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검색

인종실록2권, 인종 1년 5월 4일 乙丑 4/5 기사 / 1545년 명 가정(嘉靖) 24년

경회루에 청하여 잔치하다

국역

경회루(慶會樓)에 청하여 잔치하였다. 양사(兩使)가 이르니, 상이 문 【 경회루(慶會樓) 남문(南門).】 밖에 나가서 서로 사양하며 들어와, 경회루 아래에 이르러 각각 읍(揖)하고 자리에 앉아 다례(茶禮)를 행하고, 다례가 끝나고서 드디어 행주(行酒)하였다. 상이 부사에게 고하기를,

"이제 듣건대, 하인이 양산을 잘못 받들어서 대인(大人)의 모자를 떨어지게 하였다 하니, 놀랍고 두려움을 견딜 수 없습니다. 해관(該官)과 하인은 마땅히 처벌하겠으나, 매우 황공합니다."

하니, 부사가 말하기를,

"매우 많은 사람 가운데에서 그 손발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여 그렇게 된 것인데, 어찌 다른 뜻이 있었겠습니까. 전하께서 너그러이 용서하소서."

하였다. 상이 말하기를,

"존교(尊敎)는 그러하시나, 잘못한 것이 매우 크므로 죄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부사가 굳이 청하기를,

"일이 이처럼 관계없는데도 구태여 사신의 간청을 거절하십니까. 역시 황공합니다."

하므로, 상이 마지못하여 따르겠다고 답하였다. 양사가 상이 행주하는 것을 보고 함께 거들면서 말하기를,

"우리가 천자의 명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어진 전하의 용모를 뵐 수 있었겠습니까. 천만 다행입니다. 근일 잇달아 큰 잔치를 베풀고 또 상사(賞賜)를 많이 내려 주시니, 어진 왕의 은혜가 뼈에 사무칩니다. 또, 귀국의 예모(禮貌)와 문장(文章)이 환히 빛나서 볼 만하고 대소 신료(大小臣僚)들이 직무를 근심하여 힘쓰니 매우 칭찬할 만합니다."

하니, 상이 사례하기를,

"소방(小邦) 사람들은 대체(大體)를 모르므로 반드시 소홀한 것이 많았을 것인데, 도리어 존교를 받으니, 감히 감당할 수 없습니다."

하였다. 이어서 도승지 이명규에게 명하여 각각 예연 증물 단자(例宴贈物單子)를 바치게 하니, 상사는 매우 감사하다고 말하고, 부사는 말하기를,

"너무 많아서 감히 받을 수 없습니다. 전일에 내리신 것도 이미 넉넉하였습니다."

하였다. 【전에 여러번 준 것도 다 받지 않았고, 받은 것은 붓·벼루·글씨·그림뿐이었다.】 다시 청하기를,

"행신(行贐)401) 은 옛날부터 도리입니다. 도리로 사귀고 예의로 접대한다면 공자(孔子)도 받았는데 더구나 이 하찮은 물건으로 정을 나타내는 것이겠습니까. 이제 이미 물리쳤으나 그대로 따르지 못하겠으니, 친자제(親子弟) 제공(諸公)에게 주시기 바랍니다."

하니, 답하기를,

"받을 수 있으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인데 어떻게 전하의 존사(尊賜)를 아랫사람에게 외람히 미치게 하겠습니까. 더욱이 감히 받지 못하겠습니다."

하였다. 잠시 후에 양사가 술을 그만두기를 청하며 말하기를,

"전하께서 상중이라 기력이 반드시 허약하실 것인데, 우리를 위하여 날마다 노동하시므로 매우 염려되니, 오래 앉아 있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하니, 상이 말하기를,

"고자(孤子)를 염려해주시니, 매우 감사합니다. 다만, 내일 부대인(副大人)이 먼저 돌아가실 것이라 하므로 다시 만날 기약이 없으니, 술 한 잔 더 드십시오."

하였다. 부사가 말하기를,

"어찌 나만을 위해서이겠습니까. 술 한 잔 들라는 분부가 우리에게 있어서는 다 감히 사양할 수 없는 바입니다."

하고는 술 몇 잔을 더 마시고 나서 잔을 물렀다. 상이 양사와 함께 서로 사양하며 나가서 남문 밖에 이르러 읍하고 배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2권 45장 A면【국편영인본】 19책 239면
  • 【분류】외교-명(明)
  • [註 401] 행신(行贐) :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물건을 줌.

원문

○請宴于慶會樓, 兩天使至, 上出門外, 【慶會南門。】 相讓而入, 至樓下, 各揖就坐, 行茶禮畢, 遂行酒。 上告副使曰: "今聞下人, 誤奉陽繖, 以致大人落帽, 不勝驚恐。 該官與下人, 則當罪之, 然惶恐惶恐。" 副使曰: "千萬稠人之中, 不能容其手足而致然也, 豈其有情? 請殿下寬赦。" 上曰: "尊敎則然矣, 而所失甚大, 不可不罪。" 副使固請曰: "事之不關如此, 而猶敢拒使臣之鄙懇耶? 亦惶恐。" 上不得已答以從之。 兩使見上行酒, 相與贊曰: "俺等不是天子之命, 則那得承接賢殿下之容? 千萬多幸。 近日連設大宴, 又多賞賜, 賢王之惠, 感銘于骨。 且貴國禮貌文章, 煥然可觀, 大小臣僚, 恪謹職事, 深用嘉之。" 上謝曰: "小邦之人, 不知大體, 必多疎慢, 反承尊敎, 不敢當不敢當。" 仍命都承旨李名珪, 各呈例宴贈物單子, 上使曰: "多謝。" 副使則曰: "太多, 不敢受。 前日有賜, 亦已足矣。" 【前有屢贈, 亦皆不受, 所受者, 唯筆硯書畫。】 更請曰: "行贐, 古之道也。 其交也以道, 其接也以禮, 斯孔子受之, 況此薄物, 聊以表情者乎? 今旣却之, 不得命矣, 請與親子弟諸公。" 答曰: "若可受則當受之, 何以殿下之尊賜, 濫及下人? 尤所不敢。" 俄而兩使請止酒曰: "殿下憂服之中, 氣力必弱, 而爲俺等, 連日勞動, 十分可慮, 不宜久坐。" 上曰: "念及於孤子, 多謝多謝。 但明日副大人, 將先回旆云, 再會無期, 請更進一杯可乎?" 副使曰: "豈獨以我爲哉? 一酌之敎, 在俺等, 俱所不敢辭也。" 仍相與更飮數杯畢, 乃辭退。 上與兩使, 相讓而出, 至南門外揖送。

  • 【태백산사고본】 2책 2권 45장 A면【국편영인본】 19책 239면
  • 【분류】외교-명(明)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인종실록2권, 인종 1년 5월 4일 乙丑 4/5 기사 / 1545년 명 가정(嘉靖) 24년

경회루에 청하여 잔치하다

국역

경회루(慶會樓)에 청하여 잔치하였다. 양사(兩使)가 이르니, 상이 문 【 경회루(慶會樓) 남문(南門).】 밖에 나가서 서로 사양하며 들어와, 경회루 아래에 이르러 각각 읍(揖)하고 자리에 앉아 다례(茶禮)를 행하고, 다례가 끝나고서 드디어 행주(行酒)하였다. 상이 부사에게 고하기를,

"이제 듣건대, 하인이 양산을 잘못 받들어서 대인(大人)의 모자를 떨어지게 하였다 하니, 놀랍고 두려움을 견딜 수 없습니다. 해관(該官)과 하인은 마땅히 처벌하겠으나, 매우 황공합니다."

하니, 부사가 말하기를,

"매우 많은 사람 가운데에서 그 손발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여 그렇게 된 것인데, 어찌 다른 뜻이 있었겠습니까. 전하께서 너그러이 용서하소서."

하였다. 상이 말하기를,

"존교(尊敎)는 그러하시나, 잘못한 것이 매우 크므로 죄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부사가 굳이 청하기를,

"일이 이처럼 관계없는데도 구태여 사신의 간청을 거절하십니까. 역시 황공합니다."

하므로, 상이 마지못하여 따르겠다고 답하였다. 양사가 상이 행주하는 것을 보고 함께 거들면서 말하기를,

"우리가 천자의 명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어진 전하의 용모를 뵐 수 있었겠습니까. 천만 다행입니다. 근일 잇달아 큰 잔치를 베풀고 또 상사(賞賜)를 많이 내려 주시니, 어진 왕의 은혜가 뼈에 사무칩니다. 또, 귀국의 예모(禮貌)와 문장(文章)이 환히 빛나서 볼 만하고 대소 신료(大小臣僚)들이 직무를 근심하여 힘쓰니 매우 칭찬할 만합니다."

하니, 상이 사례하기를,

"소방(小邦) 사람들은 대체(大體)를 모르므로 반드시 소홀한 것이 많았을 것인데, 도리어 존교를 받으니, 감히 감당할 수 없습니다."

하였다. 이어서 도승지 이명규에게 명하여 각각 예연 증물 단자(例宴贈物單子)를 바치게 하니, 상사는 매우 감사하다고 말하고, 부사는 말하기를,

"너무 많아서 감히 받을 수 없습니다. 전일에 내리신 것도 이미 넉넉하였습니다."

하였다. 【전에 여러번 준 것도 다 받지 않았고, 받은 것은 붓·벼루·글씨·그림뿐이었다.】 다시 청하기를,

"행신(行贐)401) 은 옛날부터 도리입니다. 도리로 사귀고 예의로 접대한다면 공자(孔子)도 받았는데 더구나 이 하찮은 물건으로 정을 나타내는 것이겠습니까. 이제 이미 물리쳤으나 그대로 따르지 못하겠으니, 친자제(親子弟) 제공(諸公)에게 주시기 바랍니다."

하니, 답하기를,

"받을 수 있으면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인데 어떻게 전하의 존사(尊賜)를 아랫사람에게 외람히 미치게 하겠습니까. 더욱이 감히 받지 못하겠습니다."

하였다. 잠시 후에 양사가 술을 그만두기를 청하며 말하기를,

"전하께서 상중이라 기력이 반드시 허약하실 것인데, 우리를 위하여 날마다 노동하시므로 매우 염려되니, 오래 앉아 있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하니, 상이 말하기를,

"고자(孤子)를 염려해주시니, 매우 감사합니다. 다만, 내일 부대인(副大人)이 먼저 돌아가실 것이라 하므로 다시 만날 기약이 없으니, 술 한 잔 더 드십시오."

하였다. 부사가 말하기를,

"어찌 나만을 위해서이겠습니까. 술 한 잔 들라는 분부가 우리에게 있어서는 다 감히 사양할 수 없는 바입니다."

하고는 술 몇 잔을 더 마시고 나서 잔을 물렀다. 상이 양사와 함께 서로 사양하며 나가서 남문 밖에 이르러 읍하고 배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책 2권 45장 A면【국편영인본】 19책 239면
  • 【분류】외교-명(明)
  • [註 401] 행신(行贐) : 길을 떠나는 사람에게 물건을 줌.

원문

○請宴于慶會樓, 兩天使至, 上出門外, 【慶會南門。】 相讓而入, 至樓下, 各揖就坐, 行茶禮畢, 遂行酒。 上告副使曰: "今聞下人, 誤奉陽繖, 以致大人落帽, 不勝驚恐。 該官與下人, 則當罪之, 然惶恐惶恐。" 副使曰: "千萬稠人之中, 不能容其手足而致然也, 豈其有情? 請殿下寬赦。" 上曰: "尊敎則然矣, 而所失甚大, 不可不罪。" 副使固請曰: "事之不關如此, 而猶敢拒使臣之鄙懇耶? 亦惶恐。" 上不得已答以從之。 兩使見上行酒, 相與贊曰: "俺等不是天子之命, 則那得承接賢殿下之容? 千萬多幸。 近日連設大宴, 又多賞賜, 賢王之惠, 感銘于骨。 且貴國禮貌文章, 煥然可觀, 大小臣僚, 恪謹職事, 深用嘉之。" 上謝曰: "小邦之人, 不知大體, 必多疎慢, 反承尊敎, 不敢當不敢當。" 仍命都承旨李名珪, 各呈例宴贈物單子, 上使曰: "多謝。" 副使則曰: "太多, 不敢受。 前日有賜, 亦已足矣。" 【前有屢贈, 亦皆不受, 所受者, 唯筆硯書畫。】 更請曰: "行贐, 古之道也。 其交也以道, 其接也以禮, 斯孔子受之, 況此薄物, 聊以表情者乎? 今旣却之, 不得命矣, 請與親子弟諸公。" 答曰: "若可受則當受之, 何以殿下之尊賜, 濫及下人? 尤所不敢。" 俄而兩使請止酒曰: "殿下憂服之中, 氣力必弱, 而爲俺等, 連日勞動, 十分可慮, 不宜久坐。" 上曰: "念及於孤子, 多謝多謝。 但明日副大人, 將先回旆云, 再會無期, 請更進一杯可乎?" 副使曰: "豈獨以我爲哉? 一酌之敎, 在俺等, 俱所不敢辭也。" 仍相與更飮數杯畢, 乃辭退。 上與兩使, 相讓而出, 至南門外揖送。

  • 【태백산사고본】 2책 2권 45장 A면【국편영인본】 19책 239면
  • 【분류】외교-명(明)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원본

/ 1
태조-철종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 이동
                                                              고종-순종
                                                              • 이동
                                                                • 이동
                                                                  • 이동
                                                                    태조-철종
                                                                      고종-순종

                                                                        문자입력기

                                                                        한자목록

                                                                        문자영역
                                                                        한자목록 바로가기

                                                                        부수

                                                                        획수

                                                                        한자목록

                                                                        획수

                                                                        한자목록

                                                                        부수

                                                                        획수

                                                                        한자목록

                                                                        영문INDEX

                                                                        한어 병음

                                                                        한자목록

                                                                        영문INDEX

                                                                        일본어 음독

                                                                        한자목록

                                                                        책갈피목록

                                                                        책갈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