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종실록17권, 명종 9년 7월 25일 癸亥 3/3 기사 / 1554년 명 가정(嘉靖) 33년
시강관 어계선 등이 동지중추부사 주세붕의 상구를 호송해줄 것을 아뢰다
국역
상이 야대(夜對)147) 에 나아갔다. 시강관 어계선(魚季瑄)이 아뢰기를,
"동지중추부사 주세붕(周世鵬)은 영남 사람인데, 조정에서 벼슬하다 이번에 죽었습니다. 호상(護喪)할 만한 자식도 없고 가세도 미약한데, 고향이 멀어 시신이 내려 가지 못하고 있다 합니다. 지금 연도의 고을들이 피폐하여 민간의 힘을 빌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만일 하유하여 일로에서 호상하여 돌아가 장사하게 해준다면 군신 사이에 시종(始終)의 의리가 완전하게 될 것입니다."
하고, 전경(典經) 이귀수(李龜壽)는 아뢰기를,
"주세붕은 평생에 이익을 도모하는 일이 없이 옛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옛사람의 도(道)대로 행동하여, 오직 어버이와 임금 섬기는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자신의 직분을 삼았으며 서울에서 벼슬하고 지낼 적에도 셋집에서 살았으니, 이처럼 그는 청렴하고 곤궁했습니다. 지금 가난한 상가(喪家)가 길이 멀어서 장사지내러 가지 못하니 만일 하유하여 일로가 호상하게 하신다면 또한 시종의 후의(厚義)가 완전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번에 박수량(朴守良)이 죽었을 적에도 상께서 그가 청근(淸謹)하였기 때문에 특별히 호송해주도록 했었습니다. 비록 이번에 모두 수량의 초상 때처럼 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만일 호송할 것을 명하신다면 진실로 은혜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사신은 논한다. 수량은 단지 청렴하고 소탈한 덕이 있었을 뿐이고, 학문과 추향(趨向)에 있어서는 주세붕이 실로 수량보다 나았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아뢴 뜻이 지당하다. 주세붕의 상사는 위에서도 듣고 몹시 슬펐다. 그 사람은 평생에 청렴한 덕이 있었고 또한 문장의 재주도 있었으니, 호송하도록 하라."
하였다.
- [註 147] 야대(夜對) : 경연(經筵)의 한 가지. 임금이 밤에 경연관들을 불러 경전(經典)이나 사서(史書)를 강론하고 고금의 치란(治亂)에 대하여 문답하는 것. 폐문(閉門) 시각 이후에 행하는 것이 예이다.
원문
○上御夜對。 侍講官魚季瑄曰: "同知中樞府事周世鵬, 以嶺南之人, 從仕于朝, 今其死矣。 無子息護喪之人, 勢力孤單, 家鄕隔遠, 屍櫬不能下歸云。 今沿路之官, 雖疲弊難用民力, 若蒙下諭, 一路護喪歸葬, 則亦君臣全始終之義也。" 典經李龜壽曰: "周世鵬, 平生無他營爲, 讀古人之書, 行古人之道, 惟以盡事親事君之道, 爲己之職, 宦遊京師, 僦屋而居, 其淸苦如此。 今者窮喪遠路, 不能歸葬, 如蒙下諭, 一路護喪, 則抑亦全始終之厚義也。 前日朴守良之死, 自上以其淸謹, 特命護送。 今雖不能盡如守良之喪, 若命護送, 則誠爲恩幸之事也。"
【史臣曰: "守良, 只有淸簡之德而已, 其學問趨向, 則世鵬實優於守良焉。"】
上曰: "啓意至當。 周世鵬之喪, 自上聞之, 不勝痛悼焉。 其人平生有淸德, 亦有文華之才。 護送可也。"
명종실록17권, 명종 9년 7월 25일 癸亥 3/3 기사 / 1554년 명 가정(嘉靖) 33년
시강관 어계선 등이 동지중추부사 주세붕의 상구를 호송해줄 것을 아뢰다
국역
상이 야대(夜對)147) 에 나아갔다. 시강관 어계선(魚季瑄)이 아뢰기를,
"동지중추부사 주세붕(周世鵬)은 영남 사람인데, 조정에서 벼슬하다 이번에 죽었습니다. 호상(護喪)할 만한 자식도 없고 가세도 미약한데, 고향이 멀어 시신이 내려 가지 못하고 있다 합니다. 지금 연도의 고을들이 피폐하여 민간의 힘을 빌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만일 하유하여 일로에서 호상하여 돌아가 장사하게 해준다면 군신 사이에 시종(始終)의 의리가 완전하게 될 것입니다."
하고, 전경(典經) 이귀수(李龜壽)는 아뢰기를,
"주세붕은 평생에 이익을 도모하는 일이 없이 옛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옛사람의 도(道)대로 행동하여, 오직 어버이와 임금 섬기는 도리를 다하는 것으로 자신의 직분을 삼았으며 서울에서 벼슬하고 지낼 적에도 셋집에서 살았으니, 이처럼 그는 청렴하고 곤궁했습니다. 지금 가난한 상가(喪家)가 길이 멀어서 장사지내러 가지 못하니 만일 하유하여 일로가 호상하게 하신다면 또한 시종의 후의(厚義)가 완전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번에 박수량(朴守良)이 죽었을 적에도 상께서 그가 청근(淸謹)하였기 때문에 특별히 호송해주도록 했었습니다. 비록 이번에 모두 수량의 초상 때처럼 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만일 호송할 것을 명하신다면 진실로 은혜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사신은 논한다. 수량은 단지 청렴하고 소탈한 덕이 있었을 뿐이고, 학문과 추향(趨向)에 있어서는 주세붕이 실로 수량보다 나았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아뢴 뜻이 지당하다. 주세붕의 상사는 위에서도 듣고 몹시 슬펐다. 그 사람은 평생에 청렴한 덕이 있었고 또한 문장의 재주도 있었으니, 호송하도록 하라."
하였다.
- [註 147] 야대(夜對) : 경연(經筵)의 한 가지. 임금이 밤에 경연관들을 불러 경전(經典)이나 사서(史書)를 강론하고 고금의 치란(治亂)에 대하여 문답하는 것. 폐문(閉門) 시각 이후에 행하는 것이 예이다.
원문
○上御夜對。 侍講官魚季瑄曰: "同知中樞府事周世鵬, 以嶺南之人, 從仕于朝, 今其死矣。 無子息護喪之人, 勢力孤單, 家鄕隔遠, 屍櫬不能下歸云。 今沿路之官, 雖疲弊難用民力, 若蒙下諭, 一路護喪歸葬, 則亦君臣全始終之義也。" 典經李龜壽曰: "周世鵬, 平生無他營爲, 讀古人之書, 行古人之道, 惟以盡事親事君之道, 爲己之職, 宦遊京師, 僦屋而居, 其淸苦如此。 今者窮喪遠路, 不能歸葬, 如蒙下諭, 一路護喪, 則抑亦全始終之厚義也。 前日朴守良之死, 自上以其淸謹, 特命護送。 今雖不能盡如守良之喪, 若命護送, 則誠爲恩幸之事也。"
【史臣曰: "守良, 只有淸簡之德而已, 其學問趨向, 則世鵬實優於守良焉。"】
上曰: "啓意至當。 周世鵬之喪, 自上聞之, 不勝痛悼焉。 其人平生有淸德, 亦有文華之才。 護送可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