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종실록86권, 중종 32년 11월 13일 戊子 2/4 기사 / 1537년 명 가정(嘉靖) 16년
전일과 같은 소요를 염려하여 대간과 대신들이 중도에 맞게 각자의 뜻대로 논할 것을 정원에 전교하다
국역
정원에 전교하였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을, 경들이 대궐에 모였으니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예로부터 치세(治世)에는 대간이 비록 지나치게 논란하더라도 임금과 대신이 절충하여 대처하였으므로 인심이 스스로 복종하였으나, 어지러울 때에는 간신들이 주장이 되어서 자신들의 편당이나 심복들을 언로(言路)에 배열해 놓고서 하고자 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언관으로 하여금 먼저 발언하게 해 놓고 간신들이 뒤따라 찬동(贊同)을 한다. 겉으로는 공론을 핑계하여 반드시 따르기를 청하지만 사실 안으로는 그 욕심을 이루는 것인데, 그 사이에 이론(異論)이 없으므로, 임금도 일체 그 말을 따르게 된다. 말을 들어주는 것이 비록 귀한 것이기는 하나 도리어 혼란하게 된다. 옛말에 ‘정치가 대간에게 돌아가면 천하가 어지러워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한 폐단은 바로 조정에 이론(異論)이 없기 때문이니, 요즈음의 폐단도 그러하다. 대간을 올바른 사람을 얻으면 자연 그러한 근심이 없겠지만 언간(言諫)이 되는 사람 모두를 어찌 다 올바른 사람을 얻을 수 있겠는가. 공론의 자리가 도리어 사용(私用)의 장소로 빠져 버렸으니 어찌 한심하지 아니한가. 나의 생각으로는, 대간의 도리상 말이 비록 지나쳐도 견책(譴責)하지 말고 조정에서 옳고 그름을 서로 조정하여 중도(中道)에 알맞게 대처하면 이론이 더욱 귀하게 될 것이고 겉으로는 추종하고 속으로는 그르다고 하는 것은 귀한 것이 못된다고 여겨진다. 요즈음 크고 작은 모든 의논에 있어서 한 번 제창하면 모두가 동화(同和)하여 한 사람도 이의(異議)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 폐단이 끝이 없다. 경들은 모든 의논에 각자가 자기의 뜻대로 제안하고 다른 의논을 따르지 말라. 내가 알기로는, 성종조(成宗祖) 때에 대신이 논의할 적에는 사관으로 하여금 서로 의견을 통하지 못하게 하고, 각각 그 의논을 수합하게 하였었다."
- 【태백산사고본】 44책 86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18책 137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원문
○傳于政院曰: "予有所懷, 卿等會闕, 不可不言。 自古治世, 臺諫雖有過越之論, 人君大臣, 折中而處之, 故人心自服也, 危亂之時, 權奸爲之主張, 以(瓜牙)〔爪牙〕 腹心, 布列言地, 欲爲之事, 無不爲之, 使言者先爲發論, 權奸從而贊之, 外托公論, 必請從之, 實則內成其欲, 其間無他異論, 故人君一切從之。 聽言雖貴, 反歸危亂。 古不云乎? ‘政歸臺閣, 天下亂。’ 此弊正在於朝無異論, 亦近日之弊也。 臺諫得人, 則自無其患, 相繼爲言官者, 豈盡得其人哉? 公論之器, 反陷於私地, 豈不寒心? 予意以謂, 臺諫之道, 言雖過越, 不爲責之。 朝廷之上, 可否相濟, 得中而處之, 則異論尤貴。 面從腹非, 非所貴也, 近日凡大小論議, 一唱而衆和之, 無一人持異議者, 其弊無窮。 卿等凡所議, 各以其意, 勿循他論。 予觀成廟朝大臣論議時, 令史官毋得相通, 而各收其議也。"
- 【태백산사고본】 44책 86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18책 137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중종실록86권, 중종 32년 11월 13일 戊子 2/4 기사 / 1537년 명 가정(嘉靖) 16년
전일과 같은 소요를 염려하여 대간과 대신들이 중도에 맞게 각자의 뜻대로 논할 것을 정원에 전교하다
국역
정원에 전교하였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을, 경들이 대궐에 모였으니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예로부터 치세(治世)에는 대간이 비록 지나치게 논란하더라도 임금과 대신이 절충하여 대처하였으므로 인심이 스스로 복종하였으나, 어지러울 때에는 간신들이 주장이 되어서 자신들의 편당이나 심복들을 언로(言路)에 배열해 놓고서 하고자 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언관으로 하여금 먼저 발언하게 해 놓고 간신들이 뒤따라 찬동(贊同)을 한다. 겉으로는 공론을 핑계하여 반드시 따르기를 청하지만 사실 안으로는 그 욕심을 이루는 것인데, 그 사이에 이론(異論)이 없으므로, 임금도 일체 그 말을 따르게 된다. 말을 들어주는 것이 비록 귀한 것이기는 하나 도리어 혼란하게 된다. 옛말에 ‘정치가 대간에게 돌아가면 천하가 어지러워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한 폐단은 바로 조정에 이론(異論)이 없기 때문이니, 요즈음의 폐단도 그러하다. 대간을 올바른 사람을 얻으면 자연 그러한 근심이 없겠지만 언간(言諫)이 되는 사람 모두를 어찌 다 올바른 사람을 얻을 수 있겠는가. 공론의 자리가 도리어 사용(私用)의 장소로 빠져 버렸으니 어찌 한심하지 아니한가. 나의 생각으로는, 대간의 도리상 말이 비록 지나쳐도 견책(譴責)하지 말고 조정에서 옳고 그름을 서로 조정하여 중도(中道)에 알맞게 대처하면 이론이 더욱 귀하게 될 것이고 겉으로는 추종하고 속으로는 그르다고 하는 것은 귀한 것이 못된다고 여겨진다. 요즈음 크고 작은 모든 의논에 있어서 한 번 제창하면 모두가 동화(同和)하여 한 사람도 이의(異議)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으니, 그 폐단이 끝이 없다. 경들은 모든 의논에 각자가 자기의 뜻대로 제안하고 다른 의논을 따르지 말라. 내가 알기로는, 성종조(成宗祖) 때에 대신이 논의할 적에는 사관으로 하여금 서로 의견을 통하지 못하게 하고, 각각 그 의논을 수합하게 하였었다."
- 【태백산사고본】 44책 86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18책 137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원문
○傳于政院曰: "予有所懷, 卿等會闕, 不可不言。 自古治世, 臺諫雖有過越之論, 人君大臣, 折中而處之, 故人心自服也, 危亂之時, 權奸爲之主張, 以(瓜牙)〔爪牙〕 腹心, 布列言地, 欲爲之事, 無不爲之, 使言者先爲發論, 權奸從而贊之, 外托公論, 必請從之, 實則內成其欲, 其間無他異論, 故人君一切從之。 聽言雖貴, 反歸危亂。 古不云乎? ‘政歸臺閣, 天下亂。’ 此弊正在於朝無異論, 亦近日之弊也。 臺諫得人, 則自無其患, 相繼爲言官者, 豈盡得其人哉? 公論之器, 反陷於私地, 豈不寒心? 予意以謂, 臺諫之道, 言雖過越, 不爲責之。 朝廷之上, 可否相濟, 得中而處之, 則異論尤貴。 面從腹非, 非所貴也, 近日凡大小論議, 一唱而衆和之, 無一人持異議者, 其弊無窮。 卿等凡所議, 各以其意, 勿循他論。 予觀成廟朝大臣論議時, 令史官毋得相通, 而各收其議也。"
- 【태백산사고본】 44책 86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18책 137면
- 【분류】정론-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