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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31권, 명종 20년 8월 27일 辛卯 5/9 기사 / 1565년 명 가정(嘉靖) 44년

양사가 정난정의 부인첩 회수와 전연사 별제 황대임 등의 죄를 청하다

국역

양사가 아뢰기를,

"국가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명분과 강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적실과 첩실은 분별이 엄중하여 명호가 한번 정하여지면 하늘과 땅을 바꿀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만약 귀천과 존비의 예절이 한번 뒤바뀌게 되면 기강(紀綱)을 세울 수가 없어서 끝내는 문란하게 될 것입니다. 윤원형의 첩은 관비 소생인데 윤원형이 자기에게 고혹된 것을 믿고서 적실 자리를 빼앗을 계책을 세워 온갖 방법으로 참소하여 윤원형으로 하여금 정처를 내쫓고 자기를 올려 부인을 삼게 하여 우리 조정이 200년 동안 유지하고 구축해 온 명분과 이륜(彝倫)을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하였으니, 지금 개정하지 않는다면 삼강 오륜이 이로부터 질서를 잃어서 나라를 다스릴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부인첩(夫人帖)을 도로 거두어 정처와 첩실의 명분을 바루소서.

그리고 전연사 별제(典涓司別提) 황대임(黃大任)은 자기 여식이 본래 배앓이 병이 있는 줄을 알면서도 동궁 빈을 간택할 당시 음흉하고 간사한 윤원형의 계략을 순순히 따라 넌지시 서로 모의하여 병이 있는 것을 숨겼을 뿐만 아니라 오주(五柱)까지 고쳐가며 속여 선(選)에 들게 하여 사람들이 몹시 분개하고 있으니, 귀양보내어 그 죄를 징계하소서.

봉상시 정 안함(安馠)은 역당(逆黨)에 간여한 사람으로 훈작을 삭탈당하고 귀양갔었는데, 권간(權奸)과 결혼하여 일가를 이루었고 심지어 죄를 씻고 다시 조정의 반열에 끼었으니 후일의 폐단을 예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직시키고 다시 서용하지 마소서. 【안함은 윤원형과 혼인을 맺어 발신(發身)을 도모하였으므로 원래 비열한 사람인데, 안함의 죄를 논할 때에 무슨 핑계를 댈 것이 없어서 역당에 간여했다고 운운하는가. 어쩌면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가. 당시에 사람들이 을사 사화에 연루되었던 사람의 원통함을 풀어주고 은혜를 베풀기를 성상에게 간절히 바랐었는데 대간인 자가 도리어 역당이라고 지목했으니, 이는 안함 한 사람 때문에 여러 현인들이 신원(伸冤)될 길을 막아놓은 것이니 식자들이 한심스럽게 여겼다.】

전 예조 판서 윤춘년(尹春年)은 인물이 경망스럽고 사리에 어두워 직임을 제수할 적마다 자기 마음대로 신규(新規)를 만들기도 하고 구법(舊法)을 고치기도 하여 어수선하게 만들어서 중외의 사람이 따를 바를 모르게 하였으니, 조정이 안정되지 않는 것은 이 사람 때문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육경의 반열에 있는 자는 당연히 안정에 힘써야 하는데 경솔한 생각으로 함부로 행동하여 걸핏하면 정치를 문란하게 만들어서 본디 물의(物議)가 많았으니 파직하소서." 【윤춘년은 윤원형의 족제(族弟)이다. 윤원형에게 빌붙어서 상소하여 윤원로(尹元老)를 죄주도록 청했는데 이 때문에 발신하여 청현직을 두루 거쳤다. 경망스럽고 방자하며 자신(自信)하였으므로 경박한 무리가 많이 좇아 강학(講學)하였는데, 윤춘년이 망령되게 스스로 존대하게 여겨 스승으로 자처하고 스스로 득도(得道)하였다고 하였으나 그의 논설은 모두가 불가(佛家)와 노자(老子)의 학설을 수습한 것이고 실상 정견(正見)이 없었으니 식자들이 그의 망령된 행동을 비웃었다. 다만 벼슬살이를 하면서 약간 청렴하였으므로 원망도 가벼워 파직만 시켰다.】

하니, 답하기를,

"전 영상의 첩에 대한 일은 문정 왕후가 부인으로 올리는 것을 허락하였고 지금 벌써 여러 해가 되었으니 자주 고칠 수가 없으므로 윤허하지 않는다. 황대임은 귀양보내는 것이 과한 듯하니 영원토록 서용치 말라. 안함은 파직하여 서용치 않게까지 하는 것은 불가하니, 윤허하지 않는다. 윤춘년은 이처럼 물의가 있으니 아무리 경망한 사람일지라도 근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재상을 파직시킬 필요는 없으니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모두 한 달이 지나도록 오래 아뢰니 그제야 윤허하였다.

원문

○兩司啓曰: "國家之所以維持者, 以其有名分綱常也。 嫡妾分嚴, 名號已定, 則猶天地之不可易也。 若貴賤尊卑之禮一有倒置, 則無以立人紀, 而終至於紊辭矣。 尹元衡之妾乃官婢之所産也, 而恃其元衡之蠱惑, 遂生奪嫡之計, 讒構百端, 致令元衡黜其正妻, 而陞己爲夫人, 使我朝二百年維持扶植之名分彝(論)〔倫〕 , 一朝斁毁。 今若不卽改正, 則三綱五倫, 從此失敍, 而將無以爲國矣。 請還收夫人帖, 以正嫡妾之分。 且典涓司別提黃大任, 知其女子本有腹病, 而當其爲東宮擇嬪之時, 承順元衡陰邪之計, 潛相謀議, 非徒諱疾, 至改五柱, 欺罔選入, 國人痛憤。 請命黜謫, 以懲其罪。 奉常寺正安馠, 以干預逆黨之人, 削勳被竄, 結婚權奸, 作爲一家。 至於雪其罪, 而復齒於朝, 後弊不可不防。 請罷職不敍。 【馠之結婚元衡, 謀爲發身, 固爲鄙夫。 論馠之罪, 何患無辭, 而必曰干預逆黨云云, 何不量之甚也。 是時乙巳之人, 雪冤推恩, 有望於聖明切矣。 爲臺諫者顧且目之爲逆, 是爲一馠, 而塞諸賢伸枉之路。 識者寒心。】 前禮曹判書尹春年, 人物輕妄, 暗於事理, 每授職任, 輒將私意, 或創新規、或變舊章, 紛更騷擾, 使中外之人, 莫適所從, 朝廷不靜, 未必不由於此人。 身在六卿之列者, 所當務爲安靜, 而率意妄作, 動輒紊政, 素多物議。 請命罷職。" 【春年, 元衡族弟也。 附元衡, 上疏請元老罪。 因此發身, 驟陞淸顯。 輕肆自信, 浮薄之徒多從之講學。 春年妄自尊大, 以師道自處。 自謂得道, 而其所論說, 皆收拾佛老緖餘, 實無所見, 識者笑其妄作。 但居官稍廉, 故聚怨亦輕, 只罷其職。】 答曰: "前領相妾事, 文定王后許陞夫人, 今已多年。 不可續續還改, 不允。" 黃大任謫黜似過, 永不敍用可也。 安馠不可至於罷職不敍, 不允。 尹春年物議如此, 則雖輕妄之人, 豈不謹愼乎? 宰相不必罷職, 不允。" 皆經月久啓, 乃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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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실록31권, 명종 20년 8월 27일 辛卯 5/9 기사 / 1565년 명 가정(嘉靖) 44년

양사가 정난정의 부인첩 회수와 전연사 별제 황대임 등의 죄를 청하다

국역

양사가 아뢰기를,

"국가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명분과 강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적실과 첩실은 분별이 엄중하여 명호가 한번 정하여지면 하늘과 땅을 바꿀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만약 귀천과 존비의 예절이 한번 뒤바뀌게 되면 기강(紀綱)을 세울 수가 없어서 끝내는 문란하게 될 것입니다. 윤원형의 첩은 관비 소생인데 윤원형이 자기에게 고혹된 것을 믿고서 적실 자리를 빼앗을 계책을 세워 온갖 방법으로 참소하여 윤원형으로 하여금 정처를 내쫓고 자기를 올려 부인을 삼게 하여 우리 조정이 200년 동안 유지하고 구축해 온 명분과 이륜(彝倫)을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하였으니, 지금 개정하지 않는다면 삼강 오륜이 이로부터 질서를 잃어서 나라를 다스릴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부인첩(夫人帖)을 도로 거두어 정처와 첩실의 명분을 바루소서.

그리고 전연사 별제(典涓司別提) 황대임(黃大任)은 자기 여식이 본래 배앓이 병이 있는 줄을 알면서도 동궁 빈을 간택할 당시 음흉하고 간사한 윤원형의 계략을 순순히 따라 넌지시 서로 모의하여 병이 있는 것을 숨겼을 뿐만 아니라 오주(五柱)까지 고쳐가며 속여 선(選)에 들게 하여 사람들이 몹시 분개하고 있으니, 귀양보내어 그 죄를 징계하소서.

봉상시 정 안함(安馠)은 역당(逆黨)에 간여한 사람으로 훈작을 삭탈당하고 귀양갔었는데, 권간(權奸)과 결혼하여 일가를 이루었고 심지어 죄를 씻고 다시 조정의 반열에 끼었으니 후일의 폐단을 예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직시키고 다시 서용하지 마소서. 【안함은 윤원형과 혼인을 맺어 발신(發身)을 도모하였으므로 원래 비열한 사람인데, 안함의 죄를 논할 때에 무슨 핑계를 댈 것이 없어서 역당에 간여했다고 운운하는가. 어쩌면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가. 당시에 사람들이 을사 사화에 연루되었던 사람의 원통함을 풀어주고 은혜를 베풀기를 성상에게 간절히 바랐었는데 대간인 자가 도리어 역당이라고 지목했으니, 이는 안함 한 사람 때문에 여러 현인들이 신원(伸冤)될 길을 막아놓은 것이니 식자들이 한심스럽게 여겼다.】

전 예조 판서 윤춘년(尹春年)은 인물이 경망스럽고 사리에 어두워 직임을 제수할 적마다 자기 마음대로 신규(新規)를 만들기도 하고 구법(舊法)을 고치기도 하여 어수선하게 만들어서 중외의 사람이 따를 바를 모르게 하였으니, 조정이 안정되지 않는 것은 이 사람 때문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육경의 반열에 있는 자는 당연히 안정에 힘써야 하는데 경솔한 생각으로 함부로 행동하여 걸핏하면 정치를 문란하게 만들어서 본디 물의(物議)가 많았으니 파직하소서." 【윤춘년은 윤원형의 족제(族弟)이다. 윤원형에게 빌붙어서 상소하여 윤원로(尹元老)를 죄주도록 청했는데 이 때문에 발신하여 청현직을 두루 거쳤다. 경망스럽고 방자하며 자신(自信)하였으므로 경박한 무리가 많이 좇아 강학(講學)하였는데, 윤춘년이 망령되게 스스로 존대하게 여겨 스승으로 자처하고 스스로 득도(得道)하였다고 하였으나 그의 논설은 모두가 불가(佛家)와 노자(老子)의 학설을 수습한 것이고 실상 정견(正見)이 없었으니 식자들이 그의 망령된 행동을 비웃었다. 다만 벼슬살이를 하면서 약간 청렴하였으므로 원망도 가벼워 파직만 시켰다.】

하니, 답하기를,

"전 영상의 첩에 대한 일은 문정 왕후가 부인으로 올리는 것을 허락하였고 지금 벌써 여러 해가 되었으니 자주 고칠 수가 없으므로 윤허하지 않는다. 황대임은 귀양보내는 것이 과한 듯하니 영원토록 서용치 말라. 안함은 파직하여 서용치 않게까지 하는 것은 불가하니, 윤허하지 않는다. 윤춘년은 이처럼 물의가 있으니 아무리 경망한 사람일지라도 근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재상을 파직시킬 필요는 없으니 윤허하지 않는다."

하였다. 모두 한 달이 지나도록 오래 아뢰니 그제야 윤허하였다.

원문

○兩司啓曰: "國家之所以維持者, 以其有名分綱常也。 嫡妾分嚴, 名號已定, 則猶天地之不可易也。 若貴賤尊卑之禮一有倒置, 則無以立人紀, 而終至於紊辭矣。 尹元衡之妾乃官婢之所産也, 而恃其元衡之蠱惑, 遂生奪嫡之計, 讒構百端, 致令元衡黜其正妻, 而陞己爲夫人, 使我朝二百年維持扶植之名分彝(論)〔倫〕 , 一朝斁毁。 今若不卽改正, 則三綱五倫, 從此失敍, 而將無以爲國矣。 請還收夫人帖, 以正嫡妾之分。 且典涓司別提黃大任, 知其女子本有腹病, 而當其爲東宮擇嬪之時, 承順元衡陰邪之計, 潛相謀議, 非徒諱疾, 至改五柱, 欺罔選入, 國人痛憤。 請命黜謫, 以懲其罪。 奉常寺正安馠, 以干預逆黨之人, 削勳被竄, 結婚權奸, 作爲一家。 至於雪其罪, 而復齒於朝, 後弊不可不防。 請罷職不敍。 【馠之結婚元衡, 謀爲發身, 固爲鄙夫。 論馠之罪, 何患無辭, 而必曰干預逆黨云云, 何不量之甚也。 是時乙巳之人, 雪冤推恩, 有望於聖明切矣。 爲臺諫者顧且目之爲逆, 是爲一馠, 而塞諸賢伸枉之路。 識者寒心。】 前禮曹判書尹春年, 人物輕妄, 暗於事理, 每授職任, 輒將私意, 或創新規、或變舊章, 紛更騷擾, 使中外之人, 莫適所從, 朝廷不靜, 未必不由於此人。 身在六卿之列者, 所當務爲安靜, 而率意妄作, 動輒紊政, 素多物議。 請命罷職。" 【春年, 元衡族弟也。 附元衡, 上疏請元老罪。 因此發身, 驟陞淸顯。 輕肆自信, 浮薄之徒多從之講學。 春年妄自尊大, 以師道自處。 自謂得道, 而其所論說, 皆收拾佛老緖餘, 實無所見, 識者笑其妄作。 但居官稍廉, 故聚怨亦輕, 只罷其職。】 答曰: "前領相妾事, 文定王后許陞夫人, 今已多年。 不可續續還改, 不允。" 黃大任謫黜似過, 永不敍用可也。 安馠不可至於罷職不敍, 不允。 尹春年物議如此, 則雖輕妄之人, 豈不謹愼乎? 宰相不必罷職, 不允。" 皆經月久啓, 乃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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