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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71권, 선조 37년 2월 29일 庚戌 3/4 기사 / 1604년 명 만력(萬曆) 32년

비변사가 귤왜에게 곧 군문의 분부가 있을 것으로 통보할 것을 건의하다

국역

비변사가 아뢰기를,

"김광(金光)이 여기에 와서 여러 곳에 말한 것이 매우 장황하였는데, 이제 또 상소하여 왜정(倭情)을 많이 아뢰었습니다. 그 주의(主意)는 오로지 신사(信使)를 차견(差遣)하여 가강(家康)과 화친을 트자는 데에 있으니, 평조신이 전후 논한 뜻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가강에게 참으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의 여부는 따져 논할 것도 없습니다. 사세로 말하건대, 우리 나라에서 왜인이 화친을 청한 뒤로 핑계대면서 미루어 온 것이 이미 4년이나 되었으므로 적이 이미 우리 뜻을 알고 이제 협박으로 그 흉계를 성취하려고 힘쓰는 것이니, 이 기회에 잘 조처하지 못하면 전쟁의 흔단이 열릴까 참으로 염려스럽습니다. 또 김광이 제기한 것은 화친을 허락하고 관시(關市)를 열자는 데에 있지 않고 급히 신사를 차견하기를 청하는 것인데, 이는 우리 나라에서 근일 의논한 것과 사기(事機)가 너무도 다릅니다. 따라서 다른 까닭이 없는데도 허락하지 않으면 반드시 군사를 출동시켜 협박할 염려가 있게 되고, 평조신의 교활한 계책에 떨어져 경솔한 사색(辭色)을 보이면 뒤에 조처하기 어려운 일이 점점 심해질 것이니, 지혜로운 자가 이 일을 담당하더라도 좋은 계책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나라가 전후 적정에 관하여 자문(咨文)으로 주청한 것은 말이 모두 가벼워서 겉으로 화친하려는 태도가 있지 실지 사정이 위급한 형세인 것을 말하지 않았으니, 중국에서 쉽사리 위관(委官)을 허락하지 않는 것은 위세를 빙자하여 화친을 맺게 하는 것이 사체(事體)에 손상이 될까 염려해서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위급한 말을 들으면 반드시 동념(動念)하여 친히 규획(規劃)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만일 어느 아문(衙門)에서 한 편비(褊裨)를 차출하여 약간의 군사를 거느리고 나와서 정탐하게 할 경우, 우리 나라가 그 기회를 이용하여 잘 도모하여 책응(策應)한들 무슨 안 될 것이 있겠습니까. 신들의 생각으로는, 밀운(密雲)에 자문을 가지고 가는 관원으로 하여금 김광을 데리고 가서 각 아문에 왜적의 정세를 면대하여 진술하게 하는 한편, 이어 전계신(全繼信) 등으로 하여금 귤왜(橘倭)에게 손문욱(孫文彧)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우리 나라에서 다시 관원을 차출하여 김광과 함께 군문(軍門)으로 달려가게 하였으니, 김광이 돌아올 때에 군문에서 반드시 분부하는 말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게 하면, 귤왜도 믿을 것입니다. 사세가 점점 급박하여지는데 지연시켜 잘못 조처하면 우려가 작지 않을 것입니다.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윤허한다. 적의 글에 꺼릴 만한 말이 없으면 그 글도 아울러 들여보내도록 의논하여 조처하라. 예전에는 양진(兩陣)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도 사자(使者)가 그 사이에 왕래하였다. 대마도에 사람을 보내어 한편으로는 적을 유인하고 한편으로는 정탐한들 안 될 것이 뭐 있겠는가. 우리 나라는 일에 임하여 의심을 품고 좌우로 돌아보며 결단하지 못하니, 이른바 논의를 정하는 사이에 나는 이미 강을 건넜다는 격이다. 보낼 만한 사람으로는 손문욱만한 자가 없으니, 이 사람이 돌아오거든 보내도록 하고 먼저 이 뜻을 적사(賊使)에게 이르라. 본사(本司)에서 날짜가 늦다고 생각되면, 먼저 유정(惟政)을 보내고 나서 손문욱이 돌아온 뒤에 중국의 소식을 본도(本島)에 전유(傳諭)하여도 괜찮겠으니, 이러한 곡절을 상의하여 조처하라. 그리고 김광이 평조신의 술책에 빠졌으므로 장황하게 말한다는 것은 그럴 염려도 없지 않으나 우리 나라 사람으로서 뒷날 그 정상의 진위가 절로 드러날 것인데도 그러한 꾀를 낸다는 것은 헤아리기 어렵다. 옛사람은 적을 잘 헤아렸는데, 적을 헤아린 뒤에야 책응할 수 있는 것이다. 김광이 ‘적군이 출동한다는 것을 어린 아이와 늙은이가 모두 말한다.’ 하였는데, 그렇다면 어찌 김광만이 들었겠는가. 이번에 돌아온 사람들 가운데에서 물을 만한 사람에게는 본도(本道)의 관찰사로 하여금 상세히 추문(推問)하여 그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7책 171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576면
  • 【분류】외교-왜(倭)

원문

○備邊司啓曰: "金光來此, 所說道於諸處者, 極爲張皇。 今又上疏, 盛陳倭情。 其主意, 全在於差遣信使, 與家康通和。 無非調信前後所論之意也。 家康之實有是事與否, 今不須辨論, 蓋以事勢言之, 我國於倭人請和之後, 托辭遷退者, 已至四年。 賊旣知我之情, 今以哄脅, 必遂其兇計爲務。 此機不能善處, 則兵釁之開, 誠可慮也。 且金光之所提起者, 不在於許和開市, 而迫請差遣信使。 此則與我國近日所議者, 事機大異。 無他端而不許, 則必有動兵來脅之憂, 如墜調信之狡計, 而輕示辭色, 則後尾之難處, 漸有甚焉。 雖使智者當此, 亦難得勝策矣。 我國前後咨請賊情,語皆輕歇。 有外面欲和之態, 無實事危迫之勢。 中朝之不輕許委官, 亦慮其藉威媒和, 養損事體也。 若聞此等危迫之語, 則必爲之動念, 而有所規畫。 萬一某衙門, 差一偏裨, 率若干軍兵, 使之出來偵探, 則我國依憑其會, 善圖策應之際, 有何不可? 臣等之意, 令密雲咨文齎去官, 押帶金光, 使之面陳倭情於各衙門, 仍令全繼信等, 告諭橘倭曰: ‘孫文彧尙未回還, 我國再爲差官, 令與金光, 一時馳入軍門, 金光之回, 軍門必有分付之語云, 則橘倭亦信之矣。 事漸迫, 若遲延誤處, 憂慮非細, 敢稟。" 傳曰: "允。 賊書如無可諱之語, 幷其書而入送議處。 古者兩陣相對, 吏在其間。 遣人于對馬島一以餌賊, 一以偵探, 有何不可? 我國,臨事懷疑, 左顧右眄, 不能決斷。 所謂論議定, 而我已渡江者。 其當遣之人, 則不如孫文彧。 待此人之回還, 乃可遣之。 先諭此意于賊使。 若本司以此爲日期遲緩, 則先遣惟政、孫文彧回還後, 傳諭天朝之報于本島, 亦可。 此等曲折,商議處之。 且金光囿於調信之術中, 故爲張皇, 不無其慮。但以本國之人, 日後其情眞僞, 自可現矣, 而乃爲如此之謀, 亦難以料之。 古人善於料敵。 料敵後可以策應。 光言賊兵之動, 黃童白叟, 無不言之云。 若然則豈獨光聞之? 今次回還各人中, 可問人, 亦令本道觀察使, 詳加推問, 以驗其說。"

  • 【태백산사고본】 97책 171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576면
  • 【분류】외교-왜(倭)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선조실록171권, 선조 37년 2월 29일 庚戌 3/4 기사 / 1604년 명 만력(萬曆) 32년

비변사가 귤왜에게 곧 군문의 분부가 있을 것으로 통보할 것을 건의하다

국역

비변사가 아뢰기를,

"김광(金光)이 여기에 와서 여러 곳에 말한 것이 매우 장황하였는데, 이제 또 상소하여 왜정(倭情)을 많이 아뢰었습니다. 그 주의(主意)는 오로지 신사(信使)를 차견(差遣)하여 가강(家康)과 화친을 트자는 데에 있으니, 평조신이 전후 논한 뜻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가강에게 참으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의 여부는 따져 논할 것도 없습니다. 사세로 말하건대, 우리 나라에서 왜인이 화친을 청한 뒤로 핑계대면서 미루어 온 것이 이미 4년이나 되었으므로 적이 이미 우리 뜻을 알고 이제 협박으로 그 흉계를 성취하려고 힘쓰는 것이니, 이 기회에 잘 조처하지 못하면 전쟁의 흔단이 열릴까 참으로 염려스럽습니다. 또 김광이 제기한 것은 화친을 허락하고 관시(關市)를 열자는 데에 있지 않고 급히 신사를 차견하기를 청하는 것인데, 이는 우리 나라에서 근일 의논한 것과 사기(事機)가 너무도 다릅니다. 따라서 다른 까닭이 없는데도 허락하지 않으면 반드시 군사를 출동시켜 협박할 염려가 있게 되고, 평조신의 교활한 계책에 떨어져 경솔한 사색(辭色)을 보이면 뒤에 조처하기 어려운 일이 점점 심해질 것이니, 지혜로운 자가 이 일을 담당하더라도 좋은 계책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나라가 전후 적정에 관하여 자문(咨文)으로 주청한 것은 말이 모두 가벼워서 겉으로 화친하려는 태도가 있지 실지 사정이 위급한 형세인 것을 말하지 않았으니, 중국에서 쉽사리 위관(委官)을 허락하지 않는 것은 위세를 빙자하여 화친을 맺게 하는 것이 사체(事體)에 손상이 될까 염려해서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위급한 말을 들으면 반드시 동념(動念)하여 친히 규획(規劃)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만일 어느 아문(衙門)에서 한 편비(褊裨)를 차출하여 약간의 군사를 거느리고 나와서 정탐하게 할 경우, 우리 나라가 그 기회를 이용하여 잘 도모하여 책응(策應)한들 무슨 안 될 것이 있겠습니까. 신들의 생각으로는, 밀운(密雲)에 자문을 가지고 가는 관원으로 하여금 김광을 데리고 가서 각 아문에 왜적의 정세를 면대하여 진술하게 하는 한편, 이어 전계신(全繼信) 등으로 하여금 귤왜(橘倭)에게 손문욱(孫文彧)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우리 나라에서 다시 관원을 차출하여 김광과 함께 군문(軍門)으로 달려가게 하였으니, 김광이 돌아올 때에 군문에서 반드시 분부하는 말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게 하면, 귤왜도 믿을 것입니다. 사세가 점점 급박하여지는데 지연시켜 잘못 조처하면 우려가 작지 않을 것입니다. 감히 아룁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윤허한다. 적의 글에 꺼릴 만한 말이 없으면 그 글도 아울러 들여보내도록 의논하여 조처하라. 예전에는 양진(兩陣)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도 사자(使者)가 그 사이에 왕래하였다. 대마도에 사람을 보내어 한편으로는 적을 유인하고 한편으로는 정탐한들 안 될 것이 뭐 있겠는가. 우리 나라는 일에 임하여 의심을 품고 좌우로 돌아보며 결단하지 못하니, 이른바 논의를 정하는 사이에 나는 이미 강을 건넜다는 격이다. 보낼 만한 사람으로는 손문욱만한 자가 없으니, 이 사람이 돌아오거든 보내도록 하고 먼저 이 뜻을 적사(賊使)에게 이르라. 본사(本司)에서 날짜가 늦다고 생각되면, 먼저 유정(惟政)을 보내고 나서 손문욱이 돌아온 뒤에 중국의 소식을 본도(本島)에 전유(傳諭)하여도 괜찮겠으니, 이러한 곡절을 상의하여 조처하라. 그리고 김광이 평조신의 술책에 빠졌으므로 장황하게 말한다는 것은 그럴 염려도 없지 않으나 우리 나라 사람으로서 뒷날 그 정상의 진위가 절로 드러날 것인데도 그러한 꾀를 낸다는 것은 헤아리기 어렵다. 옛사람은 적을 잘 헤아렸는데, 적을 헤아린 뒤에야 책응할 수 있는 것이다. 김광이 ‘적군이 출동한다는 것을 어린 아이와 늙은이가 모두 말한다.’ 하였는데, 그렇다면 어찌 김광만이 들었겠는가. 이번에 돌아온 사람들 가운데에서 물을 만한 사람에게는 본도(本道)의 관찰사로 하여금 상세히 추문(推問)하여 그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7책 171권 25장 B면【국편영인본】 24책 576면
  • 【분류】외교-왜(倭)

원문

○備邊司啓曰: "金光來此, 所說道於諸處者, 極爲張皇。 今又上疏, 盛陳倭情。 其主意, 全在於差遣信使, 與家康通和。 無非調信前後所論之意也。 家康之實有是事與否, 今不須辨論, 蓋以事勢言之, 我國於倭人請和之後, 托辭遷退者, 已至四年。 賊旣知我之情, 今以哄脅, 必遂其兇計爲務。 此機不能善處, 則兵釁之開, 誠可慮也。 且金光之所提起者, 不在於許和開市, 而迫請差遣信使。 此則與我國近日所議者, 事機大異。 無他端而不許, 則必有動兵來脅之憂, 如墜調信之狡計, 而輕示辭色, 則後尾之難處, 漸有甚焉。 雖使智者當此, 亦難得勝策矣。 我國前後咨請賊情,語皆輕歇。 有外面欲和之態, 無實事危迫之勢。 中朝之不輕許委官, 亦慮其藉威媒和, 養損事體也。 若聞此等危迫之語, 則必爲之動念, 而有所規畫。 萬一某衙門, 差一偏裨, 率若干軍兵, 使之出來偵探, 則我國依憑其會, 善圖策應之際, 有何不可? 臣等之意, 令密雲咨文齎去官, 押帶金光, 使之面陳倭情於各衙門, 仍令全繼信等, 告諭橘倭曰: ‘孫文彧尙未回還, 我國再爲差官, 令與金光, 一時馳入軍門, 金光之回, 軍門必有分付之語云, 則橘倭亦信之矣。 事漸迫, 若遲延誤處, 憂慮非細, 敢稟。" 傳曰: "允。 賊書如無可諱之語, 幷其書而入送議處。 古者兩陣相對, 吏在其間。 遣人于對馬島一以餌賊, 一以偵探, 有何不可? 我國,臨事懷疑, 左顧右眄, 不能決斷。 所謂論議定, 而我已渡江者。 其當遣之人, 則不如孫文彧。 待此人之回還, 乃可遣之。 先諭此意于賊使。 若本司以此爲日期遲緩, 則先遣惟政、孫文彧回還後, 傳諭天朝之報于本島, 亦可。 此等曲折,商議處之。 且金光囿於調信之術中, 故爲張皇, 不無其慮。但以本國之人, 日後其情眞僞, 自可現矣, 而乃爲如此之謀, 亦難以料之。 古人善於料敵。 料敵後可以策應。 光言賊兵之動, 黃童白叟, 無不言之云。 若然則豈獨光聞之? 今次回還各人中, 可問人, 亦令本道觀察使, 詳加推問, 以驗其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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