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종실록6권, 중종 3년 5월 7일 甲辰 7/7 기사 / 1508년 명 정덕(正德) 3년
정원에서 사찰 중수와 대간의 해관에 관해 아뢰다
국역
정원(政院)이 아뢰기를,
"상께서 즉위 초에는 이단(異端)을 배척하시므로 중외(中外)가 그 태평할 것을 생각하고 바랐는데, 이제 대자사(大慈寺) 중수(重修)에 관한 말을 들으니, 어찌 즉위하신 지 3년이 못 되어 백성으로 하여금 시종(始終)이 한결같지 않음을 알게 하십니까? 대내(大內)의 일을 상께서 모르신다고 누가 생각하겠습니까? 오늘 조강(朝講)에 좌우의 대신(大臣)·시종(侍從)401) 이 놀라 함께 이를 논계(論啓)하였고 태학생(太學生)이 또한 상소하였으니, 이는 중외의 인심이 소동(騷動)하는 것입니다. 대저 임금이 처음 즉위할 때에는 일호(一號) 일령(一令)을 사람들이 다 보고 들어서, 잘 다스려질 것인지 어지러워질 것인지를 점치니, 이는 그 번져 갈 조짐이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대간(臺諫)이 여러 달 복합(伏閤)하였으나 윤허를 받지 못하여, 이제는 사직하고 맡은 일을 돌보지 않습니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조정에 하루도 대간이 없어서는 안 된다.’ 하였습니다. 이제 대간이 맡은 일을 돌보지 않으니 이는 대간이 없는 것이며, 대간이 없으면 조정의 기강이 해이하여 나랏일이 날로 그르쳐지는 것이므로 신 등은 나랏일이 그릇됨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이를 아룁니다. 또 대간이 윤허받지 못하면 직무에 나아올 리가 만무하며, 상께서도 죄 없는 대간을 갈 수는 없으시니 빨리 윤허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정인사(正因寺)가 불탔기 때문에 두 능(陵)을 위하여 대자사(大慈寺)를 수리하는 것인데 이제 옳지 않다고 하므로 대비전(大妃殿)에 여쭈었으니, 수리하지 말게 하라. 양가(兩加) 문제는 정원(政院)이 전후 사정을 알며 또 내 뜻을 알면서도 이처럼 아뢰나, 일을 말하는 것은 정원의 소임이 아니고 오직 왕명을 출납할 따름이거늘, 요사이 보면 일이 크건 작건 대간이 아뢰어서 허락받지 못하면 홍문관(弘文館)이 아뢰고 정원도 아뢰니, 조종조(祖宗朝)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던가? 내 그것을 묻노라. 그리고 대자사를 수리하지 말게 한 일을 태학생에게 말하라."
하였는데 회계(回啓)하기를,
"신 등이 아주 가까운 자리에 있으면서 마음 속에 불평스러운 일을 품고 아뢰지 않는다면, 이는 표리부동한 무상소인(無狀小人)이므로 마땅히 알고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어 아뢴 것입니다. 어찌 다른 뜻이 있겠습니까? 조종조의 일은 우선 말할 겨를이 없거니와, 옛말에 ‘짐(朕)의 명을 내고 들이되 오직 미덥게 하라.’[出納朕命惟允] 하였는데, 이를 풀이한 사람이 ‘아뢰고 복명(復命)하고 청함에 반드시 잘 살펴 미덥게 된 뒤에 들이면, 도리에 맞지 않는 것은 저절로 들어가지 않고 공업(功業)도 이루어질 것이다.’ 하였습니다. 언책(言責)은 비록 신 등의 직임이 아니나, 국가의 큰 일을 보고서야 어찌 차마 아뢰지 않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아주 가까운 자리에 있으므로 알고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면 당초에 말하는 것이 옳거늘, 3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말하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3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249면
- 【분류】왕실-궁관(宮官) / 왕실-비빈(妃嬪) / 왕실-국왕(國王) /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건설-건축(建築) / 사상-불교(佛敎)
- [註 401] 시종(侍從) : 시종신(侍從臣), 대간(臺諫)·옥당(玉堂:홍문관(弘文館)의 부제학(副提學) 이하 부수찬(副修撰)까지의 관원의 총칭)·예문관 검열(藝文館檢閱)·승정원 주서(承政院注書) 등 왕을 항시 모시고 호종하는 신하.
원문
○政院啓曰: "上卽位之初, 排斥異端, 中外想望其太平, 今聞大慈重修, 是何卽位未三年, 而使人心知始終之不一耶? 大內之事, 孰謂上不知乎? 今日朝講, 左右大臣、侍從, 驚駭而共論啓之, (大學生)〔太學生〕 亦上疏, 是中外人心, 騷動矣。 大抵人主卽位之初, 一號一令, 人皆觀聽, 以占其治亂, 此其漸不小。 且臺諫累朔伏閤, 未得蒙允, 今則辭職, 不治司事。 古人云: ‘朝廷不可一日無臺諫。’ 今臺諫不治司事, 是無臺諫也。 無臺諫則朝廷紀綱解弛, 國事日非, 臣等不忍坐視國事之非, 故啓之。 且臺諫不得請, 則萬無就職之理, 上亦不可遞無罪臺諫, 請速兪允。" 傳曰: "正因寺災, 故爲兩陵修理大慈, 今言不可, 故達于大妃殿, 令勿修葺。 兩加事, 政院知首尾, 且知予意, 而如此啓之, 言事, 非政院所任也, 唯出納王命而已, 近觀事無大小, 臺諫啓之而不得請, 則弘文館啓之, 政院亦啓之, 祖宗朝, 亦有如此事乎? 其問之。 且勿修大慈事, 言于(大學生)〔太學生〕 。" 回啓曰: "臣等居近密之地, 心中不平事, 含蓄不啓, 則是表裏不同, 無狀小人也。 宜知無不言, 故啓之, 豈有他意? 祖宗朝事, 姑不暇論, 古云: ‘出納朕命惟允。’ 釋之者曰: ‘敷奏復逆, 必使審之, 旣允而後入, 則邪僻無自進, 而功緖有所稽矣。’ 言責雖非臣等之職, 觀國家大事, 何忍不啓乎?" 傳曰: "居近密之地, 若知不言, 則當初言之可也, 過三年後始言之耶?"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3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249면
- 【분류】왕실-궁관(宮官) / 왕실-비빈(妃嬪) / 왕실-국왕(國王) /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건설-건축(建築) / 사상-불교(佛敎)
중종실록6권, 중종 3년 5월 7일 甲辰 7/7 기사 / 1508년 명 정덕(正德) 3년
정원에서 사찰 중수와 대간의 해관에 관해 아뢰다
국역
정원(政院)이 아뢰기를,
"상께서 즉위 초에는 이단(異端)을 배척하시므로 중외(中外)가 그 태평할 것을 생각하고 바랐는데, 이제 대자사(大慈寺) 중수(重修)에 관한 말을 들으니, 어찌 즉위하신 지 3년이 못 되어 백성으로 하여금 시종(始終)이 한결같지 않음을 알게 하십니까? 대내(大內)의 일을 상께서 모르신다고 누가 생각하겠습니까? 오늘 조강(朝講)에 좌우의 대신(大臣)·시종(侍從)401) 이 놀라 함께 이를 논계(論啓)하였고 태학생(太學生)이 또한 상소하였으니, 이는 중외의 인심이 소동(騷動)하는 것입니다. 대저 임금이 처음 즉위할 때에는 일호(一號) 일령(一令)을 사람들이 다 보고 들어서, 잘 다스려질 것인지 어지러워질 것인지를 점치니, 이는 그 번져 갈 조짐이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대간(臺諫)이 여러 달 복합(伏閤)하였으나 윤허를 받지 못하여, 이제는 사직하고 맡은 일을 돌보지 않습니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조정에 하루도 대간이 없어서는 안 된다.’ 하였습니다. 이제 대간이 맡은 일을 돌보지 않으니 이는 대간이 없는 것이며, 대간이 없으면 조정의 기강이 해이하여 나랏일이 날로 그르쳐지는 것이므로 신 등은 나랏일이 그릇됨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이를 아룁니다. 또 대간이 윤허받지 못하면 직무에 나아올 리가 만무하며, 상께서도 죄 없는 대간을 갈 수는 없으시니 빨리 윤허하소서."
하니, 전교하기를,
"정인사(正因寺)가 불탔기 때문에 두 능(陵)을 위하여 대자사(大慈寺)를 수리하는 것인데 이제 옳지 않다고 하므로 대비전(大妃殿)에 여쭈었으니, 수리하지 말게 하라. 양가(兩加) 문제는 정원(政院)이 전후 사정을 알며 또 내 뜻을 알면서도 이처럼 아뢰나, 일을 말하는 것은 정원의 소임이 아니고 오직 왕명을 출납할 따름이거늘, 요사이 보면 일이 크건 작건 대간이 아뢰어서 허락받지 못하면 홍문관(弘文館)이 아뢰고 정원도 아뢰니, 조종조(祖宗朝)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던가? 내 그것을 묻노라. 그리고 대자사를 수리하지 말게 한 일을 태학생에게 말하라."
하였는데 회계(回啓)하기를,
"신 등이 아주 가까운 자리에 있으면서 마음 속에 불평스러운 일을 품고 아뢰지 않는다면, 이는 표리부동한 무상소인(無狀小人)이므로 마땅히 알고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어 아뢴 것입니다. 어찌 다른 뜻이 있겠습니까? 조종조의 일은 우선 말할 겨를이 없거니와, 옛말에 ‘짐(朕)의 명을 내고 들이되 오직 미덥게 하라.’[出納朕命惟允] 하였는데, 이를 풀이한 사람이 ‘아뢰고 복명(復命)하고 청함에 반드시 잘 살펴 미덥게 된 뒤에 들이면, 도리에 맞지 않는 것은 저절로 들어가지 않고 공업(功業)도 이루어질 것이다.’ 하였습니다. 언책(言責)은 비록 신 등의 직임이 아니나, 국가의 큰 일을 보고서야 어찌 차마 아뢰지 않겠습니까?"
하니, 전교하기를,
"아주 가까운 자리에 있으므로 알고서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면 당초에 말하는 것이 옳거늘, 3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말하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3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249면
- 【분류】왕실-궁관(宮官) / 왕실-비빈(妃嬪) / 왕실-국왕(國王) /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건설-건축(建築) / 사상-불교(佛敎)
- [註 401] 시종(侍從) : 시종신(侍從臣), 대간(臺諫)·옥당(玉堂:홍문관(弘文館)의 부제학(副提學) 이하 부수찬(副修撰)까지의 관원의 총칭)·예문관 검열(藝文館檢閱)·승정원 주서(承政院注書) 등 왕을 항시 모시고 호종하는 신하.
원문
○政院啓曰: "上卽位之初, 排斥異端, 中外想望其太平, 今聞大慈重修, 是何卽位未三年, 而使人心知始終之不一耶? 大內之事, 孰謂上不知乎? 今日朝講, 左右大臣、侍從, 驚駭而共論啓之, (大學生)〔太學生〕 亦上疏, 是中外人心, 騷動矣。 大抵人主卽位之初, 一號一令, 人皆觀聽, 以占其治亂, 此其漸不小。 且臺諫累朔伏閤, 未得蒙允, 今則辭職, 不治司事。 古人云: ‘朝廷不可一日無臺諫。’ 今臺諫不治司事, 是無臺諫也。 無臺諫則朝廷紀綱解弛, 國事日非, 臣等不忍坐視國事之非, 故啓之。 且臺諫不得請, 則萬無就職之理, 上亦不可遞無罪臺諫, 請速兪允。" 傳曰: "正因寺災, 故爲兩陵修理大慈, 今言不可, 故達于大妃殿, 令勿修葺。 兩加事, 政院知首尾, 且知予意, 而如此啓之, 言事, 非政院所任也, 唯出納王命而已, 近觀事無大小, 臺諫啓之而不得請, 則弘文館啓之, 政院亦啓之, 祖宗朝, 亦有如此事乎? 其問之。 且勿修大慈事, 言于(大學生)〔太學生〕 。" 回啓曰: "臣等居近密之地, 心中不平事, 含蓄不啓, 則是表裏不同, 無狀小人也。 宜知無不言, 故啓之, 豈有他意? 祖宗朝事, 姑不暇論, 古云: ‘出納朕命惟允。’ 釋之者曰: ‘敷奏復逆, 必使審之, 旣允而後入, 則邪僻無自進, 而功緖有所稽矣。’ 言責雖非臣等之職, 觀國家大事, 何忍不啓乎?" 傳曰: "居近密之地, 若知不言, 則當初言之可也, 過三年後始言之耶?"
- 【태백산사고본】 3책 6권 3장 A면【국편영인본】 14책 249면
- 【분류】왕실-궁관(宮官) / 왕실-비빈(妃嬪) / 왕실-국왕(國王) /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건설-건축(建築)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