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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24권, 선조 33년 4월 18일 辛卯 4/4 기사 / 1600년 명 만력(萬曆) 28년

홍문관에서 병조 판서 홍여순의 삭탈 관작을 청하는 차자를 올리다

국역

홍문관이 【부제학 황우한(黃佑漢), 교리 임수정(任守正), 부교리 윤계선(尹繼善), 부수찬 이성경(李晟慶). 】 차자를 올리기를,

"병조 판서 홍여순은 온 나라 사람이 버렸고 여러 사람들이 모두 통분하게 여기는 바로 천지에 용납될 수 없는 악이어서 귀신들이 천벌(天罰)을 의논한 지 이미 오래입니다. 오늘날 신들의 논의는 종묘 사직을 위함이요, 전하를 위한 일이요, 생민(生民)을 위한 일입니다. 어찌 감히 의논을 좋아하여 스스로 부정(不靖)한 일을 만들어 참소하는 꼬투리를 만드는 것이겠습니까.

돌아보건대 저희들은 미천한 몸으로 논사(論思)의 직분에 있으며 대간(大奸)이 요직에 있으면서 국사가 날로 그릇되고 방본(邦本)이 날로 흔들려 안으로는 관료들의 마음이 손상되고 밖으로는 사방이 해이해져 위태로운 앙화가 조석(朝夕)에 임박했음을 목도하고, 차마 위로 성명(聖明)을 저버리고 아래로 배운 바를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에 간직한 충언을 남김없이 전하께 호소한 것이 두세 차례에 이르도록 그칠 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대저 병기를 들고 사람을 찌를 경우에 그 병기에 죄가 돌아가지 않고 병기를 든 사람에게 죄가 돌아가며, 독충을 길러 사람을 해친다면 그 독충을 허물하지 않고 그 독충을 기른 집에 허물이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거룩하신 전하께서 이렇게 간특한 자를 용납하여 모두가 버린 자를 취함으로써 여러 사람의 분노를 일으켜 조정을 궤란시키는데도 염려하지 않고 사류(士類)들을 무함하여도 돌보지 않으시니, 병기를 들고 독충을 기르는데서 오는 해로움이 어찌 없겠습니까 신들은 삼가 통탄하고 있습니다.

해와 달은 멀리 비추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밝음을 우러러보고, 천둥 벼락은 우르르 내리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위엄에 굴복합니다. 도깨비가 회롱하고 있는데도 이를 밝게 비추지 못하고 벼락치지 못한다면 어떻게 밝은 위엄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홍여순은 음험하고 방종하여 집에 있으면 집이 해롭고 나라에 있으면 나라가 해로우니 그 앙화가 어찌 사람을 찌르고 생물을 해치는 데에 그치겠습니까. 해괴한 무리들이 기염을 토하고 위세를 부리면서 사방을 주름잡고 일세(一世)를 속박하니, 이는 뱀에게 발을 붙여 주고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과 같습니다. 어찌 두렵지 않겠습니까. 삼사(三司)에서 발론된 공론(公論)은 마치 방천(防川)이 터진 것과 같아서 진실로 막을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전하께서는 오히려 결단을 아끼시고 오래도록 유음(兪音)을 내리지 않으시면서, 벼슬이 높으면 재신(宰臣)이라 하여 용서하고 벼슬이 낮으면 대간·시종이라고 용서하시니, 신료(臣僚)들을 대우하는 전하의 뜻은 거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대(銀臺)와 옥서(玉署)는 소인배들이 모여 있을 곳이 아니고, 백부(柏府)와 미원(薇垣)이 어찌 간사한 무리들이 모이는 곳이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더욱 답답해 하고 대중(大衆)의 울분이 더욱 격렬합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위로는 종묘 사직을 생각하시고 아래로는 생민들을 진념(軫念)하시어 쾌히 공론을 따름으로써 중외의 여망(輿望)에 부응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이미 체직하였으니 시끄럽게 하지 말라."

하였다.

원문

○弘文館 【副提學黃祐漢、校理任守正、副校理尹繼善、副修撰李晟慶。】 上箚曰: "兵曹判書洪汝諄擧國之所同棄, 衆人之所共怒, 覆載之容惡, 鬼神之議誅, 蓋已久矣。 臣等今日之論。 爲宗社也, 爲殿下也, 爲生民也。 豈敢好爲議論, 自作不靖, 以餌讒賊之口哉? 顧以微末, 待罪論思, 目見大奸當途, 國事日去, 邦本日搖, 內而百僚盡心, 外而四方解體, 危亡之禍, 迫在朝夕, 不忍上負聖明, 下負所學所以披肝瀝膽, 仰叫冕旒之下, 至二至三, 而不知止者也。 夫操兵以刃人, 則不罪其刃, 而歸罪於所操之人; 蓄蠱以殃物, 則不咎其蠱, 而歸咎於所畜之家。 以殿下之聖神, 容一巨慝, 取同棄而拂衆怒, 壞亂朝著, 而莫之念, 傾陷士類, 而莫之恤, 其得無操兵蓄蠱之害乎? 臣等竊痛焉。 日月有照臨之遠, 故人仰其明; 雷霆有震擊之畏, 故人服其威。 魑魅魍魎, 跳躑揶揄, 而不能照臨震擊, 則烏在其克明克威也? 汝諄之兇險悖縱。 在于家而必害, 在于國而必兇, 其禍豈止於刃人殃物, 而怪鬼之輩, 噓焰皷勢, 網羅四方, 箝制一世, 是猶蛇足而虎翼, 豈不大可懼哉? 三司公論之發, 若防川已潰, 固不可遏, 而殿下猶靳快斷, 久閟兪音, 官高則以宰臣容之, 位卑則以臺侍貸之, 殿下待臣僚之意, 則可謂盛矣, 而銀臺玉署, 非群小蟠蟄之所; 柏府薇垣, 豈衆邪翔集之地乎? 輿情愈鬱, 衆憤益激。 伏願殿下上念宗社, 下軫生民, 快從公論, 以慰中外之望。 答曰: "已遞, 勿騷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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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24권, 선조 33년 4월 18일 辛卯 4/4 기사 / 1600년 명 만력(萬曆) 28년

홍문관에서 병조 판서 홍여순의 삭탈 관작을 청하는 차자를 올리다

국역

홍문관이 【부제학 황우한(黃佑漢), 교리 임수정(任守正), 부교리 윤계선(尹繼善), 부수찬 이성경(李晟慶). 】 차자를 올리기를,

"병조 판서 홍여순은 온 나라 사람이 버렸고 여러 사람들이 모두 통분하게 여기는 바로 천지에 용납될 수 없는 악이어서 귀신들이 천벌(天罰)을 의논한 지 이미 오래입니다. 오늘날 신들의 논의는 종묘 사직을 위함이요, 전하를 위한 일이요, 생민(生民)을 위한 일입니다. 어찌 감히 의논을 좋아하여 스스로 부정(不靖)한 일을 만들어 참소하는 꼬투리를 만드는 것이겠습니까.

돌아보건대 저희들은 미천한 몸으로 논사(論思)의 직분에 있으며 대간(大奸)이 요직에 있으면서 국사가 날로 그릇되고 방본(邦本)이 날로 흔들려 안으로는 관료들의 마음이 손상되고 밖으로는 사방이 해이해져 위태로운 앙화가 조석(朝夕)에 임박했음을 목도하고, 차마 위로 성명(聖明)을 저버리고 아래로 배운 바를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에 간직한 충언을 남김없이 전하께 호소한 것이 두세 차례에 이르도록 그칠 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대저 병기를 들고 사람을 찌를 경우에 그 병기에 죄가 돌아가지 않고 병기를 든 사람에게 죄가 돌아가며, 독충을 길러 사람을 해친다면 그 독충을 허물하지 않고 그 독충을 기른 집에 허물이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거룩하신 전하께서 이렇게 간특한 자를 용납하여 모두가 버린 자를 취함으로써 여러 사람의 분노를 일으켜 조정을 궤란시키는데도 염려하지 않고 사류(士類)들을 무함하여도 돌보지 않으시니, 병기를 들고 독충을 기르는데서 오는 해로움이 어찌 없겠습니까 신들은 삼가 통탄하고 있습니다.

해와 달은 멀리 비추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밝음을 우러러보고, 천둥 벼락은 우르르 내리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위엄에 굴복합니다. 도깨비가 회롱하고 있는데도 이를 밝게 비추지 못하고 벼락치지 못한다면 어떻게 밝은 위엄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홍여순은 음험하고 방종하여 집에 있으면 집이 해롭고 나라에 있으면 나라가 해로우니 그 앙화가 어찌 사람을 찌르고 생물을 해치는 데에 그치겠습니까. 해괴한 무리들이 기염을 토하고 위세를 부리면서 사방을 주름잡고 일세(一世)를 속박하니, 이는 뱀에게 발을 붙여 주고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과 같습니다. 어찌 두렵지 않겠습니까. 삼사(三司)에서 발론된 공론(公論)은 마치 방천(防川)이 터진 것과 같아서 진실로 막을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전하께서는 오히려 결단을 아끼시고 오래도록 유음(兪音)을 내리지 않으시면서, 벼슬이 높으면 재신(宰臣)이라 하여 용서하고 벼슬이 낮으면 대간·시종이라고 용서하시니, 신료(臣僚)들을 대우하는 전하의 뜻은 거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대(銀臺)와 옥서(玉署)는 소인배들이 모여 있을 곳이 아니고, 백부(柏府)와 미원(薇垣)이 어찌 간사한 무리들이 모이는 곳이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더욱 답답해 하고 대중(大衆)의 울분이 더욱 격렬합니다. 삼가 바라건대, 전하께서는 위로는 종묘 사직을 생각하시고 아래로는 생민들을 진념(軫念)하시어 쾌히 공론을 따름으로써 중외의 여망(輿望)에 부응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이미 체직하였으니 시끄럽게 하지 말라."

하였다.

원문

○弘文館 【副提學黃祐漢、校理任守正、副校理尹繼善、副修撰李晟慶。】 上箚曰: "兵曹判書洪汝諄擧國之所同棄, 衆人之所共怒, 覆載之容惡, 鬼神之議誅, 蓋已久矣。 臣等今日之論。 爲宗社也, 爲殿下也, 爲生民也。 豈敢好爲議論, 自作不靖, 以餌讒賊之口哉? 顧以微末, 待罪論思, 目見大奸當途, 國事日去, 邦本日搖, 內而百僚盡心, 外而四方解體, 危亡之禍, 迫在朝夕, 不忍上負聖明, 下負所學所以披肝瀝膽, 仰叫冕旒之下, 至二至三, 而不知止者也。 夫操兵以刃人, 則不罪其刃, 而歸罪於所操之人; 蓄蠱以殃物, 則不咎其蠱, 而歸咎於所畜之家。 以殿下之聖神, 容一巨慝, 取同棄而拂衆怒, 壞亂朝著, 而莫之念, 傾陷士類, 而莫之恤, 其得無操兵蓄蠱之害乎? 臣等竊痛焉。 日月有照臨之遠, 故人仰其明; 雷霆有震擊之畏, 故人服其威。 魑魅魍魎, 跳躑揶揄, 而不能照臨震擊, 則烏在其克明克威也? 汝諄之兇險悖縱。 在于家而必害, 在于國而必兇, 其禍豈止於刃人殃物, 而怪鬼之輩, 噓焰皷勢, 網羅四方, 箝制一世, 是猶蛇足而虎翼, 豈不大可懼哉? 三司公論之發, 若防川已潰, 固不可遏, 而殿下猶靳快斷, 久閟兪音, 官高則以宰臣容之, 位卑則以臺侍貸之, 殿下待臣僚之意, 則可謂盛矣, 而銀臺玉署, 非群小蟠蟄之所; 柏府薇垣, 豈衆邪翔集之地乎? 輿情愈鬱, 衆憤益激。 伏願殿下上念宗社, 下軫生民, 快從公論, 以慰中外之望。 答曰: "已遞, 勿騷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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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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