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실록8권, 선조 7년 1월 27일 癸卯 3/5 기사 / 1574년 명 만력(萬曆) 2년
주강에서 김우옹 등이 수원에서 어미를 살해한 일, 재변 등을 아뢰다
국역
주강에 나아갔다. ‘벼슬을 임명할 때는 오직 현명함과 재능을 가지고 한다.’ 한 대문에서 ‘이러므로 군자를 임용하는 것이다.’까지 진강하였다. 진강이 끝나자, 김우옹이 신응시와 함께 아뢰기를,
"수원(水原) 백성이 어미를 시해한 일은 중대한 강상의 변입니다. 원을 파직하고 혁파하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그렇지 않다. 당 태종이 ‘요순 같은 성인들도 오히려 그 아들을 감화시키지 못했다.’고 말했으니, 수령이 어떻게 집집마다 봉해줄 만하도록 백성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만일 그렇게 한다면 죄를 서로 덮어 버려서 도리어 폐단이 생길 것이다."
하였다. 천재(天災)와 인변(人變)에 관하여 언급되자, 상이 김우옹에게 이르기를,
"하늘과 사람의 이치를 내가 알지 못하니 자세하게 진달하라."
하니, 아뢰기를,
"대저 하늘과 사람은 하나의 이치로 사람의 마음속에 천도(天道)의 원형이정(元亨利貞)이 갖추어졌는데, 꼭 들어맞아 사이가 없이 쉬지 않고 유행합니다. 이러므로 아래 있는 인간의 마음도 밝고 밝으며 위에 있는 하늘도 빛나고 빛나서 서로 유통할 적에 재변이나 상서의 감응이 어긋나지 않는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그렇다. 대저 착한 짓을 하면 상서를 내리고 악한 짓을 하면 재앙을 내리는 것은 본시 천리가 그와 같아 틀림이 없는 것이다. 옛사람이 ‘임금을 인애(仁愛)해서이다.’라고 한 말도 임금된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이지 어찌 하늘이 의식이 있어 그렇게 하는 것이겠는가."
하고, 또 이르기를,
"수 양제(隋煬帝)는 극도로 흉악하므로 하늘이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재변이 없었다는데, 이런 유는 내가 알 수 없는 것이다."
하니, 김우옹이 아뢰기를,
"하늘과 사람은 하나의 이치라서 감응이 있는 것이지 어찌 인간이 그 사이에서 조작하여 희로(喜怒)를 주장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옛사람이 ‘고종(高宗)은 하늘과 덕이 같았기 때문에 잘못이 있자 즉시 꿩이 우는 이변이 있었고, 수 양제는 극도로 무도하여 하늘과 막혀 버렸기 때문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했으니, 혹 그런 일이 있을 듯도 합니다."
하였다. 그 뒤에 경연에서 상이 또 이에 관한 일을 묻자, 김우옹이 또 아뢰기를,
"하늘이 뜻이 있어서 재변이 있게 하거나 없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인도(人道)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천리가 유행되기도 하고 막혀 버리기도 하는 차이가 있는 것이므로 혹 그런 이치가 있을 듯도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이 일은 끝내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걸(桀)은 극도로 악한 사람이었는데도 하(夏)나라에 재앙을 내려 그의 죄가 드러나게 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니, 김우옹이 아뢰기를,
"크게 무도한 세상에는 재변이 없다는 말은, 이는 따로 한 가지 도리가 있는 것인 듯합니다. 항상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였다. 그 뒤에 이이가 입시했었는데 상이 묻자, 이이가 아뢰기를,
"하늘과 사람의 사이에는 단지 착한 사람은 복받고 악한 사람은 화를 입게 되는 이치만 있으니, 크게 무도한 세상에는 재앙이 없다는 말은 옳은 말이 아닙니다."
하니, 상이 그럴 것이라고 여겼다.
- 【태백산사고본】 5책 8권 7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289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과학-천기(天氣)
원문
○晝講。 自任官惟賢才, 止所以任君子也。 講訖, 宇顒與辛應時啓曰: "水原民弑母, 綱常之變甚矣。 請罷其守、革其邑。" 上曰: "不然。 唐 太宗有言, 堯、舜之聖, 尙不能化其子, 守令安能敎其民, 而比屋可封乎? 若如是, 則爭相掩覆, 反有弊矣。" 言及天人災變之事, 上謂宇顒曰: "天人之理, 予未有知, 其細陳之。" 啓曰: "大抵, 天人一理也。 人心腔子裏, 天道之元亨利貞具焉。 沕合無間, 流行不息, 所以明明在下, 赫赫在上, 流通相與, 而災祥之應不爽也。" 上曰: "然, 大抵作善降祥, 作惡降災, 自是天理如此, 而不差也。 古人所謂仁愛人君, 在人君思之, 則如此耳。 天豈有意, 而爲之哉? 又言隋 煬, 極惡窮凶, 上天不顧, 故無災, 此類予所未曉。" 宇顒曰: "天人一理, 所以有感應。 豈有人爲於其間, 而主張喜怒哉? 然古人言, 高宗與天合德, 故纔有失, 卽有雉雊之異, 隋 煬無道之極, 與天阻隔, 故漠然無應, 恐或有是理也。" 其後筵中, 上又問此事, 宇顒又言: "天非有意, 而有災無災也。 但人之有道無道, 便有天理流行與阻隔之異, 故恐或有此理也。" 上曰: "此終不可曉, 若爾, 則桀非不極惡, 而降災于夏, 以彰罪何也?" 宇顒曰: "大無道之世, 無災云者, 此恐別有一道耳。 非謂常常如是也。" 其後李珥入侍, 上問之。 珥曰: "天人之間, 只有福善禍淫之理。 大無道之世, 無災云者, 其說非是。" 上以爲: "然。"
- 【태백산사고본】 5책 8권 7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289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과학-천기(天氣)
선조실록8권, 선조 7년 1월 27일 癸卯 3/5 기사 / 1574년 명 만력(萬曆) 2년
주강에서 김우옹 등이 수원에서 어미를 살해한 일, 재변 등을 아뢰다
국역
주강에 나아갔다. ‘벼슬을 임명할 때는 오직 현명함과 재능을 가지고 한다.’ 한 대문에서 ‘이러므로 군자를 임용하는 것이다.’까지 진강하였다. 진강이 끝나자, 김우옹이 신응시와 함께 아뢰기를,
"수원(水原) 백성이 어미를 시해한 일은 중대한 강상의 변입니다. 원을 파직하고 혁파하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그렇지 않다. 당 태종이 ‘요순 같은 성인들도 오히려 그 아들을 감화시키지 못했다.’고 말했으니, 수령이 어떻게 집집마다 봉해줄 만하도록 백성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만일 그렇게 한다면 죄를 서로 덮어 버려서 도리어 폐단이 생길 것이다."
하였다. 천재(天災)와 인변(人變)에 관하여 언급되자, 상이 김우옹에게 이르기를,
"하늘과 사람의 이치를 내가 알지 못하니 자세하게 진달하라."
하니, 아뢰기를,
"대저 하늘과 사람은 하나의 이치로 사람의 마음속에 천도(天道)의 원형이정(元亨利貞)이 갖추어졌는데, 꼭 들어맞아 사이가 없이 쉬지 않고 유행합니다. 이러므로 아래 있는 인간의 마음도 밝고 밝으며 위에 있는 하늘도 빛나고 빛나서 서로 유통할 적에 재변이나 상서의 감응이 어긋나지 않는 것입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그렇다. 대저 착한 짓을 하면 상서를 내리고 악한 짓을 하면 재앙을 내리는 것은 본시 천리가 그와 같아 틀림이 없는 것이다. 옛사람이 ‘임금을 인애(仁愛)해서이다.’라고 한 말도 임금된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이지 어찌 하늘이 의식이 있어 그렇게 하는 것이겠는가."
하고, 또 이르기를,
"수 양제(隋煬帝)는 극도로 흉악하므로 하늘이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재변이 없었다는데, 이런 유는 내가 알 수 없는 것이다."
하니, 김우옹이 아뢰기를,
"하늘과 사람은 하나의 이치라서 감응이 있는 것이지 어찌 인간이 그 사이에서 조작하여 희로(喜怒)를 주장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옛사람이 ‘고종(高宗)은 하늘과 덕이 같았기 때문에 잘못이 있자 즉시 꿩이 우는 이변이 있었고, 수 양제는 극도로 무도하여 하늘과 막혀 버렸기 때문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했으니, 혹 그런 일이 있을 듯도 합니다."
하였다. 그 뒤에 경연에서 상이 또 이에 관한 일을 묻자, 김우옹이 또 아뢰기를,
"하늘이 뜻이 있어서 재변이 있게 하거나 없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인도(人道)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천리가 유행되기도 하고 막혀 버리기도 하는 차이가 있는 것이므로 혹 그런 이치가 있을 듯도 합니다."
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이 일은 끝내 이해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걸(桀)은 극도로 악한 사람이었는데도 하(夏)나라에 재앙을 내려 그의 죄가 드러나게 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니, 김우옹이 아뢰기를,
"크게 무도한 세상에는 재변이 없다는 말은, 이는 따로 한 가지 도리가 있는 것인 듯합니다. 항상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였다. 그 뒤에 이이가 입시했었는데 상이 묻자, 이이가 아뢰기를,
"하늘과 사람의 사이에는 단지 착한 사람은 복받고 악한 사람은 화를 입게 되는 이치만 있으니, 크게 무도한 세상에는 재앙이 없다는 말은 옳은 말이 아닙니다."
하니, 상이 그럴 것이라고 여겼다.
- 【태백산사고본】 5책 8권 7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289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과학-천기(天氣)
원문
○晝講。 自任官惟賢才, 止所以任君子也。 講訖, 宇顒與辛應時啓曰: "水原民弑母, 綱常之變甚矣。 請罷其守、革其邑。" 上曰: "不然。 唐 太宗有言, 堯、舜之聖, 尙不能化其子, 守令安能敎其民, 而比屋可封乎? 若如是, 則爭相掩覆, 反有弊矣。" 言及天人災變之事, 上謂宇顒曰: "天人之理, 予未有知, 其細陳之。" 啓曰: "大抵, 天人一理也。 人心腔子裏, 天道之元亨利貞具焉。 沕合無間, 流行不息, 所以明明在下, 赫赫在上, 流通相與, 而災祥之應不爽也。" 上曰: "然, 大抵作善降祥, 作惡降災, 自是天理如此, 而不差也。 古人所謂仁愛人君, 在人君思之, 則如此耳。 天豈有意, 而爲之哉? 又言隋 煬, 極惡窮凶, 上天不顧, 故無災, 此類予所未曉。" 宇顒曰: "天人一理, 所以有感應。 豈有人爲於其間, 而主張喜怒哉? 然古人言, 高宗與天合德, 故纔有失, 卽有雉雊之異, 隋 煬無道之極, 與天阻隔, 故漠然無應, 恐或有是理也。" 其後筵中, 上又問此事, 宇顒又言: "天非有意, 而有災無災也。 但人之有道無道, 便有天理流行與阻隔之異, 故恐或有此理也。" 上曰: "此終不可曉, 若爾, 則桀非不極惡, 而降災于夏, 以彰罪何也?" 宇顒曰: "大無道之世, 無災云者, 此恐別有一道耳。 非謂常常如是也。" 其後李珥入侍, 上問之。 珥曰: "天人之間, 只有福善禍淫之理。 大無道之世, 無災云者, 其說非是。" 上以爲: "然。"
- 【태백산사고본】 5책 8권 7장 B면【국편영인본】 21책 289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과학-천기(天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