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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 73권, 중종 28년 2월 20일 癸巳 5번째기사 1533년 명 가정(嘉靖) 12년

발이 잘린 아이의 일을 의논하다

지의금부사 유보(柳溥)와 동지의금부사 심언경(沈彦慶)이 아뢰기를,

"한덕을 데리고 아이에게 가서 보이며 ‘누가 네 발을 잘랐는가?’ 하니 ‘한덕이다’ 하였습니다. 한덕중덕(仲德)을 같이 앉혀놓고 다시 ‘어느 사람이 네 발을 잘랐는가?’ 하고 물으니, 또 한덕을 가리켰습니다. ‘무엇으로 잘랐는가?’ 하니 ‘칼이다.’하였고, ‘어디에서 잘랐는가?’하니 ‘방안에서 잘랐다 하였으며 ‘언제 잘랐는가?’ 하니 ‘낮에 잘랐다. 두 손을 묶고 솜으로 입을 막았다.’ 하였습니다.

이로 보면 한덕이 한 짓이 틀림없어서 이제 한덕을 추문할 것으로 공사를 만들었는데, 계하(啓下)하셨습니다. 그러나 한덕의 초사(招辭)에 ‘지난 정월 초10일께 길에 버려진 아이를 보고 주인집으로 데리고 왔더니 주인은 꾸짖었으므로 곧 버렸다. 그런데 대궐에서 쫓겨나 이웃에 사는 수은(水銀)이란 사람이 데리고 갔고, 그 뒤에는 손금(孫今)이 데리고 갔다.’ 하였고, 수은의 초사에는 ‘지난 정월에 종 영대(英臺)가 여자아이 하나를 업고 왔는데 두 발이 동상(凍傷)에 걸렸고 형체도 더러워 영대에게 곧 버리라고 했다.’ 하였고, 손금의 초사에는 ‘지난 정월에 여자아이가 두발이 동상에 걸려 검게 부어오른 채 울고 있으므로 주인집에 데리고 왔다. 그러나 주인이 꾸짖으므로 곧 버렸는데 그뒤 무녀(巫女) 귀덕이 데리고 갔다.’ 하였고, 무녀 귀덕의 초사에는 ‘정월 27일 어린아이가 두 발이 동상에 걸려 있으므로 데리고 집으로 왔는데 이달 초5일에 발 하나가 동상으로 빠졌고 초8일에는 또 다른 발이 동상으로 빠졌다. 자질금(者叱今)을비(乙非) 등이 이것을 보았다.’ 하였고, 자질금의 초사에는 ‘무녀 귀덕이 과연 아이를 데리고 와 살렸는데 그때는 두 발이 완전하였으며 동상으로 빠졌을 때는 보지 못했다.’ 하였고, 을비의 초사에는 ‘정월 26∼27께 귀덕이 두 발이 동상에 걸린 아이를 살리는 것은 보았지만 발이 빠졌을 때는 보지 못했다.’ 하였습니다. 귀덕이 처음에는 아이의 발이 빠졌을 때 자질금을비 등이 보았다고 했는데 자질금을비는 보지 못했다고 하니, 이렇게 단서가 서로 어긋난 것으로 보아 귀덕은 추문해야 하고 한덕은 풀어주어야 하겠지만, 그 아이가 분명히 한덕이 잘랐다고 하므로 한덕은 내보낼 수 없습니다. 오늘 귀덕을 아이에게 보이며 ‘제가 이 사람을 아는가?’ 하니 고개를 끄덕였고, 또 ‘발을 자른 자가 이 사람인가?’ 하니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 사람이 너를 살렸는가?’ 하니 고개를 끄덕였고, 또 ‘이 사람이 너를 데리고 갔을 때 네 발이 이미 잘린 채였었는가?’ 하니 ‘아니다.’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한덕이 발을 자르지 않은 것이 또한 분명합니다. 또 손금·자질금·수은·을비의 말로 보아도 한덕은 혐의가 없는 듯합니다. 다만 여자아이가, 분명히 한덕이 발을 잘랐다고 말하니 한덕은 의당 추문해야 하지만, 4∼5세의 미욱한 아이의 말만 믿고 형추(刑推)하는 것이 사체에 어떨는지 모르겠습니다. 율(律)에도 ‘80세 이후와 10세 이전 사람의 말은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귀덕이 아이의 발이 아직 잘리지 않았을 때 데리고 간 것이 명백하니, 한덕이 자르지 않은 것을 이로써도 분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를 먼저 추문해야 합니까? 본사의 당상관 두 사람이 피혐할 일이 있어 집에 갔으므로, 신들 두 사람만으로는 참작하여 조처하지 못하겠습니다.

더구나 지금 이 일이 관계된 바가 지극히 긴급하고도 중요한 일이면 우리 둘이라도 결정하겠지만, 추문하는 일도 긴급하지 않고, 또 이같이 의심스러운 옥사는 신들끼리 장관도 없이 독단하기가 매우 곤란합니다. 그들을 출사(出仕)하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전교하였다.

"아뢴 뜻은 알았다. 과연 귀덕의 일을 보면 귀덕을 먼저 형추해야 옳을 것 같다. 귀덕이 아이가 쓸모없다고 하여 돈독(敦篤)을 시켜서 버리게 하였으니, 이로 보면 발이 잘리지 않았을 때 데리고 간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먼저 형추해야 한다. 한덕의 공사를 보니, 80세 이후와 10세 이전 사람의 말은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못된다고 한 말이 옳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아이에게 보이며 ‘이 사람이 네 발을 잘랐는가?’ 하면 모두 ‘아니다.’ 하고, 한덕을 보이면 ‘내 발을 자른 사람은 이 사람이다.’ 한다고 하니, 이 아이가 귀덕한덕에게 무슨 애증(愛憎)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하겠는가. 단지 그 얼굴을 보고서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금의 초사를 보면 아직 자르기 전에 데리고 갔다 하고, 돈독귀덕의 말을 듣고 처음에는 데려다 기르다가 나중에는 도로 버렸다고 하니, 귀덕돈독은 형추해야 한다. 그러나 보인 사람이 많은데도 아이는 단지 한덕만을 가리키니, 내 생각에 한덕이 아이를 버리고 나서 다른 사람을 모해하기 위하여 가서 다시 발을 자른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발이 칼에 잘린 것이니, 저절로 빠진 것인지는 분명히 분변할 수 있으니, 자세히 살펴보라. 그리고 처음에는 용산(龍山)의 무녀 집 고개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아요고개(阿要古介)의 무녀촌(巫女村)이라고 하여 아이를 버린 곳이 각기 다르니, 두 장소의 거리가 같은가, 다른가를 물으라. 김근사(金謹思)김안로(金安老) 등은 피혐할 일이 긴요하면 피혐하고 긴요하지 않으면 피혐하지 말라는 뜻을 이미 그들에게 말했다. 손금자질금에게 긴급하게 물을 일이 없으면 유(柳)·심(沈) 두 당상이 참여하여 추국하는 것이 옳다. 근년에 경성(京城) 가까운 곳에서 잔혹하게 해치는 일이 매우 많이 발생하니 이 어찌 작은 변괴인가. 속히 추문하도록 하라."


  • 【태백산사고본】 37책 73권 56장 B면【국편영인본】 17책 395면
  • 【분류】
    사법-치안(治安) / 풍속-풍속(風俗)

○知義禁府事柳溥、同知義禁府事沈彦慶啓曰: "以漢德入示兒曰: ‘何人斷汝足乎?’ 曰: ‘漢德也。’ 令漢德仲德同坐, 更問何人斷爾足乎? 則指漢德也。 問何物以斷之乎。 則曰: ‘刀子也。’ 問何處, 則曰: ‘房內也。’ 問何時, 則曰: ‘晝也。’ 兩手縶結, 以綿塞口云。 分明漢德之所爲, 故方推漢德, 爲公事啓下矣。 然漢德招辭, 去正月初十日間, 道見棄兒, 收來于主家, 厥主讓之, 因卽棄之, 隣居出闕人水銀率去, 其後孫今率去云。 水銀招辭: ‘去正月間, 婢英臺負一兒女而來, 兩足凍傷, 形體陋汚, 卽令英臺棄之。’ 孫今招辭: ‘去正月, 女兒有兩足凍傷, 浮黑而啼, 率來于主家, 主乃叱責, 故卽棄, 其後巫女貴德, 率去。’ 云。 巫女貴德招辭: ‘正月二十七日, 有兒兩足凍傷, 因率而來家, 今月初五日, 一足凍落, 初八日, 又一足凍落, 者叱今乙非等見之。’ 者叱今招辭: ‘巫女貴德, 果收兒救活, 兩足完固, 至於凍傷脫落時, 未見也。’ 乙非招辭: ‘正月二十六七日間, 見貴德兩足凍傷之兒救活, 至於脫落時, 未見也。’ 貴德初云: ‘兒足脫落時, 者叱今乙非等見之, 而者叱今乙非則曰: ‘未見, 是則違端也。’ 貴德當推, 而漢德似脫矣, 其兒分明云, 漢德割之, 此不可棄也。 今日以貴德示兒曰: ‘汝知此人乎?’ 則點頭, 又問: ‘割足者此人乎?’ 則不答, 又問: ‘此人救活汝乎?’ 點頭。 又: ‘此人收汝去時, 汝是已斷乎?’ 則曰: ‘未也。’ 以此觀之, 漢德之不割, 亦明矣。 又以孫今者叱今水銀乙非之言觀之, 漢德似脫矣, 但女兒分明言漢德割之, 漢德固當推矣, 而以四五歲迷劣兒言, 刑推何如? 律亦云: ‘八十以後, 十歲以前, 不可取實。’ 云。 貴德兒足未割時, 率去明白, 則漢德之不割, 自此可辨, 然何者, 當先推詰乎? 司堂上二人, 避嫌而入, 臣等二人, 恐未適中參酌。 況事干若緊則已矣, 所問似不緊, 如此疑獄, 臣等無長官, 獨斷甚難。 令出仕何如?" 傳曰: "所啓之意, 知道。 果以貴德之事見之, 貴德, 先刑推似可矣, 貴德, 以兒無用, 使敦篤棄之。 以此觀之, 足之不斷時, 率去明矣, 則先刑推可也。 以漢德公事見之, 八十歲以後, 十歲以前, 無足取實之說, 可矣。 然以他人示兒曰: ‘此人割汝足乎?’ 則皆曰非也。 示於漢德則曰: ‘斷吾足者, 此人也。’ 兒於貴德漢德, 有何愛憎而然哉? 只能見其面, 而記其人。 但以孫今招辭見之, 未割時收去, 敦篤, 以貴德之言, 始而養之, 終而棄之。 當刑推貴德敦篤可也。 然示人者多, 而兒之所指, 獨在漢德, 意漢德旣棄之後, 欲謀害他人, 往復割之也。 且足之刀割自脫, 分明可辨, 細見之可也。 初言龍山巫女家嶺, 後言阿要古介巫女村, 棄兒處各異, 兩地相距, (異)〔遠〕 耶、近耶? 問之。 金謹思金安老等避嫌, 緊則避之, 不緊則勿避之意, 已說之矣。 孫今者叱今, 果無緊問之事, 二堂上、參鞫可也。 近年京城近地, 殘害之事甚多, 此豈小變? 速推可也。"


  • 【태백산사고본】 37책 73권 56장 B면【국편영인본】 17책 395면
  • 【분류】
    사법-치안(治安) / 풍속-풍속(風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