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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41권, 선조 26년 8월 4일 乙酉 3/3 기사 / 1593년 명 만력(萬曆) 21년

비변사가 김천일·황진·이종인·장윤 등의 포상을 청하다

국역

비변사가 아뢰기를,

"진주성(晉州城)이 함락될 때 싸우다가 죽은 문무(文武) 제장(諸將)들에게 서둘러 포상(褒賞)의 전례(典禮)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온 성이 다 도륙되어 한 사람도 살아난 자가 없고 우리 나라의 제군(諸軍)도 감히 가까이 간 자가 없어 당시의 상황을 목격하고서 말할 수 있는 자가 한 사람도 없었으므로 진실된 보고를 기다리고자 하여 감히 계청하지 못하였습니다.

근자에 전후의 장계를 상고하고 계문을 참고해 보건대, 판결사(判決事) 김천일(金千鎰)은 몸소 성을 순행하면서 눈물로 사졸들을 위무하였고 성이 함락될 때 좌우가 부축해 일으켜서 피하기를 권하였으나 천일은 꼼짝도 하지 않고 앉은 채 ‘나는 이곳에서 죽을 것이니 너희들이나 피하라.’ 하고서 최영회(崔永會)와 더불어 촉석루(矗石樓) 위에서 통곡을 하고는 이내 스스로 벼랑 밑으로 몸을 던져 죽었습니다.

충청 병사(忠淸兵使) 황진(黃進)은 몸소 사졸에 앞장서서 죽기로 역전(力戰)하였습니다. 서쪽 성이 저절로 무너지자 황진은 옷과 전립(戰笠)을 벗어버리고서 사졸에 앞장서 직접 돌을 져나르며 불을 밝혀 놓고 밤새워 일을 하는 한편, 지성으로 백성들을 개유(開諭)하니 성중의 남녀들도 이에 감격하여 힘을 다해 도왔으므로 하룻밤 사이에 성의 보수를 끝냈습니다. 이튿날 적이 물러가자 황진이 성 밑에 쌓인 시체를 굽어보며 ‘어젯밤의 싸움에서 죽은 적이 거의 천여 명에 이른다.’고 하였는데 그때 성 밑에 잠복하고 있던 적이 쏜 탄환이 이마에 명중되어 죽었습니다.

이종인(李宗仁)은 적 일곱을 사살하고 일어나서 보다가 이마에 철환(鐵丸)을 맞고서 죽었으며, 경상 병사(慶尙兵使) 최경회(崔慶會), 거제 현령(巨濟縣令) 김준민(金俊民)도 성이 함락되던 날에 철환을 맞고서 죽었습니다. 김해 부사(金海府使) 이종인(李宗仁)은 성이 함락되어 군사가 흩어지자 연달아 대전(大箭)을 발사하여 적 일곱을 죽이니 적이 약간 주춤하였는데, 잠시 뒤에 철환을 맞고 죽었습니다.

당인(唐人)의 품첩(稟帖)에는 ‘종인의 용맹이 삼군(三軍)의 으뜸이었다. 진주 사람이 전투를 도와줄 것을 청하자 종인이 연거푸 적 다섯을 쏘아 죽이니 적이 모두 도망하였다. 적이 또 큰 궤(櫃)를 만들어 곡성(曲城)367) 으로 밀고 들어오자 종인이 화살 수십여 대를 쏘아 모두 궤에 맞히고 계속하여 유신(油薪)368) 을 밑으로 던지자 그 섶이 모두 그 박힌 화살에 걸리어 궤에 불이 붙으니 적은 불을 끄기에 정신이 없었는데, 종인은 이때 8명의 적을 쏘아 죽였다. 그날 밤 초경(初更)에 북문(北門)쪽이 위급하여 다시 종인에게 구원을 요청하니, 종인은 그 수하(手下)와 더불어 적을 쏘아 물리쳤다. 그날 밤에 적은 성의 돌을 뽑아내고서 새벽에 돌을 뽑아낸 구멍으로 쳐들어오니, 종인은 궁전(弓箭)을 버리고서 다만 창도(槍刀)를 가지고 적을 쳐죽였는데 시체가 산처럼 쌓였다. 적이 약간 물러갔을 때 신북문(新北門)의 창의군(倡義軍)이 형세가 다급함을 보고서 신북문을 버리고 촉석루로 달아나자 적이 드디어 성을 넘어 들어왔는데 종인도 철환을 맞고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전 만호(萬戶) 장윤(張潤)은 몸에 철환을 맞고도 동요하지 않고서 상처를 싸매고 역전(力戰)하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이 몇 사람들은 평소의 역전한 공만으로도 이미 높여 줄 만한데, 함께 한 성에 있으면서 죽음으로 지켜 떠나지 않았고 성이 함락되던 날 의열(義烈)이 이와 같았으니 아울러 특별히 포상하여 충혼(忠魂)을 위로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포상하는 것이 진실로 마땅하다. 그러나 이미 선전관(宣傳官)을 보냈으니 우선 선전관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할 듯하다."

하였다.

  • [註 367] 곡성(曲城) : 성문 밖으로 구부려 둘러 쌓은 성. 곧 옹성(甕城).
  • [註 368] 유신(油薪) : 기름을 부은 섶.

원문

○備邊司啓曰: "晋州城陷時, 文武諸將死事者, 當急示褒賞之典, 而一城屠戮, 無一人得脫。 我國諸軍無敢近前, 亦無一人目見, 而能言者, 故欲待實報, 未敢啓請矣。 近據前後狀啓, 參以啓聞, 則判決事金千鎰親自巡城, 泣撫士卒, 及城陷, 左右扶起勸避, 千鎰堅坐不起曰: ‘我當死於此。 汝等可避去。’ 與崔永會痛哭於矗石樓上, 自投崖下而死。 忠淸兵使黃進, 身先士卒, 殊死力戰。 西城自頹, 進脫衣與笠, 親自負石, 爲士卒先, 徹夜(薰)〔董〕 役, 以至誠開諭, 城中男女感激效力, 一夜畢築。 翌日賊退, 進俯視城下積屍曰: ‘昨夜之戰, 賊死者幾至千餘。’ 有賊潛伏發丸, 正中其頂而死。 李宗仁射殺七賊, 起而觀之, 額中鐵丸而死。 慶尙兵使崔慶會、巨濟縣令金俊民, 城陷之日, 中丸而死。 金海府使李宗仁, 城陷軍散, 連發大箭, 洞貫七賊, 賊少退, 俄而中丸而死。 唐人稟帖, ‘宗仁勇冠三軍, 晋人請助戰, 宗仁連射五賊, 賊皆遁走。 賊造大櫃, 擁入曲城, 宗仁以數十餘箭, 射中櫃子, 繼下油薪, 薪皆掛着於箭, 賊撲滅救火, 宗仁連射八賊。 其日初更, 北門急, 又請宗仁, 與其手下, 射退之。 其夜, 賊拔其城石, 黎明, 賊自拔石處突入。 宗仁捨其弓箭, 直以搶刀格殺, (死)〔屍〕 堆積如山, 賊少退, 而新北門倡義軍, 見勢急, 棄向矗石樓上, 賊遂踰城而入, 宗仁中丸死’ 云。 前萬戶張潤, 身中鐵丸, 曾不搖動, 裹瘡力戰而死云。 此數人, 平日力戰, 已足可尙, 而同在一城, 死守不去, 城陷之日, 義烈如此, 竝宜特爲褒賞, 以慰忠魂。" 答曰: "固當褒賞, 但已遣宣傳官, 姑待似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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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41권, 선조 26년 8월 4일 乙酉 3/3 기사 / 1593년 명 만력(萬曆) 21년

비변사가 김천일·황진·이종인·장윤 등의 포상을 청하다

국역

비변사가 아뢰기를,

"진주성(晉州城)이 함락될 때 싸우다가 죽은 문무(文武) 제장(諸將)들에게 서둘러 포상(褒賞)의 전례(典禮)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온 성이 다 도륙되어 한 사람도 살아난 자가 없고 우리 나라의 제군(諸軍)도 감히 가까이 간 자가 없어 당시의 상황을 목격하고서 말할 수 있는 자가 한 사람도 없었으므로 진실된 보고를 기다리고자 하여 감히 계청하지 못하였습니다.

근자에 전후의 장계를 상고하고 계문을 참고해 보건대, 판결사(判決事) 김천일(金千鎰)은 몸소 성을 순행하면서 눈물로 사졸들을 위무하였고 성이 함락될 때 좌우가 부축해 일으켜서 피하기를 권하였으나 천일은 꼼짝도 하지 않고 앉은 채 ‘나는 이곳에서 죽을 것이니 너희들이나 피하라.’ 하고서 최영회(崔永會)와 더불어 촉석루(矗石樓) 위에서 통곡을 하고는 이내 스스로 벼랑 밑으로 몸을 던져 죽었습니다.

충청 병사(忠淸兵使) 황진(黃進)은 몸소 사졸에 앞장서서 죽기로 역전(力戰)하였습니다. 서쪽 성이 저절로 무너지자 황진은 옷과 전립(戰笠)을 벗어버리고서 사졸에 앞장서 직접 돌을 져나르며 불을 밝혀 놓고 밤새워 일을 하는 한편, 지성으로 백성들을 개유(開諭)하니 성중의 남녀들도 이에 감격하여 힘을 다해 도왔으므로 하룻밤 사이에 성의 보수를 끝냈습니다. 이튿날 적이 물러가자 황진이 성 밑에 쌓인 시체를 굽어보며 ‘어젯밤의 싸움에서 죽은 적이 거의 천여 명에 이른다.’고 하였는데 그때 성 밑에 잠복하고 있던 적이 쏜 탄환이 이마에 명중되어 죽었습니다.

이종인(李宗仁)은 적 일곱을 사살하고 일어나서 보다가 이마에 철환(鐵丸)을 맞고서 죽었으며, 경상 병사(慶尙兵使) 최경회(崔慶會), 거제 현령(巨濟縣令) 김준민(金俊民)도 성이 함락되던 날에 철환을 맞고서 죽었습니다. 김해 부사(金海府使) 이종인(李宗仁)은 성이 함락되어 군사가 흩어지자 연달아 대전(大箭)을 발사하여 적 일곱을 죽이니 적이 약간 주춤하였는데, 잠시 뒤에 철환을 맞고 죽었습니다.

당인(唐人)의 품첩(稟帖)에는 ‘종인의 용맹이 삼군(三軍)의 으뜸이었다. 진주 사람이 전투를 도와줄 것을 청하자 종인이 연거푸 적 다섯을 쏘아 죽이니 적이 모두 도망하였다. 적이 또 큰 궤(櫃)를 만들어 곡성(曲城)367) 으로 밀고 들어오자 종인이 화살 수십여 대를 쏘아 모두 궤에 맞히고 계속하여 유신(油薪)368) 을 밑으로 던지자 그 섶이 모두 그 박힌 화살에 걸리어 궤에 불이 붙으니 적은 불을 끄기에 정신이 없었는데, 종인은 이때 8명의 적을 쏘아 죽였다. 그날 밤 초경(初更)에 북문(北門)쪽이 위급하여 다시 종인에게 구원을 요청하니, 종인은 그 수하(手下)와 더불어 적을 쏘아 물리쳤다. 그날 밤에 적은 성의 돌을 뽑아내고서 새벽에 돌을 뽑아낸 구멍으로 쳐들어오니, 종인은 궁전(弓箭)을 버리고서 다만 창도(槍刀)를 가지고 적을 쳐죽였는데 시체가 산처럼 쌓였다. 적이 약간 물러갔을 때 신북문(新北門)의 창의군(倡義軍)이 형세가 다급함을 보고서 신북문을 버리고 촉석루로 달아나자 적이 드디어 성을 넘어 들어왔는데 종인도 철환을 맞고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전 만호(萬戶) 장윤(張潤)은 몸에 철환을 맞고도 동요하지 않고서 상처를 싸매고 역전(力戰)하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이 몇 사람들은 평소의 역전한 공만으로도 이미 높여 줄 만한데, 함께 한 성에 있으면서 죽음으로 지켜 떠나지 않았고 성이 함락되던 날 의열(義烈)이 이와 같았으니 아울러 특별히 포상하여 충혼(忠魂)을 위로하소서."

하니, 답하기를,

"포상하는 것이 진실로 마땅하다. 그러나 이미 선전관(宣傳官)을 보냈으니 우선 선전관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마땅할 듯하다."

하였다.

  • [註 367] 곡성(曲城) : 성문 밖으로 구부려 둘러 쌓은 성. 곧 옹성(甕城).
  • [註 368] 유신(油薪) : 기름을 부은 섶.

원문

○備邊司啓曰: "晋州城陷時, 文武諸將死事者, 當急示褒賞之典, 而一城屠戮, 無一人得脫。 我國諸軍無敢近前, 亦無一人目見, 而能言者, 故欲待實報, 未敢啓請矣。 近據前後狀啓, 參以啓聞, 則判決事金千鎰親自巡城, 泣撫士卒, 及城陷, 左右扶起勸避, 千鎰堅坐不起曰: ‘我當死於此。 汝等可避去。’ 與崔永會痛哭於矗石樓上, 自投崖下而死。 忠淸兵使黃進, 身先士卒, 殊死力戰。 西城自頹, 進脫衣與笠, 親自負石, 爲士卒先, 徹夜(薰)〔董〕 役, 以至誠開諭, 城中男女感激效力, 一夜畢築。 翌日賊退, 進俯視城下積屍曰: ‘昨夜之戰, 賊死者幾至千餘。’ 有賊潛伏發丸, 正中其頂而死。 李宗仁射殺七賊, 起而觀之, 額中鐵丸而死。 慶尙兵使崔慶會、巨濟縣令金俊民, 城陷之日, 中丸而死。 金海府使李宗仁, 城陷軍散, 連發大箭, 洞貫七賊, 賊少退, 俄而中丸而死。 唐人稟帖, ‘宗仁勇冠三軍, 晋人請助戰, 宗仁連射五賊, 賊皆遁走。 賊造大櫃, 擁入曲城, 宗仁以數十餘箭, 射中櫃子, 繼下油薪, 薪皆掛着於箭, 賊撲滅救火, 宗仁連射八賊。 其日初更, 北門急, 又請宗仁, 與其手下, 射退之。 其夜, 賊拔其城石, 黎明, 賊自拔石處突入。 宗仁捨其弓箭, 直以搶刀格殺, (死)〔屍〕 堆積如山, 賊少退, 而新北門倡義軍, 見勢急, 棄向矗石樓上, 賊遂踰城而入, 宗仁中丸死’ 云。 前萬戶張潤, 身中鐵丸, 曾不搖動, 裹瘡力戰而死云。 此數人, 平日力戰, 已足可尙, 而同在一城, 死守不去, 城陷之日, 義烈如此, 竝宜特爲褒賞, 以慰忠魂。" 答曰: "固當褒賞, 但已遣宣傳官, 姑待似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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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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