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실록175권, 선조 37년 6월 19일 戊戌 8/8 기사 / 1604년 명 만력(萬曆) 32년
18일의 당직 부장·경주 판관·송화 현감·조지서 별제·의관을 처벌하다
국역
헌부가 아뢰기를,
"비어 있는 대궐의 옛터에 무지한 무리들이 멋대로 드나들면서 술자리를 벌리기까지 하기에 신들이 사람을 보내어 살펴보게 했더니, 이달 18일 초저녁에 동산(東山)의 산지기라 자칭하는 남녀 8∼9명이 모여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 이들은 빈 대궐터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옛 대내(大內)의 지엄한 자리에서 이처럼 설만(褻慢)한 짓을 하였으니, 매우 통분스럽습니다. 그리고 당직(當直) 부장(部將)은 금지할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또한 매우 해괴하고 놀라운 일입니다. 파직시키소서.
민생이 곤궁함은 진실로 수령들이 탐학스럽기 때문인데 자주 체차시키는 데에서 오는 폐해는 이루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경주 판관(慶州判官) 민종경(閔宗慶)은 부임한 뒤부터 백성들에게 거두어들여 자신만 이롭게 하기를 힘썼는가 하면 공장(工匠)들을 침해하고 독촉하여 사용품을 만들게 하였습니다. 심지어는 상급 관청에서 써야할 물건도 중간에서 멋대로 점유하므로 듣는 사람들이 해괴하게 여겨 놀라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송화 현감(松禾縣監) 권인(權靭)은 성품이 졸렬하고 일처리가 어설퍼서 정령(政令)이 전도되므로 아전들이 이를 기화로 간사한 짓을 하여 민생들의 원망이 극심합니다. 또 부임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근신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많으니, 모두 파직시키소서.
조지서(造紙署)의 소관이 요사이 매우 중요해졌는데, 별제(別提) 이양휴(李楊休)는 인품이 오활하고 졸렬한데다 조지서의 일을 태만히 하여 살피지 않으니, 체차시키고 그 대임을 가려서 차출하게 하소서. 계하하신 약은 진어(進御)하시는 음식과 같은 것은 아니지만, 의관(醫官)은 마땅히 마음을 다하여 제때에 조제(調劑)하여 올렸어야 하는데 20여 일이나 지체시켰으니 그의 태만한 버릇을 엄히 다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당 의관을 잡아다가 국문하여 정죄(定罪)하도록 명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의관을 어찌 번번이 잡아다가 국문할 수 있는가. 이번은 추고만 하라."
하고, 이어 정원에 전교하기를,
"동산 산지기라는 남녀 8∼9명은 가두어 죄를 다스리고 내원(內苑)의 내관(內官)도 아울러 추고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9책 175권 14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20면
- 【분류】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 사법-탄핵(彈劾) / 왕실-국왕(國王) / 의약-약학(藥學)
원문
○憲府啓曰: "空闕舊基, 無知之輩, 恣意出入, 至於宴飮。 臣等遣人察視, 則本月十八日初昏, 東山直稱云, 男女八九名, 唱歌會飮。 此人等, 雖應入空闕之人, 乃於舊內至嚴之地, 褻慢如是, 極爲痛憤, 當直部將, 無意禁止, 亦甚駭愕。 請命罷職。 民生困瘁, 實由於守令之貪虐, 數易之弊, 有不可計。 慶州判官閔宗慶, 自赴任之後, 以掊民利己之爲務, 侵督工匠, 造辦私用, 至於上官應用之物, 中間橫占, 聞者莫不駭愕。 松禾縣監權韌, 性拙手生, 政令顚倒, 吏夤爲奸, 民甚怨苦, 到任未久, 且多不謹之誚。 請竝命罷職。 造紙(暑)〔署〕 所管, 比來極重, 而別提李楊休, 人物迂劣, (暑)〔署〕 中之事, 慢不省察。 請命遞差, 其代擇出。 啓下之藥, 雖非進御之比, 爲醫官者, 所當盡心, 及期劑進, 而至於淹置二十餘日, 其緩慢之習, 不可不重治。 當該醫官, 請命拿鞫定罪。" 答曰: "依啓。 醫官, 豈可每爲拿鞫? 今則只推考。" 仍傳于政院曰: "東山直男女八九名, 囚禁治罪, 內苑內官, 竝爲推考。"
- 【태백산사고본】 99책 175권 14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20면
- 【분류】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 사법-탄핵(彈劾) / 왕실-국왕(國王) / 의약-약학(藥學)
선조실록175권, 선조 37년 6월 19일 戊戌 8/8 기사 / 1604년 명 만력(萬曆) 32년
18일의 당직 부장·경주 판관·송화 현감·조지서 별제·의관을 처벌하다
국역
헌부가 아뢰기를,
"비어 있는 대궐의 옛터에 무지한 무리들이 멋대로 드나들면서 술자리를 벌리기까지 하기에 신들이 사람을 보내어 살펴보게 했더니, 이달 18일 초저녁에 동산(東山)의 산지기라 자칭하는 남녀 8∼9명이 모여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 이들은 빈 대궐터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옛 대내(大內)의 지엄한 자리에서 이처럼 설만(褻慢)한 짓을 하였으니, 매우 통분스럽습니다. 그리고 당직(當直) 부장(部將)은 금지할 생각도 하지 않았으니 또한 매우 해괴하고 놀라운 일입니다. 파직시키소서.
민생이 곤궁함은 진실로 수령들이 탐학스럽기 때문인데 자주 체차시키는 데에서 오는 폐해는 이루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경주 판관(慶州判官) 민종경(閔宗慶)은 부임한 뒤부터 백성들에게 거두어들여 자신만 이롭게 하기를 힘썼는가 하면 공장(工匠)들을 침해하고 독촉하여 사용품을 만들게 하였습니다. 심지어는 상급 관청에서 써야할 물건도 중간에서 멋대로 점유하므로 듣는 사람들이 해괴하게 여겨 놀라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송화 현감(松禾縣監) 권인(權靭)은 성품이 졸렬하고 일처리가 어설퍼서 정령(政令)이 전도되므로 아전들이 이를 기화로 간사한 짓을 하여 민생들의 원망이 극심합니다. 또 부임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근신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많으니, 모두 파직시키소서.
조지서(造紙署)의 소관이 요사이 매우 중요해졌는데, 별제(別提) 이양휴(李楊休)는 인품이 오활하고 졸렬한데다 조지서의 일을 태만히 하여 살피지 않으니, 체차시키고 그 대임을 가려서 차출하게 하소서. 계하하신 약은 진어(進御)하시는 음식과 같은 것은 아니지만, 의관(醫官)은 마땅히 마음을 다하여 제때에 조제(調劑)하여 올렸어야 하는데 20여 일이나 지체시켰으니 그의 태만한 버릇을 엄히 다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당 의관을 잡아다가 국문하여 정죄(定罪)하도록 명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아뢴 대로 하라. 의관을 어찌 번번이 잡아다가 국문할 수 있는가. 이번은 추고만 하라."
하고, 이어 정원에 전교하기를,
"동산 산지기라는 남녀 8∼9명은 가두어 죄를 다스리고 내원(內苑)의 내관(內官)도 아울러 추고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9책 175권 14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20면
- 【분류】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 사법-탄핵(彈劾) / 왕실-국왕(國王) / 의약-약학(藥學)
원문
○憲府啓曰: "空闕舊基, 無知之輩, 恣意出入, 至於宴飮。 臣等遣人察視, 則本月十八日初昏, 東山直稱云, 男女八九名, 唱歌會飮。 此人等, 雖應入空闕之人, 乃於舊內至嚴之地, 褻慢如是, 極爲痛憤, 當直部將, 無意禁止, 亦甚駭愕。 請命罷職。 民生困瘁, 實由於守令之貪虐, 數易之弊, 有不可計。 慶州判官閔宗慶, 自赴任之後, 以掊民利己之爲務, 侵督工匠, 造辦私用, 至於上官應用之物, 中間橫占, 聞者莫不駭愕。 松禾縣監權韌, 性拙手生, 政令顚倒, 吏夤爲奸, 民甚怨苦, 到任未久, 且多不謹之誚。 請竝命罷職。 造紙(暑)〔署〕 所管, 比來極重, 而別提李楊休, 人物迂劣, (暑)〔署〕 中之事, 慢不省察。 請命遞差, 其代擇出。 啓下之藥, 雖非進御之比, 爲醫官者, 所當盡心, 及期劑進, 而至於淹置二十餘日, 其緩慢之習, 不可不重治。 當該醫官, 請命拿鞫定罪。" 答曰: "依啓。 醫官, 豈可每爲拿鞫? 今則只推考。" 仍傳于政院曰: "東山直男女八九名, 囚禁治罪, 內苑內官, 竝爲推考。"
- 【태백산사고본】 99책 175권 14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620면
- 【분류】윤리-사회기강(社會紀綱) / 사법-탄핵(彈劾) / 왕실-국왕(國王) / 의약-약학(藥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