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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05권, 선조 31년 10월 3일 乙卯 4/7 기사 / 1598년 명 만력(萬曆) 26년

비망기로 영의정 논죄 문제에 대해 전교하다

국역

비망기(備忘記)로 정원에 전교하였다.

"금일 조정이 분분(紛紛)한 것은 영의정을 논죄하기 때문이다. 다른 일은 내가 아는 바가 아니고 또한 눈으로 본 일도 아니다. 다만 연경(燕京)에 가는 한 가지 일은 분명히 영의정이 잘못 처신한 것이다. 지금 무함(誣陷)을 당한 일이 어떠한 일인가. 임금 혼자서 무함당한 것일 뿐만 아니라 압록강(鴨綠江) 동쪽에 사는 사람이 모두 무함을 당한 것이니, 군신(君臣) 모두가 각기 스스로 해야 할 도리를 다하는 것이 옳고 평소 영의정이 되어 국사(國事)를 담당한 자는 난리를 당하여 그 도리를 다하지 아니할 수 없다. 당초 사신을 차출하지 않았을 때에 나는 반드시 대신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여 좌의정에게 뜻을 두고 있었으니, 이는 영의정이 노쇠하고 병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의정을 소환(召還)할 수 없게 되자 그 사세는 영의정에게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엇다.

옛날 고려(高麗) 시대에 한 번 연경(燕京)에 갈 일이 있게 되자 평소 호의호식하며 임금을 섬기던 자들이 모두 회피하여 가지 않고 기일(期日)이 임박하자 정몽주(鄭夢周)가 자청하여 갔는데, 날짜를 계산해서 주야로 달려가 절일(節日)에 도착하매 명 태조(明太祖)가 그 정상을 알고 그의 충성을 가상하게 여겼다. 영의정이 되어 불행하게도 이러한 변고를 만났으니 죽지 않고 어찌할 것인가. 비록 요동(遼東)에서 죽거나 북경(北京)에서 죽거나 자신의 의리를 다할 뿐이다. 아, 서울에 있더라도 감기에 들려 땀이 나지 않으면 5일만에 죽고 학야(鶴野)와 연산(燕山)이더라도 꼭 죽는 곳은 아닌 것이다. 더구나 부모가 위에 있어 만리를 밝게 비추니 어찌 다른 걱정이 있겠는가. 영의정이 당초부터 사신가는 것을 자청하지 않았을 뿐더러 계사에 노병(老病)으로 인하여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말이 있어 정몽주와 판이하였으므로 내가 당초 불만스런 뜻을 가졌다. 이 한 가지 일은 천고(千古)의 공론을 면할 수 없고 대의(大義)에 있어서도 확실히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다. 요즘 의논하는 자들이 만약 한 가지 일을 옹호한다면 한가닥의 공론조차 거의 사라지게 되고 옹호하는 위인도 반드시 정직한 사람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으로 당황하고 일이 많은 중에 우연히 발생한 것이니 크게 해로울 것은 없다. 지금이라도 마땅히 속히 달려가 황은(皇恩)을 받는다면 그 일은 한 때의 웃음거리에 불과할 것이고 충성과 공로가 밝게 우주에 비칠 것이다. 내가 오래 속을 썩인 까닭으로 병이 잇따라 명맥만 붙어 있고 정신이 혼미하여 조석(朝夕)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듯한데 아직 왕위(王位)를 벗어나지 못한 채 한심스러운 시사(時事)와 꽉 막힌 공론과 무너진 의리를 목도하고 있다. 이에 감히 말을 하나 말에 조리가 없고 전도되어 사리에 어떠한지 모르겠다."

원문

○以備忘記, 傳于政院曰:

今日朝著之紛紛, 因論領相之故也。 他餘事, 非予所知, 亦非目見之事, 但赴京一事, 領相未免誤處矣。 今此被誣之事, 何如事也? 非獨君自被誣, 生於鴨綠以東者, 皆被誣也。 君臣各盡其自處之道可也。 平日爲首相當國者, 臨亂不得不盡其道也。 當初使臣之未差出也, 予以爲必大臣往矣, 意在於左相, 蓋以領相衰病故也。 及其右相不得召還, 則其勢不得不及於領相之身上也。 昔高麗時, 有一赴京之行, 平日肉食事君者, 皆避不往, 日期已迫, 鄭夢周自請而行, 計日倂行, 及於節日, 高皇帝燭其情狀, 嘉其忠誠。 身爲首相, 不幸遇此變, 不死何爲? 雖死於遼東, 死於北京, 吾義則盡矣。 嗟嗟! 在京遇寒疾不汗, 則五日而死矣, 鶴野, 燕山, 未必必死之地。 況父母在上, 明照萬里, 又安有他慮乎? 領相初不請行, 及觀啓辭, 有老病不堪之語, 與夢周異矣。 予於是始有不滿之意。 唯此一款, 則不能脫千古之公論也, 而其於大義, 不免於些少未盡處矣。 今日之議者, 若護得此一款, 則一綫公論, 幾乎熄矣, 而其爲人也, 必非正人。 然此出於一時慌忙, 多事間偶然之致, 無大害也。 今宜速出馳赴, 得蒙皇恩, 則此不過一時談笑間事, 而忠勳彪炳, 輝映宇宙矣。 予積傷所致, 憂病相仍, 一息僅存, 失性昏憒, 與死爲隣, 奄奄若不保朝夕, 而姑不得免君位, 目見時事之寒心, 公論之晦塞, 義理之斁敗。 玆敢爲說, 語言荒亂, 顚倒謬戾, 又未知其何如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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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105권, 선조 31년 10월 3일 乙卯 4/7 기사 / 1598년 명 만력(萬曆) 26년

비망기로 영의정 논죄 문제에 대해 전교하다

국역

비망기(備忘記)로 정원에 전교하였다.

"금일 조정이 분분(紛紛)한 것은 영의정을 논죄하기 때문이다. 다른 일은 내가 아는 바가 아니고 또한 눈으로 본 일도 아니다. 다만 연경(燕京)에 가는 한 가지 일은 분명히 영의정이 잘못 처신한 것이다. 지금 무함(誣陷)을 당한 일이 어떠한 일인가. 임금 혼자서 무함당한 것일 뿐만 아니라 압록강(鴨綠江) 동쪽에 사는 사람이 모두 무함을 당한 것이니, 군신(君臣) 모두가 각기 스스로 해야 할 도리를 다하는 것이 옳고 평소 영의정이 되어 국사(國事)를 담당한 자는 난리를 당하여 그 도리를 다하지 아니할 수 없다. 당초 사신을 차출하지 않았을 때에 나는 반드시 대신이 가야 한다고 생각하여 좌의정에게 뜻을 두고 있었으니, 이는 영의정이 노쇠하고 병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의정을 소환(召還)할 수 없게 되자 그 사세는 영의정에게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엇다.

옛날 고려(高麗) 시대에 한 번 연경(燕京)에 갈 일이 있게 되자 평소 호의호식하며 임금을 섬기던 자들이 모두 회피하여 가지 않고 기일(期日)이 임박하자 정몽주(鄭夢周)가 자청하여 갔는데, 날짜를 계산해서 주야로 달려가 절일(節日)에 도착하매 명 태조(明太祖)가 그 정상을 알고 그의 충성을 가상하게 여겼다. 영의정이 되어 불행하게도 이러한 변고를 만났으니 죽지 않고 어찌할 것인가. 비록 요동(遼東)에서 죽거나 북경(北京)에서 죽거나 자신의 의리를 다할 뿐이다. 아, 서울에 있더라도 감기에 들려 땀이 나지 않으면 5일만에 죽고 학야(鶴野)와 연산(燕山)이더라도 꼭 죽는 곳은 아닌 것이다. 더구나 부모가 위에 있어 만리를 밝게 비추니 어찌 다른 걱정이 있겠는가. 영의정이 당초부터 사신가는 것을 자청하지 않았을 뿐더러 계사에 노병(老病)으로 인하여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말이 있어 정몽주와 판이하였으므로 내가 당초 불만스런 뜻을 가졌다. 이 한 가지 일은 천고(千古)의 공론을 면할 수 없고 대의(大義)에 있어서도 확실히 다소 미진한 부분이 있다. 요즘 의논하는 자들이 만약 한 가지 일을 옹호한다면 한가닥의 공론조차 거의 사라지게 되고 옹호하는 위인도 반드시 정직한 사람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으로 당황하고 일이 많은 중에 우연히 발생한 것이니 크게 해로울 것은 없다. 지금이라도 마땅히 속히 달려가 황은(皇恩)을 받는다면 그 일은 한 때의 웃음거리에 불과할 것이고 충성과 공로가 밝게 우주에 비칠 것이다. 내가 오래 속을 썩인 까닭으로 병이 잇따라 명맥만 붙어 있고 정신이 혼미하여 조석(朝夕)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듯한데 아직 왕위(王位)를 벗어나지 못한 채 한심스러운 시사(時事)와 꽉 막힌 공론과 무너진 의리를 목도하고 있다. 이에 감히 말을 하나 말에 조리가 없고 전도되어 사리에 어떠한지 모르겠다."

원문

○以備忘記, 傳于政院曰:

今日朝著之紛紛, 因論領相之故也。 他餘事, 非予所知, 亦非目見之事, 但赴京一事, 領相未免誤處矣。 今此被誣之事, 何如事也? 非獨君自被誣, 生於鴨綠以東者, 皆被誣也。 君臣各盡其自處之道可也。 平日爲首相當國者, 臨亂不得不盡其道也。 當初使臣之未差出也, 予以爲必大臣往矣, 意在於左相, 蓋以領相衰病故也。 及其右相不得召還, 則其勢不得不及於領相之身上也。 昔高麗時, 有一赴京之行, 平日肉食事君者, 皆避不往, 日期已迫, 鄭夢周自請而行, 計日倂行, 及於節日, 高皇帝燭其情狀, 嘉其忠誠。 身爲首相, 不幸遇此變, 不死何爲? 雖死於遼東, 死於北京, 吾義則盡矣。 嗟嗟! 在京遇寒疾不汗, 則五日而死矣, 鶴野, 燕山, 未必必死之地。 況父母在上, 明照萬里, 又安有他慮乎? 領相初不請行, 及觀啓辭, 有老病不堪之語, 與夢周異矣。 予於是始有不滿之意。 唯此一款, 則不能脫千古之公論也, 而其於大義, 不免於些少未盡處矣。 今日之議者, 若護得此一款, 則一綫公論, 幾乎熄矣, 而其爲人也, 必非正人。 然此出於一時慌忙, 多事間偶然之致, 無大害也。 今宜速出馳赴, 得蒙皇恩, 則此不過一時談笑間事, 而忠勳彪炳, 輝映宇宙矣。 予積傷所致, 憂病相仍, 一息僅存, 失性昏憒, 與死爲隣, 奄奄若不保朝夕, 而姑不得免君位, 目見時事之寒心, 公論之晦塞, 義理之斁敗。 玆敢爲說, 語言荒亂, 顚倒謬戾, 又未知其何如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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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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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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