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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실록47권, 중종 18년 윤4월 19일 己未 3/4 기사 / 1523년 명 가정(嘉靖) 2년

주강에 나아가다

국역

주강(晝講)에 나아갔다. 시독관(侍讀官) 조침(趙琛)이 글에 임하여 아뢰기를,

"공양왕(恭讓王)이 대간(臺諫)으로 하여금 면대(面對)하여 잘잘못을 아뢰게 했다가 다시 혁파한 것은 윤소종(尹紹宗)이 글을 올려 옳지 않다고 해서입니다. 요(堯)·순(舜)은 지극한 성주(聖主)였는데도 오히려 아랫사람의 정(情)이 통하지 않을까 두려워 비방목(誹謗木)196) 과 진선정(進善旌)197) 을 설치해서 꼴베고 나무하는 필부(匹夫)라도 모두 말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만, 후세의 임금은 자신의 과실 듣기를 싫어하여 말을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예로부터 이르기를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이 냇물을 막는 것보다 어렵다.’ 하였습니다. 만일 상하의 정이 통하지 못하게 되면 임금이 위에서 고립(孤立)되어 난망(亂亡)이 뒤따르는 것이니, 심히 두려운 일입니다. 대간을 설치한 것은 시정(時政)의 잘잘못과 민간의 질고(疾苦)를 알고자 함이니, 임금이 참으로 허심 탄회하게 말을 받아들인다면 선비들이 모두 나라를 위해 자기 몸을 잊고 감언(敢言)으로 직간(直諫)하게 되어 충성스런 말이 날로 상께 들릴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모두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게 되는 것으로 다스려지고 다스려지지 않는 기미가 여기에서 판별되는 것이니, 임금은 마땅히 살펴 마음을 써야 합니다."

하니, 상이 이를기를,

"여기에서 말한 ‘명분에 따라 실적을 따진다.’는 말은 요(堯)·순(舜)의 다스림도 여기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명실(名實)이 상부하지 못하니, 지난번 조정의 일로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은 명실이 상부해야 한다."

하였다.

  • [註 196] 비방목(誹謗木) : 백성들에게 정치의 잘잘못을 기록하게 한 나무. 요(堯)임금 때 교량(橋梁) 옆에다 비방목을 세워놓았다는 설과, 궁궐에다 설치해 놓고 비방할 일이 있으며 두드리게 했다는 설이 있다.
  • [註 197] 진선정(進善旌) : 요임금 때 거리에다 기를 세워놓고 선한 사람을 천거할 일이 있는 자는 그 기 아래 서있게 한 제도.

원문

○御晝講。 侍讀官趙琛臨文曰: "恭讓王使臺諫面啓得失, 而復革之, 尹紹宗上章陳其不可。 夫堯、舜, 至聖之主, 猶恐下情不得通, 設誹謗之木、進善之旌, 使芻蕘匹夫, 皆得言之, 而後世人君, 惡聞其過, 使不得言。 古云: ‘防民之口, 甚於防川。’ 若使上下之情不得通, 則人主孤立於上, 而亂亡隨之, 甚可懼也。 其設臺諫者, 欲知時政得失, 民間疾苦, 而人主苟能虛懷而聽納, 則士皆循國忘身, 敢言直諫, 而忠言日聞於上矣。 不然則人皆緘默, 莫敢開口, 治亂之機, 於此判焉, 爲人君者, 所當省念也。" 上曰: "此云: ‘循名責實。’ 堯、舜之治, 不過於是, 而今則名實不相副。 以頃者朝廷之事, 觀之, 可知也。 凡事, 必須名實相副可也。"

공공누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중종실록47권, 중종 18년 윤4월 19일 己未 3/4 기사 / 1523년 명 가정(嘉靖) 2년

주강에 나아가다

국역

주강(晝講)에 나아갔다. 시독관(侍讀官) 조침(趙琛)이 글에 임하여 아뢰기를,

"공양왕(恭讓王)이 대간(臺諫)으로 하여금 면대(面對)하여 잘잘못을 아뢰게 했다가 다시 혁파한 것은 윤소종(尹紹宗)이 글을 올려 옳지 않다고 해서입니다. 요(堯)·순(舜)은 지극한 성주(聖主)였는데도 오히려 아랫사람의 정(情)이 통하지 않을까 두려워 비방목(誹謗木)196) 과 진선정(進善旌)197) 을 설치해서 꼴베고 나무하는 필부(匹夫)라도 모두 말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만, 후세의 임금은 자신의 과실 듣기를 싫어하여 말을 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예로부터 이르기를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이 냇물을 막는 것보다 어렵다.’ 하였습니다. 만일 상하의 정이 통하지 못하게 되면 임금이 위에서 고립(孤立)되어 난망(亂亡)이 뒤따르는 것이니, 심히 두려운 일입니다. 대간을 설치한 것은 시정(時政)의 잘잘못과 민간의 질고(疾苦)를 알고자 함이니, 임금이 참으로 허심 탄회하게 말을 받아들인다면 선비들이 모두 나라를 위해 자기 몸을 잊고 감언(敢言)으로 직간(直諫)하게 되어 충성스런 말이 날로 상께 들릴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모두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게 되는 것으로 다스려지고 다스려지지 않는 기미가 여기에서 판별되는 것이니, 임금은 마땅히 살펴 마음을 써야 합니다."

하니, 상이 이를기를,

"여기에서 말한 ‘명분에 따라 실적을 따진다.’는 말은 요(堯)·순(舜)의 다스림도 여기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명실(名實)이 상부하지 못하니, 지난번 조정의 일로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은 명실이 상부해야 한다."

하였다.

  • [註 196] 비방목(誹謗木) : 백성들에게 정치의 잘잘못을 기록하게 한 나무. 요(堯)임금 때 교량(橋梁) 옆에다 비방목을 세워놓았다는 설과, 궁궐에다 설치해 놓고 비방할 일이 있으며 두드리게 했다는 설이 있다.
  • [註 197] 진선정(進善旌) : 요임금 때 거리에다 기를 세워놓고 선한 사람을 천거할 일이 있는 자는 그 기 아래 서있게 한 제도.

원문

○御晝講。 侍讀官趙琛臨文曰: "恭讓王使臺諫面啓得失, 而復革之, 尹紹宗上章陳其不可。 夫堯、舜, 至聖之主, 猶恐下情不得通, 設誹謗之木、進善之旌, 使芻蕘匹夫, 皆得言之, 而後世人君, 惡聞其過, 使不得言。 古云: ‘防民之口, 甚於防川。’ 若使上下之情不得通, 則人主孤立於上, 而亂亡隨之, 甚可懼也。 其設臺諫者, 欲知時政得失, 民間疾苦, 而人主苟能虛懷而聽納, 則士皆循國忘身, 敢言直諫, 而忠言日聞於上矣。 不然則人皆緘默, 莫敢開口, 治亂之機, 於此判焉, 爲人君者, 所當省念也。" 上曰: "此云: ‘循名責實。’ 堯、舜之治, 不過於是, 而今則名實不相副。 以頃者朝廷之事, 觀之, 可知也。 凡事, 必須名實相副可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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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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