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종실록76권, 중종 28년 11월 5일 癸卯 4/7 기사 / 1533년 명 가정(嘉靖) 12년
대사헌 권예 등이 이기의 국문을 아뢰다
국역
대사헌 권예와 대사간 정옥형 등이 아뢰기를,
"신들은 김형과 이기의 옥사(獄辭)를 듣고 통분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김형은 사특하고 예모가 없는 사람으로 논박당한 뒤부터는 항상 불평과 원한을 품고 말을 꾸며 사단을 일으켜 보복을 꾀하였습니다. 이기는 흉험하기가 이를 데없이 흉악 음험한 사람으로 자기 일가(一家)가 패망당한 뒤부터 더욱 딴 뜻을 품어오다가 김형이 논박당하여 울분을 품고 있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그와 친교를 맺고 그를 앞잡이로 삼아 대간을 없애려고 재상의 집을 두루 돌며 꾀기도 하고 또는 겁도 주면서 그들의 마음을 떠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척리(戚里)를 끌어들여 참소할 기회를 엿보면서 심지어 국가와 휴척(休戚)을 함께 해야 한다는 말로 유인하기까지 하였으니 그 흉악한 음모가 어찌 사림만을 해치는 데 그치겠으며, 또 어찌 일조 일석에 꾸민 일이었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함께 모의한 자들도 어찌 그들 둘 뿐일 것이며, 서로 왕래하면서 공작하던 곳 역시 어찌 두서너 집에 그쳤을 뿐이겠습니까? 이기를 끝까지 국문하여 실정을 모조리 알아 내게 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김형과 이기의 일에 대하여는 홍문관에서도 이미 아뢰어 왔는데 지금 아뢴 뜻도 지당한 말들이다. 의금부에서 끝까지 추국하게 하라."
하였다. 승지 양연이 금부로부터 김형을 다시 평문(平問)한 추안(推案)을 가지고 입계하기를,
"김형이 김안로의 집에 가서 한 말들을 하나하나 따져 물었더니 혹 이기가 한 말을 말한 것도 있고 자기 자신의 의사대로 말한 것도 있다고 하며, 윤지임의 집에 가서 말한 것도 대개는 그대로 말하였다고 합니다. 기타 나머지 사연들은 기억을 못하겠다고 하니 지금 형을 가함이 마땅하겠으나 간밤에 이미 일차 형신을 했기에 너무 잦은 듯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또 김형은 완강하게 부인하면서 모든 것을 이기에게 미루고 있는데 이기를 어떻게 조처해야 합니까?"
하니, 전교하였다.
"이기가 김형을 시켜 여기저기를 돌면서 유세하여 조정을 뒤흔들어 놓으려고 하였으니, 함께 짜고 일을 꾀했던 조아나 복심이 어찌 없겠는가? 사림을 해치려 한 것은 절대 작은 일이 아니요, 또 반드시 여러 날을 두고 계획한 일일 것이다. 홍문관이 아뢴 뜻이 지당하니 모름지기 서둘러 추국해야 할 것이다. 이기를 형추(刑推)하고 김형에게도 가형(加刑)하도록 승지가 가서 위관과 추관 등에게 전하라. 날짜를 따지지 말고 끝까지 형신(刑訊)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승지는 금부에 그대로 있고 추국한 공사(公事)는 낭관이 가지고 왕래하라."
【김형의 공초는 다음과 같다. "요즘 사림들이 하는 짓이 너무 지나쳐 재상들은 풀이 죽어 작은 일도 마음대로 해내지 못하고 정권이 대각으로 돌아갔으며 그들이 외방에라도 나가면 온 도(道)가 휩쓸리니 그 폐단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라는 이 말은 이기가 나를 시켜 김안로에게 전하라는 말이고 ‘상의 사랑하는 자식과 사랑하는 첩까지도 보존하지 못했다. 김안로가 무슨 잘못이 있는가? 그러나 사림의 화가 발발하는 날이면 김안로가 반드시 먼저 당하게 될 것이다.’ 한 말은 원래 이기가 말한 것을 신이 김안로에게 누설한 말이며, ‘상이 오직 대간들의 말만을 따르다가 결국은 사랑하는 자식과 사랑하는 첩까지도 보존할 수 없었다. 사림들의 과분한 행위를 바로잡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하루아침에 화가 터지는 날이면 당신도 모면하지 못할 것이다. 상이 사림을 신임하고 있지만 참소하는 말을 받아들인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는지 모른다. 세상일이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엉뚱한 일이 터지는 법이다. 지난번 송호의의 말을 쏜자가 있었는데 그와 같은 뜻밖의 화란이라도 생긴다면 그 역시 무서운 일이다.’ 한 등등의 말은 내가 내 뜻대로 김안로에게 말한 것입니다. 또 지난달 20일경 영돈녕 윤지임의 집에 가서 요 며칠 사이에 이기가 왔더냐고 물었더니 오지 않았다고 하기에 신이 그동안 이기와 얘기했던 ‘재상은 권리가 없고 권리가 아랫사람에게로 돌아가 버렸다. 시종과 대간이 밖에 나가면 감사 이하 모두가 굽실거리고 조정에 들어오면 인물을 탄핵 논박하여 정권이 사실은 대각에 있다.’는 등등 몇 가지 말을 했을 뿐 그밖의 사연들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원문
○大司憲權輗、大司諫丁玉亨等啓曰: "臣等聞金泂、李芑獄辭, 不勝痛憤。 金泂邪慝無狀, 被駁之後, 常懷怏怨, 欲造言生事, 以圖報復。 李芑凶險不測, 自一家見敗, 益生異意, 知金泂被論含憤, 相與狎結, 欲去臺諫, 以泂爲鷹犬, 遍到宰相之家, 誘引恐動, 以試其意, 攀緣戚里, 窺啓讒間, 至發同休戚之言, 以訹之。 其兇謀、秘計, 豈止於害士林? 亦豈一朝一夕之謀哉? 其與謀者, 豈但此二人? 其往來探說之處, 亦豈止於數三家? 請李芑窮鞫得情。" 傳曰: "金泂、李芑事, 弘文館亦啓之。 今啓意至當。 令義禁府詳悉窮推。" 承旨梁淵, 自禁府, 以金泂更平問推案,【金泂招曰: "近來士林之事過越, 宰相畏縮, 雖小事猶不得爲, 政歸臺閣, 若歸外方, 則一道風靡, 此弊可以匡救之語, 則李芑之使我言於金安老者也。 上愛子 〔愛〕妾, 不得相保, 金安老有何所失? 然若士林禍發, 則金安老必先受之之語, 則臣漏泄李芑之言於金安老者也。 上唯臺諫之言是從, 其於愛子、愛妾, 尙不得相保, 士林過越之事。 若不匡救, 而一朝禍發, 則汝亦不免。 君上雖信士林, 讒間若入, 則未知其何如也。 天下之事, 出於意料之所不及, 前者有射宋好義之馬者。 設有如此意外之患, 則亦可畏也等語, 則以吾意言於金安老者也。 且前月二十日間, 往領敦寧尹之任家。 問曰: ‘近日李芑來乎否?’ 答曰: ‘不來。’ 於是, 臣以常時與李芑所議宰相無權, 權歸於下, 侍從、臺諫之人出外, 則監司以下、風靡, 入內, 則彈駁人物。 政歸臺閣等數語, 說道, 而他餘辭緣, 則不能憶耳。"】 入啓曰: "金泂言於金安老家之說, 逐條問之, 則或有以李芑之言, 言之者, 或有自言之言云。 尹之任家所言之言, 大槪言之云, 他餘辭緣, 則不能記憶云。 今當加刑, 然去夜已一次, 日數何以爲之? 且金泂, 牢固推調於李芑, 李芑何以爲之?" 傳曰: "李芑使金泂, 處處遊說, 動搖朝廷, 豈無爪牙、腹心, 相與共濟之人乎? 謀害士林, 甚非小事, 亦必累日計慮之事, 弘文館所啓之意至當。 此須時急推鞫之事。 李芑亦刑推, 金泂加刑事, 承旨往言于委官、推官等, 不計日次, 詳悉刑訊可也。 承旨則在禁府, 推鞫公事, 則郞官持而往來可也。"
중종실록76권, 중종 28년 11월 5일 癸卯 4/7 기사 / 1533년 명 가정(嘉靖) 12년
대사헌 권예 등이 이기의 국문을 아뢰다
국역
대사헌 권예와 대사간 정옥형 등이 아뢰기를,
"신들은 김형과 이기의 옥사(獄辭)를 듣고 통분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김형은 사특하고 예모가 없는 사람으로 논박당한 뒤부터는 항상 불평과 원한을 품고 말을 꾸며 사단을 일으켜 보복을 꾀하였습니다. 이기는 흉험하기가 이를 데없이 흉악 음험한 사람으로 자기 일가(一家)가 패망당한 뒤부터 더욱 딴 뜻을 품어오다가 김형이 논박당하여 울분을 품고 있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그와 친교를 맺고 그를 앞잡이로 삼아 대간을 없애려고 재상의 집을 두루 돌며 꾀기도 하고 또는 겁도 주면서 그들의 마음을 떠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척리(戚里)를 끌어들여 참소할 기회를 엿보면서 심지어 국가와 휴척(休戚)을 함께 해야 한다는 말로 유인하기까지 하였으니 그 흉악한 음모가 어찌 사림만을 해치는 데 그치겠으며, 또 어찌 일조 일석에 꾸민 일이었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함께 모의한 자들도 어찌 그들 둘 뿐일 것이며, 서로 왕래하면서 공작하던 곳 역시 어찌 두서너 집에 그쳤을 뿐이겠습니까? 이기를 끝까지 국문하여 실정을 모조리 알아 내게 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김형과 이기의 일에 대하여는 홍문관에서도 이미 아뢰어 왔는데 지금 아뢴 뜻도 지당한 말들이다. 의금부에서 끝까지 추국하게 하라."
하였다. 승지 양연이 금부로부터 김형을 다시 평문(平問)한 추안(推案)을 가지고 입계하기를,
"김형이 김안로의 집에 가서 한 말들을 하나하나 따져 물었더니 혹 이기가 한 말을 말한 것도 있고 자기 자신의 의사대로 말한 것도 있다고 하며, 윤지임의 집에 가서 말한 것도 대개는 그대로 말하였다고 합니다. 기타 나머지 사연들은 기억을 못하겠다고 하니 지금 형을 가함이 마땅하겠으나 간밤에 이미 일차 형신을 했기에 너무 잦은 듯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또 김형은 완강하게 부인하면서 모든 것을 이기에게 미루고 있는데 이기를 어떻게 조처해야 합니까?"
하니, 전교하였다.
"이기가 김형을 시켜 여기저기를 돌면서 유세하여 조정을 뒤흔들어 놓으려고 하였으니, 함께 짜고 일을 꾀했던 조아나 복심이 어찌 없겠는가? 사림을 해치려 한 것은 절대 작은 일이 아니요, 또 반드시 여러 날을 두고 계획한 일일 것이다. 홍문관이 아뢴 뜻이 지당하니 모름지기 서둘러 추국해야 할 것이다. 이기를 형추(刑推)하고 김형에게도 가형(加刑)하도록 승지가 가서 위관과 추관 등에게 전하라. 날짜를 따지지 말고 끝까지 형신(刑訊)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승지는 금부에 그대로 있고 추국한 공사(公事)는 낭관이 가지고 왕래하라."
【김형의 공초는 다음과 같다. "요즘 사림들이 하는 짓이 너무 지나쳐 재상들은 풀이 죽어 작은 일도 마음대로 해내지 못하고 정권이 대각으로 돌아갔으며 그들이 외방에라도 나가면 온 도(道)가 휩쓸리니 그 폐단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라는 이 말은 이기가 나를 시켜 김안로에게 전하라는 말이고 ‘상의 사랑하는 자식과 사랑하는 첩까지도 보존하지 못했다. 김안로가 무슨 잘못이 있는가? 그러나 사림의 화가 발발하는 날이면 김안로가 반드시 먼저 당하게 될 것이다.’ 한 말은 원래 이기가 말한 것을 신이 김안로에게 누설한 말이며, ‘상이 오직 대간들의 말만을 따르다가 결국은 사랑하는 자식과 사랑하는 첩까지도 보존할 수 없었다. 사림들의 과분한 행위를 바로잡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하루아침에 화가 터지는 날이면 당신도 모면하지 못할 것이다. 상이 사림을 신임하고 있지만 참소하는 말을 받아들인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는지 모른다. 세상일이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엉뚱한 일이 터지는 법이다. 지난번 송호의의 말을 쏜자가 있었는데 그와 같은 뜻밖의 화란이라도 생긴다면 그 역시 무서운 일이다.’ 한 등등의 말은 내가 내 뜻대로 김안로에게 말한 것입니다. 또 지난달 20일경 영돈녕 윤지임의 집에 가서 요 며칠 사이에 이기가 왔더냐고 물었더니 오지 않았다고 하기에 신이 그동안 이기와 얘기했던 ‘재상은 권리가 없고 권리가 아랫사람에게로 돌아가 버렸다. 시종과 대간이 밖에 나가면 감사 이하 모두가 굽실거리고 조정에 들어오면 인물을 탄핵 논박하여 정권이 사실은 대각에 있다.’는 등등 몇 가지 말을 했을 뿐 그밖의 사연들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원문
○大司憲權輗、大司諫丁玉亨等啓曰: "臣等聞金泂、李芑獄辭, 不勝痛憤。 金泂邪慝無狀, 被駁之後, 常懷怏怨, 欲造言生事, 以圖報復。 李芑凶險不測, 自一家見敗, 益生異意, 知金泂被論含憤, 相與狎結, 欲去臺諫, 以泂爲鷹犬, 遍到宰相之家, 誘引恐動, 以試其意, 攀緣戚里, 窺啓讒間, 至發同休戚之言, 以訹之。 其兇謀、秘計, 豈止於害士林? 亦豈一朝一夕之謀哉? 其與謀者, 豈但此二人? 其往來探說之處, 亦豈止於數三家? 請李芑窮鞫得情。" 傳曰: "金泂、李芑事, 弘文館亦啓之。 今啓意至當。 令義禁府詳悉窮推。" 承旨梁淵, 自禁府, 以金泂更平問推案,【金泂招曰: "近來士林之事過越, 宰相畏縮, 雖小事猶不得爲, 政歸臺閣, 若歸外方, 則一道風靡, 此弊可以匡救之語, 則李芑之使我言於金安老者也。 上愛子 〔愛〕妾, 不得相保, 金安老有何所失? 然若士林禍發, 則金安老必先受之之語, 則臣漏泄李芑之言於金安老者也。 上唯臺諫之言是從, 其於愛子、愛妾, 尙不得相保, 士林過越之事。 若不匡救, 而一朝禍發, 則汝亦不免。 君上雖信士林, 讒間若入, 則未知其何如也。 天下之事, 出於意料之所不及, 前者有射宋好義之馬者。 設有如此意外之患, 則亦可畏也等語, 則以吾意言於金安老者也。 且前月二十日間, 往領敦寧尹之任家。 問曰: ‘近日李芑來乎否?’ 答曰: ‘不來。’ 於是, 臣以常時與李芑所議宰相無權, 權歸於下, 侍從、臺諫之人出外, 則監司以下、風靡, 入內, 則彈駁人物。 政歸臺閣等數語, 說道, 而他餘辭緣, 則不能憶耳。"】 入啓曰: "金泂言於金安老家之說, 逐條問之, 則或有以李芑之言, 言之者, 或有自言之言云。 尹之任家所言之言, 大槪言之云, 他餘辭緣, 則不能記憶云。 今當加刑, 然去夜已一次, 日數何以爲之? 且金泂, 牢固推調於李芑, 李芑何以爲之?" 傳曰: "李芑使金泂, 處處遊說, 動搖朝廷, 豈無爪牙、腹心, 相與共濟之人乎? 謀害士林, 甚非小事, 亦必累日計慮之事, 弘文館所啓之意至當。 此須時急推鞫之事。 李芑亦刑推, 金泂加刑事, 承旨往言于委官、推官等, 不計日次, 詳悉刑訊可也。 承旨則在禁府, 推鞫公事, 則郞官持而往來可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