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일기52권, 연산 10년 4월 23일 甲寅 8/9 기사 / 1504년 명 홍치(弘治) 17년
사간 이충질·지평 김숭조가 하늘의 재변에 대해 논하다
국역
사간 이충걸(李忠傑), 지평 김숭조(金崇祖)가 아뢰기를,
"망종(芒種)이 임박하였는데, 비가 내리지 않습니다. 청컨대, 하늘의 경계를 조심하시고 경비를 절약하소서. 또 오랫동안 경연(經筵)을 폐지하시니 정말 옳지 못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나는 어질지 못하다마는, 선왕조를 살펴봐도 역시 봄가물이 있었는데, 이는 음과 양이 시기를 어기는 데서 오는 것이다. 지금 만일 경연(經筵)에 나간다면 비가 곧 내릴 것인가?"
하였다. 충걸 등이 아뢰기를,
"신들이, 경연에 납시기를 청한 것은, 가물 징조가 경연에 납시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아니라, 예로부터 인군이 경연에 납시지 않으면 대간이 계청(啓請)하는 것은 준례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조정에 가득찬 신하가 모두 어질기 때문에, 그 중에 나를 어질지 못하다고 의논하는 자가 있는 것이요, 이래서 위를 능멸하는 풍습이 있는 것이다. 옛말에 ‘지극한 정성이면 하늘을 감동시킨다.’ 하였으니, 내가 어질지 못한데, 하늘이 어찌 어질지 못한 임금을 위하여 감격하겠는가? 또 경연에는 내가 어질지 못한 임금으로서 자리나 채우고 있을 뿐이니, 어진 신하들과 뻔뻔스럽게 나가는 것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이래서 나가지 않는다."
하였다.
연산군일기52권, 연산 10년 4월 23일 甲寅 8/9 기사 / 1504년 명 홍치(弘治) 17년
사간 이충질·지평 김숭조가 하늘의 재변에 대해 논하다
국역
사간 이충걸(李忠傑), 지평 김숭조(金崇祖)가 아뢰기를,
"망종(芒種)이 임박하였는데, 비가 내리지 않습니다. 청컨대, 하늘의 경계를 조심하시고 경비를 절약하소서. 또 오랫동안 경연(經筵)을 폐지하시니 정말 옳지 못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나는 어질지 못하다마는, 선왕조를 살펴봐도 역시 봄가물이 있었는데, 이는 음과 양이 시기를 어기는 데서 오는 것이다. 지금 만일 경연(經筵)에 나간다면 비가 곧 내릴 것인가?"
하였다. 충걸 등이 아뢰기를,
"신들이, 경연에 납시기를 청한 것은, 가물 징조가 경연에 납시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아니라, 예로부터 인군이 경연에 납시지 않으면 대간이 계청(啓請)하는 것은 준례입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조정에 가득찬 신하가 모두 어질기 때문에, 그 중에 나를 어질지 못하다고 의논하는 자가 있는 것이요, 이래서 위를 능멸하는 풍습이 있는 것이다. 옛말에 ‘지극한 정성이면 하늘을 감동시킨다.’ 하였으니, 내가 어질지 못한데, 하늘이 어찌 어질지 못한 임금을 위하여 감격하겠는가? 또 경연에는 내가 어질지 못한 임금으로서 자리나 채우고 있을 뿐이니, 어진 신하들과 뻔뻔스럽게 나가는 것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이래서 나가지 않는다."
하였다.