하께서 명백히 가리고 정밀히 조사하여 반드시 그 사람을 잡아 먼 변방으로 내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신 중에 만약 이런 사람이 없다면 준경의 말은 울분에 격앙되어서 나온 것이거나 아니면 정신이 착란된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써, 불충(不忠)이 될 뿐만이 아니라 도리어 큰 화를 부추기는 근원이 된다 하겠습니다. 전하께서는 마땅히 깊이 그 잘못을 견책하고 분명히 군신(群臣)에게 고하여 군자는 위로 임금을 믿고 그 충성을 다하고 소인은 두려워 숨어 그 간계를 부리지 못하게 하셔야 할 것입니다. 어찌 흑백과 시비를 가리지 않아 빙탄(氷炭)이 한 그릇 속에 있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준경은 정직과 강직으로 일생 동안 자부해 온 사람으로서 벼슬은 백관의 으뜸이 되고 영화는 오정(五鼎)010) 을 누렸으니, 화복을 돌아보지 말고 아는 것은 모두 말하여 성주의 은혜에 보답했어야 옳을 것입니다. 참으로 정신(廷臣)들이 사당(私黨)을 결성한 사실을 알았다면 어찌 정승으로 있으면서 입고(入告)할 때에 명백하게 진술해서 그 길을 끊어버리지 않고, 임종할 때에 이르러서야 감히 말을 꺼낸단 말입니까. 또 어째서 누가 붕당을 맺었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고 얼버무림으로써 전하로 하여금 모든 군신을 다 의심하게 한단 말입니까. 이는 다름이 아닙니다. 준경이 붕당으로 지목한 자들은 모두 한 때의 청망(淸望)을 등에 업고서 공론을 주장하는 자들이니, 만약 이름을 분명히 말하면 사림에 죄를 얻어 결과적으로 소인이 될 뿐만 아니라, 아무리 전하라도 그가 현인을 해치고 나라를 병들게 한 것을 의심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직하고 강직한 자가 과연 이와 같단 말입니까.

기묘년 이후 간신들이 번갈아 권력을 잡고서 제멋대로 지시하였는데 백관들은 모두 그에 순응하였습니다. 그들에게 거역하는 자는 집안이 깨어지고 건드리는 자는 몸이 박살났으며, 그저 굽신거리고 따르는 자만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당시 벼슬이 높은 자일수록 행실이 비열하고 요직에 있는 자일수록 재질이 하등(下等)에 속했었으니, 오늘날의 구신(舊臣)이라고 하는 자들은 모두 모난 방망이가 깎여져 둥글게 되고011) 술찌꺼기 먹고 묽은 술을 마시던012) 자들입니다. 만약 강직하여 굽히지 않고 절의에 죽는 선비를 구한다면 어찌 구신들이 그런 선비가 되겠습니까. 공론이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이 때문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목숨을 버리고 의를 취하는 것은 군자도 어렵게 여기는 일로써 이것을 누구에게나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니, 어찌 구신을 일괄적으로 쓸모없는 자들로 돌릴 수 있겠습니까. 대체로 구신을 노성(老成)하다고 하여 권력을 주는 것은 진정 옳지 않고, 구신을 무능하다고 하여 일체 쓰지 않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문제는 각자 그 재능에 맞는 직책에 앉혀 각각 제자리를 얻게 하는 데에 있을 뿐입니다."

지금 조신(朝臣) 중에 대간(大奸)으로 남곤(南袞)·심정(沈貞) 같은 자가 꼭 있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반드시 없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준경의 설이 한 번 나오자 세속의 무리로서 그 말이 옳다고 하는 자가 많으니, 혹시 불행히도 남곤·심정(沈貞) 같은 간신이 요로에 잠복해 있다가 다시 참소하는 입을 놀리고, 구신 중에 평소 사림을 비난하고 비웃는 생각을 가진 자가 맞장구를 쳐 단단히 서로 결합한 위에, 전하께서 선입견에 마음이 움직여지고 만다면, 기묘 사화가 또 다시 오늘날에 일어날 것입니다. 말이 여기에 이르고 보니 통곡을 금할 수 없습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심기(心氣)를 평안하게 가지시고 심사 숙고하신 뒤에, 널리 조정의 신하를 소집하여 신의 이 상소를 내려주시고 시비를 가리도록 하소서. 신의 말이 과연 그르면 신을 군상(君上)을 기망한 죄로 다스림으로써 직분을 넘어 국사를 말한 자의 경계로 삼으시고, 신의 말이 과연 옳으면 준경의 설을 깨뜨려 중외에 효유하심으로써 고굉 대신들의 의혹을 풀어 그 마음을 위안시켜서 사기를 진작시키고 공론을 부지시키는 한편, 힘써 구신을 타일러 그들로 하여금 각자 그 분수에 안주하고 그 재능을 다하여 조정을 맑게 하고 화기(和氣)를 부르게 하소서. 그렇게 된다면 종사(宗社)를 위해서도 다행이고 사림을 위해서도 다행이겠습니다.

신이 할 말은 이미 다하였으나 다시 올릴 작은 정성이 있습니다. 신이 경성(京城)에 있으면서 삼가 조보(朝報)를 보건대, 옥체의 건강이 조화를 잃어 약을 써도 효과가 없다고 하므로 신은 진정 염려되어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사람이 기질을 타고날 때 모두 완전한 이가 드물어 청수(淸粹)한 자는 완전한 경우가 적고 혼탁한 자는 충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신이 엎드려 용안을 보건대 오행(五行) 중에 정영(靜英)한 기질을 타고나 밝고 순수함은 비범하시나, 혈기가 완전하고 충실한 점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있으신 듯합니다. 춘추가 한창 때이고 백신(百神)이 보우하시나 질병이 떠나지 않고 성음이 맑지 못하니, 여색(女色)을 삼가라는 경계와 보양하는 방도에 대하여 전하께서는 깊이 유념하소서."

  • [註 007] 동경(東京) 당고(黨錮)의 화 : 동경은 후한 환제(後漢桓帝) 때 환관(宦官)이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러 당시의 명자인 이응(李膺)·두밀(杜密) 등을 당인(黨人)으로 지목하여 종신토록 벼슬하지 못하게 하였고, 영제(靈帝) 때 환관 조절(曹節)이 두무(竇武)·진번(陳蕃)·이응 등 1백여 인을 죽이고 전국 학자 6∼7백 인이 모두 연좌되어 벌을 받은 일을 말한다. 《후한서(後漢書)》 권67 당고열전(黨錮列傳).
  • [註 008] 백마역(白馬驛) 청류(淸流)의 참극 : 당 애제(唐哀帝) 천우(天祐) 2년(905)에 권신 주전충(朱全忠)이 백마역(白馬驛:지금 중국 하남성(河南省) 낙양(洛陽) 부근)에서 대신(大臣) 배추(裵樞) 등 30여 인을 죽였는데, 주전충의 심복 모사 이진(李振)이 "이들은 항상 청류라고 자칭하였으니 마땅히 황하(黃河)에 던져 탁류로 만들자."는 말에 따라 그 시체를 황하에 던졌다. 《당서(唐書)》 권140 배추전(裵樞傳).
  • [註 009] 호서(狐鼠) : 성호 사서(城狐社鼠)의 준말로 믿는 곳이 있는 소인.
  • [註 010] 오정(五鼎) : 고대 제례(祭禮)에 사(士)는 세 개의 그릇에 각기 희생·물고기·마른고기[乾肉]를, 대부(大夫)는 다섯 개의 그릇에 각기 염소·돼지·자른 고기[切肉]·물고기·마른고기[乾肉]를 담아 진설하였는데, 여기서의 오정은 여유 있고 사치로운 생활을 뜻한다. 《예기(禮記)》 교특생(郊特牲) 공씨정의(孔氏正義).
  • [註 011] 모난 방망이가 깎여져 둥글게 되고 : 구신들이 처음에 지닌 기절이 간신들의 단련을 받아 없어진 것을 말함. 《초사(楚辭)》 추사(抽思)에 "모난 방망이 깎아 둥글게 만들려 하나 끝내 정도 지켜 변치 않네.[刓方以爲圜兮 常度未替]" 하였다.
  • [註 012] 술찌꺼기 먹고 묽은 술을 마시던 : 구신들이 간신들 밑에서 구차하게 그 녹을 먹고 살았다는 것. 《초사(楚辭)》 어부(漁父)에 "뭇사람 다 취했다면 어찌 그들 따라 술찌꺼기 먹고 묽은 술이라도 마시지 않나.[衆人皆醉 何不餔其糟而歠其醨]" 하였다.

원문

○應敎李珥在鄕, 上疏辭職, 兼陳時事, 略曰:

李浚慶將死進言, 以破朋黨爲說。 殿下深信其說, 疑朝廷已亂; 朋黨已成, 而朝臣之疏箚, 皆諉以自辨之辭, 莫之深省, 故臣隣之惶惑如此。 臣雖無狀, 私心痛之。 朋黨之說, 何代無之? 惟在審其君子、小人而已。 苟君子也, 千百爲群, 多多益善; 苟小人也, 一人, 亦不可容也。 況於成黨乎? 若不問邪正, 輒疑其朋黨, 而欲破之, 東京黨錮之禍; 白馬淸流之慘, 未必不作也。 自古論朋黨者, 莫辨於(歐陽脩)〔歐陽修〕 之論; 莫切於朱子答留正之書。 殿下試取而觀之, 則君子、小人之情狀, 昭然可見矣。 臣何敢更贅於其間乎? 第以今日之事言之, 未知浚慶之所謂朋黨者, 指何人耶。 當今權奸已盡, 餘孽熄氣, 雖不可謂無小人, 而莫敢公然翕訾, 聚徒同惡, 則固不可以朋黨目之也。 隨行逐隊, 旅進旅退者, 不知其幾, 各私其身; 各保其祿, 則尤不可指爲朋黨也。 惟是愛君憂國, 奉公杜私者無幾, 而公論依之, 得以稍行。 浚慶之所謂朋黨者, 無乃指此等人耶? 目今大臣, 歷變於權奸斬伐之餘, 僅保其身, 故每創前禍, 務欲安靖, 而士林疑其偸。 士氣稍作於聖明臨御之日, 汲汲於整紊圖治, 故言論慷慨, 不襲近規者, 大臣疑其激。 此則其迹雖似不和, 而其心同歸於憂國, 不害其爲和也。 於是, 群小之失志怏怏者, 潛伺間隙, 簧鼓彼此, 苟非曠度弘量, 明燭是非者, 烏能不動於浸潤之說乎? 去年間, 都下喧傳: "狐鼠之輩, 欲陰害士林, 而浚慶爲之主。" 云, 識者皆以爲: "聖明如日中天, 魑魅魍魎, 必不敢衒怪, 而且浚慶雖荒, 奚至於誣陷淸流乎?" 於是, 公論欲發而中止, 以今日所言觀之, 則安知去年之傳播, 非虛語也哉? 嗚呼! 執狐疑之心者, 來讒賊之口; 持不斷之議者, 開群枉之門。 浚慶之言果實, 則廷臣明有朋奸黨惡、背公行私者矣。 殿下當明辨而精覈之, 必得其人而放流之, 逬諸四裔可也。 廷臣若無此等人, 則是浚慶之言, 或激於忿懥; 或出於錯亂, 非徒不忠, 反挑大禍之源也。 殿下當深斥其非, 明告群臣, 使君子仰恃, 而得盡其忠; 小人讋伏, 而莫售其奸可也。 豈可不分黑白; 不辨是非, 使氷炭同器乎? 且浚慶以正直行行, 生平自許, 而位冠百僚, 榮享五鼎, 可以不顧禍福, 知無不言, 以報聖主矣。 苟見廷臣結爲私黨, 則何不於作相之日入告之際, 明白痛陳, 以絶其道, 而乃於屬纊之際, 始敢發端? 又不明言某人結爲朋黨, 而乃爲隱語, 以致殿下擧群臣而竝疑之哉? 此則無他, 浚慶所指爲朋黨者, 皆負一時淸望, 主張公論者也。 若明言姓字, 則不特得罪士林, 而歸於小人, 雖殿下亦疑其妨賢病國故也。 正直行行者, 果如是乎? 己卯以後, 奸臣代執權柄, 頣指氣使, 百僚風靡。 犯之者家破; 觸之者身碎, 唯唯諾諾者, 得保首領。 故當其時也, 爵高者行卑; 官要者才下, 今日之舊臣, 皆出於斲方爲圓, 餔糟啜醨之餘。 若求其强直不屈, 伏節死義之士, 則豈舊臣之所能當哉? 公論之不許者, 良以此也。 雖然, 捨生取義, 君子所 難, 不可以是責之人人, 則安可槪以舊臣, 歸之於無用之地哉? 夫以舊臣爲老成, 而授之權柄, 固不可; 以舊臣爲無能, 而一切不用, 亦不可。 要在各稱其職; 各得其所耳。 今者朝臣之中, 大奸大慝, 如南袞、沈貞者, 雖不可謂必有此人, 而亦不可謂必無此人也。 浚慶之說一出, 而流俗之輩, 多有是之者, 不幸而袞、貞之奸, 潛伏周行, 復啓讒喙, 舊臣之素懷非笑者, 隨聲應響, 牢不可破, 殿下又不免爲先入之說所移, 則己卯之禍, 復作於今日矣。 言之至此, 不勝痛哭。 伏望殿下, 平心易氣, 舒究深思然後, 廣召廷臣, 下臣此疏, 使辨是非。 臣言果非, 則命治臣以欺罔之罪, 以爲越職言事者之戒; 臣言果是, 則命攻破浚慶之說, 曉告中外, 以解臣隣之惑, 而慰安其心, 以振士氣; 以扶公論。 而勉諭舊臣, 使之各安其分; 各盡其才, 以淸朝廷; 以召和氣, 宗社幸甚; 士林幸甚。 臣言旣竭, 而更有微誠。 臣在京城, 伏見朝報, 則玉候愆和, 藥不見效, 臣誠憂悶, 達朝不寐。 人之稟氣, 鮮得俱全, 淸者少完, 濁者多實。 臣伏覩天容, 稟五行精英之氣, 明粹異常, 竊恐血氣之完實, 或有所未至也。 春秋鼎盛, 百神扶相, 而微恙彌留, 鐘音未亮, 在色之戒、保養之術, 伏願殿下, 深留睿念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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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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